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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김 편, 성연진, 오승영 평론가
포칼(Focal)은 의욕적으로 모델 체인지를 단행하여 구성과 사운드를 일신(一新)했다.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토피아의 라인업은 세 번째 버전인 에보(Evo) 시리즈에 진입했고, 새 라인업 ‘칸타(KANTA)’도 추가되어 포칼의 라인업은 더욱 세분화되었으며, 상하간 간격은 치밀해져 오디오파일들은 확장된 제품들을 놓고 좀더 근거리에서 관찰을 해야 하는 즐거움이 생겨났다.
오디오 갤러리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서로 다른 위치와 시스템으로 세 가지 스피커를 연속 시청했다. 시청곡은 시스템별로 서로 다른 각 2곡씩 총 6곡으로 진행되었고, 각 제품의 컨셉과 가격등급에 맞는 실질적인 조합으로 시청을 해보았다. 유토피아의 업데이트 두 기종(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에보,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은 밀폐된 룸에서 시청을 했고, 톨보이로 개발된 칸타 N.2 는 오픈 된 공간에서 시청했다. 그리고 위치를 이동해가면서 시청을 진행한 후에는 마지막 제품을 시청한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에보가 있는 메인 시청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Maestro Utopia Evo
* Matching : (Goldmund) Mimesis 22H NextGen, Telos 1000 NextGen , Eidos 36U
* Play list : Vivaldi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4-2> / Il Divo - <Si Tu Me Amas>
Scala Utopia Evo
*Matching : (Goldmund) Telos 590NextGen + Eidos 17
*Play list : The Alan Parsons Project - <Sirius, Eye in the Sky> / Meav - <One I Love>
Kanta N2
*Matching : (Musical Fidelity) M6 Encore 225
*Play list : Louis Capart & Duo Balance - <Au Large Du Gueveur> / M. Falla - Opera <La Vida Breve(허무한 인생) 中 'Spanish Dance'>
우선,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에보(이하 ‘마에스트로 에보’)의 경우는 앞에 들은 두 스피커에 비해서 확실히 다른 게 있었어요. 특히 같은 라인업의 하위 모델인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이하 ‘스칼라 에보’)보다 중량감의 차이가 더욱 느껴졌습니다. 이 두 기종은 대역 차이가 불과 4Hz 밖에 나지 않지만 스칼라에는 없는 중량감이 전체 대역밸런스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위력을 안겨줍니다.
두 기종의 비교차원이 아니라 이것은 준 플래그십에 걸 맞는 위용(威容) 같은 것으로 느껴집니다. 대역구간 구분도 선명해서 바이올린 독주 부분을 들어보면 미니모니터로 순간 변신한 듯한 또렷한 묘사와 포커싱을 보여줍니다. 마치 두 개의 스피커를 자연스럽게 포개어 놓은 듯 높은 대역만 재생될 때에는 선명하게, 전체 대역이 한꺼번에 나올 때에는 규모감 있는 재생 속에서 해상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대 전후간 깊이의 묘사에서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시청공간의 크기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스칼라 에보는 시청 시 깊이 있는 무대재생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마에스트로 에보와 같은 환경에서 바로 옆에 세워놓고 시청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김 편 : 네. 뎁스(depth)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마에스트로 에보를 이 방에서 시청 하니 극장에서 듣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스칼라 에보는 스튜디오 느낌이었어요. 같은 현장이라도 스칼라 에보는 가까운 거리에서 듣는 것 같았고, 마에스트로 에보는 객석에서 듣는 듯 멀리까지 뎁스가 느껴져서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오승영 : 맞습니다. 스칼라 에보 얘기를 할 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스칼라를 듣는 환경은 딱 스튜디오에 앉아서 듣는 모니터 같았어요. 제품의 상대적 사이즈와 시청실의 환경이 그렇게 들리게끔 만든 것 같습니다.
