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진화가 가능한가 - 포칼 Diablo Utopia
REVIEW
| Posted on
2017-09-15
관련링크
본문
글_풀레인지(주기표)
최근 릴레이로 하이엔드 초입이나 과하게 비싸지 않은(??) 선에서 앰프와 스피커를 번갈아 가면서 청음한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FOCAL 디아블로 유토피아에 대한 내용부터 정리를 해본다.
FOCAL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메이져 브랜드를 통틀어 가장 비싼 가격대에 속하는 북쉘프 스피커다. 최근에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더 비싸게 만들어야만 메이저 브랜드보다 더 돋보일 수 있는 그런 브랜드에서 이보다 더 비싼 북쉘프 스피커를 만들기도 했지만, 야속하게도 본 필자는 아무리 실력 있는 명장이 만들었다 하더라도 시장 지배력이나 인지도가 오래되지 않은 브랜드가 벤츠나 BMW 최고급 기종보다 더 비싼 차를 만들었다고 해서 거기에 마음이 가지는 않는다. 포칼 최고급형 제품이라는 지위와 명성은 그냥 만들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더 비싸면 당연히 좋기야 하겠지만, 더 비싼 제품이 무조건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가격이 싸지는 않다. 현존하는 최고급형 스피커이니 싸야 된다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정도 오디오 제품이 가격이 싸서 좋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순진한 생각이다. 특별히 좋은 말로 포장하고 싶을 의도도 없고, 그냥 사치품이다. 다이아 반지가 싸서 좋은 게 아니듯이 현존하는 최고가의 가장 유명한 스피커가 싸서 좋을 가능성도 별로 없다.
그렇지만 좋다는 건 확실하다. 이 제품은 제작사의 자존심이다. 아 좋을 수가 없다. 안 좋다면 그건 사용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 포칼 Diablo Utopia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하위 제품은 이보다 고의적으로라도 덜 좋게 만들어서 최상위 제품의 상징성을 지키는 것이며, 10년 주기로 전세계 최고급 오디오 제품들을 끊임없이 벤치마킹을 해서 경쟁사 제품보다 더 좋도록 제작하는 것이 바로 메이저 브랜드의 최고급품이다. 그리고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그러한 대부분의 북쉘프 스피커들보다 또 한 등급 더 위에 있다. 그것은 청음을 해보면 분명하며, 더 우수하고 더 우월하기 때문에 900~1200만원 정도 하는 다른 유명 스피커보다 더 비싼 것이 원리적으로는 용납이 가능하다.
이러한 디아블로 유토피아가 엄밀하게는 그 왕좌를 신임 디아블로 유토피아 EVO에게 넘겨줄 것이다. 아마도 조만간 신형 유토피아 EVO에 대해서 소개를 하겠지만, 신형 유토피아 EVO는 위에 언급한대로 기존 메이져 브랜드보다 더 비싸야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브랜드들이 과거 10년 동안 나름 의미 있는 성장을 했다. 다만 그들이 북쉘프 스피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한 것은 분명하다.
신형 디아블로 유토피아 EVO도 의미 있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디아블로 유토피아가 굳이 신형보다 음질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마치 어머니의 음식이 10년 전 음식에서 10년 후의 음식에 더 좋은 재료를 들이고 더 좋은 기술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10년 전 어머니의 음식이 맛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동일한 음식을 만약 당장에 똑같이 놓고 비교를 하더라도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더 맛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면, 이미 정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신형은 배음은 살짝 빠지면서 음의 명료도와 정교함이 좀 더 현대적으로 살아나지 않을까 라고 예상해 본다.
SOPRA N°1과의 차이점
사실 SOPRA N°1이 나왔을 때, 시대가 변한만큼 SOPRA N°1이라면 거의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다. 일단 유닛의 크기가 동일하고, 부피도 거의 같고, 무게도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FOCAL 입장에서는 어차피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상당히 순진한 생각이었다.
