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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골드문트(Goldmund)의 모노블럭 파워앰프 ‘Telos 5500 NextGen’(텔로스 5500 넥스트젠)을 시청했다. 골드문트의 차세대 신기술을 집약시킨 ‘넥스트젠’ 타이틀을 걸고 지난해 3월 등장한 골드문트의 진정한 플래그십 파워앰프다. 이로써 골드문트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2008년 출시됐던 ‘Telos 5000’은 이번 시청기인 ‘Telos 5500 NextGen’에 바통을 넘기게 됐다.
실제로 보고 들은 ‘Telos 5500 NextGen’은 엄청났다. 우선 순백의 섀시 디자인이 높이 930mm에 달하는 타워형이라 시각적 위용이 대단하다. 무게는 블럭당 무려 260kg. 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8옴에서 1250W, 4옴에서 2500W, 2옴에서는 무려 5000W를 뿜어낸다. 전작에 ‘5000’이 붙었던 이유다. ‘다크나이트’ OST를 듣다가 황급히 프리앰프 볼륨을 낮췄던 것도 저역, 그러니까 스피커 임피던스가 팍팍 내려감에 따라 대전력이 용솟음쳤기 때문이다. 시청실이 정말 무너지는 줄 알았다.
Telos와 NextGen
지난 2005년부터 골드문트 파워앰프에 붙기 시작한 ‘Telos’(텔로스)는 그리스어로 ‘엄청난 힘’을 뜻한다. 그만큼 골드문트 ‘Telos’ 파워앰프는 대출력을 자랑한다. 8옴 기준으로 ‘Telos 5500 NexGen’이 1250W, ‘Telos 3300 NextGen’이 600W, ‘Telos 2500 NextGen’과 ‘Telos 1000 NextGen’이 365W, ‘Telos 360’이 285W, ‘Telos 280’이 215W다. 인티앰프인 ‘Telos 590 NextGen’도 215W를 뿜어낸다.
‘Telos’ 파워앰프는 또한 울트라 스피드를 자랑한다. ‘Telos 5500 NextGen’을 포함한 골드문트 파워앰프의 라이즈 타임(rise time)은 400ns에 그친다. 입력신호가 들어온 후 불과 4000만분의 1초 후에 최대 출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그야말로 입력신호가 들어오는 순간, 바로 그 찰나에 결과물이 나오는 셈. 골드문트가 이처럼 ‘하이스피드’에 집착하는 것은 증폭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축 오차(jitter)야말로 자연스러운 재생음에 큰 해악을 끼친다고 봤기 때문이다. 골드문트 앰프들의 ‘0.1Hz~3MHz’ 초광대역 스펙은 결국 ‘울트라 스피드’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여기에 골드문트 파워앰프를 특징짓는 몇 가지 팩터(factor)를 보태자면, 기기의 진동을 바닥으로 내보내는 ‘메커니컬 그라운딩’(Mechanical Grounding), 트랜지스터 열을 빠르게 소멸시키는 ‘써멀 그라운딩’(Thermal Grounding), 다른 기기의 AC전원을 타고 넘어오는 노이즈를 필터링하는 ‘AC 큐레이터’(AC Curator) 등이다. 잘 아시는 대로 진동과 열, 전원노이즈는 파워앰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오디오 기기의 음질을 열화시키는 주범들이다.
