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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ACOUSTICS] 아주 특별한 FM 어쿠스틱스와 만남
NEWS   |   Posted on 2017-07-12

본문



 

아주 특별한 FM 어쿠스틱스와 만남
 

​글 & 사진 : 이종학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오디오 메이커들이 존재한다.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최근 뮌헨 하이엔드 쇼에 가보면, 전통적인 강자들도 건재하지만, 동유럽권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아시아쪽에서도 몇몇 브랜드는 상당한 가능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일별해보면, 아주 특별한 메이커는 그리 많지 않다. 그중에 북극성처럼 홀로 찬란하게 빛나는 브랜드를 상정한다면 바로 FM 어쿠스틱스가 떠오른다. 이 세상에는 FM과 그 나머지 오디오로 나뉜다, 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충직한 애호가층을 거느리고 있지만, 그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 FM의 진정한 가치를 알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내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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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처음 FM을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20 여년 전에 처음으로 이 땅에서 오디오 쇼라는 명목으로 거창한 이벤트가 벌어졌는데, 이미 음악과 오디오로 머릿속이 꽉 찬 나로서는 행사 기간 내내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서 우연히 FM을 듣고 매료가 되었다. 당시 내공으로는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았다. 딱히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매력을 지닌 존재로만 각인되었다.

이후 이듬해에 다시 한번 오디오 쇼에 FM이 나오고, 그때 역시 매일 가서 들었다. 조금씩 이 브랜드에 흔히 말하는 공력이 대단하구나, 이런 것을 음악성이라 부르는구나 이해하려는 순간에 쇼는 끝났고, 다시는 FM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10여 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그러다 모 수입상에서 정식으로 FM을 수입한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간 평론을 하면서 숱한 기기를 섭렵했지만, 아직도 예전에 들은 FM의 음은 뇌리에 강력하게 남아있던 터라, 여간 반갑지 않았다. 7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방배동에 소재한 꽤 큰 강당에서 정식 시연회가 벌어졌다. 이번에는 아예 FM의 오너인 마뉴엘 후버씨가 방한해서 직접 시연하기로 했단다. 만사 제치고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사실 이 행사는 개인적으로도 통역을 하면서 후버씨와 인연도 쌓고 또 FM의 장점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후버씨가 자신의 제품에 대한 홍보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자신이 준비한 LP를 갖고 이런저런 정보를 전달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법에 주력한다는 인상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연회에 참석하고 또 진행하고 했지만, 이토록 철저하게 자기 제품의 홍보에 무관심한 경우는 처음 봤다. 이후로도 보지 못했다.

한데 그 부분이 더욱 FM을 좋아하게 되고 또 신뢰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입상의 대표 역시 홍콩에서 벌어진 시연회를 보고 FM을 수입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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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FM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만일 스펙이나 최신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다면, 다양한 하이엔드 메이커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정보에 현혹이 되면, 결국 어떤 경로로 제품을 입수했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교체하게 되어있다. 또 이런 바꿈질이 오디오계에 미덕인 것도 사실이다.

반면 FM의 경우, 한번 손에 들어오면 여간해서 내칠 수 없다. 그 다음 버전이 나오지 않는 한, 계속 옆에 두고 가는 분들이 많다. 이상하게도 FM으로 음악을 듣고 나면, 다른 제품에서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매혹과 경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FM을 만나려면 어느 정도의 바꿈질과 내력이 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치 잘 숙성된 샤토 마고나 로마네 콩티를 만나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스타 워즈라고 불러도 좋을 별들의 잔치가 뮌헨에서 매년 벌어진다. 대략 5월 중순경에 벌어지는 <하이엔드 쇼>가 그 주인공이고, MOC라는 행사장이 그 싸움터인 셈이다. 그런데 FM은 이런 번잡하고, 시끄러운 곳에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MOC를 포기한다는 것은 요즘 시대에 자살 행위와도 같다. 대신 같은 시기에 메리오트 호텔에서 벌어지는 <하이파이 디럭스 쇼>에 참석하고 있다.

나는 오로지 FM을 만나기 위해 메리어트 호텔로 향했다. 가는 와중에 구글 맵의 도움을 잘못 이해해서 한참 걷기도 했지만, 이 정도의 노역은 감내할 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취재를 위해 후버씨가 오로지 몇 사람만을 위한 특별 시연을 준비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몇 번 만나면서 나는 후버씨가 오디오 메이커라기 보다는 오히려 교수와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것도 공학이나 전자쪽이 아니라 철학이나 미학쪽에 가까운. 이를테면 노교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서둘러 메리오트 호텔로 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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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행사장에 발을 들이니, FM이 이곳을 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주위는 고요했고, 20여 평의 넓은 공간은 전세계 열혈 팬들을 모시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간 FM을 다양한 공간에서 들었는데, 플래그쉽 스피커인 XA IC를 들으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10 여분을 기다리니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애견을 끌고 후버씨가 나타났다. 그 미소 자체로 주위가 밝아질 정도였다. 확실히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참고로 하이파이 디럭스 쇼의 컨셉이 재미있다. 고급 호텔의 룸이나 홀을 사용하는 것은 여타 쇼와 다름이 없는데, 문제는 행사 시간이다. 대부분의 오디오 쇼가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쯤 끝나는데 반해, 본 행사는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이 된다.

