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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RANGE REVIEW
총천연색 음향 스펙트럼
포칼 Scala V2 Utopia
포 칼
오디오파일 레코딩 및 DMM 마스터 커팅 기술 등으로 유명한 레이블 Stockfisch 가 있다. 레이블 대표 Gunter Pauler 는 따로 Pauler Acoustics 라는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이 레이블은 광대역의 현장음을 매우 사실적으로 녹음하는데 일가견이 있어 B&W 등 여러 메이커의 샘플러를 제작해주기도 한다. 그 중 [AYA]라는 샘플러는 독일 카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레퍼런스로 쓰인다. [Are You Authentic?] 의 준말인 이 샘플러에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된 ‘Fireworks’, 마치 국내에서 매년 열리는 여의도 불꽃놀이의 사운드를 채취한 듯한 소리는 전/후, 좌/우, 상/하로 산발적으로 터지는 불꽃들의 향연으로 눈은 물론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다.
프랑스 포칼의 최신 Utopia 라인업을 처음 들었을 때 뇌리를 스치는 것은 수많은 불꽃들의 향연과 같다. 아마도 이런 3D 서라운드, 벨기에의 Auro 3D나 돌비의 Atmos를 연상케 하는 입체적인 소리들의 향연은 포칼의 가장 두드러지는 음향 특징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유닛들의 날렵한 반응 특성과 각 주파수 대역들이 일사분란하고 정교하게 그리고 동일한 시간축 안에서 청취자의 귀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하늘 위에서 터지는 폭죽의 위치, 지하 재즈클럽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와의 거리가 리스닝 룸에서 구현된다. 나를 중심으로 모든 악기들은 정확한 거리차를 두고 펼쳐지며 사운드의 입방체를 형성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방 안의 콘서트 홀 같은 현상은 그냥 쉽게 몇몇 시중 유닛을 조합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Scala V2 Utopia
Scala V2 Utopia는 이런 입체적이며 빠르고 정교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 어떤 메이커보다 선도적으로 개발한 진보적 유닛을 탑재했다. 대표적으로 고역을 담당하는 베릴륨 유닛으로 베릴륨을 사용해 가장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것도 포칼이다. 순수, 퓨어 베릴륨 트위터를 생산하는 몇 안 되는 메이커로서 포칼은 베릴륨 트위터를 급진적으로 진화시켰다. Scala Utopia에는 IAL(Infinite Acoustic Loading)이라는 독보적인 기술의 2세대 기술이 적용된 베릴륨 트위터로서 공진 주파수를 더욱 더 낮추고 주파수 대역은 매우 넓어졌다. 게다가 고역은 물론 인간의 청감상 가장 민감한 대역인 2kHz에서 5kHz 까지 충실하게 커버한다.
베릴륨 트위터의 인상적인 진화는 전체적인 크로스오버 설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Scala Utopia 의 미드레인지는 보편적으로 2웨이 스피커에서 자주 쓰는 6 1/2인치 미드레인지다. 그리고 그 소재는 유리 섬유와 폼 소재를 샌드위치 형식으로 압착시킨 매우 가벼운 진동판을 갖는다. 게다가 매우 단단한 물성으로 음향 재생 측면에서 매우 탁월한 특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베릴륨 트위터는 초고역은 물론 중역대까지 선형적인 주파수 특성을 갖는다. 반대로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고역으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분산 특성이 베릴륨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Scala Utopia 는 2.2kHz에서 크로스오버를 설정해 베릴륨 트위터가 일부 중역까지 커버하게 만들었다. 대게 2웨이가 3kHz 근방, 3웨이에서는 4~5kHz에서 끊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다음으로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는 250Hz 구간에서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형성한다. Scala Utopia V2 에 적용된 베이스 우퍼는 무려 11인치. 최근 3웨이 스피커들이 대형 우퍼 한 발 대신 더 작은 우퍼를 두발로 나누어 담당시키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자신감은 W 콘의 3세대 진화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95년 플래그십 Grand Utopia 에 처음 도입되었던 W콘은 겉으로 볼 때는 유사해보이지만 그 내부는 매우 많은 변화를 거쳤다. 높은 내부 댐핑과 더 낮은 질량, 그리고 반대로 강도는 더욱 높이는 등 디스토션과 왜곡을 줄이기 위한 R&D를 통해 진화한 것. 그리고 무려 7년 후에 제 3세대 W콘이 완성되었다. Scala Utopia 의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에는 바로 3세대 W콘 드라이버가 삽입된다.