‘NextGen’은 ‘차세대’(Next Generation)가 뜻하는 바 그대로, 기존 ‘Telos’ 앰프를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넥스트젠 프로젝트 자체가 기존 플래그십이었던 ‘Telos 5000’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앰프를 내놓기 위해 출범됐다. 이에 따라 메커니컬 그라운딩, 써멀 그라운딩, AC 큐레이터 기술을 업그레이드했고, 파워의 근간이 되는 전원부를 대폭 손질했다. 또한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을 타이트하게 컨트롤하는 ‘어쿠스티컬 그라운딩’(Acoustical Grounding) 기술을 새로 추가했다. 극한 출력에서도 스피커 유닛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보호회로 개선에도 큰 공을 들였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3월 탄생한 것이 ‘Telos 5500 NextGen’, ‘Telos 1000 NextGen’, ‘Telos 590 NextGen’, 그리고 프리앰프 ‘Mimesis 22H NextGen’이다. 지난 3월 17일 넥스트젠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했던 골드문트 설립자이자 현 CEO 미셸 레베르숑(Michel Reverchon)은 넥스트젠 앰프는 “혁신된 전원부 설계를 바탕으로 파워(power), 울트라 스피드(ultra speed), 안정성(stability)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넥스트젠 라인업에는 이후 ‘Telos 3300 NextGen’과 ‘Telos 2500 NextGen’, 그리고 포노앰프 ‘Mimesis PH3.8 NextGen’이 추가됐다.
Telos 5500 NextGen 설계디자인
골드문트 파워앰프는 기본적으로 클래스 A로 작동하는 입력단, 클래스 AB 증폭에 푸시풀 구동하는 MOSFET은 출력단 구성이다. ‘Telos 5500 NextGen’ 역시 블럭당 72개의 MOSFET를 투입, 캐스코드(cascode) 회로로 출력단을 설계했다. 이에 비해 ‘Telos 3300 NextGen’은 36개의 MOSFET이 투입됐다. 전원부 역시 큰 차이를 보이는데, ‘Telos 5500 NextGen’은 6400VA 트랜스포머, 36만uF 커패시터 구성이고, ‘Telos 3300 NextGen’은 4200VA 트랜스, 18만uF 커패시터로 전원부를 구성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수의 소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커패시터로 전원부를 구성하는 점이 골드문트의 또 다른 특징으로 보여진다. 같은 정전용량을 가고 있다고 해도 한 개의 대형 커패시터보다는 여러 개의 소형 커패시터가 더 빨리 직류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문트 파워앰프들의 라이즈 타임이 400ns에 그치는 것, 이를 통해 말 그대로 ‘울트라 스피드’ 앰프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것도 이러한 전원부 설계 덕분이다. 실제로 ‘Telos 5500 NextGen’에는 블럭당 16개의 트랜스포머, 24개의 커패시터가 빼곡하게 투입됐다.
‘Telos 5500 NextGen’에 베풀어진 골드문트만의 독특한 설계 디자인은 파워앰프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설계한 DAC 모듈 ‘Alize Converter’(앨리즈 컨버터)를 투입했다는 것이다. 이는 골드문트의 디지털 프리앰프와 접속해 파워앰프의 아날로그 증폭회로 직전까지 음악 신호를 디지털로 받음으로써 음질 손상을 막기 위한 설계철학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입력단에는 RCA, XLR 아날로그 단자 외에도 디지털 동축(RCA) 단자가 마련됐다. 'Telos 5500 NextGen'에는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DSD 128까지 재생할 수 있는 최신 ‘Alize 7’ 버전이 장착됐다.
한편 골드문트 파워앰프 라인업에 스테레오 모델이 없는 것도 눈길을 끄는데 이는 채널간 크로스토크(crosstalk)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설계다. 한 섀시에 2채널이 들어갈 경우 각 채널에 사용되는 전류로 인해 채널간 크로스토크가 발생하고, 이러한 크로스토크는 아주 소량이라도 사운드 이미지를 그리는 데 큰 악영향을 준다. 골드문트는 따라서 2개 섀시 형태의 모노블럭이 제일 나은 설계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방한 당시 미셸 레베르숑 회장이 “스테레오 버전 제작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 ‘Telos 5500 NextGen’에는 홈 오토메이션 컨트롤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는 RS232 포트, 나노초(ns) 이하로 앰프와 스피커를 보호하는 회로, 앰프 동작 상태를 알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전면 컨트롤 패널 등이 새로 투입됐다. 양 사이드 히트싱크 재질은 황동이며, 출력단의 내부 배선은 프린트 기판이 아니라 금도금 순동선을 사용했다. 한편 후면의 게인 셀렉터를 통해 35dB 게인을 최대 +,-9dB 범위에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Telos 5000’에 없던 기능이라서 눈길을 끈다.
