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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전송” 나는 HDMI를 비롯해 USB 등 대중적인 컨슈머를 위해 생겨난 전송규격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떻게 보면 하이엔드 오디오 엔지니어링은 컨슈머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송 규격을 통해 얼마나 하이 피델리티를 추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데 시간을 허비해왔다. 보편적이고 사용이 쉽지만 그 기준은 일반 대중에 맞추어있지 신호 하나하나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수백번의 테스트를 거치는 오디오파일의 기준에 맞추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나는 USB 전송을 나의 시스템에서 영원히 제외시키려 해보았고 기능적으로 충분히 가능했다. 네트워크 스트리머를 사용하되 내부에 DAC가 내장된 제품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더넷 전송이라는 또 하나의 장벽과 마주치게 되지만 USB보다는 이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물론 나의 기준이지만 만족할만한 음질을 들려주는 DAC 내장 스트리머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뿐만 아니다. 메인과 서브, 두 개의 시스템을 운용중이며 별도의 홈 시어터 시스템을 운용중인 내게 USB 전송은 서브 시스템에서도 가동중이다. 책상 위의 시스템도 USB를 통해 음원을 재생한다. 더불어 저가의 네트워크 스트리머는 나의 기준에 USB를 대체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 결국 USB 전송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을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과연 계속해서 USB 전송 규격을 사용해야하는 것인가 ? 체르노프 USB 케이블은 이러한 최근 상황에 대해 다시금 고민의 불씨를 당겼다. “러시아 그리고 체르노프” 구 소비에트 연방시절 러시아의 과학 기술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초전도재료와 로케트 기술, 우주 항공기에 탑재되는 제트엔진, 탄소 섬유는 물론 군사 분야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의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총본산이었다. 이후 러시아의 과학 기술은 상업화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물리, 화학 생물 및 우주공학 등 제반 첨단과학에서 러시아의 위상은 여전히 높다.
체르노프 케이블에 대한 여러 자료와 동영상을 접했을 떄 ‘Made In Russia’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일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첨단 과학 및 원천 기술. 그리고 엄청난 자원 등은 이를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대로 이는 러시아라는 환경 안에서였기에 가능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옐친 시대 올리가르히라는 신흥 재벌의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한 커다란 수요도 이런 하이엔드 케이블의 개발을 부채질 했는지도 모른다.
실제 체르노프 케이블은 프랑스 포칼의 러시아 디스트리뷰터로서 2012년부터 함께하고 있다. ‘The Spirit Of Sound’와 ‘Difference to Discover’. 무언가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적재적소에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사실 그 중심엔 자동차 전장산업의 장밋빛 미래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엄청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고 케이블은 절대 빠질 수 없는 카테고리다. 이 부분에서 체르노프는 이미 성능을 검증받아왔고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오디오에 사용하는 케이블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수억대 럭셔리 카에 수천만 원어치 체르노프 케이블을 장착하는 것은 그만큼 체르노프의 성능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체르노프 클래식 USB” 이번에 입수한 USB 케이블은 체르노프의 클래식 라인업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체르노프 로고가 인쇄된 평범한 박스 안에 USB 케이블만 덩그러니 담겨 있다. 