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링크
본문
글 & 사진 : 루릭(headelysium.com)
너무 뻔한 소리 같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은 계속 진화하게 될 것입니다. 케이블 하나를 사용해서 목에 걸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 그리고 케이블이 아예 없는 코드리스 이어폰(완전 무선 이어폰) 모두가 그렇습니다. 일단은, 이어폰 좌우를 케이블 하나로 연결한 구조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이미 대중화가 됐습니다. 국내의 경우 5만원 미만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안 써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보편화가 된 듯 합니다. (*페어링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분도 일단 한 번 해보면 금방 적응하실 겁니다. 이어폰 전원 켜고 스마트폰 설정에서 선택만 해주면 그 다음부터는 자동 연결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입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10만원대부터 유저는 더욱 많은 사항을 검토하고 요구하게 됩니다. 항상 착용하는 생활 소품에 가까운 이어폰이라서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며, 기능이 많을수록 좋고, 소리 품질은 동가격대의 유선 이어폰과 비슷하거나 더 좋아야 합니다. 프랑스의 오디오 회사, 포칼(Focal)에서 출시한 '스파크 와이어리스(Spark Wireless)'는 10만원대 초반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더 많은 것을 검토하는 유저들'에게 '이 정도는 해줘야 10만원대 블투 이어폰이지 않겠수?'라며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이번 제품은 다른 때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사용했는데요. 35일 넘게 곁에 두고 사용해왔으니 이제는 정까지 들 지경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포칼 스파크 와이어리스와 함께 한 시간에서 느낀 점을 주루룩 적어보겠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듯 포칼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케이블 하나로 이어폰 좌우 유닛을 연결하고, 케이블에 3버튼 리모컨과 배터리 모듈을 배치한 구조입니다. 패키지 모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칼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포칼 스파크 유선 이어폰을 무선 버전으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이어폰 유닛 부분은 스파크와 스파크 와이어리스가 동일하게 보입니다. 구성품도 비슷한데요. 작으면서도 실용적인 캐링 케이스와 이어폰 본체, 그리고 3쌍의 실리콘 이어팁과 충전용 USB 케이블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케이블을 목 뒤로 걸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라서 음악을 듣다가 대기할 때는 목에 걸어두면 됩니다. 만약 긴 거리를 이동하거나, 이어폰을 그냥 보관해두고 싶을 때는 캐링 케이스를 사용합니다.
자석으로 고정하는 배터리 클립
스파크 와이어리스에만 들어 있는 흥미로운 액세서리가 '배터리 클립'입니다. 이 제품을 착용하면 왼쪽에 3버튼 리모컨이 배치되고 배터리 모듈이 목 뒤쪽으로 오는데, 걸어 다닐 때에는 그냥 걸치고 있어도 되지만 움직임이 많아지면 배터리 모듈이 아래쪽으로 내려가거나 한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배터리 클립으로 배터리 모듈 근처의 케이블을 집어서 옷에 고정하는 것입니다. 실리콘 재질 속에 두 개의 강력 자석이 들어 있어서 티셔츠나 셔츠 칼라에 단단히 고정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클립이 아니라 자석 방식이라서 옷에 자국이 남지 않고 케이블 피복도 훼손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어폰 헤드폰의 케이블을 옷에 고정하는 용도로 써도 좋은 액세서리입니다.
배터리 클립의 설명에서 저 배터리 클립이 무거울 것으로 짐작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제품 사양을 보면 리모컨, 배터리 클립, 이어폰 유닛, 케이블을 모두 포함해서 14g밖에 안 되거든요. 혹시나 해서 주방용 저울로 재어보니 14~15g으로 나왔습니다. 하우징을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고 리모컨과 배터리 클립을 플라스틱으로 해서 이렇게 가벼운 무게가 된 것입니다. 이어폰 좌우를 연결하는 케이블의 길이는 줄자로 직접 재어보니 약 56cm입니다. 착용하면 목 둘레로 여유롭게 케이블이 배치되는 길이입니다.
