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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클럽 어워즈 2017 올해의 기기
REVIEW   |   Posted on 2018-01-29

본문



<스피커 부문>

 

FOCAL SOPRA No.3 _ 이종학

 

요즘 포칼의 기세가 무섭다. 해외 오디오 쇼에 나가보면 항상 좋은 자리에서, 넉넉하게 공간을 장악하고, 최상의 일렉트로닉스를 붙여서 시연한다. 당연히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수많은 관람객들이 포진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마켓의 반응도 뜨겁고, 저널 또한 찬사일색이다. 포칼은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브랜드는 아니다. 역사도 오래되었고, 드라이버 메이커로서의 명성도 높았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야 정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느낌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실은 본 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된다. 그간 구축해온 수많은 기술들이 만개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단순히 음질 개선에만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주거 공간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아울러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많은 리뷰가 기술적인 부분에 할애되고 있는데, 이에 못지 않게 디자인적인 요소도 다뤄줘야 한다고 본다.

9597637e04a8c7126af8f0c00d2278d4_1517210개인적으로 본 기는, 최상급 유토피아의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로 절묘하게 조정한 것이 큰 매력으로 보인다. 또 기능과 형태가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일단 3개의 챔버로 나누되, 트위터부는 뒷부분에 금속 그릴을 삽입하면서 용적의 한계를 넘어섰다거나, 패러데이 링을 붙인 마그넷 시스템의 도입 등, 요소요소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있다. 거기에 약간 전위적인, 어떤 면에서 뮤지엄의 오브제로 보이는 외관은 매끈하면서 신선하다.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모마(MoMA)에 전시되어도 손색이 없는 만듦새다.

 

단, 본 기를 들이면 거실이건 룸이건 주변 인테리어를 새로 바꿔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다 버리고, 깨끗한 원색 톤으로 소파와 탁자를 맞춰줘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아내나 여친의 몫이므로, 그들의 손이 바쁘도록 놔둬라. 우리는 음악에 취하기만 하면 된다.

 

TAD MICRO EVOLUTION ONE _ 이종학

 

해마다 5월에 열리는 뮌헨 하이엔드 쇼에 가면, 꼭 들리는 부스가 하나 있다. 바로 TAD다. 나는 이 브랜드를, 적어도 한국에서는 “저주받은 걸작”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만듦새, 음, 디자인,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만, 그 한편으로는 별로 이윤이 남지 않는 수입 구조에 일본제라는 오명이 더해져서, 여간해서 소비자들의 손을 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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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앰프나 소스기 소개를 하면서 TAD의 제품을 사용했고, 그 때마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꼭 사고 싶다는 말도 여러 번 들었다. 그러나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뮌헨으로 시선을 돌리면, 정말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차 있다. 무엇보다 음이 좋다. 매우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악성을 자랑한다. 또 처음에는 대형기를 만든 다음 계속 다운 그레이드(?)해서, 어느새 본 기에 이르렀다. 정말 이래도 사지 않을 것이냐, 라는 느낌도 있지만, 한국의 전형적인 주거 환경을 생각하면, 이만한 스피커가 또 있을까 싶다. 그야말로 니어필드 리스닝에 안성맞춤인 제품이다.

 

사실 외관을 보면, 영한사전 크기라고나 할까? 높이는 41Cm에 넓이는 25Cm에 불과하다. 그런데 무게는 20Kg이나 한다. 자세히 보면, 상단에 있는 드라이버가 동축형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 16Cm 구경의 우퍼가 붙는다. 그 결과 36Hz~60KHz에 달하는 와이드 레인지를 얻고 있다. 이 사이즈에 36Hz까지 내려가는 저역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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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뮌헨 쇼의 부스가 상당히 큰 데다가 50여명에 육박하는 관객이 몰려들었지만, 이 제품은 별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이, 멋진 음을 들려줬다. 공간 구석구석을 풍성하게 음으로 채우고 있었다. 

 

따라서 객석의 반응도 긍정적이 되었다. 그래, 이 정도면 우리 집에서 사용할 수 있어, 모두가 자신감을 가진 표정이다. 나 또한 주저없이 좁은 방에서 악전고투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하이엔드의 퀄리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면서, 공간적인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좋은 선택이라 확신한다. 한편 본 기를 통해 TAD의 진가가 조금씩, 그러나 확고하게 우리애호가들에게 알려지길 희망한다. 

 


<앰프 부문>

 

Goldmund Metis 7 Integrated Amplifier _ 김편

 

개인적인 구매력 범위에서, 어떻게든 무리해서라도 단 한 대의 솔리드 스테이트 인티앰프를 들여놓는다면, 필자는 주저없이 골드문트의 ‘Metis 7’을 선택할 것이다. 지난해 리뷰하는 내내 골드문트의 상위 프리, 파워 분리형보다 훨씬 더 좋게만 들렸다. 그렇게나 애지중지해오던 ‘단품 DAC + 단품 프리앰프 + 단품 파워앰프’의 공식이 이 ‘Metis 7’의 일격으로 단숨에 무너졌다. 그만큼 내장 DAC의 성능과 앰프의 구동력이 출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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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신’에서 이름을 따온 ‘Metis’는 골드문트의 엔트리급 앰프 시리즈로, ‘Metis 7’은 지난 2016년 6년만에 새 ‘Metis’ 라인업으로 등장한 제품. 기본적으로 175W(8옴)의 인티앰프라서 형식상으로는 ‘Metis 5’(150W)를 잇는 후계기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상위 라인업인 ‘Telos 390.5’ 인티앰프를 승계했다. 왜냐하면 ‘Metis 5’에는 DAC이 없었지만 ‘Metis 7’에는 ‘Telos 390.5’와 동일한 스펙의 DAC(Alize 6)이 내장됐기 때문. 출력은 ‘Telos 390.5’(210W)보다 줄어들었지만, DAC 스펙은 오히려 24비트/192kHz에서 32비트/384kHz 및 DSD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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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까지 시청해본 일부 DAC 내장 초고가 인티앰프는 가성비에서 필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Metis 7’은 첫 곡을 플레이하자마자 자세부터 고쳐잡게 했다. 분해능과 사운드스테이징, 구동력 3박자가 웬만한 분리형을 넘어섰다. 스펙을 진일보시킨 ‘Alize 6’ DAC 모듈의 뜻밖의 선전, 광대역 재생과 구동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하이 스피드’ 앰프의 진면목, 공진과 노이즈를 제어한 각종 ‘그라운딩’ 기술의 가공할 위세를 동시에 느꼈다. 단언컨대, ‘Metis 7’은 최근 들어본 인티앰프 중에서 손에 꼽을 만한 웰메이드 제품이자, 골드문트 전체 라인업 중에서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제품이다.

