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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하이엔드로 올라선 나그라 사운드의 진화- 나그라 HD-DAC / CLASSIC PREAMP / HD-AMP
REVIEW   |   Posted on 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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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FULLRANGE

 

FULLRANGE REVIEW

울트라 하이엔드로 올라선 나그라 사운드의 진화

나그라 HD-DAC / CLASSIC PREAMP / HD-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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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동안 진행되어 온 나그라의 변화는 실로 눈부시다. 몇 년에 걸친 새로운 엔지니어링 팀의 노력은 기존의 나그라의 기술과 사운드 폴리시를 계승하되, 전례가 없던 새로운 기술과 사운드의 변화를 더해 과거의 나그라가 아닌, 새로운 나그라 사운드의 시대를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나그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도 좋을 만큼 대단한 혁신과 기술로 이루어낸 변화 그리고 그 결과물인 새로운 사운드가 어떤 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쿠델스키의 나그라에서 나그라 오디오 브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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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라 시리즈의 창시자, 스테판 쿠델스키(Stefan Kudelski)

나그라는 본래 PA 및 방송 기술로 유명한 기술 그룹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파이 오디오 나그라는 모체가 되는 나그라의 일개 사업부로 시작되었다. 1997년 최초의 프리앰프 PL-P로 시작된 나그라 오디오의 시작은 장 끌로드 슐럽이라는 한 명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몇 년 마다 하나의 제품을 내놓는, 매우 독특하고 특별한 부티크 브랜드였다. 3개의 알파벳으로 지어진 제품명들은 고유의 의미를 갖고 있었고, 다작, 다품종, 대형 디자인보다는 소품종 소량 생산, 소형 디자인이 나그라 자신감이었다. 또한 언제나 작고 비슷한 크기의 섀시는 오랜 레코더 역사에서 이어진, 그리고 누구나 나그라하면 떠올리게 되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였다.

하지만 2011년, 나그라의 수장인 스테판 쿠델스키의 사망과 함께 쿠델스키 그룹은 가족들에게 하나 둘씩 분리되며 자식들에게 넘겨지는 계열 분리의 길을 걷게 된다.

개별 회사들에 비해 나그라의 하이파이 오디오는 단지 나그라에 종속된 일개 사업부였고, 그 사업적 규모나 가치가 다른 사업에 비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 때는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과 외부 자본에게 매각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실제로 현재 나그라의 영업 담당 이사인 마띠유 라뚜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나그라 오디오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최종 결과는 쿠델스키의 딸인 마거릿 쿠델스키가 물려받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나그라 오디오는 나그라로부터 분리 독립을 하게 되었다. 2012년 1월, 새롭게 출발하는 나그라 오디오의 정확한 회사명은 Audio Technology Switzerland S.A(이하 ATS) 로 바뀌었다. ATS는 나그라라는 브랜드로 오디오 제품을 계속 생산하며 프로 기기의 생산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설계팀은 오디오 전문 설계팀이 별도로 조직을 갖추며 자신들만의 계획과 기획에 맞춰 제품을 내놓는 구조로 탈바꿈 하였다.


새로운 엔지니어링 수장, 필리페 샴봉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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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라의 엔지니어 필리페 샴봉(Philippe Chambon)

ATS로 시작된 나그라의 제품들은 지금까지의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어왔던 슐럽의 기술력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외부 인력들을 수혈하기 시작했다. 일단 나그라에서 자리를 옮긴 젊은 엘리트 엔지니어들이 팀을 만들었고 회사에서 은퇴하고 기술 고문으로 자리를 물러나 새로운 팀에 다양한 조언과 방향을 설정했다. 하지만 전체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 수 있는 개발실의 총책임자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외부로 영입한 인물이 필리페 샴봉(Philippe Chambon)이다. 샴봉은 본래 하이파이 오디오나 하이엔드 브랜드과는 거리가 먼 순수 엔지니어에 가까운 인물이다. 나그라에 영입되기 전까지, 방송국 및 방송국과 관련 방송 기자재의 제품 기술 개발 및 컨설팅이 그의 일이었다. 추측컨대 나그라의 방송 관련 시장에서 알게 된 인맥으로 그의 재능을 본 나그라가 그를 스카웃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의 개인 인터뷰 영상을 보면, 개인적인 취미가 음악 감상과 하이파이를 즐기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만큼, 오디오와 사운드에 대한 개인적 취미과 깊이가 있었고, 그가 나그라를 합류가 된 계기 중 하나가 역시 음악과 오디오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통 위에 더해진 신기술과 신제품, HD와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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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라 HD-DAC

