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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D식 엄정함에 청자에 대한 배려까지 TAD C2000 프리앰프/DAC
REVIEW   |   Posted on 2018-11-15

본문



몇 번이나 새삼 깨닫는 것이지만 웰메이드 프리앰프의 존재이유는 절대적이다. 우선 재생음이 입체적이 된다. 특히 안길이의 깊이는 해당 프리앰프의 내공을 알 수 있는 척도다. 때문에 음악의 깊이감과 공간감도 그 차원이 달라진다. 작은 볼륨에서도 뛰어난 정숙도와 표현력을 자랑하는 것 역시 잘 만든 프리앰프의 특징. 결국 음악이 음악답게 들리도록 하는, 오디오 시스템의 지휘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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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DAC은 ‘볼륨단과 아날로그 증폭단을 갖춰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당찮은 자랑질은 프리앰프에 대한 모독이다. 그냥 프리앰프 기능을 하는 것뿐이다. 진정 지휘자급 프리앰프 성능을 내는 DAC도 있지만 그 가격은 어마무시하다. 인티앰프도 마찬가지다. 프리 기능을 갖춘 파워앰프 정도로는 웰메이드 단품 프리앰프에 결코 적수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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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한 일본 TAD(Technical Audio Devices Laboratories)의 ‘C2000’은 그러한 프리앰프의 좋은 예라 할 만하다. TAD의 디스크 플레이어 ‘D1000 MK2’, DAC ‘DA1000, 파워앰프 ‘M2500 MK2’와 매칭했는데, ‘C2000’이 전체 재생음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만약 ‘C2000’이 없었다면 그 재생음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C2000’이 디지털 입력단에 내장 DAC까지 갖췄지만 이는 황송할 따름인 보너스. DAC 입장에서는 뒷단에 엄청난 프리앰프를 만난 셈이자, 그야말로 처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다.

 

TAD와 C2000

 

개인적으로 TAD의 거의 모든 제품을 들어봤다. 상위 레퍼런스(Reference) 시리즈와 이번 시청기 ‘C2000’이 포진한 에볼루션(Evolution) 시리즈의 소스기기와 앰프, 스피커를 1년여에 걸쳐 집중 시청했다.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답게 가격도 놀라웠지만 TAD 특유의 꼬장꼬장하고 엄정한 기술력과 이를 통한 순도 높은 재생음은 한마디로 기막혔다.

 

‘C2000’의 좌표도 알 겸, 두 시리즈 기기의 출시연도를 정리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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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C2000’은 TAD 에볼루션 시리즈의 포문을 연 첫 제품이다. 레퍼런스 시리즈의 기술들을 트리클 다운하면서 가격을 낮춰 보다 많은 오디오파일들과 음악애호가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펙이나 음 만들기, 그리고 실제 청음시에 느낀 소리성향을 보면 상위 프리앰프인 ‘C200’의 DNA를 고스란히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

 

‘C2000’은 그러면서 디지털 음원 수요에 맞춰 USB, 동축, AES/EBU 입력단자와 DAC 파트를 갖췄다. 한 해 전 나온 레퍼런스 시리즈의 디스크플레이어 ‘D600’이 훌륭한 내장 DAC를 갖추고 있었지만 USB입력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아쉬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에볼루션 시리즈는 이후 디스크플레이어 ‘D1000’과 단품 DAC ‘DA1000’을 2014년에 한꺼번에 내놓았다.

 

C2000 아날로그 프리앰프부 설계

 

‘C2000’의 아날로그 프리앰프부 설계를 본다. 상위 ‘C600’이 전원부 분리형 프리앰프였던 데 비해, ‘C2000’은 전원부를 한 섀시에 담았다. 모델명에 들어간 ‘C’(Compact)를 컨셉트적으로 구현한 셈. 내부사진을 보면 무엇보다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가 2개 장착된 점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부와 아날로그부에 각각 전기를 공급, 효율은 높이고 노이즈는 줄이기 위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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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시는 통 알루미늄을 깎아 제작했다. 물론 접합부나 나사를 없애 섀시 진동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트랜스포머와 필터링 커패시터를 비롯해 모든 디지털, 아날로그 회로 기판을 이 섀시에 매다는 방식 역시 바닥진동으로부터 디커플링한 제진 대책의 일환. 에너지 흡수율이 높은 주철로 3점 지지한 것에서도 ‘진동억제’ 및 ‘댐핑’을 향한 TAD의 꼼꼼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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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는 철저히 풀 밸런스, 듀얼 모노 구성을 취했다. 한마디로 정위상/역위상 증폭 회로를 좌우대칭으로, 그리고 이 밸런스 회로 기판을 좌우채널 각각에 투입했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두 정위상과 역위상 입력신호를 타고 들어오는 커먼모드 노이즈(Common Mode Noise)를 제거하기 위한 설계인데, 두 신호에 끼어든 커먼모드 노이즈가 최대한 똑같아야 서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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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은 래더-저항 스위칭 방식의 전자볼륨을 썼다. 즉 IC저항이 래더(사다리) 모양으로 집적된 칩으로 볼륨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전자뷸륨이 좌우 채널에 각각 배치돼 동일한 레벨 유지 및 정확한 음상 정위를 실현한 점은 상위 ‘C600’과 동일하다. 볼륨회로에서 발생하는 왜곡 역시 ‘C600’과 동일한 0.0005% 이하를 보인다. 트리클 다운의 좋은 예다. 전면 오른쪽의 볼륨 노브는 정밀 볼 베어링으로 동작, 실제 만져보면 조작감이 상당히 매끄럽다.