안그래도 전원 케이블 비교 시청 후 몇 가지 케이블을 방출할 계획이었고 몇 개 케이블을 골라낸 후 시스템의 변화된 사운드를 체크 중이었다. 바로 그 순간 체르노프 USB케이블이 들어왔다.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도 사운드 체크하기 매우 좋은 골든타임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많지 않았다. 아니 많이 할애하면 안 되었다. 사람의 귀는 간사해서 며칠, 아니 몇 시간만 지나도 새로운 사운드에 익숙해지며 기존의 사운드를 잊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 전에 일단 체르노프 USB 케이블의 면면을 잠시 살펴보기로 한다. 다른 여러 체르노프 케이블과 마찬가지로 클래식 USB 케이블 또한 러시아의 우랄산맥에 위치한 광산에서 채굴한 천연 구리를 소재로 사용한다. 그리고 체르노프는 마치 연금술사처럼 이 구리를 사용해 독자적인 정련과 제련 공정을 진행한다. OFC 등 무산소 동선은 그들의 이론에 배치되므로 산소를 제거하지 않는다. 대신 규소, 황, 게르마늄 등 신호 전송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을 제거하고 은, 금, 질소, 산소 등은 제거하지 않거나 그 잔존 량을 줄인다. 왜냐하면 후자는 일정 이하의 미량일 경우 영향을 주지 않거나 심지어 은이나 금 같은 경우는 음질에 있어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체르노프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오랜 연구 끝에 발견한 사실로서 체르노프는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한 도체를 BRC 라 부른다. 이는 마치 미네랄워터에 비유할 수 있는 도체로서 황금비율을 가진 도체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 USB 케이블은 바로 BRC 도체를 사용한다. 그리고 CAFPE 라고 명명된 체르노프의 독보적인 절연 기법을 사용한다. BRC 도체에 구리 박막 처리된 PET 외에 BRC 드레인 와이어 등 두 겹으로 절연되며 그 사이엔 효율적으로 공기층을 형성시킨다. 이로써 무척 뛰어난 절연율을 달성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재킷은 SPVC 그리고 외부엔 나일론 재질의 부드러운 슬리브를 입혀 매우 부드러운 촉감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클래식 USB 케이블에 사용된 BRC 는 두 가닥 연선으로 그 규격은 0.34 mm² (7 х 0.25 mm), 그리고 외경은 7mm 정도에 이른다. USB 2.0 규격 마감으로 반짝이는 커넥터와 금도금된 플러그를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체르노프 케이블처럼 USB케이블도 신호 전송에 가장 이상적인 길이를 제안하고 있다. 1미터, 1.65미터, 2.65미터 그리고 최대 5미터까지 총 네가지 터미네이션 길이를 부여하고 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테스트를 진행한 시스템은 다인오디오 C4 와 플리니우스 분리형 앰프 그리고 마이텍 Brookln DAC 와 솜오디오 sMS-200 네트워크 스트리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 케프 LS50, 솜오디오 sHP-100 헤드폰 앰프 겸 DAC 등도 사용되었다. USB 케이블을 PC 와 연결했을 때 그리고 네트워크 스트리머와 DAC 사이에 연결했을 때의 케이블에 따른 음질 특성 변화폭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수많은 환경에 따른 조건변수를 고려해야한다. 그러나 적어도 나의 시스템에서 체르노프 클래식 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적 변화는 매우 일관적이었다.
Eillie-Claire Barlow - Winter Wonderland Winter Wonderland 우선 클래식 USB를 적용했다고 해서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가 변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BRC 도체와 체르노프만의 독보적인 절연 시스템에 의한 하모닉스 특성 등은 매우 뚜렷하게 변화한다. 예를 들어 에밀리에 클레어 발로우의 ‘Winter wonderland’에서 그녀의 보컬 크기는 약간 더 풍성하게 들리며 보컬의 중역대 디테일이 상승해 매우 입체적으로 조망된다. 기존에 나의 시스템에서 테스트했던 클래식 스피커 케이블 등과 동일한 특성이다. 우선 고역이 활짝 열리며 시원하게 치고 올라간다. 예쁘게 꾸미는 듯한 제스처는 어디에도 없고 매우 솔직하다. 다소 거친 시스템에서는 중간에 출현하는 색소폰이 거칠게 들릴 수도 있을 만큼 디지털 소스 기기 플랫폼의 단점까지도 드러내준다. 상쾌하고 시원하며 입자들을 곱게 재단해 매끈하게 만들지 않으며 대신 입자들이 살아 꿈틀거리게 만든다. 특히 중역대 디테일과 표현력의 상승이 눈에 띈다.
