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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조건 그리고 WAF
오디오는 남자의 취미며 남자의 취향을 반영해왔다. 철저히 남자들의 취향에 근거한 소리와 디자인을 취했고 그에 부합하기 위해 천재적 엔지니어와 설계자들이 뜻을 모았다. 1970년대 후반 하이엔드 오디오의 물살을 헤치며 달려온 수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는 전 세계 남자들의 로망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넓은 안방 또는 거실을 온통 차지할 수 있었던 가부장적 시대는 지나갔고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오디오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오히려 유능하고 창조적인 디자이너들은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분야에서 일한다. 물론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선구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디터 람스와 케니스 그렌지 등 산업 디자인의 귀재들을 오디오 산업 역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남성은 물론 여성의 구미에도 부합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디자인이 발견되고 있다. 명품의 조건 안엔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B&W, 나그라 그리고 포칼 등. 만일 이들이 지금 같은 디자인이 아니었다면 어쩔 뻔했는가 ? WAF, 즉 ‘Wife Acceptable Factor’라는 신조어는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다.
포칼의 새로운 DNA
포칼의 새로운 DNA가 싹틀 수 있었던 건 음향적인 진화는 물론 디자인에 있어 창조적 모멘텀이 시작되어 융합하면서부터다. 기본적으로 포칼 사운드는 정교하며 입체적이다. 그들은 애초에 잔상을 길게 남기거나 통 울림을 활용해 풍부한 잔향을 만들어내기보다는 빠르고 명쾌하며 빛처럼 눈부신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스피커 설계 관련 특허 기술이 이를 증명한다. 예를 들어 Focus Time™, OPC+™, W™, Power Flower™, Gamma Structure™ 등 포칼의 기술은 모두 시간축 일치와 함께 정밀한 크로스오버 설계를 통한 위상 일치, 캐비닛 진동으로 인한 혼탁한 공진 제어 등을 위해 철저히 봉사했다. 게다가 40kHz 초고역까지 비상하는 독보적 베릴륨 트위터는 무대 위에 막힌 장막을 열 듯 첨예하고 선명했다.
포칼은 항상 그랬듯 몇 년에 한번 꼴로 진보적인 기술을 개발, 적용해왔고 최근 또 한 번 진보를 이루었다. 진보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TMD(Tuned Mass Damper)는 유닛의 서라운드 에지 부분에 서스펜션 구조물을 몰딩해 유닛 작동에서 생기는 공진을 드라마틱하게 줄였다. 그 결과 1kHz에서 4kHz에 이르는, 인간에게 가장 민감한 대역의 주파수 특성을 개선했다. 또 하나는 NIC(Neutral Inductance Circuit)라는 기술로서 마그넷 내부에 페러데이 링(Faraday Ring)을 삽입해 해상력 및 다이내믹스를 증강시킨 사례가 있다. 이 외에도 베릴륨 트위터의 후방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해 고역 반응 특성을 개선해냈다.
한 가지가 더해진다. 바로 디자인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도시 디자인에 선정된 프랑스 생 에띠엔느에 위치한 포칼. 그들은 스피커 디자인에 관해서도 독창성과 예술성을 추구해왔다. 바로 세계적 디자인 그룹 ‘피노 앤 르 포르쉐’가 포칼의 디자인 파트너다. 가구와 장난감, 벤틀리와 마세라티 사운드 익스피리언스 디자인 등을 담당했던 그들의 창조적 감성이 포칼 스피커 디자인에 녹아들었다. 여타 하이엔드 오디오의 지나친 남성성과 달리 세련되고 화려한 디자인은 이렇게 포칼에서 반전을 이루어내며 새로운 DNA에 새로운 정보를 써나갔다.
Kanta N°2
처음 마주한 Kanta N°2 는 약 112cm 의 늘씬한 바디에 약 35kg 무게로 한 눈에 봐도 기존 포칼 디자인과 첨예하게 비교된다. 특히 마감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전면 매플은 보편적인 MDF가 아닌 HDF, 즉 ‘High-density Polymer’ 소재를 사용해 매우 견고하면서 통울림을 억제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배플 색상을 하이 글로스 블루, 화이트, 블랙 래커, 옐로우 등 상당히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해 선택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옆에서 보면 예리한 각도로 배플을 구부려놓았는데 이는 각 유닛의 주파수 반응 속도에 따른 시간축 일치를 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리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디자인에 있어 인테리어 측면의 심미적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유닛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차원으로 흘러가고 있는 포칼의 신기술을 엿볼 수 있다. 트위터는 베릴륨 진동판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후방 디자인을 대폭 수정했다. 유토피아 EVO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새대 IAL3 기술이 적용된 트위터가 그 주인공. 기존에 포칼의 스피커에서 사용했던 IAL(Infinite Acoustic Loading)과 IHL(Infinite Horn Loading)의 설계 기술을 융합해낸 것이 바로 IAL3다.