전체적인 유닛 구성과 그 특성, 구경의 결정과 탑재 패턴을 보면 포칼은 3세대 유토피아 라인업에서 추구하는 이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요컨대 고역은 더 높고 저역은 더 낮게 확장시켜 광대역을 추구하되 스피커의 능률은 떨어트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광대역에 고해상도, 입체감을 선사하지만 낮은 능률로 매칭의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것과는 반대로 매우 고무적이다. 실제로 상위 라인업엔 이런 포칼의 목표가 더욱 치열하게 실현된 EM 드라이버가 장착된다. Scala Utopia V2의 경우엔 28Hz 의 초저역에서 40kHz 초고역에 이르는 광대역이지만 동시에 공칭 임피던스 8옴에 92dB라는 탁월한 고능률을 동시에 이루어냈다.
포칼 유토피아 라인업은 사운드를 스피커를 통해 재생하는 데 필요한 진보적 기술의 총체다. 사실 베릴륨과 W샌드위치 콘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캐비닛 제작 기법은 특히 기존 2세대 유토피아에서 몇 단계 더 진화해 완벽히 새로운 디자인과 물리적 구조를 갖게 되었다. 예를 들어 Scala Utopia 캐비닛 설계는 FEA, 측 Finite Element Analysis 테크놀로지와 레이저를 활용한 주파수 간섭 측정법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단지 인간의 청감에 의존하지 않고 이론적 토대와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형상화된 디자인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베이스 우퍼가 각각 분할된 캐비닛에 탑재되는 형태다. 따라 후면은 마치 갑각류의 그것처럼 분리되고 휘어져 있다. 이를 포칼에서는 ‘Focus Time’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과거부터 이어져왔던 유토피아 라인의 DNA 같은 것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감상자의 위치에서 최적의 스윗 스팟을 쉽게 형성할 수 있도록 일부러 기울인 것. 더 상위 라인업으로 가면 이 배플의 기울기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Scala 같은 경우는 그것까지 지원하진 않는다. 이 외에 진동을 최소화기 위해 물리적으로 최적화된 뚜께의 MDF를 사용한 일종의 ‘Gamma Structure’ 캐비닛 설계가 이루어졌다.
셋 업
Scala V2 Utopia는 기존 오리지널 V1에 비해 비약적인 음질적 향상이 있다. 특히 우퍼의 경우 그 개선폭이 커서 저역 컨트롤이 수월해졌고 당연히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 또한 훨씬 향상되었다. 세팅을 위해서는 후면에 고역과 저역 레벨을 세팅할 필요가 있다. 이는 OPC+ , 일종의 위상 최적화 기능으로 고역과 저역 레벨 조정이 가능하다. 시청시는 디폴트 상태를 유지했다. 매칭한 앰프는 코드 CPA3000 프리앰프와 SPM1200MK2 파워앰프 그리고 오렌더 N10과 반오디오 Firebird MKII를 매칭했다. 하단에 포트가 있는 3웨이 광대역 저음 반사형 스피커로 92dB 능률의 스피커를 제동하는 데 있어서는 전혀 어려움이 없는 매칭이다.
리스닝 테스트
포칼 Scala V2 Utopia의 사운드는 그 설계 패턴과 구조가 정확히 사운드로 반영된다. 베릴륨 트위터는 작은 사이즈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역은 물론 가장 민감한 중역 일부까지 커버리지가 넓다. 또한 포커스 타임 등 시간축과 위상 정렬을 위한 노력은 매우 입체적인 정위감을 극대화시켰다.
- 제인 몬하잇의 ‘Taking a chance on love’같은 보컬 곡 하나만 들어봐도 제인이 스피커 중앙 후면에서 마치 고스트처럼 선명하게 서 있는 듯 보인다. 섬짓할만큼 정교한 핀포인트 포커싱은 유토피아 DNA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대역폭 자체가 워낙 넓고 고역은 탁 트여 있어 개방감이 두드러지며 마치 콘서트 홀 맨 앞에서 연주를 즐기는 듯 역동적이며 활달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대신 중역까지 내려온 베릴륨 덕분에 포근하고 따스한 촉감보다는 무척 빠르고 첨예한 해상력의 쾌감이 지배적이다.