성연진 : 마에스트로 에보는 공통적으로 딱 들으면 알 수 있는 게 우선 스케일과 대역에 있어서도 아래쪽으로 한참 더 내려가고 위쪽으로는 시원하게 뻗쳐 올라가서 전반적으로 와이드 레인지의 인상이 강합니다. 처음 들었던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만 해도 바이올린 소리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뒤쪽에 있는 저현악기들의 저음 울림입니다. 원래 이런 편성 곡에서 들을 수 있는 건 바이올린의 움직임이나 현의 화려함인데, 스피커의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에스트로 에보로 시청했을 때는 저음의 움직임과 저음이 꽂히는 순간 임팩트 있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앞에 들었던 스피커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죠.
또한 끝에서 저현의 울림을 풀어내는 능력을 보면, 말씀하신 대로 스펙상의 대역은 차이가 작지만 실제 청감상의 차이는 체급이 전혀 다른 정도가 아닌가 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같은 공간, 같은 시스템의 시청이 아니라서 스칼라가 약간 손해를 보는 듯 한데, 동일한 환경이라면 어떨까 하는 궁금한 마음이 오히려 마에스트로 에보를 듣고 나니까 더욱 커집니다.
김 편 : 아까 볼륨 얘기를 하셨지만, 저도 큰 음량이 아니었음에도 음의 압력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신기했거든요. 보통 저역이라고 하면 펀치력이라고 하는 가시적인 느낌을 체험하는 것이었는데, 저역이 언제 나오고 있는 지도 모르는 채 압력을 느끼고 있는 점에서 ‘실력기’이구나 싶었습니다. 용적과 직결되어 우퍼 두 발이 발휘하는 실력이라고 여겼습니다.
오승영 : 그 다음으로 마에스트로 에보에서는 소위 ‘헤드룸’의 여유가 느껴졌어요. 앰프의 기여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피커 자체가 받아들이는 능력도 악기 수와 대역을 조금 더 늘려가도 넉넉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스피커는 피치를 바짝 올려서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에스트로는 좀더 촘촘하게, 그리고 피치를 올려도 될 구간들이 보이는 듯 해요.
김 편 : 그런 의미에서 스피커가 완전히 사라지는 느낌은 마에스트로 에보가 탁월한 것 같아요.
오승영 : 그렇죠? 셋 중에 공간환경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김 편 : 이 세 스피커를 들으면서 요리를 하는 셰프의 모습들과 비교해봤는데요. 완숙미와 같은 면에서 마에스트로 에보는 이원복 셰프가 생각 났어요. 화려한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그런 스타일이랄까요.
오승영 : 놀랍습니다. 그런 비교를 하시다니.
김 편 : 그리고 스칼라 에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아, 이건 배울대로 배운 샘 킴 같구나.’ 싶었어요. 3연승, 4연승 달릴 때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품질의 모니터 같은 능력을 확 보여주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처음 시청했던 칸타(KANTA N.2)는 혈기방장(血氣方壯)하고 액션에 강한, 노출력이 좋은 최현석 쉐프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승영 : 최현석 쉐프 얘기하실 줄 알았어요. 재미있는 비유이고 저 역시 공감합니다. 실제로도 뚜렷한 성향 차를 보여주었던 것 같고요. 이 세 기종을 구분하자면 마에스트로 에보와 스칼라에보는 하나의 묶음이고, 칸타는 다른 제품인데, 이 세 기종간의 구간이 상당히 분명해 보입니다. 오디오 갤러리 측에서 서로 다른 컨셉을 지향하고 세팅을 해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 특히 스칼라 에보는 그 방에 맞게 최적화된 세팅이라서 상당히 다르게 들렸으며 서로의 용도가 분명히 구분되어 보였어요.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에보를 청음 중인 (좌로부터)성연진, 오승영, 김 편 평론가
성연진 : 분명 이 좌담회가 오늘 하루에 시청을 마치고 완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들어본 소감으로는 시청 조건 자체가 제약이 있지 않나 싶어요. 만약에 지금 이 공간에 세 스피커를 함께 세팅해 놓고 같은 앰프로 시청을 해서 실력을 논의한다면 좀더 정확한 얘기가 될텐데말이죠.