중역을 담당하는 미드레인지는 맨 상단에 위치시켰는데 여기엔 TMD 서스펜션과 NIC 모터 설계를 모두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트위터 아래에 위치한 베이스 우퍼 또한 NIC 모터를 적용해 포칼의 최신 기술을 모두 녹여놓은 인상이다. 미드레인지 유닛 및 베이스 우퍼 두 발의 구경은 모두 하나같이 6.5인치. 포칼에서는 공식적으로 320ft2에서 750ft2 공간, 평수로 계산하면 약 9평에서 21평까지 모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일명 아마(亞麻)라고 불리는 Flax 진동판의 사용이다. 겉으로 볼 때 마치 지푸라기를 엮어놓은 듯한 모습인데 보기보다 상당히 견고하며 가볍고 특히 댐핑 성능이 뛰어난 특성을 가진다. 사실 Kanta N°2 의 여러 기술적 특징 중에서도 베릴륨 트위터와 Flax 미드레인지 및 우퍼의 음색적 조합이 이루어내는 사운드 변화가 가장 크다.
3웨이, 4스피커 타입 Kanta N°2는 사진상으로 보던 것보다 상당히 큰 볼륨을 가지며 초저역까지 재생하는 모델이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중, 저역 사이를 260Hz에서, 중, 고역 구간을 2.7kHz에서 끊었고 총 재생 대역은 +/-3dB 조건에서 35Hz 조저역 상단에서부터 40kHz 초고역까지 재생 가능하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으로 보편적인 수준이지만 최저 임피던스는 약 3.1옴으로 꽤 낮게 내려가는 편이다. 하지만 재생시 크게 앰프의 선형성을 요구하며 까다롭게 굴진 않는 편이다.
셋업
잊은 것이 두 개 있다. 하나는 Kanta N°2가 2,83V/1m 기준 91dB 능률을 보인다는 점이다. 보편적 기준으로 볼 때 그리고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의 능률이 자꾸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꽤 높은 쪽에 속한다. 그만큼 작은 앰프 출력에도 큰 소리를 얻어 공간을 장악하기 쉽다는 의미다. 그 안엔 포트, 아니 벤트 설계도 작용했다. 포칼에서는 ‘Power Flow’라고 명명하고 있는 기술인데 벤트를 앞, 뒤로 하나씩 총 두 개를 설치해놓고 있다.
캐비닛 사이즈에 비해 쉽고 자연스러운 저역을 얻으면서도 압축되지 않은 저역 품질을 얻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벤트 디자인이다.
두번째는 자막(Zamac)이라는 스피커 받침대다. 일종의 트리거라고 할 수 있는데 총 4점지지 방식으로 스피커를 사뿐히 받히고 있는 모습이다.
테스트에서는 원래 공급되는 슈즈를 빼고 하이파이스테이의 인슐레이터를 사용해보았다. 더불어 자석 방식 그릴이 두 개 공급되므로 아이가 있는 공간에서도 쉽게 장착 및 탈거하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리스닝 테스트에는 레가 Osiris 인티앰프 및 소스기기로 웨이버사 시스템즈의 WCORE, WDAC3MKII를 사용해 WNDR 전송으로 룬을 사용해 진행했다. 이 외에 체르노프 Classic 인터, 스피커 케이블 및 헤밍웨이 전원 케이블 활용했음을 밝힌다.
리스닝 테스트
Patricia Barber - My Girl
A Distortion of Love
포칼의 핀 포인트 포커싱, 입체적인 음장감은 Kanta N°2에서도 여전하다. 예를 들어 파트리샤 바버의 ‘My girl’같은 레코딩에서 보컬은 물론 양 쪽 채널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다.
손가락 튕기는 소리까지 음상의 크기 왜곡이 거의 없고 그 위치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는 기존 포칼에 비해서 약간 저역 방향으로 내려와 있으며 특히 중역대의 디테일은 물론 음색적으로 따스한 온도감이 느껴져 긴장감이 덜하며 포근한 느낌이 더해진 점이 개인적으로는 고무적으로 판단되었다.
Freiburger - "J.S,BACH" Violin Concerto BWV 1041~1043
Freibruger Barock Orchestra
프라이부르거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트랙에서 음색적인 변화와 다시 한번 마주쳤다.