셋업 및 시청
시청에는 소스기기로 오르페우스의 SACD 트랜스포트 ‘Heritage SACD’와 DAC ‘Heritage DAC’(별도 전원부 포함 3덩이 구성), 프리앰프로 골드문트의 전원부 분리형 ‘Mimesis 22H NextGen’, 스피커로 포칼의 ‘Grande Utopia III EM’을 동원했다. 가격대도 그렇고 스펙도 그렇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초하이엔드 매칭이다.
Anne-Sophie Mutter, James Levine,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 Sarasate: Zigeunerweisen
Carmen Fantaisie
과연 8옴에서 1250W, 2옴에서 5000W를 뿜어내는 모노블럭 파워앰프는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그것도 16인치 대형 우퍼를, 그것도 전자석(EM)으로 구동하는 그랜드 유토피아와 물렸다면? 호기심 가득한 상태에서 들은 안네 소피 무터의 첫 곡은 의외로 섬세하고 자상한 소릿결을 들려줬다. 음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듯한 촉감은 그야말로 실연, 그러니까 진짜 바이올린을 가까이서 듣는 것 같았다. 음 하나하나에서 쇠 냄새와 목향이 풍겼다. 악기를 둘러싼 공기감까지 전해진 것도 특징. 이처럼 곡 전반에는 투명하고 깨끗한 음, 결이 매끄러운 음이 인상적이었지만, 후반 총주 파트에서는 표변해서 마침내 1250~5000W를 오가는 대출력이 용솟음쳤다. 필자의 가슴이 계속해서 묵직한 공기의 압력으로 인해 두근두근했던 이유다. 쏜살처럼 내빼는 바이올린의 속주도 대단했다. 확실히 스피드가 빠른 앰프다.
Chie Ayado - Tennessee Waltz
Best Chie Ayado
피아노의 음이 투명한 이슬처럼 가상의 무대 정중앙에 맺힌다. 청정 공기가 가득한 이른 새벽 숲속에 한 대의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 잡은 것 같다. 이 투명함, 이 그윽함, 이 선명함. 피아노 오른손 타건음은 청명하게 들리고, 보컬은 거침없이 위로 쭉쭉 뻗는다. 특히 고역의 보컬은 마치 시청실 공기를 반 토막 낼 기세로 달려든다. ‘고음이 예각으로 파고든다.’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피아노와 보컬에 그 어떤 지저분한 것들이 묻어있지 않다. 칠흑 같은 적막 속에 오로지 피아노와 보컬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아이도 치에의 성대에 아른거리는 물기와 텐션까지 느껴진다. 대출력 파워앰프일수록 음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더 잘 그려냄을 새삼 깨달았다. 오르페우스 DAC와 골드문트 넥스트젠 프리앰프 덕도 크게 봤겠지만, ‘Telos 5500 NextGen’은 정말 차원이 다른 파워앰프다.
Eagles - Hotel California
Hotel California
대출력 앰프를 놓고 ‘호텔 캘리포니아’를 안 들으면 안 될 일. 첫 킥드럼의 소리는 음이 아니라 커다란 쇳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듯했다. 고막까지 흔들리게 만드는 단단하고 빠르며 강력한 초저역이 힘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음이 혼탁해지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이는 골드문트 파워앰프의 울트라 스피드 덕분인 것 같다. 먼저 나온 음이 뒤에 나오는 음을 전혀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각 음들의 통통거리는 탄력감에는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Take The Power Back’에서는 파괴적이며 깨끗한 저역의 민낯을 보았는데, 그러면서도 거칠거나 메마른 구석이 없는 점에 감탄했다. ‘다크나이트’ OST의 ‘Aggressive Expansion’에서는 무서우리만치 진하고 두꺼운 음들이 재생 내내 펼쳐졌다.
