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dmund Telos 590 전면 로고

골드문트의 제품들은 항상 고급스러움과 럭셔리의 상징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오디오 잡지 기사에서 마주하기 보다는, 명품 잡지 한켠에서 발견하는 것이 좀 더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특히 지금 다루고 있는 스피커는 그 유명한 1987년도 ‘아폴로그’의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이기 때문에, 자세한 이름은 모를지언정 골드문트의 제품이라는 것은 오디오 애호가라면 단번에 알아차릴만한 모델이다. 뉴욕 미술관(MOMA)에 전시될 정도로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던 ‘아폴로그’였던지라, 2013년도의 ‘아폴로그 애니버서리’ 모델의 등장은 또한번 오디오 업계의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고 골드문트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각인시키에 충분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연초에 골드문트의 신제품 액티브 스피커의 발매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약 한달여 전에 국내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그 주인공은 골드문트 상급기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물려받은 액티브 스피커 2종었는데, 본 리뷰에서는 그중에서 엔트리모델인 Prana모델을 먼저 다루고, 후속으로 이어지는 리뷰에서 상급기인 Samadhi를 심도있게 리뷰해보고자 한다.

분리형 인클로져를 갖는 상급 액티브 스피커 라인업들의 제품명은 공통적으로 상당히 철학적인 작명법을 따르고 있는데, Prana는 힌두교 철학에서 ‘생명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라고 한다. Prana는 모든 것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로서, 숨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Prana가 보여주는 골드문트 특유의 고급스럽고 포스 넘치는 디자인은 어찌보면 로봇과 같은 조금 딱딱한 느낌도 들기도 하는데, 철학적인 명칭으로 이름 지어진 본 모델을 바라볼 때에는 외관과 더불어서 다시한번 그 의미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Prana는 ProLogos나 Logos, Metis와 같은 하위 라인업과는 차별되는 분리형 인클로저를 채택한 상급 디자인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로써, 골드문트가 추구하는 사운드 아이덴티티를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외관 살펴보기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디자인 상으로 비례가 좋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보통 스피커 옆에 서 보는 것으로 대략적인 사이즈를 가늠해보곤 하는데, 1m가 채 되지 않는 높이로 상당히 아담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하지만 액티브 스피커로 앰프를 내장하고 있고 금속 인클로저 구조이기 때문에 무게는 사이드 프레임을 포함하여 80kg 정도로, 결코 아담하다고 표현할 수 없는 중량을 자랑한다. 네모박스 형태의 절제된 디자인은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마감수준이 상당히 높은데, 로렉스나 파텍 필립등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시계 브랜드가 사용하는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고, 동일 공장에서 만들어 진다고 한다. 따라서 때문에 스위스 장인 수준의 제품 마감과 완성도를 제품에서 기대해 볼 수 있다.

메카니컬 그라운딩을 중시하는 골드문트 혈통답게 진동 대책은 상위 모델과 동일한 사상이 적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역과 중/고역유닛을 분리시켜 놓은 인클로저 디자인을 채용했고, 중/고역 인클로저로부터 발생한 진동을 우퍼 인클로저로 그라운딩 시키고, 우퍼 인클로저는 다시한번 지면과 그라운딩 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진동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 반영되어 있음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Prana는 분리된 유닛을 잡아주는 가장자리의 프레임의 굵기 비율이 유닛의 인클로저 사이즈 대비 두껍게 느껴져서 전체적인 디자인 밸런스가 조금은 더 귀여워보이는 인상으로 느껴졌다. 검정 프레임의 두께가 상당하기 때문에 튼튼한 느낌이 들고, 다른 상급기 스피커들 대비 더 단단하고 강력하게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안정감이 있게 느껴진다.

Prana에서 보여주는 디자인을 종합해보면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가 추구하는 특징은 모두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철저한 진동 대책, 유닛간의 분리, 강성을 추구한 금속 인클로저 등 이런 타입의 구조가 1987년에 최초로 제안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골드문트의 제품이 얼마나 세월을 앞서나갔는지, 그리고 당시 스피커를 설계했던 설계자의 혜안이 돋보임을 새삼스럽게 절감하고 감탄하게 된다. 이런 이상적인 특징에 액티브 형 구동방식을 더해 멀티앰핑 효과까지 적용되어, 이상적인 스피커 실현에 또한번 앞서 나갔다고 생각된다.

