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링크
본문
종종 해외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는 브랜드지만 국내에서는 소개가 미흡한 브랜드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브랜드가 TAD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반가운 이름이다. TAD는 ‘Technical Audio Devices(기술적인 오디오 기기들)’의 약자로, 이름부터 오디오파일의 기계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실제로 이름에 걸 맞는 설계철학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조금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미 해외 매체에서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커다란 호평을 받고 있는 메이커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TAD는 일본 회사며 미국과 유럽에 지사를 두고 있다는 사실. 1975년부터 시작된 TAD의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면 혼 스피커로 유명했던 ‘익스클루시브’까지 그 연혁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큼 흔치 않은 베릴륨 유닛 채용으로 유명하며 동축 유닛을 탑재해 위상 에러가 적고, 정위감이 대단히 뛰어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 2018 멜론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는 TAD의 대표 준 나가하타(Jun Nagahata)와 세일즈 매니저 데이비드 홉스(David Hobbs)를 만나 직접 TAD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인터뷰어 : 코난
인터뷰이 : 준 나가하타(대표), 데이비드 홉스(글로벌 세일즈 매니저)
- 반갑습니다. 우선 각자 자신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데이비드 홉스 : 저의 이름은 데이빗 홉스이며 2년 동안 TAD에서 일해오고 있습니다. 원래 파이오니아에서 글로벌 세일즈 부서에서 근무했었고요. 이후 TAD가 파이오니어와 분리, 독립하게 되면서 정식으로 제안을 받아 TAD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약 20여년 정도 일해 왔습니다.
- 혹시 파이오니아 이전엔 어떤 회사에서 일하셨나요?
데이비드 홉스 : 파이오니아, TAD에 근무하기 전에는 모니터 오디오에서 근무했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영국의 그 스피커 브랜드 맞습니다. 그리고 혹시 히타치를 아시나요? 히타치에서도 오랫동안 근무했었습니다.
준 나가하타 : 이어서 저의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30여년 동안 파이오니아에서 일했으며 현재 TAD의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원래 세일즈 때문에 유럽과 미주 지역 등 여러 나라를 돌면서 영업 관련 일을 했었습니다. 결국 고향인 일본으로 돌아와 TAD에서 일하게 되었죠.
- 서울국제오디오쇼에 대한 인상은 어떻습니까?
데이비드 홉스 : 굉장히 전문적이면서 동시에 젊은 느낌입니다. 뮌헨 쇼 같은 경우는 음악 마니아 등 여러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반면 이 곳은 좀 더 하이파이 분야 마니아들에 집중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준 나가하타 : 한국은 가까운 곳이지만 일본에 비하면 오디오쇼 분위기가 사뭇 다르군요. 일단 일본에 비해 관객층 연령이 매우 젊습니다.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에요. 일본은 3~4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 TAD를 모르는 한국 오디오파일을 위해 브랜드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립니다.
준 나가하타 : TAD는 1975년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그 당시엔 프로용 스피커에 사용하는 유닛을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JBL에 근무했던 엔지니어가 합류하면서 스피커 유닛 제조를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죠. 1937년 파이오니아가 설립되었으니 굉장히 오랜 시절 이어오면서 스피커까지 그 사업을 넓혀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TAD와 파이오니아가 기술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봐도 되나요?
준 나가하타 :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AD 엔지니어나 운영자들이 파이오니아에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파이오니아와 온쿄는 몇 년 전 합병 절차를 밟았으나 TAD는 여전히 별도의 독립된 회사로 운영되고 있죠. 따라서 운영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 제품 기획과 설계는 모두 일본 본사에서만 이루어지나요?
준 나가하타 : 그렇습니다. R&D, 디자인 등 전 과정이 모두 일본 본사에서 독자적으로 이루어집니다.
- TAD의 설계 철학 그리고 추구하는 사운드란 무엇인가요?