 

한편 증폭회로가 극도로 단순한 것은 TAD 프리, 파워앰프를 관통하는 TAD의 큰 특징이다. ‘입력신호를 스피커까지 정확하게 전송하기 위해 회로 자체는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는 TAD의 설계사상이 ‘C2000’에서도 다시 한번 구현됐다. 입력신호는 전자볼륨에서 음압레벨 조정만 이뤄질 뿐이며 이후 단 1개의 전압증폭단만 거치게 된다. ‘C2000’과 ‘C600’의 게인이 모두 프리앰프로는 낮은 편인 12dB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다.

 

C2000 DAC 파트 설계

 

‘C2000’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입력도 가능하다. 후면을 보면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밸런스, 언밸런스 각 2조)를 비롯해 USB, 동축, AES/EBU 입력단자가 일목요연하게 마련됐다. 디지털 입력은 모두 최대 24비트/192kHz(PCM)까지 지원한다. DSD는 안된다. 이에 비해 2014년에 나온 DAC ‘DA1000’과 2016년에 나온 디스크플레이어 ‘D1000 MK2’는 USB 입력시 최대 32비트/384kHz, DSD128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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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파트의 기술적 핵심은 역시 TAD 디스크플레이어나 DAC의 상징과도 같은 ‘UPCG(Ultra-high-Precision Crystal Generator)’ 마스터 클럭. 우리말로 풀면 클럭 대비 노이즈 비율을 극도로 낮춘 수정 발진자인데, 이는 레퍼런스 시리즈의 ‘D600’ 등에 투입된 것과 동일한 사양이다. 지터를 확연히 줄여 디지털 음원을 고순도, 고정밀로 처리하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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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칩은 TI사의 ‘버브라운 PCM1794A’를 듀얼로 구성, 철저한 밸런스 회로로 구현했다. 잘 아시겠지만 DAC칩을 밸런스 회로로 구성하면 신호대잡음비(SNR)와 리니어리티, 다이내믹 레인지, 채널 분리도 등 여러면에서 유리하다. DAC칩을 빠져나온 아날로그 신호는 아직 전류(I) 형태라 이를 뒷단(증폭부)으로 보내주기 위해서는 전압(V)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C2000’에는 디스크리트 I/V 변환회로가 투입됐다. 물론 앞단(DAC)이 밸런스 회로이기 때문에 병렬 차동회로(채널당 +,-)를 채택, 잔류노이즈를 크게 낮췄다.

 

 

시청

 

시청에는 소스기기로 TAD의 디스크플레이어 ‘D1000 MK2’와 DAC ‘DA1000’(동축 연결), 스테레오 파워앰프로 ‘M2500 MK2’(밸런스 연결)를 동원, 스탠드마운트 스피커 ‘ME1’을 울렸다. 모두 에볼루션 시리즈 제품이다. ‘M2500 MK2’은 클래스D 2채널 앰프(M4300은 4채널 300W)로 8옴에서 500W 출력을 낸다. 음원은 CD와 SACD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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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K. - Stars

Hell or High Water

 

보컬과 악기들의 이미지가 아주 구체적으로 잡힌다.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각자 위치를 찾아간다. 하이엔드 프리앰프다운 안길이의 깊이감아 압권이다. 쑥 들어갔다. 음의 촉감은 뽀송뽀송한 느낌. DAC가 묵직하게 컨버팅해준 음을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음들을 앞뒤로 차곡차곡 그리고 투명하게 포개는 솜씨도 돋보인다. 이밖에 기탓줄이 손톱에 긁히는 디테일까지 모조리 긁어온다. 전체적으로 음들이 펄펄 살아있고, 풋워크는 무척 경쾌하다. 한치의 흔들림이나 애매한 구석이 없는 것을 보면 역시 TAD 프리앰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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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a - Tears In Heaven

Bass Ending 1

 

사라 케이의 보컬곡보다 음의 무게중심이 상당히 밑으로 내려갔다. 음들이 가볍지 않고 마치 중력가속이 붙은 것처럼 시청실 바닥으로 냅다 꽂히는 맛이 기막히다. 퍼커션, 드럼, 차임이 홀로그래픽하게 입체적으로 들리는 것은 TAD의 트레이드 마크. 여기에 정확한 템포감과 경쾌한 리듬감은 DAC와 프리앰프가 사이좋게 손을 잡고 기분 좋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음들 모두가 단정하다는 것도 눈에 띄지만, 그렇다고 냉랭하거나 쌀쌀맞은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온기와 청자를 배려하는 듯한 편안함이 에볼루션 시리즈의 특징. 이에 비해 레퍼런스 시리즈는 신호에 담긴 정보를 있는 그대로, 인정사정 없이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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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Gould - "J.S.Bach" Goldberg Variations