멀티포인트, apt-X 코덱 지원의 블루투스 이어폰
동봉된 USB 케이블을 리모컨 옆에 끼워서 충전합니다. 배터리가 반쯤 남았을 때 PC의 USB 포트에 끼우면 1시간 이내로 완충이 되더군요. 참고로 포칼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배터리는 8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4.1 버전을 사용하며, 기기 두 대에 동시 연결하는 멀티포인트를 지원합니다. 멀티포인트의 응용 사례를 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동시 연결해두고 태블릿으로 음악을 듣다가 스마트폰으로 착신이 올 때 전화를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apt-X 코덱을 지원하기 때문에 apt-X 지원의 스마트폰에서 CD 해상도의 WAV, FLAC 파일 등을 감상하면 더욱 밀도 높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 : apt-X HD 코덱은 하위 호환이 됩니다. apt-X HD 지원의 LG 스마트폰에 스파크 와이어리스를 페어링하면 apt-X 기기에 연결됐다는 메시지는 뜨지 않지만 apt-X 코덱으로 재생합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스파크 와이어리스 블랙을 주로 사용하다가 실버도 함께 빌려서 써보았습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현재 블랙, 실버, 로즈 골드(출시 예정)가 있는데 알루미늄 하우징의 색상이 애플 아이폰과 맞춰져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아이폰 SE 실버와 스파크 와이어리스 실버의 깔맞춤을 보세요... 산뜻한 세련됨을 좋아하는 저에게 거의 이상적인 조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스파크 와이어리스 로즈 골드는 아이폰 로즈 골드와 매우 잘 어울릴 듯 합니다. 블랙은 당연히 아이폰 스페이스 그레이나 매트 블랙, 제트 블랙에 맞겠고요.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골드 색상이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실버와 로즈 골드 모델은 케이블, 리모컨, 배터리 모듈이 모두 흰색입니다. 굉장히 깨끗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듭니다. 눈이 정화된다고 할까요?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3~4회 정도 실내 및 실외의 음성 통화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 없이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 감도가 좋고, 커널형 이어폰을 통해서 음성이 들려오니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이크가 리모컨의 안쪽에 있어서 유저의 뺨을 향하게 되는 구조) 단, 스파크 와이어리스도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들과 마찬가지로 전파 방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음악이 잠깐씩 끊어질 수도 있습니다. ('튄다'고 하는 게 맞을 듯) 실내의 와이파이 신호 영향은 받지 않는데 도로 주변이나 지하철 안에서는 가끔씩 튈 때가 있었습니다. 단, 이것은 35일 넘게 사용하면서 몇 차례 정도에 불과했으니 사실상 '이상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리모컨이 꽤 큽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이 스파크(유선)의 리모컨이며 오른쪽이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리모컨 되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리모컨의 덩치는 크지만 아주 가벼우며, 버튼을 손가락 끝으로 더듬어서 쉽게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무척 편리합니다. 버튼 클릭도 명확해서 더블 클릭과 트리플 클릭을 모두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세 버튼 중 가운데의 다기능 버튼을 길게 눌러서 전원을 켜고 끄거나 페어링을 하며 볼륨 버튼을 길게 누르면 곡 넘기기가 됩니다. 또한 배터리 모듈에 LED가 들어 있어서 전원이 켜져 있음을 확인하거나 배터리 충전을 표기해줍니다. (LED가 계속 켜져 있다가 완충되면 꺼짐)
이어팁의 선택, 베이스 포트의 장단점
(*이 내용은 포칼 스파크와 동일합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와 이어폰 유닛이 똑같아서 이어팁의 사용 방식도 똑같습니다.)
