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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이종학(Johnny Lee)(월간오디오)
소리를 울려 보자 예상했던 대로 마치 대형 스피커처럼 광대역이 펼쳐진다. 물밀듯하다는 느낌도 든다. 복잡한 대편성곡도 쉽게 푼다. 음장감이 실로 대단하다. 이쯤 되면 새삼 대형기와 소형기의 구분이 어려워지는 수준이다. 강렬한 밀도감보다는 소리를 넓게 감싸 안는 편안함 때문에 마치 시청실의 넓이도 배가된 느낌이 드는데, 앰프와의 궁합도 뛰어났다.
프랑스 스피커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포칼이다. 그런 포칼에서 마치 그 나라의 예술적 감각을 상징하는 듯한 아름다운 제품이 등장했는데, 보는 순간 화려한 유럽식 가구를 대면한 듯한 감탄이 인다.
포칼은 이미 하이엔드 제품인 유토피아 및 일렉트라, 아리아 시리즈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시청기는 그 뒤를 잇는 새로운 고급 시리즈인 소프라 중 하나인데, 마냥 신 기술력이라는 거창한 선전 문구를 내세우지 않았다. 기존 제품과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눈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을 만큼 세련미를 내세웠다. 그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물론 다소 진화된 기술력이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 시리즈에서는 N°1, 2, 3이 있는데, 시청기는 그중 가장 소형기. 그러면서도 상위 기종들에 비해 체구는 작을망정 소리 자체는 결코 밀리지 않아 이 시리즈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포칼은 드라이브 유닛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원뿔 타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실험적인 제품을 많이 만들어 냈다. 잠재적으로 경쟁 업체에 비해 엄청난 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입된 유닛을 보면 트위터는 이미 검증이 끝난 자사의 개발품인 27mm 베릴륨 인버티드 돔 트위터를 투입하고 있는데, 가장 미려한 소리를 내 주는 뛰어난 트위터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품이다. 이 트위터가 16.5cm 자사의 W 미드·우퍼 드라이버와 함께 사용된다.
이 베릴륨 트위터에 적용된 IHL(Infinite Horn Loading) 인클로저 기술 역시 독특하다. 종래의 모든 트위터들과 달리 전후로 긴 박스를 단독으로 점유하고 있다. 몇 단계의 중첩된 설계 방식이 돋보이는데, 이는 트위터의 뒷면으로부터 발생되는 에너지를 인클로저 내부의 혼 구조의 연결 통로에 댐핑 물질과 흡음 물질을 채워 넣어 서서히 에너지를 감쇠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트위터의 돔이 후면으로 마이너스 에너지를 방사할 때에도 이에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IHL 인클로저는 다른 유닛이나 외부의 진동 에너지가 트위터에 전달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그래서 깨끗한 고역 신호를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며, 또한 캐비닛의 공간을 적게 차지함으로 인해 베이스 유닛을 위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미드·우퍼 역시 왜곡을 줄이기 위해 재설계되었으며, 세련된 미드레인지와 정확한 베이스 사운드를 거둘 수 있도록 W 콘, TMD 서스펜션, NIC 자기 회로와 같은 신기술이 가해졌다.
소프라 N°1은 상당히 무겁다. 소형기이면서도 19kg이나 되고, 강력한 스탠드까지 추가되어 있다. 가격은 예상처럼 높다. 이 스피커를 매칭한 것은 먼저 이번 호 시청기인 크렐의 고급 인티앰프 뱅가드. 출력이 8Ω에 200W이고, 스피커 감도는 89dB이다. CD 플레이어는 뉴질랜드산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포칼의 스피커를 상당 기간 여러 기종 사용해 왔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대부분 들어본 편이다. 포칼 사운드의 공통점은 깨끗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울리기에 별로 힘들지 않으며 편안하고 광대역의 사운드 스테이지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시청기는 주파수 하한선이 45Hz. 과장되지 않고 적합한 수준이다. 소리를 울려 보자 예상했던 대로 마치 대형 스피커처럼 광대역이 펼쳐진다. 물밀듯하다는 느낌도 든다. 복잡한 대편성곡도 쉽게 푼다. 음장감이 실로 대단하다. 이쯤 되면 새삼 대형기와 소형기의 구분이 어려워지는 수준이다. 강렬한 밀도감보다는 소리를 넓게 감싸 안는 편안함 때문에 마치 시청실의 넓이도 배가된 느낌이 드는데, 앰프와의 궁합도 뛰어났다. 이 포칼 특유의 사운드가 다소 정밀한 크렐 앰프와의 상생에서 도드라져 절로 윤기가 고이는 매끈한 사운드가 인상적었다.
앰프를 바꾸어 버메스터의 088 프리앰프와 911 MK3 파워 앰프로 들어 본다. 고가의 하이엔드 매칭이다. 그 결과는 우리가 오디오 기기를 통해서 듣는 극치의 사운드로, 매끄러움과 밀도, 상쾌함, 실체감들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통쾌하게 대편성이 전개되며 피아노의 중·저음 타건이 마치 운동장에 확성기를 통해 울려 나오는 것 같다.
초기의 포칼(JM랩)은 다소 건조한 특성이 있었다. 매끈한 세련미가 다소 부족한 듯싶었지만, JM랩이라는 상호를 없애고 포칼로 통일하면서 내놓기 시작한 제품들은 그 약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새 시리즈로 되면서 성숙도가 점점 더 좋아져 목재 가구를 연상시키는 이탈리아 스피커를 능가하는 외관의 아름다움이 완성되면서 소리도 차원이 달라진 듯싶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49-9081
가격 1,100만원(화이트, 레드), 1,300만원(월넛) 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W, 트위터 2.7cm IHL 베릴륨 재생주파수대역 45Hz-4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7.9×42.5×39.6cm 무게 1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