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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Diablo Utopia
글&사진_풀레인지(코난 이장호) / 편집_오디오갤러리
잔뜩 찌푸린 하늘을 곁눈질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있었다. 일요일 ‘출발 비디오 여행’을 보며 어떤 영화를 볼까 머리를 굴리던 참이었다. 난데없이 풀레인지에서 전화가 왔고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았다. 한가한 오후를 보내려던 나의 소박한 꿈은 깨져버렸다.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던 걸 깜빡하고 있었던 것.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압구정역으로 향했다. 한가로운 브런치를 먹을 시간에 아무것도 못 챙겨 먹고 나왔으니 속이 미식 거렸다. 다행이 햄버거 하나를 삼킬 만큼의 시간은 허락되었다.
시청회가 아니라 동료 리뷰어 및 오디오파일 패널 몇 분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분위기는 더욱 더 진지해졌다. 이내 삼십분, 한 시간, 두 시간, 결국 Diablo Utopia 스피커 하나 테스트에만 세 기간여가 소모되었다.
포칼 Diablo Utopia
포칼 Diablo Utopia는 2웨이 북셀프라지만 6.5인치 미드 베이스 우퍼를 탑재한 대형 북셀프이기 때문에 무대 사이즈는 중소형 플로어스탠딩에 버금간다. 더불어 능률이 89dB이므로 앰프에 많은 출력을 요할 것 같진 않지만 실제 앰프의 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스피커다. 중간 저역인 44Hz에서 40kHz 초고역까지 재생하는 이 스피커는 타이밍, 위상 특성이 굉장히 중요한 설계 철학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포커싱이 뛰어나고 홀로그래픽 음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8옴 140와트 정도로, 밝고 화려한 베릴륨 트위터의 특징을 더 부각시켜 준다. 다소 차갑게 들릴 수도 있고 은은하고 길게 잔향을 뿌리진 않지만 특유의 도회적이며 냉철하고 세련된 특성은 무척 매력적이다.
포칼 Diablo Utopia와 비엔나 어쿠스틱 Beethoven Grand Concert 비교 평
포칼과 비엔나 어쿠스틱은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는 스피커다. 표면적으로 북셀프와 플로어스탠딩이라는 측면에서 구분 가능하지만 브랜드가 추구하는 설계 철학과 음악, 음질을 대하는 스탠스가 정 반대다. 따라서 음악 취향이나 음질에 대한 기준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음조의 균형, 다이내믹스, 리듬, 페이스 & 타이밍, 정위감 등 객관적 평가 기준을 대입한다면 포칼 Diablo Utopia 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