필리페 샴봉의 합류 이후 나그라의 제품들은 새롭게 일신하게 된다. 2013년 등장한 새로운 프리앰프가 그 시작이다. 재즈와 멜로디로 명명된 이들 프리앰프는 PL-P, PL-L의 뒤를 잇는 제품이지만 전체적인 설계가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뿌리는 장 끌로드 슐럽이 만든 PL-P와 PL-L 이다. 그 토대 위에 회로와 기구적 설계의 변경으로 현재의 나그라 프리앰프의 출발점이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때의 제품들은 샴봉의 작품이라기 보다 기존 모델들의 업그레이드와 디자인 변경에 가까운 모델들이라 할 수 있다. 실질적인 샴봉의 데뷔작은 바로 리뷰에 등장하는 HD-DAC가 첫 작품이다. 기존 나그라 제품들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사운드를 지닌 제품으로 변화의 화려한 시작을 보여준 것이다.

2015년 등장한 HD-DAC 이후, 나그라 오디오의 플래그십 라인업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HD로 시작하는 제품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최초로 발매된 HD-DAC을 필두로, 지난해인 2016년에는 모노럴 대형 파워 앰프인 HD-AMP가 등장했다. 기존 나그라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지우고, 나그라 답지 않은 대형 크기와 대형기에 걸맞은 디자인 및 스펙으로 중무장한 제품이다. 물론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음질 또한 몬스터 앰프에 걸맞는 힘과 다이내믹스로 나그라 사운드의 비약적인 변신을 보여준 제품이다.

HD 시리즈의 마지막 방점을 찍어줄 제품은 HD-PRE 이다. 하지만, HD-PRE는 현재 발매되지 않은, 개발 중인 상황으로 정확한 공개 시기는 미정이다. 추측컨대 아마도 올해 5월의 뮌헨 쇼나 늦어도 연말까지는 그 모습이 공개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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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라 Classic 시리즈의 두 제품

최상급기인 플래그십 모델들은 모두 HD 시리즈로 명명되어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는 반면에, HD 시리즈와 거의 같은 스펙과 성능을 지녔지만 좀더 합리적, 경제적(?) 제품군으로 새로 디자인되고 있는 라인업이 Classic 시리즈이다. Classic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HD 시리즈가 지닌 회로 토폴로지, 섀시 디자인 그리고 기능 등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지만 진공관 대신에 트랜지스터 회로를 도입하는 식의 변화로 가격을 낮추고 성능은 상위기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한 플래그십의 마이너 체인지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Classic 시리즈에는 Classic Pre, Classic Amp, Classic Int 그리고 Classic DAC가 발매된 상태이다.


해상도와 음악성을 하나로, HD-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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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나그라 제품군에 DAC가 있긴 했지만 그 존재감은 미비했다. 하지만, 필립페 샴봉이 입사한 뒤 가장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처녀작이 바로 HD-DAC이다. HD 시리즈의 출발점이자, 전례가 없던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이 HD-DAC이다. 당연히 백지 상태에서 개발이 시작된 이 DAC는 약 2년 여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된 제품으로 기존 나그라의 제품이나 타사 Dac와는 차별화된 부분들이 많다.