오승영 : 물론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용도별, 시스템별 시청을 해서 얘기를 하는 자리라고 봐야죠.
성연진 : 그러니까 시청기 자체가 제품 하나를 선정해서 같이 시청 해야 하는데, 급이 서로 다른 제품을 서로 다른 앰프로 시청해서 얘기 하려니 제품별로 당연히 득실차이가 있습니다. 나중에 레퍼런스적 기준을 갖춘 시청의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칸타의 성능에 대해서는 제대로 판단할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오승영 : 네, 공감합니다. 그게 일반적인 특정 기기의 리뷰 시에 하는 접근을 확장시킨 방식이고요. 현재의 취지는 등급이 다른 세 제품의 순위를 매기자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그 시스템에서의 그 스피커’를 얘기하는 자리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성연진 : 예를 들어 스칼라 에보의 경우도 매우 좋은 스피커인데, 여러 버전을 거쳐왔어도 모니터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늘 시청으로는 모니터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공간적인 문제, 앰프에 대한 편차, 그리고 시청곡 선곡에 있어서도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스테이지, 입체감, 어쿠스틱 이런 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믹싱하여 만들어 낸 소리로 들려서 평면적이고 대역폭, 질감만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외의 사항들을 찾아내기는 어려웠을 거라 봅니다.
그런 면에서 마에스트로 에보로 비발디의 곡을 들었을 때에는, 클래식의 어쿠스틱한 분위기 안에서 듣는 순간부터 공간이 열리고 ‘와, 이렇구나’ 라고 반응하게 되는 현상이 있었다는 건 아쉬웠습니다.
김 편 : 그건 꼭 이번 좌담회에서 느낀 아쉬움이 아니라 리뷰어가 마주치는 한계점 같습니다. 일반적인 제품 리뷰시에 종종 발생하는 어려움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공간이 아닌, 시청 환경이 다른 곳에서의 시청 문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제품의 본질을 찾아내려는 작업, 그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승영 : 그래서 조회수가 하루에 만 명이 넘어가는 블로거들을 불러서 하는 시청기가 아니라 오디오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세 사람을 초빙한 이유가 그런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환경으로 인한 재생품질의 차이를 소비자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나 핸드폰과는 리뷰의 방식이 좀더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게 오디오 리뷰의 원론적 입장이겠지요. 게다가 복수의 제품을 비교한다는 작업 자체가 상당한 시청의 기술을 요하는 일이니까요.
아니라면 좋겠지만, 새 제품을 소개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일 제품이 아닌 조합을 추천하는 것은 수입사나 브랜드 관리자의 당연한 노력이고요. 물론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적나라한 조명을 바랄 수 있겠지만 그 또한 평가자의 주관적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고요. 여하튼 리뷰에 대한 원론적 얘기로 길어졌는데, 지금의 대화는, 앞서 말했듯이 ‘그 시스템과 그 환경에서의 소리’로 설명하는 게 오늘 좌담회의 목표입니다. 그러니까 ‘마에스트로 에보는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소리가 났고, 칸타 N.2는 이보다 평범한 제품과 환경이지만 그에 걸 맞는 앰프와 시스템으로 이러한 소리가 들리더라.’ 라는 설명은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물론 지금 저희들이 얘기하는 적나라한 비교의 기회도 갖게 되었으면 바랄 게 없겠고요. 동일한 환경을 갖추고 세 가지 스피커를 바꿔가면서 시청해보는 것 같은 시청 말이지요.
성연진 : 시청기와는 다른 얘기지만, 아니면 이런 기회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칸타 N.2 한 가지만을 이슈로 해서 서로 다른 앰프와 환경에서 시청을 해보는 거죠. 그러면 이 스피커의 성능은 어느 가격대의 앰프에서는 이러이러하고, 높은 가격의 앰프를 사용하면 어떠하다는 정도의 평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편 : 그리고 아까 스칼라 에보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첫 음악을 들었을 때 ‘아, 지금 앰프가 스피커를 장악하고 있구나’ 싶었던 건, 상대적으로 칸타 N.2의 성능을 시청앰프가 못 끄집어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앰프가 이 정도가 되어야 stop and go도 되고 댐핑을 발휘하겠구나 싶었는데, 칸타 N.2는 그런 면에서 조금 손해를 봤다고 생각되었어요.