준 나가하타 : TAD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사운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설계 철학은 오로지 뮤지션이 연주한 음악을 그대로 전달해줄 수 있는 오디오를 만드는 것입니다. 덜하거나 더하지도 않고 오직 녹음이 가진 순수한 정보를 그대로 전달해주고자 하는 것이죠. 그것은 뮤지션 및 레코딩 엔지니어 등의 작업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데이비드 홉스 : 밴드 이글스가 TAD 스피커를 사용해 음악 작업했을 정도로 정확한 감성 표현이 가능합니다. 최종적인 사운드는 TAD 의 담당 엔지니어들이 따로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테스트해 설계에 적용하구요. 대량생산이 목적인 메이커와 달리 설계와 제작 등 각 단계별로 개별 전문가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최종 사운드 또한 그렇게 개별적으로 테스트, 튜닝해 완성됩니다.
- TAD는 대단히 매력적인 동축 유닛을 사용하는데 어떻게 제작하는지 궁금합니다.
준 나가하타 : 모두 일본에서 직접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CST 드라이버라는 것인데 베릴륨 진동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직 TAD 스피커에만 적용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베릴륨 유닛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죠. 우리는 오랫동안 베릴륨 유닛을 만들어왔으며 꾸준히 진보시켜오고 있습니다. 베릴륨 유닛의 경우 약간의 공정상 착오에도 무척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정교한 작업을 요구하며 제조비용도 높습니다.
*CST : TAD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드라이브 유닛의 이름으로 ‘Coherent Source Transducer’의 약자다. CST 유닛은 고역을 재생하는 트위터와 중역을 재생하는 미드레인지 유닛을 하나로 합친 일종의 동축 유닛이다. 이로서 위상 에러가 적고 크로스오버 왜곡이 적다. 특히 TAD의 CST는 진동판을 광대역 초고해상도 사운드로 유명한 베릴륨으로 제작해 최대 100kHz까지 왜곡 없이 재생한다.
- 디지털 제품들의 개발 배경 등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준 나가하타 : 기본적인 설계 철학은 스피커와 동일합니다. 아주 정교하며 입력된 신호를 왜곡이나 훼손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 제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제품의 경우 마스터 클록까지 직접 제작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죠. 매우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는 소재 및 설계를 취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섀시 같은 경우도 알루미늄을 절삭해 물리적, 전기적 노이즈, 진동에 철저히 대비합니다.
- 다음 발매할 제품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준 나가하타 : 자세한 내용은 비밀입니다(웃음). 우리는 대게 2년 정도 개발 기간을 충분히 갖은 후 제작에 들어갑니다. 매년 새로운 제품으로 갱신하는 메이커와는 다릅니다. 아마도 스피커 하나 그리고 컴포넌트 하나가 차후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오디오파일에게 인사 한마디 하시죠.
데이비드 홉스 : 한국 오디오파일은 TAD를 잘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오디오파일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우리 부스 외에도 여러 부스들이 굉장히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오디오파일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상당히 놀랍습니다. 더불어 중 장년층은 물론 젊은 관객들이 많은 것도 흥미롭습니다. TAD는 무척 정직하고 순수하게 음악을 전달해주며 클래식은 물론 록,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고르게 소화할 수 있는 스피커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 그렇군요.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준 나가하타, 데이비드 홉스 : 네. 감사합니다.
이번 2018 멜론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두 개의 TAD를 들을 수 있었던 건 좋은 경험이었다. 하나는 TAD 레퍼런스 원 MK2 그리고 또 하나는 TAD 마이크로 에볼루션 원이었다. 청음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얇고 가늘어 때로는 피곤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반면 TAD 스피커는 상당히 굵고 웅장하면서도 출중한 대역 소화능력과 다이내미즘을 선보였다. 애초에 세일즈 매니저 한 분과 인터뷰하기로 약속되어 있었으나 사진으로만 보던 대표가 함께 자리 해주어 TAD의 역사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의 이름처럼 독보적인 기술로 무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더불어 스피커 외에도 디지털 소스기기와 앰프 등의 면면을 볼 때 국내에서도 앞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