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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풀레인지
풀레인지에서 오디오 전문가 세 명(주기표, 차호영, 오승영)이 모여, 포칼 Sopra 시리즈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포칼 Sopra 시리즈에 대한 좀 더 다양한 감상들을 나눌 수 있었고, 그것은 곧 세 사람 모두에게 포칼 Sopra 시리즈에 관한 새로운 인상을 갖게 했다. 포칼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스피커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포칼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그동안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 왔으며, Sopra 시리즈의 경우에는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어떤 부분이 좀 더 조명이 되어야 할 것 같은지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많은 이야기들을 거치면서, 세 명 모두 포칼과 Sopra 시리즈에 더욱 깊이 알 수 있었다. 다음에 나올 내용은 포칼 Sopra 시리즈에 관한 분석이 담긴 글들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오디오 전문가 세 명이 서로 얘기를 나눈 후에 얻게 된, 포칼 Sopra 시리즈에 관한 새로운 인상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유사한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만한 성능과 디자인
시대가 변하고 시장의 트랜드도 변하여 하이엔드 스피커에 대한 스타일도 바뀌어 가고 있다. 소프라 시리즈 스피커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포칼이 10년의 세월이 지나서 만들어낸 음질과 디자인을 함께 완성시킨 완성도 높은 하이엔드급 올라운드 스피커라는 점이다.
사실 주목을 받는 기종은 아무래도 중간 모델인 소프라2 인 듯하다. 그렇지만 본 필자가 보기에는 오히려 실제 판매 가격을 고려했을 때의 경쟁력은 소프라1과 소프라3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프라2는 저음이 강력하지만 소프라3는 저음이 더 넓고 자연스럽게 재생된다. 당연히 원한다면 저 깊고 웅장하게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상으로 보게 되면 소프라2와 소프라3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디자인과 비율이 동일하기 때문에 실물을 보지 않고 사진으로 봐서는 구별이 힘들다. 그렇지만 의외로 소프라3는 8.25인치이고 소프라2는 7인치 구성이다. 우퍼 유닛이 8인치가 넘어가는지 아닌지가 의외로 큰 차이로 발생될 수 있는데, 소프라3는 대부분의 8인치 더블 구성의 스피커보다도 더 대형급인 것이다.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울림통 자체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상당히 크고 우퍼 유닛도 8.25인치이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저음을 더 어렵지 않게 재생해 주는 것이다. 그 저음의 느낌이 좀 더 자연스럽고 좀 더 평탄하고 좀 더 그윽하고 근사하게 재생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오히려 저음이 뭉치면서 중고음을 헤치는 현상이 적고 중음도 더 편안하고 근사하게 재생된다. 상당히 흔한 표현 같지만 음의 생동감이나 투명도 등은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10년이 지나서 새롭게 개발된 베릴륨 트위터와 새로운 설계법이 적용되었다. 과거의 FOCAL 스피커에 비해 좀 더 중립적이며 좀 더 넓은 대역을 좀 더 생생하게 재생해 준다.
다소 유치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진실로 인간적이며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소프라3는 실제 크기는 상당히 큰 크기지만 그 뛰어난 디자인 덕분에 크지만 그다지 커 보이지도 않고 그 크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 우아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이렇게 듬직한 대형 스피커의 존재감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예뻐 보인다.
1000만원 미만에서 이에 상응하는 북쉘프 스피커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이것은 소프라2가 별로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웬만한 가정에서는 소프라1의 밸런스가 더 좋게 느껴질 일도 많을 것이다. 소프라2의 저음은 의외로 파워풀하다. 그래서 30평대 아파트 거실만 하더라도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소프라3의 저음은 파워풀 하기 보다는 깊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소프라2의 저음은 공간을 때리는 저음이라면 소프라3의 저음은 풍부하고 깊지만 과도하게 공간을 때리려 하는 저음은 아니다. 그래서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라면 소프라1만 하더라도 저음의 존재감도 충분하다. 앰프가 그다지 대단치 않은데도 저음이 있는 곡을 재생했을 때, 저음의 단단함이나 꽉 찬 밀도감, 중량감의 느낌은 1000만원 미만의 웬만한 톨보이 스피커들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않다. 다만, 저음의 양감 자체는 탄탄하게 잘 제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부밍처럼 흐트러지는 저음이 나오지는 않아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중고음의 하이엔드적인 고급스러운 존재감은 살리면서 저음의 단단함이나 임팩트함도 살리기에는 좋은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소프라1은 전용 스탠드까지 포함하면 무게가 무려 38.5KG이나 되는데, 아직까지의 그 어떤 하이앤드 북쉘프 스피커보다도 더 당당하고 규모감 있는 구성이다. 강력한 앰프를 매칭하면 매칭할 수록 그 존재감과 강력함은 빛을 발하는데, 1000만원 미만에서 이에 상응하는 북쉘프 스피커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저음 통제가 잘 되지 않는 톨보이 스피커보다는 북쉘프 스피커가 최고급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잘 어울릴 스피커다. 현장에서 다양한 색상의 소프라1을 보았는데, 뛰어난 음질에 엘레강스한 스포츠카의 색상과 마감을 가까이서 보는 듯 하다.