L.M.S 사이즈의 실리콘 이어팁 3쌍이 있는데 세 가지 사이즈의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M 사이즈의 이어팁이 맞겠지만 저에게는 L 사이즈가 가장 잘 맞더군요. 소리를 들어볼 때 저음이 강하게 울리더라도 고음이 거칠게 느껴진다면 이어팁이 헐렁한 것이므로 L 사이즈를 꼭 써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컴플라이 폼팁 중에서 T-400이 호환됩니다. (별도 구매) 스파크 와이어리스도 고음이 조금 밝은 편인데 폼팁을 끼우면 중저음이 보강되면서 밝은 느낌이 많이 줄어듭니다. 더욱 포근한 음색을 느끼고 싶다면 왁스 가드가 고음 필터 역할을 하는 TX-400을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저의 소리 감상문은 제품에 기본 포함되는 실리콘 이어팁 L 사이즈를 사용해서 작성했습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하우징 후면에 있는 포칼 로고 형태의 베이스 포트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일단 촘촘한 원형 패턴의 멋이 있고 포칼 로고 안쪽의 세밀한 금속 망이 제공하는 디테일은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안쪽에 있는 베이스 포트 덕분에 저음이 더욱 커지고 공간감도 살아나며, 이어폰을 귀에 끼운 상태에서 걸어 다닐 때 진동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러나 밀폐 구조의 커널형 이어폰보다는 소음 차단이 덜 됩니다. 만약 완전한 소음 차단을 100이라고 한다면 커스텀 이어폰이 90~95 정도이며 밀폐된 커널형 이어폰이 70~80 정도이고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65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음악을 크게 틀지 않는다면 교통 카드 찍을 때의 삑 소리가 들릴 것이고, 음악을 틀지 않은 상태로 귀에 끼우고 있는다면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SOUND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9.5mm 지름의 Mylar 진동판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주파수 응답 범위는 20~20,000Hz, 임피던스 16옴, 감도 103dB로 스파크와 동일한 사양을 보입니다.(라고 포칼의 제품 설명서에서 말함) 즉, 포칼 스파크 유선 이어폰이 기본형이고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스파크의 무선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체크해봐야 할 것은 두 가지가 되겠습니다.
1) 음악 감상용 블루투스 이어폰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가?
2) 스파크 유선 이어폰과 동일한 소리를 내는가?
제가 생각하는 답안은 이것입니다.
1) 강력한 저음과 굵은 선의 고.중음을 지녀서 팝, 보컬, 댄스에 특히 잘 맞는 음악 감상용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생활 속에서 활기찬 음악을 듣는 유저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2) 스파크 유선 이어폰과는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 고출력의 헤드폰 앰프에 연결한 듯한 파워풀한 소리다.
*페어링하는 스마트폰마다 즐거운 소리를 낸다
저는 블루투스 이어폰의 소리를 감상할 때 애플 아이폰 SE, LG V20, 소니 엑스페리아 C3를 주로 사용합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경우는 멀티포인트 덕분에 두 대에 동시 연결해두고 실시간 비교 청취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도 페어링된 재생기에 따라서 소리 차이가 나오는데요. 블루투스 이어폰은 아주 작게나마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이기 때문에, 연결된 재생기나 앰프에 따라서 소리 영향을 받는 유선 이어폰(패시브 스피커)보다 사운드 시그니처가 명확합니다. 이런 블루투스 이어폰에게 있어 스마트폰의 교체는 오디오 시스템으로 치면 CDP나 DAC를 교체하는 것과 유사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소리가 세 대의 스마트폰 모두에서 좋게 들린다는 겁니다.
아이폰 SE에 연결해서 256kbps 파일을 재생하면 소리의 밀도가 조금 낮아져서 고.중음의 입자가 거칠게 되는데, '몰아치는 힘'이 가장 좋습니다. 댄스 뮤직은 볼륨 2칸으로도 매우 굵은 중음과 헤비 펀치의 저음을 느낄 수 있으며 R&B, 발라드 감상에서도 3칸 볼륨이면 가수가 귀에 대고 노래하는 듯한 가까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애플 기기는 볼륨이 총 16단계) 엑스페리아 C3에서 apt-X 코덱으로 CD 해상도의 WAV, FLAC 파일을 감상하면 소리의 밀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고.중음의 입자가 곱게 되고 중음은 여전히 굵은 선으로 들리며 저음은 헤비 펀치의 끝부분이 부드럽게 다듬어집니다. V20에서도 이와 비슷한 감상이 되지만 고.중음의 해상도가 더 올라가고 저음 타격이 더욱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놀랐던 매치업은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였습니다. 아이폰 SE와 동일한 음색이지만(약간 건조한 무색무취의 자연스러운 음색) '소리의 두께'가 훨씬 굵습니다. 그러므로 스파크 와이어리스를 사용한다면 애플 기기와 안드로이드폰 모두에서 각각의 재미를 느끼시게 될 겁니다.