오승영 : 유토피아 두 기종은 전용룸이 있는데 비해서 칸타 N.2는 사방이 뚫려 있는 곳에서 시연을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요. 칸타와 조합을 한 뮤지컬 피델리티 앙코르 225의 경우는 물론 가격면에서 골드문트와 비교할 등급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성향과 스타일이 많이 다른 데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베이스를 절도 있게 통제하고 정확한 타이밍으로 소리를 내는 두 유토피아 제품들과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뮤지컬 피델리티의 경우는 올인원을 지향해서 제작하느라 제작자가 타협하고 생략한 것들이 있어서 그렇지, 여전히 앰프로써 매력적인 음색을 지니고 있는 훌륭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칸타도 골드문트 앰프와 매칭을 하면 어떤 소리가 될 지 대략 짐작이 되는데요. 뮤지컬 피델리티와의 조합에 매력을 느끼는 사용자도 많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가격상의 타협이 아니라 해도 말이지요.
성연진 : 골드문트에 비해서는 느리고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겠어요.
오승영 : 그냥 들었을 때는 모르지만 골드문트와 그 자리에서 비교했을 경우엔 그렇겠어요. 투명도에서 일단 차이가 있으니까요. 마에스트로 에보 얘기를 마저 한다면, 저역의 품질 얘기인데 일 디보의 음악을 예로 들어보면, 뭔가 타이트하게 잡아서 통제를 해놓고 끝을 살짝 풀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는 일 디보 음원의 특징은 저역의 양감이 매우 많은 스타일입니다. 그게 과하게 들릴 경우 느끼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데, 마에스트로 에보를 통해서 들은 일 디보는 그 반대로 건조해지기 직전까지 다듬어서 들려주고 있습니다. 윤기를 어느 정도 남긴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중립적인 재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두 제품이 같은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죠? 스칼라 에보에서 들었던 <Eye In the Sky>는 자연스러운 재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이 곡은 오디오파일의 기준으로 녹음이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전후간 입체감이나 해상도가 세대를 초월한 명작이었다기보다 다양한 악기를 좌우로 다양한 위치에 반짝거리게 배열하는 작업으로 명성을 얻었던 녹음인데, 보컬이 시작되었을 때 외곽선이 예리하지는 않지만 사실적으로 눈 앞에 나타난다는 점은 그런 특성을 반영한 좋은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를 따라서 현악기들이 살짝 올라오는 장면들도 악기 음색을 반영해서 섬세하게 잘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다만, 시청거리의 특성상 모니터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던 건 스튜디오 마스터링 시의 거리에서 시청을 하는 상황과 유사한 공간의 크기 때문이었던 것 같고, 덕분에 이 <Serius, Eye In the Sky>로 이어지는 연주를 근래 최고의 품질로 시청했던 것 같습니다. 매우 좋았어요. 반짝거리지만 어딘가 둔탁하고 덜 입체적이라고 생각했던 이 음원을 최고조로 들려주었습니다.
김 편 : 스칼라 에보의 경우는 청취거리가 가까웠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마에스트로 에보보다 투명도 면에서 직접 샤워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원더우먼이 타고 다니는 투명한 비행기가 떠올랐죠.
(일동 웃음)
오승영 : 상상력이 굉장히 풍부하시네요. 쉐프에서 원더우먼까지. 정말 재미있네요.
김 편 : 음 하나하나가 까발려지는 듯이 나타나는 그런 쾌감이 생기더라구요. 이런 점들이 괜찮은 스피커다라고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오승영 : 단어의 선입관이 있어서 리뷰를 쓸 때 ‘모니터적이다’라는 말을 신중히 써야 하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스터링 모니터를 하는 상황과 비슷했어요.