난 이런 시간 배정에 매우 공감하는 편이다. 누군 바빠서 아침 일찍부터 챙겨봐야겠지만, 대부분의 오디오파일은 올빼미족이다. 아침부터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오히려 아점 잘 챙겨먹고, 12시부터 느긋하게 관람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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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취재는 특별한 이벤트에 속하므로, 후버씨는 오전 10시반부터 약 1시간이 넘게 내게 시간을 할애해줬다. 물론 다른 관계자들도 배석했지만, 오로지 취재 관련은 내 몫이다. 덕분에 나는 이 노교수의 열강을 혼자서 제대로 누리는 호사(?)를 즐기게 되었다.

잘 알다시피 FM의 주력은 앰프다. 프리 및 파워가 주축이고, 포노 앰프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시연이나 인터뷰의 경우, 이런 제품이 주역이 되어 소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이벤트에서 후버씨는 일반의 예상을 또 넘어서고 있었다. 그가 직접 언급한 것은 스피커(최신 버전임에도 불구하고)도 아니고, 앰프도 아니다. 오히려 233이란 형번의 하모닉 리니어라이저(Harmonic Linearizer). 심지어 FM의 제품군 중 제일 먼저 뭔가를 산다고 하면 233 내지는 그 하위 모델인 133을 추천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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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FM 어쿠스틱의 약자는 “For the Music and Acoustics”. FM이 들어가기 때문에 처음에 FM 튜너부터 만들었나 싶겠지만, 절대 아니다. , 오로지 음악에 담긴 정보와 뉘앙스, 아름다움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오디오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오디오에서 추구하는 음은, 흔히 실제 연주장에서 듣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레코딩이라는 과정을 거쳐 탄생된 패키지 미디어 내지는 파일을 듣기 때문이다. 여기서 얼마나 오리지널 레코딩의 퀄리티를 추구하냐가 테마가 된다. 그러나 거기서 끝일까?

대개 오디오 메이커들은 원음 재생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자신의 음향 철학을 얼버무린다. 좀 나간 회사들은 소스에 담긴 정보를 순수하게 전달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오리지널 레코딩이 잘못되어 있으면 어떡할 것인가? LP의 경우, 퍼스트 프레스와 그 나머지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아예 프레싱 자체가 잘못된 음반도 있다. 실제로 이런저런 음악과 장르를 섭렵하다보면, 제대로 된 레코딩보다 잘못된 레코딩이 많다.

그런 이유로 많은 오디오 쇼에서 시연을 할 때, 레코딩의 퀄리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좀 잘못된 경우, 절대로 틀어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음향 효과가 강조된 몇몇 음반에 치중하게 된다. 오디오 쇼에 다니면 다닐 수록, 숱한 부스에서 트는 음악이 실은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절대 놀랄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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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일, 내가 가진 LP의 프레싱이 잘못 되거나 혹은 후진 녹음으로 된 음원을 듣고자 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래서 흔히 권장되는 것이 그래픽 이퀄라이저다. 특정 주파수 대역이 부풀거나 혹은 빈곤할 경우, 이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사용된다. 가끔 특별히 강력한 효과를 내기 위해 에코우 기능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통상의 이퀄라이저와 FM의 리니어라이저는 아주 다르다. 아예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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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의 경우, 가장 큰 해악은 수차례에 걸친 피드백을 걸어서 음성 신호의 순수성을 훼손함과 동시에 시간축 불일치라던가 노이즈 발생 등 여러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원래 음악이 가진 아름다움이나 의도가 왜곡될 확률이 지극히 높은 것이다.

반면 리니어라이저는 다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후버씨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는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오리지널 음성 신호는 그대로 보호해서 전달하는 가운데, 약간의 덧붙임이 이뤄지는 것이다. , 특정 대역을 보정한 신호를 약간 얹어주는 식이다. 그러므로 오리지널 레코딩의 의도나 미학적인 장점은 그대로 보존이 된다.