좋다는 북쉘프 스피커들이 많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확실히 전용 스탠드와의 체결력이나 스탠드의 품질도 좋아서인지 다른 북쉘프 스피커에서 느껴보기 힘들었던 낮은 중저음까지 흔들리지 않는 존재감의 탄탄한 음을 재생해 주며 전대역의 재생력에 규모감과 진지한 깊이감이 있다. 그리고 심지와 이미징이 뚜렷히 잡혀있는 중음도 과거의 FOCAL 스피커에서 나오던 쨍하기만 한 음이 아닌, 좀 더 맥이 뚜렷하면서 이미징이 뚜렷한 음이라 가볍지 않고 요란스럽지 않은 중립성을 들려준다.
“소프라3에 더 고급 앰프를 물리면
얼마나 격조있는 음을 들려줄지기대된다.
대형 스피커지만 그 크기를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빼어난 실물 디자인.
더 넓고 깊은 저음과 광대역의 음을 마치,
2톤에 300마력이 넘는 차로 고속주행을 하듯,
일체의 잡진동이나 흔들림 없이 존재감이 탁월한 음을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시대적인 트랜드에 아주 잘 맞는 상품성이 뛰어난 스피커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소프라 시리즈는 과거의 FOCAL 스피커와는 다른 전대역에 걸친 높은 완성도의 음을 들려준다. 청음 테스트를 할 때는 유사한 가격대의 인티앰프로 테스트를 했지만, 좀 더 상위 그레이드의 분리형 앰프를 매칭한다면 소프라3의 경우는 얼마나 더 격조 있는 음을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이것은 마치 2톤 이하의, 대략 1.7톤 정도의 차량을 몰다가 2.2톤 정도 되면서 300마력 이상 되는 차량을 몰았을 때의 차이점과 유사하다. 무거운 차가 정지 상태에서 출발은 무겁게 출발할지 모르지만, 고속 주행시 가속력이 붙으면 더 빠른 고속 주행에서도 일체의 흔들림과 잡음 없이 더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핸들링도 더 자연스럽고 자체의 흔들림이나 잡진동이 전혀 없는 것과 유사하다.
소프라 시리즈는 10년 전 모델과는 달리, 스피커 엣지의 진동이나 진동판 후면에서의 불안정한 정패파를 효과적으로 제어해서 좀 더 균형 잡힌 하이앤드 음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음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프라3의 그 거대한 체구에서 나오는 풍부하면서도 깊고 근사한 울림은, 인티앰프와의 조합이었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해외 출시 가격이 소프라1은 9,000달러이고 소프라3는 20,000달러로 꽤 비싼 가격의 스피커지만, 실 구매 가격을 감안하면 비슷한 하이엔드 시장에서 제법 패셔너블 하면서도 인기를 끌만한 스피커이다. 미국 STEREOPHILE지의 평론가가 올해의 스피커로 추천한 모델인데 그만큼의 존재감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소리로 마음을 열게 만드는 포칼 소프라 시리즈
오늘 청음 한 포칼의 소프라는 포칼의 모델들 중에서 엔트리 급은 아니고 유토피아의 바로 하위 라인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인 포칼의 위상을 생각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유토피아 라인의 특성들을 간직한 매력적인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적인 요소로 보아도 소프라 라인이 유토피아 라인에 비해서 몸집 말고는 떨어진다는 느낌이 없으며 유토피아의 가장 큰 특징인 베릴륨 트위터가 소프라 라인에도 역시 사용되었기에 소리의 특성 역시 유토피아를 닮아 있을 수 밖에 없다.