본 기는 철저히 시간축을 고려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에 고역 인클로저를 저역 인클로저 대비 약간 뒤에 위치시켰고, 유닛을 각각의 개별적인 앰프로 구동하기 때문에 상당히 순도 높은 사운드를 재현할 수 있다. 유닛을 단순히 분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여러 드라이버 간의 시간축 정렬를 꾀한 프로메테우스-레오나르도 기술과 분리된 유닛 간에 적절한 주파수를 분배해 주는 디지털 크로스오버 방식 덕분에 대역이 따로 놀거나 이질감이 들지 않고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유닛과 앰프 구성을 보면 소프트 돔 트위터가 7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함께 인클로저에 수납되어 중/고역을 담당하고 있다. 중역 유닛의 사이즈가 무려 7인치 사양으로 이 유닛이 상당한 대역을 커버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175w 출력사양의 Telos 앰프가 유닛별로 각각 하나씩 배치되어 구동을 담당해주고 있다. 9인치 우퍼는 별도의 인클로저에 나뉘어 250w출력의 Telos앰프로 구동하고 있는데, 그릴을 제거했을 때 상급기들과는 다르게 우퍼 덕트가 보이지 않아 밀폐형으로 구성으로 착각했으나 소개자료에 의하면 Vent Loading방식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밀폐형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후면을 보면 유선과 무선 연결에 모두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유선 연결의 경우에도 전원선과 디지털 입력단의 동축 연결만으로 설치는 끝난다. 무선의 경우에는 중/고역 인클로저에 달려있는 무선 안테나를 통해 신호를 전달 받으며 무선연결을 위해서는 별도의 HUB, 즉 Mimesis 11이나 Talisman과 같은 제품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오디오 기기의 무선 연결의 경우에는 유선연결 대비 대역폭 제한 문제를 겪거나 신호의 딜레이 발생, 타 기기간의 간섭이 노이즈로 작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유선연결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허브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Texas Instrument와 공동 개발한 Pure Path Wireless 기술로 Audio Streaming을 위한 독자적인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여 다른 기기와의 간섭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유선 전송과 같은 품질의 음질을 유지하면서 전송이 가능하다고 한다. 무선의 경우에는 전원선만 연결하면 되므로 사용자에게는 설치에 있어서 제약이 적어지고 인테리어 상으로도 잇점이 있어 유선연결 대비 손쉽게 설치가 가능해 보인다.

리뷰를 위한 시청은 청담동에 위치한 골드문트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진행되었다. 소스기기로는 Eidos 36U 4K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사용하였고, Mimesis 15프로세서를 동원하여 Prana와 Coaxial 연결하였다. Coaxial선은 골드문트 제 선이 동원되어 유선 연결로 셋업되었으며, 전원선은 기본으로 들어있는 선을 사용하여 연결되였음을 밝혀둔다. 시청 공간은 탁 트여 있어서 상당히 넓은 공간의 중간에 위치하였다. 사실 Prana의 사이즈 대비 공간이 조금 넓어보이지만 시청 위치 뒷편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서 반사음에는 영향을 받지 않아 한편으로는 좋은 조건으로 여겨졌다.

Eidos 36U 4K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통해 음원을 재생해야 하므로 CD중심의 음반을 사용하여 리뷰를 진행하였으며, 간간히 SACD를 동원하여 고해상도 음반의 재생음도 체크해 보았다.

몇가지 익숙한 곡들로 청음을 해 본 결과 첫인상은 아담한 사이즈 대비 대형기 느낌이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멀티 앰핑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도높은 사운드를 바탕으로 예민하게 날서지 않고 안정적인 베이스 재생 능력으로 호방하고 중립적인 재생음을 보인다. 사실 청취하기 전까지는 조금은 Cool & Clear 성향이 아닐까 지레 짐작했었는데, 그런 걱정은 정말 기우였음을 바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저역 구동이 상당히 적극적인 모양새도 장르에 따라 간혹 발견되기도 했는데, 적절한 넓이의 공간에서 설치하고 공간 최적화를 진행하고 나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티브 스피커가 가지는 장점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재생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유닛에 최적화된 앰프가 매칭되어 제작자의 의도대로 구동되기 때문에 패시브 타입의 스피커를 울릴때 걱정하게 되는 스피커 장악 능력이나 구동력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어서 청취자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또한 메탈 인클로져 덕분에 볼륨을 많이 올려서 들어도 통울림에서 자유롭고 안정적인 과도 음답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유닛이 앰프에 의해 최적으로 제어되고 있음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들어보기

청취했던 곡들 중 몇가지 인상깊었던 곡을 소개하면서 Prana의 재생 특성에 대해 언급해 본다.

• 
  Chopin Nocturne No.20 in C# minor - Bomsori Kim & Rafał Blechacz 김봄소리 & 라파우 블레하츠

