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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경과 숨결, 오디오의 근본을 묻다
골드문트 엔지니어 인터뷰 (사마디, 프라나)
▲ 청담동에 위치한 오디오갤러리 골드문트 전용 매장 전경
▲ 인터뷰 진행중인 베로니크 아담(Veronique Adam) (좌) , 로돌프 볼랑제르(Rodolphe Boulanger) (우)
오랜만에 찾은 청담동의 골드문트 전시장. 정말 낯익은 얼굴이 반갑게 맞아준다. 바로 골드문트의 핵심 엔지니어 닥터 베로니크 아담(Veronique Adam)씨다. 왜 닥터가 앞에 붙느냐 하면, 수학자로서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피커 음향 이론쪽에선 세계적인 권위자다. 또 현재 세일즈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로돌프 볼랑제르(Rodolphe Boulanger)씨도 함께 자리를 했다. 골드문트의 핵심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당연히 긴장될 수밖에 없다. 이번 인터뷰의 주제는 최근에 런칭된 프라나(Prana)와 사마디(Samadhi)다. 둘 다 액티브 스타일로, 최근까지 개발된 골드문트의 핵심 기술들이 총망라되어있다. 특히, 기술적인 내용이 많아 인터뷰의 주체는 아담씨로 했지만, 중간중간 볼랑제르씨의 해설도 곁들였다. 편의상 아담씨의 영문 이니셜인 VA로 표기해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이종학 리뷰어의 이니셜은 편의상 Lee로 표기하였다)
Lee :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군요.
VA : 반갑습니다.
Lee : 예전에 골드문트의 신제품엔 고대 희랍의 철학과 관련된 용어가 많았습니다. 텔로스, 미메시스, 로고스 등이 그것이죠. 요즘은 산스크리트어를 과감하게 도입해서, 뜻을 해석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 기회에 프라나와 사마디의 뜻부터 소개해주시죠.
VA : 우선 프라나로 말하면, 힌두교 철학에서 “생명력”을 말합니다. 모든 것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 마치 숨결과도 같은 것이죠. 숨이 멎는다면 육체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습니다.
Lee : 그럼 스피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라는 의미가 될까요?
VA : 맞습니다. 이전 스피커 시스템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선명도와 중립성이라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뜻이죠.
골드문트의 새로운 모델, Prana ▶
Lee : 흥미롭군요. 그럼 사마디는 무슨 의미인가요?
VA : 이것은 고대 인도의 아리아인이 쓰던 용어로, 흔히 “삼매경”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집중력이죠. 힌두교와 불교에선 영적이고, 지성적인 고행의 절정에서 오는 깨달음을 사마디라고 합니다.
Lee : 이것을 스피커에 도입하면 어떤 의미가 될까요?
VA : 사마디는 우리가 현장에서 듣는 음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합니다. 일체의 압축이나 가감이 없는 수준의 음이죠. 바로 그 기술을 발현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좋을 것같습니다.
Lee : 좀 이해가 되는군요. 실은 리뷰를 위해 며칠 전에 사마디를 듣고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마치 공연장에 와서 듣는 듯한 음. 놀랍도록 리얼하고, 세밀하고 또 다이내믹한 음. 흔히 오디오 삼매경에 빠진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표현과도 관련이 된다고 봅니다.
VA : 감사합니다.
Lee : 우선 프라나부터 시작해볼까요? 어떤 드라이버가 투입되었는지요?
VA : 트위터는 스캔스픽제이고, 미드레인지와 우퍼는 오디오 테크놀로지사 제품입니다.
Lee : 특주한 드라이버인가요?