먼저 DAC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DSP와 DAC 회로는 또 다른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엔지니어에게 부탁했다. 플레이백 디자인스를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 코흐가 외주로 설계, 제작한 디지털 엔진이 HD-DAC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나그라는 고해상도 녹음들의 재생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시 여긴 부분 중 하나가 CD 수준의 44.1KHz 음원들을 재생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디지털 필터와 오버샘플링, 인터폴레이션 같은 기법들을 모두 버리고 일체의 가감없이 오리지널 신호를 DSD로 업샘플링하여 아날로그로 최종 출력해내는, DSD 방식의 재생 알고리듬을 사용했다. 이를 위해 72비트의 전용 FPGA 프로세서가 이 모든 역할을 담당해낸다. 사실 여기까지는 안드레아 코흐의 아이디어와 도움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HD-DAC이 안드레아 코흐의 작품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DSP와 DAC가 전체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실제로 최종 소리를 만들어 내기까지는 이 이외의 다양한 회로와 부가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자동차로 친다면 단지 엔진만 가져왔을 뿐, 실제로 차를 완성시키는 것은 나머지 모든 부분들을 다 만들어 붙여야 되는 셈이다. 필리페 샴봉은 그 역할을 멋지게 수행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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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지털 입력 회로에 타사 제품들에서는 볼 수 없는, 나그라가 직접 감아만든 소신호 트랜스포머로 구성한 필터 회로 장착했다. 디지털 신호의 각종 노이즈나 외부 유입 노이즈의 차단을 막아주고 안정적이며 완벽에 가까운 신호 입력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DAC를 거친 출력 신호는 단순한 전류 출력에 불과하다. 이를 최종 사운드로 만들어내 위해 샴봉은 PHASE PERFECT라 부르는 아날로그 출력단을 설계했다. 흔히 디지털에서 비트 퍼펙트를 주장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아날로그 신호가 지닌 위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샴봉의 나그라팀은 오디오 신호의 그룹 전송 딜레이를 최소화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위상 퍼펙트’라는 회로를 추가했다.

게다가 아날로그 회로를 반도체 대신 진공관으로 설계했고, 이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콘덴서와 전원부가 투입되었다. 특히 HD-DAC의 전원부는 상당한 물량 투입과 공을 들인 설계로 최대 25개의 전원 정류 장치가 탑재되어 각 회로마다 고유의 전원을 따로 공급할 수 있는 럭셔리한 설계를 자랑한다.


샴봉의 첫 프리앰프, CLASSIC PRE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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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봉이 나그라에 합류한 것은 2012년 초의 일이다. 하지만, 이미 그에 앞서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렇게 발매된 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었던 프리앰프 재즈였다. 그 만큼 재즈는 새로운 회로라기 보다는 PL-P/L의 기술적 배경을 개선하고 모든 단자를 좌우 배치가 아닌, 뒷면 배치로 이룬 것이 특징이었지만 샴봉의 작품은 아니었다. 반면에 Classic Pre는 HD-DAC에서 개발한 아날로그 회로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해, HD-DAC와 같은 폭은 좁고 안길이가 깊은 외형 디자인, 컨트롤 노브 등의 다양한 요소를 집어 넣은 제품이다. 따라서, 프리앰프 재즈의 후속 내지는 개정판이라기 보다는 HD 시리즈의 기술을 넣은 새로운 프리앰프가 바로 Classic Pre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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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플래그십인 HD 모델은 진공관이 될 것임은 나그라의 전통으로 볼 때,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Classic Pre를 진공관으로 설계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회로의 근간은 2개의 12AX7/ECC83와 1개의 12AT7/ECC81으로 이루어진 진공관 게인 스테이지 회로에서 출발하며 이 회로를 통해 0~12dB의 출력 게인 조정이 가능하다. 112dB였던 재즈의 다이내믹 레인지에 비해 125dB로 훨씬 늘어난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하며 전작의 60옴이었던 출력 임피던스도 50옴으로 더 낮췄다. 입력단과 출력단에는 나그라 자체 제작의 소신호 트랜스포머가 각각 장착되어 완전 대칭형 밸런스드 신호 처리를 제공한다. 또한 재즈와 달리, 프리아웃 출력에 밸런스드 프리아웃이 2개로 늘어났고 이 중 하나는 바이패스를 통한 홈시어터 연결 모드로 사용 가능하다.

회로의 변화만큼이나 큰 영향을 준 것은 전원부와 투입된 부품들이다. 이미 HD-DAC에서 투입하여 놀라운 성과를 얻은 새로운 부품들이 투입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SCR에 특주 의뢰로 제작한 콘덴서를 꼽을 수 있다. 콘덴서라고 부르기에는 엄청난 크기와 물량 투입으로 이루어진 전원부와 회로는 기존 나그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부분이며 HD-DAC의 잔재로 보여진다.