성연진 : 스칼라 에보도 그렇고 마에스트로 에보도 그렇고 전작과 비교해서 얘기해본다면, 그래도 저역이 이전에 비해서 정제되었다고 할까? 그런 게 느껴졌고, 어떻게 보면 저역에서 고음까지의 이음새나 대역의 밸런스가 유기적으로 매끄럽게 처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작은 아래 대역으로 내려갈 수록 더 과해지는 느낌이 있었고, 그게 컨트롤이 쉽지도 않고 컨트롤을 목표로 하는 것 같지도 않는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지금 새 마에스트로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레벨까지는 매끄럽게 잘 처리해 놓았으며, 50Hz 미만의 대역으로 그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손을 떼고 풀어놓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저역이 웅~ 하고 소리를 내면 초동음까지는 딱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데 끝으로 가면 훅~ 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모습이 어쩌면 이 스피커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전작과 신작의 차이는 그 부분에서 크게 보였습니다. 포칼의 저역에 대한 고집(?), ’우리는 이 정도의 양감은 지녀야 해’와 같은 메시지로 들려요.
마에스트로 에보의 경우, 이렇게 낮은 대역에서 풀어놓는 스타일은 일반 가정에서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겠어요. 어느 정도의 앰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스케일이 크고 다이내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세팅을 대충 해놓고 듣게 되면 위 아래 저역이 서로 따로 놀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용자나 세팅하는 사람의 스킬에 따라 퍼포먼스의 품질은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30~50평 사이의 아파트 거실에서 듣기에는 스칼라가 밸런스나 양감의 측면에서는 조여져 있으며, 단단한 느낌을 주어서 사용하기 쉽고, 어쿠스틱에 더 잘 맞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마에스트로 에보는 전작에 비해 중고역이 더 선명해진 것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특히 보컬에서 나오는 치찰음, 파찰음,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허밍 같은 음들은 가격이 낮은 스피커들로 갈 수록 거칠고 쇳소리처럼 쏘는 느낌이 나는데 비해 확실히 마에스트로 에보를 통한 고역은 매끄럽고 전작에 비해 정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포칼에서 느껴지는 약간은 밝고 경쾌한 톤이라든가 중역에 대한 적절한 두께감 등이 살아있으며, 전작에 비해 중저역에 대한 개선점과 고역에서의 입자감들이 진보된 차이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를 청음 중인 (좌로부터)성연진, 오승영, 김 편 평론가
오승영 : 저도 비슷하게 들었지만, 음악으로 들었을 때의 느낌과 테크니컬 변화는 서로 개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에보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물리적으로 변경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드라이버가 우선 다 바뀌었고, 크로스오버를 새로 설계했으며, 그에 따라 멀티앰핑이 가능하도록 바인딩포스트가 새로 교체되었죠. 물론 한 자리에서 신-구 제품을 비교해보면 좀더 분명해지겠지만, 구형제품을 들어왔던 경험을 기반으로 얘기하자면, 신형은 전반적인 뉘앙스가 부드러워졌다는 점을 예로 들겠습니다. 음의 그라데이션이 부드럽게 처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IAL 드라이버의 사용이 가장 결정적이겠지만 이 특성은 하이패스 필터에서의 변화가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그 성향은 신형 유토피아만의 특성은 아니고 칸타에서도 유사하게 느꼈습니다. IAL 드라이버를 쓴 모든 기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성향일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전에 포칼 스피커 사용자들의 시스템을 들으면서 제 성향과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강하고 선명한 것은 좋지만 뭔가 과도하게 타이트해서 끝에서 숨 쉴 공간을 약간 열어놓았으면 좋겠다 싶었던 점입니다. 사용자들의 요청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의 컨셉을 변경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선이라고 하기보다 변동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중저역이 타이트했었는데 그 또한 어느 지점부터 풀어놓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숨 쉬는 공간을 마련한 듯 해서 예전의 포칼이 어떻게 해도 유사한 소리가 났었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는 사용자가 어느 정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이앰핑에 대한 구성도 가능한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성연진 : 비용이 문제겠네요.