VA :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미 이 회사들과 오랫동안 거래를 했으므로, 별다른 수정이나 가감이 필요 없습니다. 또 이런 작업이 필요하면 우리 기술로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Lee : 그렇군요. 한데 트위터의 경우, 베릴륨같은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
VA : 물론 광대역을 추구하는 것은 좋습니다. 아폴로그 애니버서리와 같은 제품엔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 가정용에 적합한 사이즈죠. 굳이 수퍼 트위터와 같은 요소는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금속성 재질을 쓴 트위터는 레조넌스가 문제가 됩니다. 물론 우리가 듣는 주파수 대역 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그 바깥 부근에선 분명히 발견이 됩니다. 이 부분이 묘하게 공진을 일으키죠. 그래서 굳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Lee : 그렇군요.
VA : 또 하나는 오랜 기간 이 트위터를 쓰면서 느낀 것인데, 제조에 있어서 일정한 연속성이 있습니다. 즉, 언제 제조한 것이라도 항상 일정한 퀄리티와 스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수리를 위해 트위터를 교환할 때, 이 부분은 매우 유리합니다.
Lee : 이제 미드레인지와 우퍼 이야기를 해볼까요? 개인적으로 스카닝의 드라이버를 좋아하긴 하지만, 잘못 설계하면 약간 느린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 골드문트는 항상 하이 스피드를 유지하고 있더군요. 여기에 골드문트만의 비법이 있을 것같다는 느낌입니다만.
VA : 액티브 방식을 지향하는 부분을 우선 꼽을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와 파워 앰프를 일체화시키면서 얻는 이점을 여기서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거기에 우리 회사 특유의 레오나르도 2 기술이 투입되니까요. 이것은 일종의 DSP로, 진폭, 위상, 시간축의 조절 등을 담당합니다. 게다가 디지털 크로스오버, 게인 및 딜레이 조정도 가능하고요.
▲ (좌) 베로니크 아담(Veronique Adam), 로돌프 볼랑제르(Rodolphe Boulanger) (가운데), 이종학 인터뷰어(우)
Lee : 레오나르도 2 기술만 논해도 소책자 한 권은 필요할 것같으니, 여기선 간단히 언급만 하겠습니다. 그런데 골드문트는 예전부터 스피커 인클로저에 알루미늄을 과감하게 채용했습니다. 이 부분은 매우 파이오니어적인 접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금속제 인클로저를 쓰면 특정 대역에서 링잉 현상이 발견됩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요 ?
VA : 메카니컬 그라운딩이라는 기술로 요약되는, 여러 고안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클로저 내부에 격자 형태로 여러 개의 알루미늄 바(bar)를 넣습니다. 이것으로 일체의 진동이나 링잉 현상에 대응하고 있죠. 또 개개의 박스 밑에 바를 달아 진동이 밑으로 향하게 해서 자연스럽게 소멸하도록 했고, 커다란 프레임으로 전체의 흔들림도 막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조치가 가해져서, 알루미늄 인클로저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Lee : 알겠습니다. 액티브 타입이니까, 당연히 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을 텐데, 최근에 런칭된 넥스트젠 기술이 투입되었나요 ?
VA : 당연하죠. 텔로스 파워를 채널당 총 600W나 넣고 있습니다. 트위터와 미드에 각각 175W, 우퍼에 250W입니다. 또한 디지털 인풋도 가능합니다. 실은 DAC까지 내장하고 있으니까요.
Lee : 그렇다면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을 것같습니다. 거의 하나의 컴포넌트 시스템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내용이군요.
VA : 맞습니다.
Lee : 이제 사마디로 넘어가볼까요? 이 제품의 개발 컨셉은 어떻게 됩니까 ?
VA : 사마디를 설명하려면, 일단 6년 전에 전세계 25개 한정 생산으로 발매된 아폴로그 애니버서리부터 언급해야 합니다. 실은 핵심 기술은 바로 여기서 개발된 것을 골자로 하거든요. 여기에 지난 6년간 개발한 새로운 기술, 그러니까 넥스트젠과 같은 부분을 삽입함으로써 보다 진화된 모델을 만든 것이죠. 크게 보면 아폴로그의 패밀리 속에 들어갑니다. 사마디는 보다 주파수 대역이 넓고, 프라나는 좀 작습니다. 이것은 애호가들의 룸 환경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핵심 기술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 골드문트의 전세계 25조 한정모델, Apologue Anniversary
Lee : 그렇군요.