 

Nagra Classic PREAMP Preamp, Classic AMP Stereo Power Amplifier : 김편

 

스위스의 나그라 제품들은 단단하고 디테일한 산업디자인의 상징과도 같은 그 무엇이 외관에 있다. 보다 보면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소리까지 저절로 듣게 되는 묘한 시각, 촉각, 청각의 매력이 있다. 2015년에 나온 솔리드 스테이트 스테레오 파워앰프 ‘Clssic AMP’, 2016년에 나온 진공관 프리앰프 ‘Classic PREAMP’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느 리뷰 때와 달리 모듈러미터의 바늘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화살촉을 닮은 볼륨 노브의 조작감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표면 섀시 마감가 볼트 조립상태는 어느 정도 매끈한지 확인하고 만지는 데만 꽤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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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보기에 프리앰프 ‘Classic PREAMP’의 외관 디자인은 2015년에 나온 ‘HD DAC’에서, 내부 설계디자인은 2013년에 나온 ‘JAZZ’에서 기원했다. 실제로 ‘Classic PREAMP’와 ‘JAZZ’ 모두 쌍3극관인 12AX7 2개, 12AT7 1개를 증폭단에 투입했다. 파워앰프 ‘Classic AMP’는 출력단에 채널당 2개의 영국 엑시콘사의 MOSFET을 투입, 푸쉬풀로 8옴에서 100W를 내는 심플한 클래스AB 증폭 방식. 참고로 ‘Classic’ 시리즈는 파워, 프리, 인티, DAC 모두 전면 폭은 277mm로 똑같고 높이와 안길이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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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프리 파워 순정조합이 들려주는 소리는 입자가 곱고 투명하며, 연주와 노래의 온갖 아티큘레이션을 생생히 들려주는 스타일. 이미징과 사운드스테이징, 포커싱, 구동력 등은 이미 누구나 가슴 한 켠에 담아둔 하이엔드 수준이다. 리니어리티가 좋은 쌍3극관을 초단에 쓴 진공관 프리앰프이 분해능과 광대역 특성, MOSFET 한 쌍만으로 최종 증폭신호를 만들어낸 파워앰프의 착색없는 구동력이 이끌어준 덕분이다. 어렸을 적 내 옆에 듬직한 ‘기계’를 두고 조종하고 싶었던 필자의 로망이 ‘Classic’ 프리, 파워앰프에서 완성됐다.

 

 

GOLDMUND TELOS 1000 NextGen & Mimesis 22H NextGen : 이종학

 

일전에 골드문트를 주재하는 레베르숑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골드문트는 소스기부터, 앰프, 스피커, 케이블 등 오디오에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을 다 만듭니다. 그 중에 가장 설계가 어려운 컴포넌트가 뭔가요?”

 

잠시 생각하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파워 앰프입니다. 약간의 노이즈나 험이 있다고 하면, 그게 증폭이 되어 큰 소리로 나오기 때문이죠.”

 

텔로스 1000 NextGen은, 잘 알다시피 모노 블록 구성에, 채널당 8오옴에 365W의 출력을 낸다. 그러나 스피커에 귀를 바싹 대고 들어봐도 적막강산이다. 일체 험이나 노이즈를 들을 수 없다. 

 

9597637e04a8c7126af8f0c00d2278d4_1517211또 하나의 포인트는, 와이드 레인지를 구축하면서도 하이 스피드를 양립하는 것이다. 이것 또한 불가능한 과제다. 아무래도 커버하는 대역이 넓어질수록, 중간 중간에 피크나 딮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선 피드백을 거쳐야 한다. 본 기는 일반 앰프의 재생 대역폭보다 무려 100배나 넓은 3MHz까지 재생한다. 당연히 체크할 대역과 항목이 많다. 그런데도 하이 스피드?

  

이런 말도 안되는 숙제를 풀어낸 것이 바로 본 시스템이다. 또 그게 “넥스트젠”(NextGen)이라는 이름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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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22H는, 별도의 전원부를 갖추고 있다. 전원이 안정될 수록 음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여기에 발열을 용이하게 만드는 다양한 고안들이 투입되었다. 최고급 소자를 아낌없이 투입해서, 프리앰프가 갖춰야 할 미덕을 극단까지 추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기간 동사의 제품을 들어본 경험으로 말하면, 정말 골드문트처럼 숱한 연구를 하고, 다양한 모색을 하는 메이커가 또 있을까 싶다. 또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어야만 제품에 도입한다. 그 관심의 영역이 무척 넓고 다양하다. 또 거기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본 세트는 바로 그런 자양분을 바탕으로 멋지게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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