오승영 : 네, 비용과 스킬이 필요하겠지만 이 신제품들의 큰 의미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은 그냥 쓰실 것 같긴 합니다만…
칸타 N.2를 청음 중인 (앞줄 좌로부터)김편, 성연진, (뒷줄) 오승영 평론가
성연진 : 소비자들이 외형적으로 보기엔 거의 달라진 게 없다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오승영 : 마감이 달라졌습니다. 마감의 변화도 사용자에겐 의미가 큰 페이스리프트입니다.
성연진 : 물론 외관의 변화가 없을 만큼 기존에 이미 잘 설계되고 기존의 포맷을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가 될 지 모르겠지만, 상품적인 가치로 판단했을 때 구형과 신형의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건 왜 더 비싸지? 라고 생각할 수 있고, 들어보고 느끼기 전에는 수긍할 수 없는, 정당화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마감 이외에 작은 변화라도 주었어야 싶은 생각입니다.
오승영 : 이 유토피아의 폼 팩터는 어딘가 작은 곳에 손을 댄다고 해도 전체가 다 흔들릴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그랜드 유토피아 EM 개발 스토리와 화이트 페이퍼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장황하기도 한 그 글에서 얘기하는 자부심은 대단하더군요. 거기 쓰여진 메시지는 ‘이 스피커는 자체로 완벽하다.’ 입니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변경시킨다는 건 전체의 변화를 의미하는 큰 움직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포칼 스피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색상도 색상이고 마감도 마감이지만, 디자인의 밸런스 입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시각적으로 분리되어 보이는 상단 약 1/5 지점까지의 헤드를 두고 하단으로 가면서 스커트 폭을 넓히지 않고 반듯하게 일자로 내려오는 디자인이 아주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 폼 팩터가 색깔과 마감과 결합되어 빛을 발하는 거지, 안 그랬다면 둔하거나 왜소하게 보였을 거예요.
뛰어난 디자인은 포칼의 힘입니다. 오디오에 관심 없거나 포칼이 어떤 제품인지 모르는 사람이 보았을 경우에도 자동차의 경우처럼, ‘멋있다’, ’갖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포칼 스피커 사용자들을 보면 구형 시절부터 풀어서 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무슨 얘긴가 하면 이 스피커는 단정하면서도 고집스럽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는 특성을 이해하고 구매한 다음에 적절한 앰프를 동원해서 그 단정함을 풀리도록 해서 쓰는 쪽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전에는 그런 스타일로 커스텀하고 트위킹 해서 사용했었다고 한다면, 그에 비해 신형은 같은 디자인으로 된, 앰프 선택폭을 넓힐 수 있는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 편 : 아까 대역밸런스 얘기가 나왔었는데, 신형 에보 두 제품을 들으면서 느낀 건 흔히 말하는 이음매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매끈하다는 사실인데, 기본적으로 포칼 제품들의 스펙을 보면 중역대를 전혀 손대지 않고, 고역 크로스오버를 2.7kHz 이상으로 잡더군요. 그 이음매를 정교하게 가다듬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자꾸 비유를 하게 되는데, 이전에는 대역이동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거였다면 지금은 꺾임 없이 올라가는 경사면 무빙워크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오승영 : 크로스오버에 코일 많이 감고 좋은 부품을 쓰면 그렇게 되는 거잖아요?
성연진 : 전반적으로 보면 스펙 자체가 감도도 90dB 이상, 공칭 임피던스도 8Ω 기준으로 맞춰놓고, 임피던스도 3Ω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도 없습니다. 타사 유닛을 가져다가 스피커를 만드는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능률이 80dB 부근까지 낮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신형 유토피아는 일단 스펙 측면에서 보았을 경우에도 앰프의 선택폭이 넓어서, 청감상의 결과는 다를 지라도 주변 시스템에 대한 낯가림이 적은 단계까지 왔고, 크로스오버를 봐도 필터의 오더, 즉 차수가 낮을 수록 위상변이가 없을 수록 이상적인건데 필터를 어떤 것을 썼다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보기에 미드레인지는 풀레인지를 썼을 거고, 위 아래만 1차 오더 정도의 필터를 사용한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마그넷 자체가 강하게 붙어있는 유닛들을 썼기 때문에 높은 감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반적인 소리가 필터 때문에 대역별로 잘라진 듯한 느낌이고, 층진 느낌이 없이 매끄럽게 나옵니다. 유닛 제조사의 힘이 더 들어간 형태로 에보가 진화한 게 아닌가 싶어요.