VA : 사마디의 경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리얼한 음향, 그러니까 현장에서 듣는 음 그대로를 재현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아폴로그 애니버서리가 아무래도 한정 생산품인 만큼, 보다 많은 애호가들을 상대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고요. 드라이버는 프라나처럼 스캔스픽의 돔 트위터와 스카닝의 미드 및 우퍼를 각각 채용했습니다. 단, 출력은 좀 더 높아집니다. 총 700W의 텔로스 파워가 들어갑니다. 트위터와 미드에 각각 200W, 우퍼에는 300W. 이런 내용입니다.
Lee : 사실 여러 차례에 걸쳐 아폴로그 애니버서리를 듣고 상당한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아마도 이 음을 들은 분들이라면 저와 같을 것이라 봅니다. 이것을 보다 현실화한 제품이 바로 사마디라고 해도 좋겠군요. 그럼 피니쉬에 대해 물어보겠습니다. 이를테면 레드라던가 블루와 같은 컬러 옵션이 가능한지요?
VA : 사실 위의 제품들은, 마무리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이 정밀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졌습니다. 그냥 쉽게 컬러를 바꿀 수 있는 제품들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 골드문트만의 아이덴티티라고나 할까, 뭐 그런 부분도 관련되어 있어서 굳이 다른 컬러를 제안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일 원한다면, 처음부터 새로 계산하고 또 연구해야 합니다. 그 비용이 다 가격표에 들어가니, 별로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아폴로그의 경우, 다른 컬러 옵션이 제안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총 25개이 제품 중 오로지 블랙 하나만 주문이 들어왔고, 나머지 24개는 오리지널 컬러로 출시되었습니다. 메티스와 같은 제품군에서는 여러 피니쉬가 제안되지만, 사마디와 프라나와 같은 클래스에선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 골드문트의 새로운 모델, Samadhi
Lee : 워낙 정밀하게 만들어진 제품이라, 뭐 하나만 바꿔도 음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프라나, 사마디 모두 홈 씨어터용으로도 쓸 수 있죠 ?
VA :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특히 저희가 제안하는 허브를 동원하면 따로 선을 연결하지 않고 와이어리스로 멀티 채널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Lee : 이런 제품들로 홈 씨어터를 구성하면 어떤 음이 나올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아무튼 바쁜 와중에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A : 감사합니다.
현재 청담동에 소재한 골드문트 전시장은 또 한 차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5층에 활발하게 새로운 전시 공간을 공사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홈 씨어터와 여러 부대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 매우 기대가 된다. 프라나와 사마디의 런칭과 더불어 상당히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공사의 완료 시점을 기대하면서, 이번 인터뷰 기사를 마치도록 하겠다.
청담동 골드문트 매장 런칭회 사진 ..
▲ 골드문트의 새로운 모델, Samadhi 와 Prana 는 완전무전으로 작동하는 액티브 스피커 기술이 구현됬다.
▲ Samadhi 모델 공개 전, VIP 고객들을 위한 작은 클래식 공연이 열렸다.
▲ 전문적인 케이터링 서비스로 고급스런 식사와 와인이 준비되었다. 오디오갤러리 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 Samadhi 청음에는 최근 폭발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Queen 의 Live Aids 공연곡 중 " Somebody To Love " 가 시연됬다.
▲ 시연 종료 후 제품에 대해 설명 중인 나상준 대표 (좌), 로돌프 볼랑제르(Rodolphe Boulanger) (우)
▲ 이어서 Prana 청음에는 빅뱅의 월드투어 콘서트가 시연되었다.
▲ 청음회가 모두 종료된 후 Prana 제품에 대해 설명중인 나상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