나그라 답지 않은 몬스터 파워, HD-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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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리뷰 중 가장 놀라웠던 제품이 HD-AMP 였다. 얼핏 멀리서 보면, 진공관만 제외하면 과거 VPA 파워 앰프와 흡사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보면 그 크기나 규모가 전혀 나그라답지않은 대형기의 풍모를 자랑한다. HD-DAC에 이어지는 샴봉의 두 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HD-AMP는 애초부터 대출력 구동이 요구되는 저임피던스의 대형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만든 파워 앰프다. 그러면서도 나그라의 소스 기기 및 프리 앰프와의 매칭을 핵심 포인트로 고려되었다.

전원부는 몬스터 답게 대출력 사양으로 가득 채워졌다. 1,600VA의 대형 토로이덜 트랜스포머를 시작으로 모든 전원 콘덴서는 문도르프에 의뢰하여 설계, 제작한 264,000uF의 필터 뱅크를 구축하여 튼실한 전원을 제공한다. 문도르프에 커스텀 사양으로 제작한 이 콘덴서는 일일이 리스닝 테스트를 통해 엄선한 사양의 콘덴서로 음질을 위해 오랜 선별 작업 끝에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다량의 다이오드와 일반 전원 필터보다 고차원적인 이중 Pi 전원 필터가 정류 역할을 맡는다. 이 이중 Pi 전원 필터는 전원과 HD AMP 간의 일종의 방호벽 역할을 하여 거의 전원의 출렁임이 없는, 대단히 안정적이며 깨끗한 전원 공급이 출력단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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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출력 증폭단은 상대적으로 매우 단순한 컨셉으로 완성되었다. 모태로 볼 수도 있는 VPA 845 진공관 앰프처럼, HD-AMP는 MOSFET 소자를 출력단 구성용 소자로 채택했다. 이는 3극관 진공관과 흡사한 성향의 동작 특성을 갖기 때문이며 음질적으로도 빠르고 직접적이면서 또한 진공관의 음악성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는 특징을 고려한 결과다. 이렇게 설계된 출력단은 생각보다 굉장히 단순한 회로로 완성되었다. 다량의 회로 투입대신 튼실한 전원부와 간결한 회로의 3단계 스테이지 구성으로 매우 빠르고 투명한 사운드를 목표로 한 것이다. 전압 증폭을 다루는 드라이버 스테이지 같은 경우는 각기 다른 기술들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의 디커플링 콘덴서로 만들어진 것이 그런 경우로 이를 통해 대단히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갖게 되었다. 덕분에 전압 출력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최종 전류 증폭 출력단 회로의 MOSFET 회로에 최대 신호 전달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최종 증폭단 또한 불과 6개의 MOSFET로 이루어진 회로는 공식 정격 출력이 최저 임피던스에서 1,000W라고 하지만 낮은 임피던스에서 최대 2,000W까지의 출력을 뿜어낸다. 공식 스펙 출력은 8옴 기준 30W 까지는 class A 바이어스 동작을 하고, 그 이상이 되면 class AB 모드로 전환된다. 그리고 VPA 앰프에서 845관들을 일일이 페어 매치로 엄선하여 나그라 정품 진공관을 패키지로 만든 것처럼, HD-AMP 출력단에 사용된 MOSFET들도 일일이 스펙을 측정하여 페어 매치된 FET 소자들만을 골라서 사용했다.


음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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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플레이어, 프리앰프 그리고 파워 앰프를 테스트하기 위해 각 기기 간의 연결은 모두 체르노프의 케이블을 사용했고 스피커는 베리티 오디오의 아마디스를 연결했다. 아마디스S를 선택한 이유는 나그라 본사의 음질 체크용 레퍼런스 모니터가 로엔그린 II 였기에 거의 이와 흡사한 제품으로 베리티 오디오의 아마디스 S를 준비했다.