Bach The Goldberg Variations

 

이 곡에서는 혼탁하지 않고 투명하고 맑은 음이 돋보였다. 그리고 스피드가 좋은 음, 굼뜨거나 질척거리지 않는 음이다. 전체적으로 진하거나 심지가 굵은 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조'까지 흐릿한 것은 아니다. 스피드와 깨끗함, 투명함, 그리고 경쾌한 풋워크가 이번 에볼루션 형제들의 큰 특징으로 보인다. 점잖지만 레퍼런스 시리즈에 비하면 훨씬 생기와 풋기가 감돈다. 프리앰프 ‘C2000’에 집중해보면, 피아노 음이 갈수록 낭랑해지고 울림이 커져가는 것이 쉽게 느껴진다. 음 하나하나에 담긴 표정들이 보인다. 음들의 표정이 밋밋하지 않고 천변만변한다는 것, 그래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레종데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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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Benson - Irreplaceable

Irreplaceable

 

킥드럼이 마치 시청실 정면 가운데 벽에 박혀있어 벽이 꿀렁거리면서 소리를 내는 것 같다. 그러면서 섬유유연제를 넣고 잘 빨래한 양말처럼 피부에 와닿는 촉감이 무척 뽀송뽀송하고 상쾌하다. 이어 들은 ‘Missing You’에서는 ‘C2000’의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이 돋보인다. 그것은 바로 청자를 아주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 어설픈 프리앰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러한 힐링과 휴식의 기운이 ‘C2000’에서 감돈다. 동시에, 자신이 빚어내는 소리에만 오로지 집중할 것을 요구한 ‘C600’의 빡빡함도 없다. 조그만 일에도 깔깔대고 웃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처럼 재생음에서는 싱싱함과 파릇함이 묻어난다.

 

 

총평

 

TAD의 ‘C2000’은 기본적으로 일체의 착색이나 흔들림 없이 오로지 음들만을 전해주는 프리앰프다. 매끄러운 알루미늄 섀시의 질감을 빼닮았다. 각종 기계적인 제진대책과 풀 밸런스, 듀얼 모노 설계, 1단 증폭의 산물일 것이다. 상위 ‘C600’과 다른 점은 이렇게 엄정하고 꼬장꼬장한 설계 속에서도 청자를 향한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 기능적으로는 디지털 음원 입력이 가능토록 한 점이 그렇고, 촉감적으로는 좀더 편안하고 여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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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DAC 스팩이 요즘 기준으로 보면 성에 안찰 수도 있지만, ‘C2000’은 프리앰프로 쓸 수 있는 DAC이 아니라 디지털 입력이 가능한 본격파 프리앰프로 대접하는 게 옳다. 내장 클럭의 성능이나 I/V 변환회로의 완성도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전히 높은 가격이긴 하지만,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존재이유를 맛보고 싶은 애호가들에게 일청을 권한다. 

 

Written by 김편

 

  

 

Specifications

Rated Output Voltage

1.5V (balanced), 0.75V (unbalanced)

Maximum Output Voltage

16Vms (balanced) 8Vms (unbalanced)

Rated THD

0.003%

IHF S/N Ratio

12dB

Frequency Responce

10Hz―100kHz, –1 dB

Gain

12dB

Analog Input Jacks

2 Balanced, 2 Unbalanced

Digital Input Jacks

1 Balanced, 1 Unbalanced

USB (-B) Input Jack

1

Analog Output Jacks

2 Balanced, 2 Unbalanced

Analog Maximum Allowable Input Voltage (-40dB)

20V (balanced), 10V (unbalanced)

Compatible Sampling Frequencies

44.1kHz, 48kHz, 88.2kHz, 96kHz, 176.4kHz, 192kHz

USB Operating Environment

USB Jacks: USB 2.0 High-speed;

OS: Windows XP and later; Mac OS 10.5 and Later (44.1kHz, 48kHz, 88.2kHz, 96 kHz),

Windows 7/Windows Vista (compatible with a specialized driver),

Mac OS 10.6 and later (44.1kHz, 48kHz, 88.2kHz, 96 kHz, 176.4 kHz, 192kHz)

Power Requirements

AC 120 V, 60 Hz (USA), AC 220 V to 240 V, 50 Hz /60 Hz (Europe, Asia)

Power Consumption

37W

Power Consumption During Standby

0.5W or less

Dimensions

40mm (W) x 140mm (H) x 393mm (D)[17-5/16 in. (W) x 5-1/2 in. (H) x 15-1/2 in. (D)]

Weight

23.5kg (51.8 lb)

 

TAD C2000

수입사

오디오갤러리

수입사 홈페이지

www.audiogallery.co.kr

수입사 연락처

02-926-9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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