SOPRA N°1은 분명 훌륭한 스피커다. 개인적으로 SOPRA N°1정도부터 북쉘프 스피커의 한계를 벗어난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아랫급은 확실히 북쉘프 스피커는 북쉘프 스피커다. 작은 거인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그냥 말일 뿐이다. 작은 것은 거인이 될 수 없다. SOPRA N°1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SOPRA N°1은 분명 대단히 훌륭한 스피커다. 심지어는 개인적으로 소프라2가 아쉽지 않을 만큼 SOPRA N°1은 균형 잡힌 음을 들려주며 북쉘프 스피커의 한계를 벗어난 성능을 내주는 대표적인 스피커이다. 그리고 굉장히 균형 잡힌 음을 내주며 음색적으로도 흠잡을 것이 없는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디아블로 유토피아와 차이점이 있다면 SOPRA N°1은 좀 더 정확한 음이며,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좀 더 화려하고 배음이 많은 음이다. 그래서 디아블로 유토피아가 중고음의 하모닉스도 동일 매칭 상황에서는 더 많고 화려한 편이다. 그에 비하면 SOPRA N°1은 약간 더 단정한 편이다. 단정하다는 표현을 좀 더 중립적이고 좀 더 정확한 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저음도 SOPRA N°1쪽이 좀 더 밀도감이 있고 너무 퍼지지 않는 느낌이라면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저음을 웅장하고 넓게 재생하는 편이다.
▲ 포칼 Diablo Utopia에 쓰인 우퍼 유닛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본 필자는 FOCAL의 제작자들이 절대로 팀킬이나 조직 내 하극상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소프라를 제작했다고 생각한다. SOPRA N°1은 분명 대단히 매력적인 스피커이고 완성도와 성능이 뛰어난 고성능 스피커이지만, 본 필자의 느낌은 디아블로 유토피아의 음질이 더 월등하다.
엄밀하게는 우퍼 유닛의 자석도 다르고, 트위터의 재질은 비슷할지 몰라도 트위터를 고정하고 있는 베이스도 다르고, 진동을 일으키는 패널도 다르다. 그리고 진동판의 후면으로 발생되는 진동 에너지와 공진 에너지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무엇보다도 통의 구조와 부피도 동일하지는 않다. 무엇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확실히 다이블로 유토피아의 음이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Halie Loren - Feeling good>
여성 보컬은 다 비슷하고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표현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어쩌면 사람 목소리 아닐까? 그런데 어떻게 다 시시하고 다 비슷하다고 말하는가? 엄밀하게는 다 비슷비슷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이해는 된다. 그런데 이정도 그레이드가 되면 어줍잖게 실제로 라이브를 듣는 것보다도 더 감질나면서도 고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대단히 비싼 조합도 아니다. 이 정도 조합에서 이정도 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과장을 약간 하면 경이로울 정도다.
물론 공간의 차이도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이다.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말하는 것이 크게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조건상에서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고 해서 나의 지금 느낌이 거짓이나 과장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왜냐면, 그 조건과 지금 나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냥 까칠하고 차갑게 선명한 것과 마치 크림처럼..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 투명하고 선명한 것은 격이 다르다. 지금 이 한 곡의 여성보컬만 가지고도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이 녹아 내리는 것 같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렴한 조합에서도 디아블로 유토피아의 아우라를 확인할 수 있다
▲ 포칼 Diablo Utopia(좌), 포칼 Grand Utopia EM(우)
그런데 지금 재생되는 음은.. 개봉한지 얼마 안된 디아블로 유토피아와 개봉한지 얼마 안된 캐리 SI-300.2D 의 매칭이다. DAC는 따로 없다. 내장 DAC를 믿고 그대로 이용한다. 디아블로 유토피아가 대단하다는 것이 이런 부분에서 확인된다. 앰프가 그렇게 비싼 이름만 대면 다들 알만한 1000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급 앰프도 아니다. 그리고 DAC도 내장 DAC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신품 가격으로 멕시멈 250만원정도의 성능을 내준다고 제한해서 평가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실크와 크림 같은 느낌의 중고음을 내준다. 소프라 시리즈도 좋지만 이건 소프라와도 그 차이가 현격하다.