- 코드 CPA3000의 볼륨을 15정도로 세팅해 넓은 풀레인지 시청실을 가득 메우는 음압과 함께 드넓은 스테이징을 입체적으로 형성한다. 능률이 높고 구동 자체는 어렵지 않는 편으로 예전에 들었던 V1과는 격세지감이다. 또한 포칼 유토피아의 또 하나의 DNA, 바로 매우 빠른 반응과 첨예한 컨트라스트 대비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빌 프리셀의 ‘Shenandoh’에서 근음과 배음의 대비는 밤과 낮처럼 뚜렷하며 배음은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져 뒷맛이 깨끗하다.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이 말끔하며 상쾌한 사운드인데 그렇다고 해서 배음이 부족해 건조하다는 느낌을 크지 않다. 비유하자면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마시는 콜라가 이런 맛일 것 같다.
- 자주 듣는 레퍼런스 ‘Jazz variants’에서 비브라폰의 고역 울림은 무척 상큼하며 배음이 끝없이 선명하게 뻗는다. 또한 그 위치가 3차원 공간 안에서 뚜렷하게 별처럼 반짝인다. 마치 별동별이 떨어지는 듯, 폭죽이 터지며 하강하듯 또렷하게 반짝이며 고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양쪽 채널을 오고 가는 악기들의 채널 분리도는 레퍼런스급으로 마치 청각을 실험하듯 엉키는 경우가 없이 빠르게 오가며 입체적인 무대를 선명하게 그린다. 뭔가 모락모락 촛불이 타오르는 듯한 유기적인 그라데이션이 아니라 갑자기 번쩍거리는 헤드라이트처럼 놀라운 이미징 능력이다.
- Scala V2 Utopia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가며 캐비닛 안에서는 어떤 브레이업 모드나 혼탁한 공진을 일으키지 않는 듯 탁한 잔향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피에를 블레즈의 ‘불새’를 재생하자며자 엄청난 광속으로 뛰어나오는 타악과 관악의 펀치력이 쾌감을 급조한다. 이후 현악의 신들린 듯한 동적 움직임과 복잡한 화성구조 등이 일사분란하게 분해되어 표현된다. 그 와중에서도 모든 악기들을 낱낱이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코드를 통한 저역 제동은 차고 넘친다. 그 저역은 바위 같은 펀치력보다 마치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하학적인 철재 구조물처럼 체계적이며 조직적이고 스피드와 해상력은 무척 높은 편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포칼은 유토피아 3세대를 기획하면서 매우 오랜 R&D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기존 버전에서 일부 완성되었던 기술은 한 단계 더 진화되었으며 더불어 전혀 생각하지 못햇던 타이밍, 위상 관련 성능이 추가되면서 얼티밋 하이엔드 사운드에 도달했다. 나는 가장 완벽한 시간축 일치를 갖는 스피커는 2웨이 북셀프나 플로어스탠딩 아니면 가상 동축이나 동축 그리고 정전형 스피커라고 믿는다. 적어도 시간축 정밀도에서 이를 뛰어넘는 3웨이 스피커는 손가락 안에 꼽기 힘들만큼 흔치 않다. 그 중 하나가 포칼이다. 그리고 Scala Utopia 는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광대역 3웨이 스피커 중 하나다. 강건하고 힘차며 활달하게 물속을 뛰어 노는 송어처럼 Scala Utopia 는 넓은 공간을 누비는 대 편성 클래식 그리고 하드 밥 재즈와 팝 음악에서 특히 강점이 크다. 마치 고정밀 분광기로 별빛을 분석하듯 Scala Utopia 는 빛의 속도로 음악을 분해해 총천연색 음향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
S P E C
Type | 3-way, floorstanding bass-reflex loudspeak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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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rs | 11"(27cm) “W” woofer Power Flower 6 1/2"(16.5cm) “W” Midrange IAL2 pure Beryllium inverted dome 1" (27mm) tweeter |
Frequency response (+/- 3dB) | 27Hz - 40kHz |
Response at - 6dB | 24Hz |
Sensitivity (2.83V / 1m) | 92dB |
Nominal impedance | 8 Ω |
Minimal impedance | 3.1 Ω |
Filtering frequencies | 250Hz / 2200Hz |
Recommended amp power | 40 - 500W |
Dimensions (H x L x D) | 49 1/8 x 15 1/2 x 26 3/8" (1247 x 393 x 670mm) |
Weight | 187.4lb (85kg) |
수입원 | 오디오갤러리 (02-926-9084) |
가격 | 39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