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UHD DLP 프로젝터의 등장

2012년부터 TV를 시작으로 등장한 4K 디스플레이 기기의 시장은 2016년 3월 UHD 해상도의 소스를 담은 울트라 HD 블루레이(Ultra HD Blu-ray)의 등장으로 본 궤도에 들어섰다. 이후 UHD 디스플레이 기기는 4K 해상도(3,840x2,160)에 HDR(High Dynamic Range)을 결합한 제품을 속속 출시했으며, 이런 영향은 대화면 투사를 위한 프로젝터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현재 프로젝터 시장은 크게 4강 구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엡손의 LCD, 소니의 SXRD, JVC의 LCoS 그리고 DLP가 그것이다. 이중 소니의 SXRD와 JVC의 LCoS 진영은 UHD 시장에 들어서자 발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며 하이엔드 프로젝터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으며, LCD와 DLP 진영이 그 뒤를 쫓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 DLP 진영을 대표하여 SIM2에서 걸출한 하이엔드 DLP 프로젝터 NERO 4S를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형 TV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프로젝터의 인기와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대화면에서 프로젝터의 위력은 유효하며, 밝기와 해상도, 광학계의 개선을 통해 더 큰 스크린의 투사에 도전하고 있다. 일반적인 프로젝터가 150인치 이하의 스크린에 투사하는데 최적화되었다면, NERO 4S는 200인치 이상의 대형 스크린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2대를 쌓아(Stack) 밝기를 2배로 확장하는 솔루션도 갖추고 있다.

압도적인 물량의 SIM2 NERO 4S UHD

프로젝터의 화질을 결정하는 기본 조건은 패널의 해상도라고 할 수 있지만, 이외에도 광학계의 설계, 광원의 종류, 이미지 프로세싱 등의 여러 조건들에 따라 제품의 화질의 차이는 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NERO 4S는 SIM2가 야심차게 선보인 UHD 프로젝터인 만큼 기본기부터 세부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먼저 DLP 패널은 TI(Texas Instrument)의 0.67인치 4K 패널을 탑재한다. DLP는 2,716x1,528 해상도의 패널로 4K 해상도를 구현하는데 이를 위해 패널 시프트 기술을 사용한다. 또한 DLP는 이미 극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젝터인 만큼 할리우드의 기술력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타사 대비 강점을 갖는다.

DLP 패널이라 불리는 DMD 칩은 디지털 시네마 DLP Cinema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네이티브 해상도는 2,716x1,528로, 약 415만 장의 미세한 거울을 통해 초당 9,000회 이상의 스위칭 동작을 제공한다. 프레임마다 2개의 분리된 픽셀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4K 해상도를 구현한다. 이런 4K 해상도 구현 방식은 엡손을 비롯한 타사의 4K 기술과 유사한 부분이다.

화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광학계 성능도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하고 있다. 2배 줌 렌즈를 탑재했으며, 중앙부는 물론 주변부의 화질 저하를 찾아볼 수 없는 우수한 광학계 설계를 사용했다. 또한, DLP 프로젝터에서는 지원이 미비했던 렌즈 시프트의 기능도 강화되었다. 렌즈 시프트는 좌우로 30%, 상하 75%의 폭넓은 범위를 제공하여, 설치의 유연성을 갖췄다.

밝기를 극대화한 점도 NERO 4S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스펙상 6,000루멘의 밝기를 제공하는데, 실제 시청해보면 밝은 밝기를 앞세워 HDR 영상의 표현력을 한 단계 높였다. 그동안 TV에 비해 밝기의 약점을 갖고 있던 프로젝터에서 HDR 영상을 효과적으로 시청하기 어려웠지만, NERO 4S에서는 밝은 밝기를 앞세워 TV와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HDR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NERO 4S는 3개의 HDMI 입력과 1개의 디스플레이 포트, 컴포넌트, D-Sub RGB 단자 등 풍부한 입력단자를 제공하고 있다. HDMI 단자는 2개가 1.4a 버전(HDCP 1.4)이며, 1개는 2.0a 버전(HDCP 2.2)을 제공하는데, UHD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HDMI 2.0a(HDMI 2번) 단자에 연결해야 한다. HDMI 1.4a 단자에 연결해도 UHD 영상을 시청할 수는 있지만 4K/30p와 SDR 영상으로만 볼 수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포트(1.2 버전)을 제공하여 PC 등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Screen Innovation Zero-G 133인치 스크린