첫 음을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던 이쁘고 아름다운 나그라의 사운드와는 다른 다이내믹스와 에너지 그리고 거대한 스케일이 일거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10년 전의 일이긴 하지만, 나그라의 PL-L 프리앰프와 VPA 845 앰프를 윌슨 오디오의 와트퍼피 시스템 5.1에 사용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머릿 속에 나그라 사운드에 대한 개념 정립이 되어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풍윤한 질감과 색채감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운드. 그것이 나그라의 최대 강점이었다. 스펙으로 따지면 불과 50W에 불과한 파워 앰프였지만 Class A 모드의 845 관이 들려주는 힘과 음악성은 약간은 까칠한 와트퍼피의 단점을 상쇄하면서 음악을 정말 아름답고 음악답게 들려주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나그라 HD 시스템의 사운드는 그 수준이 비약적으로 올라섰다. 비교적 여성적이라고 생각했던 사운드에 힘과 탄력, 에너지가 더해지며 완전히 차원이 다른 사운드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 0223_nagra_album1.jpg흔히 힘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많아진다면 구동력은 좋아지지만 다소 질감이나 윤기 또는 유려한 음악성 같은 요소는 퇴색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그라 HD 시스템은 그 반대다. 나그라의 기존 장점들, 과거 PL-L과 VPA에서 느낀 사운드의 장점이 고스란히 살아있음을 토대로 그 위에 마치 초강력 직분사 터보 엔진을 추가한 느낌이다. 여전히 사운드는 미려하고 풍윤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훨씬 더 투명하고 입체적인 스테이징과 거대한 스케일이 더해진 것이다. 재생 대역폭은 비약적으로 넓어졌고, 해상력도 마치 0.7mm 샤프에서 필기감이 부드러운 0.1mm 수성펜으로 바꾼 듯 하다. 예를 들어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베를린 필과 녹음한 말러 “교향곡 6번”을 들어보면 그러한 장점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도입부의 정적감에서부터 공기의 냄새가 다르고, 오케스트라의 스케일과 총주에서의 화려함이 절대 산만함이나 딱딱함으로 변질되지 않는다. 베리티의 아마디스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루면서도 전혀 힘과 에너지가 변질되지 않는 점은 꽤 놀라운 결과였다. 무너짐없이 스피커를 가볍게 제압하는 능력은 역시 HD AMP의 힘에서 나오는 위력이겠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해상력과 질감 표현이다. 다채로운 관현악 녹음 속의 텍스쳐들을 하나하나 분리해내는 분해능 그리고 디지털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톤 컬러는 분명 HD DAC의 힘이다. 안드레아 코흐의 DSD 엔진과 엄청난 물량 투입과 위상 퍼펙트라 불리는 샴봉의 아날로그 회로가 이루어낸 멋진 시너지의 결과인 셈이다.
  • 0223_nagra_album2.jpg실내악이나 소편성으로 가면 이런 장점은 엄청난 정숙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정경화의 “Con Amore” 음반을 들어보면 녹음 장소의 정막한 공기감 위에 피아노의 울림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울리며 피아노에서의 목질감을 냄새로 느끼게 만든다. 바이올린은 흔한 디지털 녹음에서 나타나는 밝고 고역이 강조된 톤이 아니라 아날로그적인 색채가 진하게 실린 현악기의 사운드로 재현된다. 시스템에 따라서 중음 톤이 굉굉거리게 들릴 수 있는 정경화의 바이올린 톤이 나그라 HD 시스템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 만큼 대역에 따른 바이올린의 톤 컬러가 변화없이, 마치 하나로 매끈하게 이어진 듯한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현 소리를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대역폭이 넓은 듯, 바이올린의 끝과 피아노의 바닥의 음들이 전혀 거리낌없이 오르내리는 빠르고 정확한 음의 변화를 들려준다. 소위 하이엔드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빠르고 정확한 음의 변화인 셈이다. 이런 날렵하고 예리한 변화 속에서도 나그라다운 아름다운 색채감이 살아있다는 점은 새로운 나그라 시스템이 들려주는 가장 놀라운 변화이다.
  • 0223_nagra_album3.jpg마지막으로 우에하라 히로미의 데뷔 음반 “Another Mind” 중 ‘Summer Rain’을 들어본다. 어쿠스틱한 DSD 녹음인 이 음반은 콘서트 홀이 아닌 스튜디오 녹음으로 인위적인 믹싱이 만들어낸 재즈 트리오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앞선 클래식 녹음들과 달리 공간감이나 악기들의 정위감 보다는 악기들의 다이내믹스와 음악적 믹스를 잘 느낄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사실 베이스 연주를 얼마나 깨끗하게 잡아내는 가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나그라의 HD 시스템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정확한 스냅으로 리듬을 잡아내듯 베이스의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히 커트해낸다. 드럼의 다채로운 소리들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전체 사운드를 장악하고 있는 피아노 또한 정확한 리듬의 베이스 위에 드럼과 칼같이 정확한 대화로 음악을 주고 받는다. 대개 에너지와 힘이 받쳐주지 않는 재생 시스템에서는 이 3개의 악기들이 뭉쳐지고 뭉개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그라의 HD 시스템은 넘치는 헤드룸으로 아무리 연주가 극단으로 달려도 포화되는 듯한 느낌이 없는, 안정되고 넉넉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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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정말로 새로운 나그라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알고 있던 나그라를 염두에 두고 이 시스템을 바라 본다면 여러분의 고정 관념은 깨끗하기 지워야 한다. 흔히 나그라하면 떠오르는 이쁘고 아름다운 사운드, 사운드에 걸맞는 조작감의 즐거움을 주는 작고 멋진 하드웨어, 훌륭한 서브 시스템 같은 이미지는 더 이상 나그라의 새로운 플래그십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들이다. HD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새로운 시스템의 성능은 과거의 오디오적인 퀄리티가 아닌, 최신예 고해상도 녹음에 어울리는 광대역, 광활한 다이내믹스 그리고 울트라 하이 레졸루션의 시스템이다. 단순히 스펙적인 부분만 확장시킨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물리적 성능의 확장 위에 나그라의 전매 특허인 매력적인 사운드 컬러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아름다움, 따스함 그리고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나그라의 정서는 여전하다. 그 점이 새로운 나그라 플래그십의 가장 놀라운 점이다. 과거의 전통은 유지하되, 현대의 새로운 기술과 현대적인 흐름에 맞는 사운드 컬러를 더하여 비약적으로 진화한 새로운 나그라 사운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혹시라도 음악듣기 좋은 시스템 정도로 나그라를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그런 생각은 지워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HD 시스템을 들어보면 당신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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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그라의 새로운 플래그십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시스템일까? 딱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 이번 리뷰에 사용된 시스템은 버전으로 친다면 0.7 정도의 시스템이다. 아직 완벽한 HD 시스템 v1.0 이 아니다. 아직 프리앰프인 HD PRE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을 즐기려면 최소 2억이라는 돈이 필요할 것이다. 스피커에 따라 2억을 훌쩍 넘길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아무나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의 시스템이 아니다. 울트라 하이엔드 클래스의 가격은 분명 만인을 위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나그라의 모든 기술이 담겨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 가격의 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