*스파크와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소리가 '많이' 다르다!
이어폰 파트의 제품 사양은 스파크와 스파크 와이어리스가 동일하지만 실제 소리는 많이 다릅니다. 완전히 다른 이어폰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스파크와 동일한 드라이버를 사용했을 터인데 앰핑이 들어가면서 소리가 많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저음 파워가 매우 강력할 뿐만 아니라 고음과 중음의 선도 훨씬 굵게 느껴집니다. 고음의 샤프하고 밝은 음색이 남아있지만 스파크 유선 버전처럼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밝지는 않습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를 처음으로 감상하면 대체로 따뜻하고 풍성한 느낌의 중저음을 먼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강력한 저음 울림 속에서도 중음이 아주 가깝게 느껴져서 사람 목소리가 들어간 노래에 잘 맞습니다. 그래서 스파크는 V 사운드인데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W 사운드라는 생각도 듭니다. (W 사운드 : 고음과 저음이 많이 강조됐지만 중음도 일부를 끌어올린 형태)
*배경 노이즈가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앰프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즉,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봐도 됩니다. 영민한 설계를 통해 화이트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것이 제품 개발의 노하우이자 유저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지요. 포칼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배경의 노이즈가 거의 없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아주 조용한 밤 중에 연주곡을 듣는 것은 청각이 예민한 여러분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터인데...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괜찮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적어도 제가 페어링해서 감상해본 기기들에서는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화이트 노이즈를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조용한 음악을 들을 때에도 주위가 산만하지 않으니 마음이 다 편해지더군요. 이 제품의 사운드 시그니처가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지향하고 있지만 느린 템포의 고요한 음악도 알맞게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전송 딜레이가 없어서 비디오를 감상할 때 목소리 싱크가 어긋나지 않으며 텍스트를 입력할 때의 효과음도 지연되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텍스트 입력)
*뚜렷한 초점과 넓게 깔리는 바탕
일반적인 스테레오 이어폰이므로 음상은 머리 속에 맺히며, 좌우 채널이 만나는 곳의 초점이 뚜렷합니다. 포칼은 라우드 스피커와 모바일 오디오 제품의 소리를 명확히 구분해두었는데, 젊은 유저를 지향하는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 쪽은 고.중.저음의 비중을 많이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성능과 하우징 설계를 제대로 챙겨서 '소리의 선명도'와 '뚜렷한 초점'을 지켰군요. 쉽게 말하면, 눈을 감고 음악을 들을 때 소리의 형상이 명확하게 보입니다. (청취자가 상상하는 형상이지만 어쨌든!) 또, 베이스 포트가 저음을 초저음까지 풍부하게 깔아주며 소리가 좌우 바깥쪽으로 나가는 개방감도 제공합니다. 이러한 요소가 종합되어 커널형 이어폰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넓은 공간을 느끼게 됩니다. 한 마디로, '바닥을 넓게 깔아주는 이어폰'이라고 하겠습니다.
*디지털 오디오의 향기를 느낀다
샤프하고 밝은 고음과 대체로 건조한 음색이 특징입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도 스파크와 동일하게 소리의 잔향이 적고 빠른 템포에 최적화된 인상을 줍니다. 스파크처럼 현대적인 도시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데, 도시의 규모가 더 크다고 할까요? 진공관 앰프의 아날로그 느낌과는 거리가 아주~ 먼 디지털 오디오의 성향을 감지하게 됐습니다. 또한 저음이 쿵쿵거리는 상황에서도 드라이버의 소리 해상도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댄스 뮤직을 듣노라면 중간에 잠시 저음 벙벙을 멈추고 이런 저런 효과음을 내는 타이밍이 있는데 이 때 선명하게 드러나는 디테일 때문에 '오오?'하고 조금씩 놀라기도 합니다.