오승영 : 순화되었다고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플랫하게 대역재생을 하기 위해서 피치가 높은 음원이 입력되었다 해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 좋게 들리게 하는 능력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을 제일 잘 나타내주는 곡이 아까 스칼라 에보에서 들었던 메이브의 <One I Love>였고요. 메이브의 곡은 녹음이 거친 편입니다. 특히 고음으로 갈수록 이건 모니터 하기 좀 그렇다 싶은 정도의 음이 나오는 데도 불구하고 크로스오버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순화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좋게 들리게 하는 특성을 잠시 느꼈습니다.
성연진 : 그게 아까 말씀하신 헤드룸이 있다거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음량으로 들어도 전기적인 색깔의 인위적인 사운드가 나지 않으면서 재생된 것이죠.
오승영 : 그게 확실히 좋았던 것 같아요. 뚜렷한 개선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토피아 시리즈 뿐만 아니라 바디가 다른 방식으로 제작된 칸타 N.2도 굉장히 강성의 고음으로 피치를 올려서 연속으로 음을 내는 동안 파탄이 없이 매끄럽게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칸타 N.2의 경우도 칭찬해 줄 부분이 뭐냐면 오픈된 공간에서 들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베이스가 ‘쿵’하고 울린 후 자연스럽게 사라지더군요. 베이스 해상도가 부족하다면 모를까, 양감이 충분히 나오면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저역이 자연스럽게 구사되는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보통 ‘아, 저음 참 좋다’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저음입니다. 저역을 잘 만들어 내는 제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바디가 큰 것도 아닌데 말이죠.
성연진 : 칸타 N.2 경우도 마찬가지로, 유토피아 에보 시리즈 스피커에서 느낀 공통적인 톤이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중역, 고역, 저역의 밸런스가 유기적이거나, 색깔이 밝다거나, 대역의 범위가 더 넓고 여유로운지 등의 차이가 있을 뿐 공통적으로 들어보면 포칼이 이번에 새로 제작한 제품들의 색깔을 이렇게 잡았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으며, 미세하게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방향은 다 같은 스피커들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칸타 N.2의 경우, 뮤지컬 피델리티와의 상성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며 다른 스타일, 혹은 상급의 앰프와 매칭을 하게 되면 오늘 시청한 내용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스피커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사한 특성을 보였던 것 같아요. 해상력도 또렷하고 중역의 순도도 높았으며, 저음 끝 단의 차이 등 체급 차이에서 오는 격차가 있을 뿐 가성비 면에서 칸타 N.2의 장점은 클 거라 봅니다.
칸타가 일렉트라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보이는데 일렉트라 제품들은 하이파이적인 요소가 강해요. 그라데이션이 좀더 촘촘하게 나타나면서 고음은 고음대로, 저음은 저음대로 강조되어 있는 느낌을 주는데, 칸타 N.2의 경우는 특정 대역이 튀는 느낌보다 전체적으로 매끈하게 다듬어 놓은 느낌을 주어서 음악적인 부분을 살리고 음의 입자감이나 저역 콘트롤 등을 개선시켰습니다. 하이파이적인 냄새를 빼되 충분히 하이파이적인 요소는 살려놓은 제품이라서 일렉트라 시리즈에서 진화가 된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에보 시리즈가 나왔고 그 중간에 소프라 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칸타는 거의 10년만에 기존 라인업을 대체하는 제품이며 그 세월만큼의 기술적 진보를 담아낸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칸타 N.2에 대한 기대가 됩니다.