포칼의 소프라 시리즈는 크기별로 북쉘프인 소프라 N°1 플로어 스탠딩 형태의 소프라 N°2, 소프라 N°3가 있다. 소프라 시리즈의 전반적인 특성으로는 몸집보다 훨씬 넓은 음장감을 들려준다는 사실이다. 북쉘프인 소프라 N°1만 해도 청음이 진행되었던 풀레인지 청음실의 공간을 소리로 가득 채워준다. 평균적인 일반 가정집의 거실에서는 소프라 N°1으로 충분한 정도가 아니라 소프라 N°1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운드를 넓게 채워준다는 것은 포칼 브랜드의 특성 중 하나인데 고음은 베릴륨 트위터 유닛으로 인해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능가하는 성능의 사운드를 40KHz까지 재생해 준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저음은 소프라 N°1의 경우 고작 6.5인치 우퍼를 가지고 북쉘프의 크기로 왠만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못지않는 음의 확장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단지 넓은 음장으로 인해 무대만 넓은 것이 아니라 사운드의 밀도가 높아 기본적인 정위감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준다. 베릴륨 트위터가 아니라면 중 저음에 의해 고음이 마스킹 되어 버릴 것 같은 우려가 들 정도이지만 베릴륨 트위터는 그런 중 저음의 밀도 속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에너지를 뿜어내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소프라 N°2 역시 그 몸집 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넓고 밀도 있는 소리를 재생해 주는데 6.5인치 미드레인지에 7인치 우퍼 유닛 2개를 장착하고 한 개의 무게가 55Kg인 대형기이기에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일반 가정집이라면 좀 심심한 앰프를 연결하는 것도 매칭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소리가 너무 잘나기 때문이다.
큰 구경 1개의 우퍼와 작은 구경 2개 우퍼 간에는 서로 장 단점이 있지만 작은 구경 2개로 우퍼를 만들면 상대적으로 적은 체적으로 2배 구경 이상의 우퍼로 낼 수 있는 저음을 만들어 내면서도 퍼지지 않고 단단하며 반응도 빠르고 선명한 저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큰 구경은 더 자연스러운 저음을 만들어내지만 큰 유닛을 작은 구경처럼 빠르게 통제하려면 더 많은 파워가 필요하다. 실제로 감도가 89dB인 소프라 N°1에 비해 91dB로 효율이 높은 소프라 N°2를 심오디오 MOON Evolution 700i와 매칭시켜 들어보았는데 8Ω에 채널당 175W인 700i의 파워가 넘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포칼은 일반 가정용 스피커만이 아니라 카 오디오용 유닛도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자동차는 습도, 온도, 진동 등 가정보다 사용환경이 훨씬 열악하고 제품을 유닛 상태에서 차체에 바로 부착하기에 유닛을 만들 때에도 고려할 점이 많다. 이렇게 경험 많은 포칼의 제작 기술 수준은 유닛만이 아니라 인클로저 역시 일반 소비자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경도가 매우 높은 베릴륨 트위터를 구동하기 위해 많은 양의 압축 공기가 필요하고 그로 인해 체적이 커 질 수 밖에 없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IHL 시스템과 MDF 절삭가공, 내부의 압축 유리섬유를 이용한 샌드위치 패널 등 음향을 위한 첨단 기술이 소프라 모델에 사용되었다.
소프라 N°2까지는 사운드의 뉘앙스에서 유토피아 시리즈와 약간의 차이가 느껴졌지만 소프라 N°3에 이르러서는 마치 눈을 감으면 유토피아라고 해도 믿을 만큼 부드러운 소리가 났다. 물론 앰프가 골드문트로 바뀐 것도 한 요인이 있겠지만 사운드를 뿜어내는 느낌에서 극한의 여유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어쩌면 소리의 뉘앙스 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적인 느낌이었다.
[Gregory Porter의 Take Me To The Alley 앨범]을 듣는데 소프라 N°2까지는 분석적으로 들었지만 소프라 N°3는 분석을 멈추고 음악을 듣게 되었다. 나를 위해 불러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소프라 시리즈는 N°1, N°2, N°3를 막론하고 모니터 용도의 스피커 라기보다는 본격 감상용 스피커라고 할 수 있겠다. 소리를 있는 그대로보다는 좀 더 좋게 내주기 때문인데 착색은 아니고 더 밀도 있고 넓은 음장을 표현하기 때문에 분석하다가 감상에 빠져버리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 아닌 단점이다. 녹음이 좀 빈약한 소스들을 들어도 충분히 들어줄 만한 사운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스피커이다.