  발매된지 약 1달여가 지난 따끈한 신작 앨범으로 제일 먼저 피어오르는 바이올린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Prana는 상급라인 답게 인클로저 단위의 앰프배치가 아닌 유닛별로 파워앰프가 마련되어 있어서 물량투입이 상당하고 매우 순도 높은 재생음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이로 인하여 깨끗한 최신 녹음의 장점이 바로 감지된다. 강약의 완급조절이 능수능란하면서 섬세한 연주를 유감없이 보이는 블레하츠의 피아노와 함께, 김봄소리의 연주가 더해져서 산뜻하면서도 여유롭고 감미롭게 다가온다. 클라이막스로 도달하면서 마치 연주자의 호흡소리가 들리는 듯 싶을 정도로 격정적으로 연주가 이루어지는데, 나도 모르게 숨죽이며 그녀의 보잉을 쫒아가며 감상하게 된다. 정경화의 Con Amore앨범 버전과는 또다른 매혹적인 바이올린 선율이 넓은 리스닝 룸 공간을 가득 매우면서 감돈다. 최근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국내에서 3차례나 진행해서 더욱 관심있게 들었던 앨범이여서 첫곡으로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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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렌굴드 골그베르그 변주곡, Aria와 Variations No.1, 7, 8, 14 등(1981년도 녹음)

  타악기와 현악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피아노 사운드의 재현은 의외로 난관에 빠질 수 있는데, 본 기는 그런 어려움 없이 현장감 있게 잘 재생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재생 순도가 매우 높다보니 음반에 수록된 노이즈플로어가 다른 기기 대비 약간 두드러지는가 싶었는데, 곡이 시작하고 나서는 순도높은 사운드로 인해 단점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현장감을 더하는 효과로 다가왔다. 매력적인 피아노톤이 잘 재현되었고, 울림음과 바디감이 기분좋게 느껴진다. 굴드 특유의 음악에 몰입해서 연주할 때 들리는 흥얼거림이 더해져서 재생되는데, 연주를 즐기고 있는 굴드의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쉴새없이 빠른 터치가 난무하는 연주에서도 안정적으로 피아노 타건음이 잘 재현되어 인상적이며, 타건음 이후의 잔향처리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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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rr, Gary : Arpeggione Sonata (게리 카 - 아르페지오를 위한 소나타)

  킹레코드에서 발매한 80년도 녹음으로 필자가 시스템의 저역 재생능력을 확인해보고자 할때 가끔씩 사용하는 음반이다. 두터우면서도 상당한 양감이 느껴지는 재생음으로 매력적인 저음 응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기기대비 큰 시청공간을 본 기와 같은 컴팩트한 사이즈의 기기가 무리없이 장악하여 이렇게 매력적으로 저음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놀랍게 느껴진다. 선예도 있는 현의 질감이 느껴지며 상당히 안정적인 저역응답을 보여 아주 인상적이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리뷰를 마치며

오디오라는 취미 생활을 즐기다보면 이런저런 기기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고 자연스레 바꿈질을 수차례 경험하게 된다. 몇번의 바꿈질을 경험하게 되고 나면 과연 내가 음악을 위해서 오디오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디오 기기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인지 경계가 불분명할 때가 있다. 재생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바이앰핑을 시도하기도 하고 케이블을 더블런으로 연결해 보는 등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하게 되는데, 때로는 무리한 지출을 하다보면 현실 자각타임이 찾아오기도 해서 부질없는 듯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시스템 구성을 다시 되돌리기엔 이미 출혈이 크기 때문에 다시 되돌리기엔 더 큰 댓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이 여파로 일시적으로 시스템을 간소화하거나 심지어는 취미생활을 접는 경우도 하지만, 오디오의 매력을 잊지 못해 다시금 기기들을 사 모으며 취미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족스러운 시스템을 완성한 경우, 그 시행착오의 과정을 뒤돌아보았을 때 너무나도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오디오 취미를 가진 선배들의 행적을 쫒아보면, 그 끝점에서는 복잡함에서 탈피하여 의외로 소박하게 시스템을 구성해 놓거나 골드문트와 같은 원브랜드 솔루션을 구성해놓고 시스템 변경없이 정착하여 음악감상에 몰두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해왔다.

Prana 스피커는 라이프스타일의 최정점에 있는 제품이면서 동시에 오디오파일의 최종 정착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액티브 타입이면서 멀티앰핑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 어찌보면 각각의 제품으로 구성했을때 대비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으며,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복잡함에서 벗어나 심플함을 추구하지만 퀄리티는 타협하기 싫은 오디오 파일의 최종 정착지일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오디오 취미야 말로 생활에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고마운 취미 생활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Prana의 경우 인테리어 친화력도 높고 소유하는 만족감도 선사해주면서도 파워 케이블 정도만 신경써 주면 시스템이 완성되는 간편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력이 받쳐준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 본 제품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기술적인 내용은 골드문트가 알아서 다 신경 써 놓았으니 복잡한 내용은 잊고 그저 전원을 연결하고 즐기기만 하면 될 것이다. 간소하지만 럭셔리한 시스템에 대한 구입을 고려하고 있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본 기를 소유하신 분들은 고단한 일상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을때, 공간을 품위있게 가득 메우는 소리와 함께 럭셔리한 명품을 소유하는 기분을 오디오기기를 통해서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드문트의 Prana 스피커는 라이프스타일의 최정점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제품을 통해 시스템을 간결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쉬운 사용법으로 인해 가족들에게도 분명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I M P O R T E R & P R I C E

■ 글 : 염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