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UE HI-FI SYSTEM
REVIEW
| Posted on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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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이지만 오랫동안 오디오를 듣고 그 소리를 개선하는 과정을 지속하다 보면 하이파이의 목적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지향점은 확실하다. 바로 원음으로의 도전이 그것.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 수억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원음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하이파이를 지나 하이엔드에 이른 자신의 엄청난 하드웨어를 보면서도 일종의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무리 엄청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한들 바로 옆에서 울리는 첼로 연주의 생생한 현장음을 집안에서 오디오 기기로 재생하는 것에 한계가 인기 때문이다. 그렇다. 놀랍게도 원음의 재현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원음에 도전하는 수많은 오디오 기기들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결국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가 최선이었다.
원음을 구현할 수 없다면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추구하는 것이 아무래도 본능에 가까운 일일 거다. 이런 원음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아날로그 사운드를 통해 비교적 구체화하었다. 아날로그 자체가 하이파이의 지향점이 된 것은 물론이다. 물론 아날로그로의 도전은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전혀 쉽지 않은 일이다. 한창 무손실 음원 등이 대세가 되던 시기에도 아날로그를 소스로 사용하던 오디오파일들은 결코 턴테이블을 멀리하지 않았다. 그것은 디지털 소스로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턴테이블이 가진 아날로그 사운드의 매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오디오의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은 하이파이의 지향점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특별한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오디오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은 MaiA DS와 CD BOX DS, 그리고 SPEAKER BOX 5와 턴테이블 6PERSPEX SB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아우르는 시스템
프로젝트 오디오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의 핵심인 MaiA DS는 시스템의 중심이 되는 하드웨어다. 프로젝트 오디오의 제품들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하드웨어가 MaiA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놀라운 성능과 포용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MaiA DS는 그 MaiA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두 배 가까운 출력과 3개의 아날로그 단자, 6개에 이르는 디지털 단자를 가지고 있으며 USB 2.0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MaiA DS가 인상적인 것은 포노단자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포노앰프없이도 턴테이블을 다이렉트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MC 카트리지와 MM 카트리지를 지원하기 때문에 임피던스 매칭과 승압을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이런 아날로그를 직접 지원하는 동시에 블루투스 역시 지원하고 있어 스트리밍 오디오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모두 포용한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시스템에 사용된 턴테이블은 6PERSPEX SB.
6PERSPEX SB는 인조 대리석 Corian으로 만들어진 서브 샤시를 바탕으로 AC모터로 구동되는 턴테이블이다. AC모터의 특성상 소음이 적은 편으로 벨트를 통해 플래터를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6PERSPEX SB는 모터에 사용된 콘트롤 등의 부품을 모두 안정성이 뛰어난 고급 재료를 사용하여 제작되었고 특별히 설계된 모터 콘트롤을 통해 최적화된 속도로 플래터를 회전시킨다. 하이엔드 톤암 9cc Evolution의 헤드쉘과 암 튜브는 한 피스의 Carbon-fibre 로 구성되어 있으며 톤암은 4개의 스테인리스 팁 Ballraces(ABEC 7)로 이루어져 있다.
중고역에 특성
프로젝트 오디오는 대부분 시스템이 중고역에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쉘프인 SPEAKER BOX 4와 5가 특히 중고역에 강한데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지만, SPEAKER BOX 5가 조금 더 포용력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에 채용된 SPEAKER BOX 5는 비록 중고역에 특기를 가지고 있지만, 가끔 탄력적인 저역을 출력하는 발칙함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빠른 응답력으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출력하는 장점이 있다.
Diana Krall - Temptation
SPEAKER BOX 5는 기존에 SPEAKER BOX의 선입견을 품고 평가할 수 없는 기기였다. 중고역에 치중하여 다소 저음이 부족하리란 예상은 여지없이 깨졌다. 초반 베이스의 역동성은 그대로 전달되었고 도리어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사운드의 강약은 굉장히 다이내믹하다. 북쉘프 특유의 민첩성을 주요 장기로 삼은 듯 탁월한 탄력과 반응성을 가지고 있다. 다이애나 크롤의 연륜의 보컬에서는 프로젝트 오디오 시스템만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 시스템의 특기는 무엇보다도 중고역이다. 보컬 사운드의 다소 담담한 듯 건조한 음성에 감정을 이입 어렵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보컬의 뒤로 깔리는 브러쉬 스틱의 섬세함을 놓치지 않았다. 이 곡으로 알 수 있는 프로젝트 오디오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의 장점은 탄력 있는 반응성으로 인한 위상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Myung-Whun Chung - Adios Nonino
해상력의 극대화되는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곡이다. 곡의 전반에 걸친 피아노의 표현력은 높은음에서 더욱 선명하게 표현된다. 초저역에서의 단단한 피아노의 질감이 조금 아쉽지만 충분한 중후함은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깨질 것 같은 고역의 긴장감은 놀랍도록 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의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은 아마도 아날로그 특성의 결과일 것이다. 음악에 빨려들 것 같은 고저에 숨이 가쁘게 몰입되면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피아노에 숨이 멎을듯하다.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 재미가 느껴지는 표현력이었다.
Jennifer Warnes - Way Down Deep
도입부 퍼커션의 떨림이 분명하게 파악된다. 초저역의 영역에서는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쉽게 퍼지지않고 곡의 중심을 잘 잡아 나아가고 있다. MaiA DS의 출력을 감탄하게 하는 포용력인데 스피커가 표현하기 힘든 저역의 탄력을 앰프가 잡아주는 느낌이다. 제니퍼원스의 보컬 자체의 색깔도 그렇지만 이 곡 자체가 역동성을 가진 곡이 아니어서 해상력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보컬의 디테일한 표현에 더욱 감탄하게 되었다.
Charlie Haden & Pat Metheny - Waltz for Ruth
이 곡은 프로젝트 오디오의 아날로그 하이파이 시스템을 잘 표현 할 수 있는 곡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베이스가 곡의 전체를 잡아나가고 중고역에서 춤을 추는 기타는 특성에 맞을것 같지만 레코딩 자체가 약간 탁한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운드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는 시스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피킹의 미묘한 어긋남과 기타 현의 미묘한 울림까지 모두 잘 표현되고 있다. 고역의 우월함으로 표현되는 해상력이 아닌 아날로그의 표현력으로 해상력을 느낄 수 있었다면 과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