이 느낌을 별로 말로 표현하고 싶지가 않다. 녹음이나 촬영을 할 수도 있지만, 어지간히 일반적인 음질이야 그냥 참고용으로 촬영을 해서 올릴 수 있겠지만, 촬영이 귀찮은 게 아니라 지금의 이 황홀할 정도의 느낌은 촬영으로는 담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촬영한 것만 감상해 보고 오해를 갖게 될 소산이 크다.
정말 신기하다 할 만큼 공간감도 우수하고 그 특유의 크림같은 볼륨감과 배음이 풍족하다. 일반적으로 중음의 배음과 볼륨감이 많아지면 투명도는 상대적으로 좀 깎이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이정도 사이즈의 스피커로 들어본 소리 중에 가장 퍼펙트한 수준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해도 될만한 음이다.
격이 다른 음.. 퍼펙트하다고 해도 좋다
최근에 여성 재즈 보컬로는 Halie Loren을 자주 듣게 된다. 많이 테스트 하면서도 듣고 감상을 했던 노래들인데, 감탄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지만 어떻게 이정도 가격의 조합으로 나올 수 있는 음인 건지 감탄할만한 음이다. 지금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자면 오히려 어줍잖게 매칭한 스칼라 유토피아보다도 더 좋은 음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성보컬의 중음이나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중음은 너무나 정교하기만 해서 좋은 음인 것은 아니다. 하모니와 풍부한 배음, 풍부한 배음으로 인한 풍부한 해상력, 거기에 스피드, 위상, 그리고 볼륨감과 부드러움, 실키한 촉감 등이 모두 결합이 되어야 한다. 분명히 해상력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그냥 쫙 뻗어줘서 짜릿한 느낌으로 좋은 것이 아니다. 이 해상력과 입체감과 하모니는 포칼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대단히 격조가 있는 느낌이다. 단언컨대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음을 들어본 일반 소비자는 몇 명 안될 것이다.
일부 유저들은 여기에서 짜릿하게 통제된 정교함이 더 뛰어난 음을 오디오적으로 더 높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보다 2배나 3배정도 더 비싸게 매칭하면 정교함은 더 뛰어난 조합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정교함만 더 좋다고 해서 음악이 더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은 아니다. 소리 자체의 오디오적 수준을 따지는 일부 유저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는 있지만, 현재 지금의 이 소리는 정말 가격에 비해 대단한 음질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베릴륨 트위터만 가지고도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FOCAL이 아니더라도 일부 초하이엔드 브랜드에서도 베릴륨을 사용하고 있다. 같은 베릴륨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베릴륨 트위터의 느낌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정도 조합이나 이보다 더 비싼 베릴륨 트위터가 탑재된 모델들이 있다. 그들도 함께 청음해 보기를 권한다. 분명 베릴륨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까지 통합이 되면서 엄청난 볼륨감과 함께 엄청난 해상력과 크림 같은 촉감을 발휘해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베릴륨 트위터가 가장 저렴하게 탑재된 일부 모델에서 느낄 수 있는 약간은 까칠하고 딱딱한 느낌의 음과는 역시나 격이 다르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천 만원 초반 톨보이 스피커보다도 더 나은 음질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포칼 스피커 중에서 가장 투명하면서도 가장 부드럽고 격조 있는 음을 내준다. 일반적인 가정 환경 조건상에서 말이다. 이름이 디아블로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악마의 사운드라는 둥.. 마성의 사운드라거나 하는 등의 그런 은유적인 표현을 연상해 보기도 하는데.. 마성의 사운드라는 말은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가격에 거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천 만원 초반대 톨보이 스피커들보다도 월등히 더 우수한 음질을 들려준다. 엄중하게 이야기 하지만, 같은 조건상에서 깊이 있는 중저음이 아래로 깔리는 느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중음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압도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이라고 했다. 무조건 그렇다는 말이 아니니 곡해해서 이해하지 말기 바란다.