*소리를 분석하는 이어폰이 아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의 저음은 단단하면서도 굉장히 큰 고무공처럼 튀어 오릅니다. 깊고 강하게 올려 치는 어퍼컷 펀치의 저음인데 통통 튀어 오르는 탄력이 매우 좋군요. 팝, 댄스 장르를 권하는 이유도 그러합니다. 이 제품은 소리 분석용 이어폰이 아닙니다. 고.중.저음이 모두 강조되어 있으며 저음이 쿵쿵거릴 때 중음이 가려지는 마스킹 현상도 존재합니다. 또, 방수 기능이 없는 이어폰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활동을 위한 배터리 클립이 포함되는 이유는, 스파크 와이어리스가 강하고 빠른 음악에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달리면서 땀을 콸콸 쏟아내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물건을 착용하고 러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들으며 마음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겠습니다.
*비교적 편안한 소리지만 오랫동안 듣는 것은 말리고 싶다
'이어폰의 소리가 편안해서 오래 들을 수 있다'는 표현을 더 자세하게 생각해봅시다. 어떤 이어폰이든 볼륨을 낮게 맞추면 오래 들을 수 있습니다. 플랫 사운드는 처음에 들으면 심심하고 가늘게 느껴지지만 청각 자극이 적은 편이라서 오래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판단하는 '다수가 선호하는 편안한 소리'의 기본은 고음 자극이 적고 중저음이 강조되어 대체로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스파크 유선 버전은 고음 자극이 있으며 중음보다 저음이 더욱 많이 강조되지만 스파크 와이어리스는 고음 자극이 적은 편이며(없는 것은 아님) 중음과 저음이 골고루 강조되어서 예상보다 훨씬 편안한 인상을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물건은 오랫동안 감상하기보다 1~2시간 정도 듣고 쉬기를 권하겠습니다. 저음의 힘이 무척 강하고 소리의 선이 굵어서 고막을 단단히 누르기 때문입니다. 뭉뚱그려서 말하면 '소리의 압력이 원래 강한 이어폰'입니다.
*음악, 영화, 게임을 골고루 커버한다
음악 장르 매치업은 몇 번이나 강조한대로 팝, 보컬, 댄스 쪽을 권하겠습니다. 스파크 와이어리스가 물 만난 물고기가 되는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쾌속 질주가 아니라 물에 알맞게 헤엄치는 정도라고 한다면 락, 메탈, 재즈를 권합니다. 락에서는 힘찬 드럼 연주와 시원한 심벌즈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재즈에서는 굵직한 더블 베이스와 찰싹거리는 심벌즈에 뚜렷한 피아노 음이 더해져서 좋습니다. 클래식 악곡은 저음 악기가 없는 소편성 연주가 좋겠습니다. 저음이 많이 강조된 이어폰이라서 다수의 악기가 떼를 지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교향곡은 팀파니, 콘트라베이스가 장악해버릴 것입니다. 그 대신 영화 예고편 음악(에픽 스코어)이나 게임 배경 음악에 사용되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박력이 넘쳐서 무척 화끈하게 느껴집니다. 서브 우퍼 같은 '우웅~'하는 저음이 귀 아래로부터 올라오면서 펑하고 터지는데 고.중음은 귀 안쪽으로 쉴새없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역시 이 녀석은 '멀티-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이어폰이군요.
*제품 요약 : 세련된 도시적 디자인의 10만원대 블루투스 이어폰. 멀티포인트와 apt-X 코덱을 지원하며 무게가 가볍고 사용이 편리하다. 강력한 저음 펀치와 굵은 선의 중음, 밝고 샤프한 고음을 지녀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더 잘 맞는 듯. 진지한 오디오 감상보다는 팝, 보컬, 댄스 중심으로 활기찬 음악을 즐기는 유저에게 권할 수 있다. 이러한 대중 지향의 이어폰인데 소리의 선명도나 좌우 채널의 초점을 제대로 챙겨서 오디오의 기본을 지켰다.
*이 리뷰는 오디오갤러리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