물론 말이 쉽지, 이렇게 정식 제품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FM에는 확실히 뭔가 남다른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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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동사에서는 223이라는 포노 리니어라이저도 만드는데, 이것은 특히 틱틱 LP가 튈 때, 바로 그 잡음을 리얼 타임으로,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거해주면서 역시 음성 신호엔 일체 해를 가하지 않는다. 이렇게 쓰면, 그게 정말 사실이냐 되묻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시연을 통해 경험해본 만큼,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또 내가 가진 정보의 한도 내에서, 223233의 기능을 가진 제품은 그 많은 메이커 어디를 뒤져봐도 없다. 쉽게 말해, 오디오계의 2대 비기(秘器)라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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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주로 233으로 FM의 기술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처음에 들은 것은 스몰 페이시스라는 그룹의 <There Are But Four>라는 앨범에서 발췌한 곡이다. 1960년대 말, 브리티쉬 인베이션의 홍수 속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밴드인데, 오리지널 LP는 상태가 매우 좋다. 그러나 여기서 쓴 것은 리이슈 음반. 정말 경악할 정도로 열악한 음이 나왔다. 마치 무슨 목욕탕에서 녹음한 듯, 음이 벙벙거리고 불명료했다. 만일 이런 LP를 시연에 쓴다면, 문을 박차고 나갈 손님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매직이 발생했다. 233의 버튼을 조금씩 조작하자, 점차 포커스가 맞춰지고, 잔향이 줄어들면서, 오리지널 레코딩에 근접한 음이 나왔던 것이다. 원래 이토록 싱싱하고 활기가 넘쳤던 음인 것이다. 목소리에 힘이 살리고, 악기들의 구분이 명료해지며, 베이스의 음이 놀랍도록 생동감이 넘쳤다. 대체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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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아주 잘된 음원도 들려줬다. 저 전설적인 데카에서 레코딩한 존 랜치베리의 발레 음악이다. 우아한 스트링스의 움직임이나 목관의 서정적인 톤, 두툼하면서 세련된 질감이 아낌없이 나왔다. 그냥 눈을 감고 음악에 푹 빠지게 만드는 순간이다.

후버씨에 따르면, 데카의 아날로그 레코딩은 오로지 3개의 마이크를 천장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아서 사용했다고 한다. 통상 3~5m의 길이엔 두 대만 쓰고, 너무 폭이 벌어질 경우 센터도 사용한 정도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움직임과 멋진 디테일을 함께 잡아냈다.

하지만 요즘의 레코딩엔 이런 댄디한 맛이 없다. 너무 해상도를 추구한 나머지, 숱하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샤프한 음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원래 악기가 갖고 있는 질감이나 뉘앙스가 훼손되기 일쑤인 것이다. 후버씨 개인적으로 디지털 레코딩을 피한 이유는 바로 시청에서 드러났다. 음반 한 장을 꺼내 들었는데, 이게 바로 진짜 바이올린 소리가 맞냐, 라는 질문에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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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귀속엔 2만 개 이상의 털이 나 있습니다. 이것 하나하나가 리액터(reactor) 작용을 합니다. 여기서 감지한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서 전체적인 소리의 모습을 그려가는 것이죠. 그러나 이 털이 너무 많이 움직이면 피곤하게 됩니다. 일종의 근육을 무리하게 쓴 것과 같습니다. 일전에 내 제품을 레코딩에 쓰고 싶다고 모터해드라는 그룹이 접촉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알고 싶어 한번 콘서트에 가봤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음량으로 연주를 하더군요. 우연히 베이스 스피커 앞에서 심하게 고개를 젓는 소녀를 봤는데, 아뿔사, 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더군요.”

정말 끔찍한 광경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가 오디오를 한다면서 제 소리가 아닌 레코딩을 듣고, 그게 원음이라고 착각하면서, 심하게 귀를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후버씨가 튼 것은 프로콜 하럼의 <Whiter Shades of Pale>. 익히 알려진 곡이지만, 원래 모노 녹음이었다. 이것을 억지로 스테레오로 만들면서, 일부 대역을 높이고 또 낮추고 하는 짓을 했다. 이것을 모노 녹음 그대로 들어봤다. 처음으로 이 곡을 제대로 만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보면, 오디오파일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기기에 탐닉한 나머지, 정작 소중한 음악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한번 반추해볼 만하다. 특히, 233은 아무 시스템에 도입해도 똑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일 233이 부담스럽다면, 하위 모델인 133도 추천할 만하다. 이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음악을 보다 음악답게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나는 처음으로 XA IC를 만났다. 이전 모델보다 좀 더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음악을 듣다보니 조금씩 실감이 났다. 또 몇 개의 제품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란 정보도 얻었다. 정식으로 출시가 되면 제일 먼저 들어보고도 싶다. 정말 후버씨의 귀한 시간을 나 혼자 빼앗았지만, 덕분에 얻은 게 너무도 많았다.

마지막으로 캄폴리가 연주하는 <치고이네르바이젠>을 듣는 순간, FM의 진짜 모습이 내게 다가왔다. 왜 후버씨는 기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음악 이야기를 주로 할까?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오디오 기기를 FM으로 한다면, 더 이상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스펙이니 뭐니에 일체 연연할 필요가 없다. 이쪽에 관한 생각은 일체 다 접어두고, 오히려 음악 그 자체에 몰두하라는 뜻이다. 또 음반이며 레코딩에 대해 알면 알 수록, 오디오에 대한 열정도 더 뜨거워질 것이다. 대략 그런 의미가 아닐까? 깊은 감동과 화두를 동시에 받은 셈이다. 조금 더 FM에 대해 알게 된 기회임에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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