<알프레드 브렌델 - Beethoven: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 2. Adagio un poco mosso>
피아노 음도 별달리 다른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소싯적에는 그냥 소프트돔 트위터보다 알루미늄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그냥 얇고 투명한 음만 내주면 피아노 음이 좋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과연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피아노음이 바이올린 음보다 좀 더 둔탁하고 무거우니 투명하게 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지금의 이 피아노 음은, 음의 정보가 다른 매칭보다 4배는 더 좋게 들리는 것 같다. 음의 투명도가 특정한 중음에서만 투명하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4배는 더 넓은 대역을 좀 더 풍부하고 하모니컬하게 투명하게 들려준다. 그 농담이 대단하면서도 그 넓은 공간감의 울림과 풍부한 해상력과 투명함이 놀라울 정도이다. 그냥 선으로 투명한 것이 아니라 공간이 투명하게 빛나면서 울린다.
<Teodor Currentzis - Tchaikovsky: Violin Concerto, op. 35 in D Major - Canzonetta. Andante>
바이올린 소리를 듣는데, 앞에서 몸의 윤곽이 다 드러난 발레리나가 시선을 마주치며 넉살스럽게 춤을 추는 것이 연상될 정도다. 그 정도로 그려주는 무대감이 넓고 자연스러우며 세부 디테일 묘사가 대단하다. 그냥 춤꾼이 무슨 춤인지도 모르게 현란하게 막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하얗게 온몸을 분장한 댄서가 행위 예술을 하듯 나를 바라보면서 뭔가를 하나하나 손짓까지 디테일하게 해가면서 묘사를 해준다는 느낌이다.
가장 큰 음에서부터 가장 작은 음까지의 디테일 묘사가 극도로 다이나믹하고 화려한데, 그 전부의 느낌이 대단히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이렇게 화려한 음이 이 정도로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울 따름이다.
3분 30초쯤 되는 부분에서부터 마치 연주가 안 되는 것처럼 연주의 에너지가 안개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희미해 지는데, 그 상황에서도 세부 디테일로 인한 공기감이 살아있다. 그러다가 다시 음량이 확 살아나는데, 그러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표현도 놀라울 따름이다. 북쉘프 스피커로 이런정도의 스팩타클한 다이나믹 레인지와 세부 묘사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이 스피커는 2way 타입이 아닌가? 거기에 놀라울 따름이다. 여러가지 악기가 재생되는 제법 큰 편성의 협주곡인데도 앞으로 나서는 악기의 연주음과 뒤에서 울리는 중저음이 전혀 섞이지 않고 눈앞에 반짝 반짝 빛나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너무나 즐거워서 아내가 저녁에는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에 맥주 한잔 하자는 것까지 무시하고 9시까지 내리 음악을 듣고 늦게 퇴근했다. 솔직히 날마다 하는 일인데 굳이 불금에 아내의 요청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렇게 청음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근래 들어 유례없는 칭찬 세례다
▲ 포칼 Grand Utopia EM(좌), 포칼 Diablo Utopia(우)
종종 리뷰를 한번 했으면 됐지 같은 제품 리뷰를 뭘 또 하냐는 말들을 듣곤 한다. 그렇지만 목적이야 어찌 되었건 과거의 테스트보다 더 성장된 평가를 할 수 있다면, 진실된 평가를 할 수 있다면 한번 더 글을 쓰는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느끼는 것이 많으니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고 그 실제의 느낌을 글로 남긴다는데 의미가 있을 따름이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신형이 나오니 구형이 본래의 가격보다는 좀 저렴해질 모양이다. 그래서 좀 편하게 사용해볼 기회를 얻었는데, 과거의 매칭보다 환경도 다르고 소리를 만들기 위한 개인의 매칭법도 많이 성장을 해서 그런지, 정말로 그 음질이 놀라울 따름이다.