김 편 : 칸타 N.2의 경우, 스피커 자체가 스스로 즐겁게 노래 하고, 스스로 신나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풋워크도 상당히 경쾌하죠. 음에 엠보싱의 질감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에보가 부드러운 일반 티슈의 감촉이라고 한다면 칸타는 엠보싱이 적당히 있는 휴지의 촉감으로 만져주는 느낌이 산뜻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오승영 : 칸타는 베이스를 너무 엄격해지지 않게 만든 게 아닌가 싶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원가를 절감했다고도 할 수 있고, 유토피아의 팬이 아닌 오디오파일들은 굳이 그 정도의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유토피아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같은 가격에서 이런 아이보리 무광톤의 사무적이지 않은, 사이즈가 적당하고 컴팩트 한 컨셉을 일반인들은 오히려 더 환호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토피아를 스포츠카의 그립이라고 한다면, 칸타 N.2는 세단인데 적당히 뚜껑도 열리고 사이즈도 크지 않은 그런 차를 대하는 느낌입니다.
성연진 : 가장 큰 차이는 유닛의 차이도 있지만, 칸타는 전면패널을 새로운 소재인 HDP를 사용했네요. 그런 재질을 사용해서 기존의 소프라나 유토피아 시리즈와 유사한 폼으로 제작하되, 모노블럭으로 일체화시킨 특수소재를 사용하여 상위 라인업과 유사한 퍼포먼스 효과를 거뒀습니다. 가격도 낮추고 사운드 품질은 유사한, 동일한 철학을 담고 있지만, 비용은 절감하자는 게 칸타 N.2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닛의 경우 상위 그레이드와의 차별화를 위한 선택으로써 ‘기존 유닛의 느낌이 아닌, 셀룰로스 소재로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제작하고 있지만, 글라스 화이버를 샌드위치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은 상위제품들과 동일하게 유지시켜 소프라보다 두께를 1/3로 줄이고, 강도는 동일하게 하여 소프라보다 진화된 기술이다’라는 게 포칼의 설명이었습니다. 질적인 차이는 약간 있지만 가성비는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게 칸타 N.2인 것 같습니다.
오승영 : 디자인에서도 칸타는 리플렉스 홀을 앞으로 냈잖아요. 그게 사운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김 편 : 뒤에도 있더라구요.
오승영 : 아, 그런가요?
모든 유토피아 시리즈는 아래로 포트를 냈었죠. 소프라도 그렇고. 포트를 앞뒤로 내면 파동으로 인한 대역 외에도 물리적인 진동이 생기잖아요. 하향 포트의 제작방식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제작의 난이도와는 다른 성향의 차이도 분명한 것 같습니다.
김 편 : 포칼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를 관통하는 패밀리룩이라고 할까요 칸타에서도 여전히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중앙의 트위터 캐비닛을 중심으로 위 아래를 휘게 만든 디자인인데요.그것을 한 개의 바디로 구현했다는 게 칸타 N.2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연진 : 이미 유토피아나 소프라 시리즈를 통해 익숙해진 모습이 있는데 칸타 N.2를 보니 약간 밋밋하기도 한 느낌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 정당화시키는 게 결국 가격이 아닌가 싶어요.
오승영 : 1200만원이라는 가격대가 모든 걸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소프라 가격의 70% 정도가 되어야 적정 간격이 유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정리가 된 것 같은데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 편 : 마에스트로 에보 같은 경우는 공간을 많이 요하겠구나 싶었어요. 내 방에서 마에스트로 에보를 듣는다면 칸타 N.2보다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어요.
오승영 : 거실이 아닌 방이라면 스칼라가 최대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가 있는 방의 장점은 스피커와의 거리가 가깝다고 해서 소파를 뒤쪽 벽에 바짝 붙이지 않고 공간을 두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등변 삼각형 구도가 되면서 시청자 뒤쪽이 비어있다는 것, 이건 참 좋은 시청실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스칼라 에보까지는 방에서 써 볼 욕심을 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편 : 마니아 입장에서 개인적인 취향으로 오디오적인 쾌감은 스칼라 에보쪽이 더 생생하며 질감도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고요. 마에스트로 에보는 완숙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승영 : 어느 새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시청도 그랬지만 오늘 대화 나누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종종 이런 기회가 마련되면 좀 더 다채로운 접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