Leonard Bernstein,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 Mahler Symphony No. 2
Mahler Symphony No. 2
초반 첼로와 베이스가 일궈내는 저역 사운드는 그 밀도감과 에너지감이 압권. 음들이 저마다 옹골차고 빽빽하며 굵직굵직하다. 맞다. 어쩌면 지금까지 수십번은 들었던 이 말러 2번 1악장을 필자는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다. 역시 대출력 파워앰프는 이같은 대편성곡에서, 그것도 마음 놓고 음량을 높일 수 있는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조용한 여성 보컬곡만 들어서는 그 속 깊은 내공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말러 2번이 전해준 이 만족감과 위압감은 콘서트 현장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에너지감은 기본이고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순간 동작에 감탄, 또 감탄했다. 1악장 중간에서 다시 펼쳐지는 첼로와 베이스의 용틀임은 한마디로 심연의 바다에서 큰 격랑이 몰아치는 듯했다. 고백컨대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심벌즈가 작렬할 때는 스피커 앞쪽 공기가 쪼개지는 것 같았다.
총평
사실 포칼의 ‘Grand Utopia III EM’ 시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0월 수입사인 오디오갤러리 삼선동 본사 시청실에서 새 버전인 ‘Grand Utopia EM EVO’ 모델과도 맞비교해서 들어봤다. 무엇보다 차원이 다른 저역, 에너지감 속에서도 해상력이 돋보이는 저역을 들려준 스피커였는데, 이번 ‘Telos 5500 NextGen’을 만나서는 그 저역 사운드가 시청실 곳곳을 성큼성큼 돌아다니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음악에 스며든 미세한 뉘앙스와 분위기까지 전해주는 것을 보면, ‘Telos 5500 NextGen’은 골드문트의 확실한 원톱임이 분명하다. 쓰나미 같은 음의 파도에 넋을 잃은 시청이었다.
Written by 김편 (HIFICLUB)
Specification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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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SUPPLY | Nominal line voltage: 115 V or 230 V. Input voltage range: +/- 15 %. |
RATED POWER CONSUMPTION | IEC 60065, 1/8 Output Power at 8 Ω: 640 W. |
REAR PANEL | Power cord: universal socket 3 lugs, 16 A. Main fuses (see last page for more details). 2 x binding post 5-way connector. 2 x Goldmund Speaker Lemo connector. Analog input RCA unbalanced connector. Analog input XLR balanced connector. Digital input and output RCA connectors. RS232 command connector. |
INPUT | Max level before clipping: Analog input: 2 Vrms Digital input: 0 dBFS |
OUTPUT | Max level before clipping: 1 % THD, unloaded: 300 Vpp |
PERFORMANCE | Output power: Maximum power (IEC60065): 1000 Wrms on 8 Ω / 1 % THD
Bandwidth: 20 Hz – 20 KHz: +/-0,03 dB, unloaded
Distortion: IMD (SMPTE), unloaded: < 0.01 % THD+N, unloaded: < 0.005 % from 20 Hz to 20 kHz at 30 Vrms output
Output noise floor: Analog input terminated with RCA Shorting Caps, unloaded: < 3 μV from 20 Hz to 20 kHz
Gain: 35 dB, +/- 9 dB (adjustable in steps of 3 dB for each input)
Dynamic range: 22 kHz measurement bandwidth (flat), true RMS unloaded: 116 dB |
DIMENSIONS & WEIGHT | 390 W x 470 D x 930 H (mm), 260 kg |
WARRANTY | 3 years parts and labor. |
Goldmund Telos 5500 NextGe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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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오디오갤러리 |
수입사 홈페이지 | |
수입사 연락처 | 02-926-9084 |
구매문의 | 02-582-98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