과한 칭찬을 표현을 다른 평가에 비해 많이 썼다는 것은 인정한다. 놀라움이라는 표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며, 감탄이라든지 퍼펙트라는 표현도 1년에 한번 쓸까 말까 하는 표현이다. 그걸 새삼스럽게 누구나 다 알만한 디아블로 유토피아에 사용했다. 개인적으로는 이정도 음만 하더라도 완벽하다는 표현을 쓰기에 아깝지 않다. 격이 다르다는 표현을 썼는데, 아마도 이러한 일방적인 표현들에 대해서 많이들 식상해 할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히 북쉘프 스피커에 이런 표현을 사용해 본 것은 별로 기억에 없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이런 표현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글로 그 정도 말로밖에 평가를 할 수밖에 없냐는 핀잔이 날아들 수도 있다. 그래서 결국은 청음회를 하거나 본인이 감상한 그 상태 그대로는 당분간은 보존해서 직접 들려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방법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더 좋은 음질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가격에 눈이 먼 상태의 조건이라면 말이다.
가격 제한 조건 없이 좋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상 너무 쉬운 일이다. 종종 억대가 넘어가는 제품들의 음질에 대해서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들을만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별로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막말로 코끼리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가 어떻다고 말하는 것인지, 300마력이 훌쩍 넘는 차를 골목길과 마트 주차장 가는 길만 몰아보고 평가하는 것인지, 해외 여행 한번 갔다 오고 나서 외국은 어떻더라고 평가하는 것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극단적인 비유이지만, 하고 싶은 말은 오디오 기기는 에이징, 매칭, 세팅,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상하는 사람의 컨디션이나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호감도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그렇게 비싼 기기를 평가하는 것이 쉽겠는가?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비싼 기기가 안 좋을 수가 있겠는가? 절대적 기준으로 말하자면, 해당 기기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매칭과 세팅을 잘 하는 사람에 의해 충분히 악조건이 아닌 공간에서 부담 가지지 않고 감상하면 그게 안 좋을 수가 있겠는가?
문제는 가격과 제반된 사용 조건인 것이다. 누군가 생각하기에 돈을 천문학적으로 더 들이면 된다 라는 것은 대부분의 해답이 될 수 없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동일한 조건이어야 되는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그랜져보다 벤츠 S클래스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더라는 이야기를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왜 그랜져를 그렇게 좋다고 말하냐고 심각하게 이야기 한다면 그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될 것인가?
현실적인 선에서 손에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궁극 북쉘프 스피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집을 사자고 했을 때, 한국에서 살자는 것이 암묵적인 일반적 기준이라면 서울 강남의 좋은 집도 비싸기는 하지만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혹은 서울은 벗어나더라도 강남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에펠탑이 바로 손에 잡힐 것처럼 보이는 수십억을 호가하는 파리의 아파트도 너무 낭만적이고 멋질 것 같다는 의견은, 말 그대로 누구나 낭만적이면서도 당장에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 된다. 수억이 호가하는 오디오 제품이 좋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것도 실제이긴 하니까. 좋아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비현실적으로 좋아야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제품은 국내에서는 단 몇 명에게만 허락될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최고의 북쉘프 스피커를 논하자는 이야기에,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예로 들면서 거기에 어떤 매칭으로, 얼마의 가격으로 그 정도 극찬할만한 음을 만들었는지를 따져본다면, 제법 현실적인 선에서 극찬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나의 오디오를 보는 눈과 귀가 성장을 하여, 고가에 비해서는 월등히 더 우수한 결과물로 이 스피커를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엄밀하게는 이 글은 비현실적인 매칭과 비현실적인 가격의 결과물에 도취되어 비현실적인 칭찬들을 남발하기 위한 글이라기 보다는, 오랜 시간을 거쳐 몇번 경험해본 상징적인 제품의 성능을 다시금 확실하게 확인하고 확신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최종 매칭의 가격이 그다지 비사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확신을 갖고 후한 평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FOCAL 디아블로 유토피아는 분명 싸지는 않다. 그렇지만 현존하는 최상급 기종이라는 기준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음질은 실제로 대단히 매력적이고도 화려하며 눈부시다. 최고급 기종으로의 권위와 격조를 갖추고 있으며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예상할 수 없는 격이 다른 음을 재생하고 있다. 아마도 이 스피커가 신품이 판매되고 나서 종종 중고가 나오게 된다면 그때서야 이런 사실이 일반 사용자의 실제 사용 소감이 전해지면서 좋은 귀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