전체의 시스템을 한꺼번에 즐기기는 힘들겠지만 단품으로 소스 기기나 파워 앰프만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HD DAC의 놀라운 해상력과 아름다운 톤 컬러는 동 가격대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HD AMP의 몬스터급 힘과 음악성은 VPA의 능력을 울트라급으로 승화시킨 결과물인 만큼 나그라 애호가라면 도전해볼 수 가치가 굉장히 높은 제품이다.

나그라의 변신은 이제 시작이다. 최종 판단은 HD PRE가 나와야 마무리가 되겠지만, 여기까지의 사운드만으로도 나그라 사운드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음에 찬사를 보내 마땅하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엔지니어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의 나그라는 나그라 오디오가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의 반응을 떠올리게 한다. 20년이 지난 지금, 나그라는 다시 한번 하이엔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S P E C

Nagra HD-DAC

Internal processing5,6 MHz, 72 bits
Compatible digital formatsPCM 24 bits up to 384 kHz, DXD, DSD x 2
Bandwidth5Hz to 40 kHz (+0 – 3dB)
Noise level-128 dBr (linear)
Distortion< 0.02% (at -20dBFS)
Digital inputs2 x S/DIF, 2 AES/EBU, 1 Optical, 1 Audio USB (mode 2), 1 x I2S (Nagra format)
Outputs1 stereo on RCA connectors, 1 stereo XLR (Symmetrical on transformers available as an option)
Dimensions277 x 350 x 76mm (12.2 x 13,7 x 3 inches)
수입원오디오갤러리(02-926-9084)
가격3500만원

Nagra CLASSIC PREAMP

Frequency response10 Hz – 50 kHz (+0 / -0.5 dB)
Dynamic range> 125 dB (Gain at +12 dB)
Minimum input level to reach 0 dB (meter)0.28 V rms (Gain at +12 dB)
Maximum input level to reach 0 dB (meter)> 25 V rms (Gain at 0 dB)
Cross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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