Kenny Barron & Mark Sherman - Interplay Interplay 피아니스트 케니 바론과 비브라폰 주자 마크 셔먼의 악기가 양 쪽 채널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최근 많은 케이블이 타이트한 밀도감을 높이면서 배음을 깎아내는 특성을 자주 보인다. 그러나 과도한 차폐나 비효율적인 절연 등은 소리의 신호들이 억압하고 오히려 그 반대 경우보다 청감상 즐거움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클래식 USB 케이블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일본에서 리마스터링한 약간 건조한 음원을 듣다가 오리지널 LP를 듣는 듯한 청명함과 생명력의 보존이다. 말 그대로 순도가 무척 높다고 판단되는데 이것이 단지 음색적인 특성이 아니라 진정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 양의 증가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 테스트 결과 이 녹음에서 비브라폰의 높은 음계들을 이렇게 선명하고 풍부하게 느껴본 것은 클래식 USB를 사용했을 때뿐이었다.
Tommy Emmanuel & Martin Taylor - The Colonel & The Governor The Colonel & The Governor 기존에 듣던 소리는 상대적으로 스튜디오 모니터링 룸에서 플랫한 주파수 특성을 가진 모니터 스피커를 듣는 듯한 소리다. 사방은 흡음재로 처리되어 있고 반사음은 극히 적으며 스피커에서 쏟아내는 직접음 위주의 소리. 한편 토미 엠마뉴엘과 마틴 테일러라는 두 명의 비르투오조가 펼쳐내는 인터플레이는 마치 실제 연주자 앞에서 생생하게 쏟아지는 소리의 입자를 청각은 물론 피부로 직접 받아들이는 듯 생동감, 실체감이 높다. 요컨대 마치 라이브 콘서트를 레코딩한 인상이다. 비교를 위한 다소 과장한 표현이지만 에너지와 실체감, 추진력 등의 상승이 기대 이상인 것은 분명이다.
Vincent Warnier(Organ) - Saint-Saens Symphony No.3 ‘Organ’ Orchestre National de Lyon, Leonard Slatkin 카바이유 콜이 제작한 1878년작 오르간 사운드는 무척 편안하면서도 포근하고 편안한 사운드를 내는 악기다. 이 오르간이 리용 오디토리움에 설치된 이후 뱅셍 와르니에르와 레너스 슬래트킨이 리용 국립 교향악달을 이끌고 녹음한 ‘죽음의 무도’. 하지만 이 레코딩을 여러 시스템에서 재생해보면 마치 모래성이 부스스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나기 일쑤다. 품질이 떨어지는 USB 케이블에서는 종종 타이트하고 깔끔하게 들리지만 저역 다이내믹레인지가 축소되어 밋밋하게 재생된다. 클래식 USB 케이블로 재생해보면 다이내믹레인지를 축소하지 않으면서 마치 음악신호의 댐이 무너지듯 정보들이 콸콸 쏟아져 흐른다. 그리고 고역에서 낮은 저역까지 활짝 수문을 열고 빠르게 움직인다. “총평” 며칠이 지났을까 ? 나는 클래식 USB 케이블이 시스템에 정착되면서 점점 더 점층적으로 음질이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아주 조금씩 유연성을 추가하면서 본래의 사운드는 점점 안착되었다. 이젠 클래식 USB 케이블이 내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의 청각 인지와 변화에 대한 감청 능력은 확실히 다른 기관에 비해 간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USB 케이블의 포트폴리오 중 다른 것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중간 중간 몇 번의 되풀이되는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론으로 믿어도, 안 믿어도 좋다. 그러나 엔트리급 USB 케이블 하나가 이런 음질적 상승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은 분명 놀라울 정도. 머리라도 쓰다듬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결국 나는 체르노프 USB 케이블을 나의 시스템에서 떠나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불과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난 후였음을 이제야 확인했다. 작지만 큰 행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