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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장현태(월간오디오)
맥피의 화려한 목소리는 클래식 INT에서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다가왔다. 반주로 연주된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 역시 돋보였는데, 내추럴한 사운드를 통해 쉽게 전달되어 그녀의 목소리와 최적의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나그라는 시계 등 초정밀 산업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브랜드다. 동사는 1951년 릴 테크를 소개한 이래로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 60년 이상 나그라 브랜드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변함없는 스타일로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였고, 프로용 제품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7년 진공관 타입의 PL-P 포노 프리앰프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장에 진입하였다. 특히, 회로 패턴과 부품들은 완벽에 가까운 실장 기술을 통해 하이엔드 오디오용 정밀 기술의 본보기처럼 여겨졌고, 외관의 고전적인 노브와 미터 창은 마치 계측 장비를 보는 듯한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 프로 장비의 전통을 잘 담아냄으로써 당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그라의 노하우는 하이테크 산업을 기반으로 한 최신 기술력을 밑바탕에 두고, R&D 부문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과 100% 핸드 메이드를 통해 본토에서 직접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마치 스위스 정밀 시계 산업과 같은 정교함과 철저한 관리 포인트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동사는 2012년 쿠델스키 그룹에서 오디오 부문만 독립 법인으로 Audio Technology Switzerland S.A.를 출범시켰고, 이곳을 통해 더욱 진보되고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하이엔드 제품들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마치 과거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모델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나그라 클래식 INT 인티앰프를 통해서다. 전통적인 나그라 장비들의 디자인을 반영한 클래식 이미지가 돋보이는 제품인데, 파워 앰프인 클래식 앰프를 기반으로 프리앰프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나그라가 제공해 주는 디자인은 고전적이고 심플하지만, 세련미와 알루미늄 정밀 가공이 어우러진 고급스럽고 뛰어난 마감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안겨준다.
클래식 INT는 전통성을 강조한 아날로그 VU 미터와 디스플레이 표시창, 입력 및 컨트롤 실렉터, 볼륨 노브, 파워 스위치로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소형 LCD 화면을 통해 입력부 이름 지정과 작동 시간 등 부가 편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후면 XLR 입력은 프로(Pro, 10V)와 노멀(Normal, 2V)로 게인을 선택할 수 있으며, RCA 1 입력의 경우도 하이(High, 3V), 노멀(Normal, 2V)로 입력 게인을 조정할 수 있다. 별도로 게인이 고정되어 있는 3계통의 RCA 입력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관심 있게 볼 부분은 이렇게 콤팩트한 사이즈에서도 8Ω 기준 채널당 100W의 출력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재생주파수 범위는 10Hz-80kHz 재생 능력과 110dB의 낮은 잡음비, 0.05%의 뛰어난 디스토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전원부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아날로그 회로로 채워졌는데, PFC 디커플링 스테이지와 고속 다이오드 브리지 회로를 적용하고, 대용량 커패시터를 배치하여 작은 거인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외관에 히트 싱크가 보이지 않는데,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외부 히트 싱크를 적용하지 않고, 바닥 전체를 히트 싱크 구조로 구성하였다. 이처럼 제품의 스펙만 본다면 사이즈를 의심하게 되는 결코 쉽지 않은 노하우인데, 동사는 10년 전 소형 파워 앰프였던 PSA, MSA를 통해 나그라만의 독보적인 하드웨어 구성과 소형화에 적합한 회로 실장 기술을 완성시켰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그리고 입증된 회로를 기반으로 최신 클래식 앰프에서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참고로 입력 감도가 높기 때문에 충분히 출력 레벨이 확보된 소스기기와의 연결은 고려할 부분이다. 또한 프로용 스펙의 높은 게인의 장비를 연결 가능하도록 10V 입력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후면에 설치된 게인 컨트롤을 통해 효과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여성 보컬 곡으로 캐서린 맥피가 부른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들어보았다. 맥피의 화려한 목소리는 클래식 INT에서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다가왔다. 반주로 연주된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 역시 돋보였는데, 내추럴한 사운드를 통해 쉽게 전달되어 그녀의 목소리와 최적의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이어진 오케스트라 반주는 충분히 거리감을 두어 무대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는 의도된 마스터링임을 느끼게 하였는데, 맥피의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며, 익숙한 곡의 멜로디는 친근감 있고 정적인 사운드로 다가왔다.
실내악곡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중 ‘Madamina il catalogo e questo’를 오텐잠머 삼부자의 클라리넷 트리오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트리오로 연주되는 클라리넷은 작은 무대를 펼쳐주었고, 마치 제품의 외관이 반영된 듯이 화려함은 없지만, 느긋하고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아날로그의 향기가 가득한 단아한 사운드가 돋보였다. 반면 클라리넷 키의 움직임과 포커싱이 정확한 클라리온 음역대의 정확한 표현력은 기억에 남았다.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기복이 없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중립적인 사운드다.
마지막으로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A단조를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이고르 오이스트라흐 형제의 바이올린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바이올린의 아날로그적인 향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쳄버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듯 듀오 바이올린은 화려한 기교를 강조하기보다는 사실적이며, 감성적이고, 가다듬어진 부드러운 사운드를 재생해 주었다. 특히 바이올린의 질감 표현과 중역대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제대로 장점을 발휘해 주었다.
클래식 INT의 사운드는 담백한 아날로그 성향이 중심되었는데, 중역대의 밀도가 돋보이는 나그라의 표준적인 성향을 고스란히 반영해 주고 있었다. 에너지를 강조하기보다 콤팩트한 사이즈에서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제공해주며, 포커싱은 정확하여 무대 중앙에 쉽게 자리 잡는다. 특히 중·저역의 속도감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실내악곡과 보컬곡에서 느긋함과 질감 있는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었다. 나그라의 대표적인 앰프인 클래식 INT는 그들의 전통적인 콘셉트가 강조된 모델인 만큼, 콤팩트하고 세련미 넘치는 외관은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아날로그 느낌이 강조된 순화된 사운드는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시종일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동사의 전통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모델로 기억된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49-9081
가격 2,50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클래스AB
아날로그 입력 RCA×4, XLR×1
주파수 대역 10Hz-80kHz(+0, -3dB)
크로스토크 70dB 이상
S/N비 110dB
THD+N 0.05% 이하
입력 임피던스 100㏀ 이상 출력 임피던스 60㏁
크기(WHD) 27.7×17.4×39.5cm
무게 1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