베릴륨 트위터는 더 진화한 형태의 IAL3가 적용되었다. 그러나 그보다 Flax 유닛 진동판 적용이 만들어낸 포칼 사운드의 변화는 지대한다.
날카롭게 번뜩이는 베릴륨의 고역 광채는 물론 개방감 넘치는 개방감과 입체감의 산실이다. 하지만 Flax 미드/베이스 유닛으로 인해
중역대에 온건한 배음 구조가 형성된다. 속도감이나 고역 해상도는 그대로지만 가장 예민한 중역대 변화는 현악의 질감 표현에서 매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Daft Punk - Get Lucky
Random Access Memories
중역은 물론 높은 저역에 이르기까지 Kanta N°2는 여타 포칼에 비해 담백하고 심지어 바삭바삭한 촉감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에서 질척이는 느낌 없이 빠른 풋웍의 속도감과 해상도를 보이지만 절대 냉정한 표정은 읽을 수 없다. 전반적으로 살집이 두터워졌고 잔향이 좀 더 길게 이어지면서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포컬이 이렇게 포근하고 편안한 포만감을 준적이 있던가? 물론 포칼 현역 모델들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인상이지만 좀 더 친근감이 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이를 제동하는 레가 앰프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사운드지만 분명 온건한 중역을 맛볼 수 있다.
Paavo Jarvi - "Beethoven" Symphony No.7 Movement 2nd
Deutche Kammer Philhamonie
음장감과 각 악기의 포커싱 능력은 여전히 포칼의 뛰어난 시간축 정렬 특성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파보 예르비 지휘,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의 베토벤 7번 교향곡 2악장에서 점층적으로 강해지는 에너지, 셈/여림 표현이 무척 예리하게 표현된다. 베릴륨 트위터에 힘입은 고역 표현은 상당히 입체적이지만 소리가 지나친 압축으로 인해 긴장되거나 딱딱해지지 않는다. 비로소 포컬에서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풍부한 배음 구조와 여유 있는 사운드를 듣게 되었다. Kanta N°2는 포컬 라인업에서는 별미라고 볼 수 있는데 단지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라인업으로 발전하리라 예상할 때 포칼로서 상당히 이색적인 시도다.
총평
단단한 표면 질감과 빠른 주파수 반응, 총천연색 스펙트럼이 선사하는 짜릿한 입체감. 지금까지 포칼이 주도면밀한 기술로 지탱해온 포칼 사운드의 특성들이다. 하지만 Kanta N°2에서 포칼은 한층 유연하고 풍성해졌고 상대적으로 포근한 질감을 융합시켜냈다. 운용 측면도 상당히 쉬워졌다. 하이파이클럽의 비교적 작은 룸(약 5m 정방형)에서 8옴 기준 162와트짜리 레가 Osiris의 볼륨 9시 정도로도 충분한 음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체감상 능률은 91dB를 초과했다.
Kanta N°2는 사운드 특색 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친근감을 가지게 만든다. 배플 색상과 마감에 대해서도 다양한 옵션을 통해 사용하는 환경에 대해 최대한 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칼 Kanta N°2 는 지금 이 시대, 보편적 리스닝 환경과 함께 소리의 완성도는 물론 다양한 음악 애호가에게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나만의 포칼이 아닌 우리 모두의 포칼이 되고 싶은 듯하다. Kanta N°2는 차세대 포칼의 대중화에 있어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tation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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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 3 way bass-reflex floor standing loudspeaker |
Drivers | Two 61/2" (16.5cm) Flax woofer with NIC motor 61/2 " (16.5cm) Flax midrange with TMD suspension and NIC motor 11/16" (27mm) ‘IAL3’ pure Beryllium inverted dome tweeter |
Sensitivity (2,83V/1m) | 91dB |
Frequency Response (+/-3dB) | 35Hz - 40kHz |
Low Frequency Point (- 6dB) | 29Hz |
Nominal Impedance | 8Ω |
Minimum Impedance | 3.1Ω |
Recommended Amplifier Power | 40 - 300W |
Crossover Frequency | 260Hz - 2,700Hz |
Dimensions (HxWxD) | 441/64 x 1241/64 x 1825/32" (1,118 x 321 x 477mm) |
Net weight (with front grille) | 77.2lbs (35kg) |
Packaging dimensions (HxWxD) | 4939/64 x 1617/32 x 2711/64" (1,260 x 420 x 690mm) |
Total weight (including packaging) | 88.2lbs (40kg) |
포칼 Kanta N.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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