리뷰에는 미국 스크린 이노베이션(Screen Innovation) 사의 Zero-G 133인치 스크린을 사용했다. Zero-G 시리즈 제품은 80인치에서 최대 160인치까지 주문이 가능한데, 리뷰에는 133인치 제품을 사용했다. 스크린의 크기 외에도 원단, 프레임 색상 등 사용자의 입맛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여 인테리어 환경과 어울리는 스크린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크린 원단은 그레이 원단으로 우리나라에서 소위 ‘광학 스크린’이라 불리는 원단과 비슷하다. 이 원단의 특징은 실내등을 켜 놓은 상태에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실제 리뷰에서도 암실 상황과 명실 상황을 교차로 테스트 했으며, 명실에서도 우수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 스크린 이노베이션 Zero-G 소개 동영상

광학 계열 스크린의 가장 큰 약점은 스파클링 노이즈와 프로젝터 광원의 반사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이 둘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노이즈는 물론, 광원의 반사가 크게 감지되지 않았다. 또한 시야각이 우수하여 좌우 170도 정도까지도 안정적인 영상의 시청이 가능했다. 명실에서도 우수한 영상을 보여주지만, 암실 환경에서는 탁월한 블랙 표현력과 명암비 상승효과를 더해 영상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중저가 광학 스크린과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주어 하이엔드 스크린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제품이다.

하이엔드 영상미를 그려내는 우수한 화질

풀 HD 시절만 하더라도 하이엔드 프로젝터를 평가하는 기준은 깊은 블랙이 중심이 되었다. 하지만 해상도가 올라가고 HDR 같은 새로운 영상 규격이 생기면서 블랙을 가라앉히는 영상 세팅에서 밝기를 높여 밝은 부분은 더 밝게 만드는 방식으로 명암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또한, TV보다 더 큰 스크린을 TV처럼 사용하기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프로젝터의 밝기는 점점 더 밝아지고 있는 추세다.

SIM2 NERO 4S 역시 이런 시류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영상을 하이엔드 프로젝터에 담아냈다. 6,000루멘의 밝은 밝기를 제공하면서도 명부 하이라이트의 손실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계조의 표현력 등은 발군이다. 특히, 어두운 장면에서 암부가 뭉쳐 보이는 암부 클리핑 현상도 찾아보기 어렵다. 램프의 밝기를 에코 모드로 설정하면 밝기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이럴 경우 암부의 표현력은 더욱 차분해져 완성도 높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4K 샘플 영상을 시청해보면 4K 해상도의 높은 해상력과 넓어진 다이내믹 레인지를 통해 풍부한 색감, 자연스러운 피부 톤, 차분하게 가라앉은 블랙 등 고급스러운 영상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타사 대비 압도적인 해상력과 화질을 보여주는 광학계는 중앙부는 물론 주변부 구석구석까지도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NERO 4S에 탑재된 렌즈는 기존 풀 HD 모델보다 약 1.5배 증가한 93라인/mm 이상의 해상력의 저분산 유리렌즈를 사용했으며, UHD 영상에 맞도록 새롭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렌즈에 사용한 특수 코팅 등으로 색수차나 격자감 등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DLP 특유의 진한 컬러 표현력에 더해 SIM2의 과장 없는 컬러 튜닝으로 SDR 영상과 HDR 영상에서 모두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었다. 또한, 6분할(RGBRGB)을 탑재하고 있어 중저가 DLP 프로젝터에서 종종 발생하는 레인보우 이펙트 등은 감지되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하여 고유한 설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HDR 영상에도 최적화된 프리셋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SDR 영상을 HDR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풀 HD 블루레이 타이틀과 HDR을 지원하지 않는 4K 샘플 등에 적용했을 때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HDR 영상으로 변환해주었다.

총평

그동안 일본 브랜드들이 주도하던 UHD 프로젝터 시장에 유럽 프로젝터 제조사인 SIM2가 NERO 4S를 앞세워 뛰어들었다. 하이엔드 오디오가 그러하듯 SIM2의 NERO 4S는 단순히 기능성을 강조한 그런 제품이 아니다. 많은 기능과 화질 등을 갖추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 묵묵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SIM2 고유의 영상 튜닝 능력을 4K 해상도와 HDR에 맞춰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했다. NERO 4S는 고광량 DLP 프로젝터로 다양한 설치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며, 200인치 이상의 초대형 스크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꽤 하고 있다.

함께 리뷰를 진행했던 스크린 이노베이션의 Zero-G 스크린과의 궁합도 무척이나 뛰어났다. 명실과 암실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은 물론, 디스플레이 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화질 성능은 타사의 그것과 비교하여 확고한 우위점을 보여준다. 압도적인 해상력을 자랑하는 렌즈부터 하이엔드 프로젝터라는 명성에 걸맞는 화질 튜닝까지 진정한 하이엔드 프로젝터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SIM2 NERO 4S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정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