우아함을 더한 프렌치 하이엔드
포컬의 양대 기조라면 파리지앵을 표방하는 감각적 디자인과 가격적 타협을 쇄신하는 세분화된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다. 근래 가장 빛나는 한 수는 유토피아와 엘렉트라 라인업 사이에 ‘소프라(Sopra)’ 시리즈를 출범시킨 프로젝트였다. 특히 최근 에보(Evo) 시리즈로 버전 3로 접어든 유토피아의 사운드적 성향은 소프라의 개발과정에서 생겨난 다소 여유있는 사운드 스타일을 반영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칠 만큼, 소프라의 스타일은 포컬의 새로운 기조를 제시했다 할 수 있겠다. 소프라에 처음 시도된 방식들은 신선하고 효과적이었다. 고강성 경량으로 댐핑방식을 일신한 TMD(Tuned Mass Damper) 서스펜션과 정확성의 추구로 인해 강한 에너지가 감돌던 상위대역에 대해 보편적 기준을 적용한 IHL(Infinite Horn Loading) 방식의 채용 등이 포컬의 최적화된 플랫폼 - 헬름홀츠 공명구조에 기반한 어쿠스틱과 70mm 두께의 샌드위치 패널, 광섬유 패널 사이에 폼(foam)을 채워 넣은 ‘W’ 샌드위치 콘 미드베이스 등 - 에 패치를 더했다.
Focal Sopra No. 1
소프라 No.1에서는 북쉘프의 장기를 살려 쉽고 명쾌한 소리가 빠져나온다. 현악기의 트인 느낌과 개방감이 청량하고 에어리한 사운드품질을 들려준다. 소리의 성분이 캐비닛 안쪽에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배출되어 사실적인 이미징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Waltz for Ruth’에서의 상하대역간 팽팽한 균형만으로도 이 스피커에 쉽게 매료된다. 명쾌하고 위력적이며 구체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라인업내 유일의 스탠드거치형이 갖는 기조, 즉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 구사할 수 있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응축시켰다는 점이 그렇다. 빠른 비트에서도 고급스러운 기분을 잃지 않으며 신속하지만 핵이 깊은 소리를 들려준다.
Focal Sopra No. 2
미드레인지를 자연스럽게 채우는 장면은 소프라 1과의 분명한 거리를 의식적으로 보여주려 한 듯 하다. 소프라 1과 비교해서 당연하게도 베이스 양감과 대역이 늘어나 있으나 둔탁한 느낌을 주지 않고 여전히 스피디하다. 베이스가 확장되었지만 자연스러운 확산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울림이 있는 부분에서도 긴밀한 밀도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탄력으로 미세한 떨림을 들려주는 재미가 있다. 그레고리 포터의 곡에서는 보컬 음상이 약간 늘어나 있으며 그 상태로 선명한 이미징을 보여준다. 음의 단정한 끝 마무리는 소프라 1이 좀더 첨예해 보이지만 뉘앙스표현이 확장되어 있는 소프라 2의 표현이 좀더 풍부한 것은 상급기가 갖는 분명한 우월함이다.
Focal Sopra No. 3
소프라 3는 모델 2에 비해서 시청의 기회도 많지 않으며 스펙상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뭔가 애매한 소프라의 플래그쉽 이미지가 있었는데, 실제로 대면을 해보니 외관은 물론 사운드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물론 당연한 일이겠지만.
같은 곡들을 두 기종간 비교하면서 시청해보면서 드는 생각은 원래 소프라는 모델 3를 표준으로 해서 아래로 확장시켜 온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먼저 소프라 2로 시청한 곡을 소프라 3로 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몇 초가 지나기가 무섭게 눈을 크게 뜨게 만드는 건 역시 스케일이다. 사실 두 스피커는 간략히 소리가 확장되었겠거니 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거의 다른 스피커로 들린다. 대역 구간별 비율도 다르게 확장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소프라 2에서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던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는 탄력이 약간, 파워핸들링은 많이 늘어나 있다. 이 사이즈가 되어야 했던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늘어난 다이나믹스를 안정적으로 콘트롤할 만한 댐핑과 중량으로 캐비닛을 재구성한 게 소프라 3라고 생각되었다. 상위 유토피아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시리즈 플래그쉽이다.
소프라의 세 가지 제품 시청은 뭔가 근래 포컬 사운드 전반에 대한 환기를 한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얼마 전 유토피아 두 기종을 시청한 경험으로는 그런 생각을 좀더 분명하게 정착시키고 있다. 공간에 따른 선택으로 유토피아의 전초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대로 멈춰도 그리 손색이 없는 포컬의 주력 라인업이라고 해도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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