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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RANGE REVIEW
폴란드 가성비 스피커의 만족도 높은 음
Pylon Audio Diamond 28 스피커
최근 몇년간 폴란드산 오디오가 제법 많이 국내에 상륙했다. DSD 재생에 적수가 없다는 하이엔드 DAC 제작사 램피제이터, 웰메이드 멀티탭 및 전원장치의 은둔고수 기가와트, 가성비와 완성도가 높은 진공관앰프 메이커 페즈 오디오, 순은 선재만을 고집하는 케이블 제작사 알베도 실버 등이다. 필자가 자택에서 쓰고 있는 맨하탄 II DAC의 마이텍도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지만 제작 및 R&D는 폴란드에서 이뤄진다. 설립자 마이클 유레비츠가 폴란드 태생이기 때문이다. 과연 퀴리 부인의 나라, 쇼팽의 나라 폴란드답다.
▲ 2019 SIAS (서울 국제 오디오쇼) 에 출범한 파일론오디오
여기에 하나 더 추가다. 바로 이번 시청기인 Diamond 28(다이아몬드 28)을 만든 파일론 오디오(Pylon Audio)다. 사실 파일론 오디오의 다이아몬드 28은 올해 3월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처음 한국 애호가들과 만났다. 당시 네임 오디오의 올인원 네트워크 앰프인 유니티 노바와 매칭돼 있었는데, 해상력과 선명함이 돋보인 가성비 만점의 사운드였다. 음이 나오는 과정에서 일체의 막힘이나 스트레스가 없었다.
파일론 오디오는 어떤 제작사?
▲ (좌) 마테우스 유츠카 (Mateusz Jujka), (우) 미콜라이 루벤체크 (Mikolaj Rubenczuk)
파일론 오디오는 2011년 5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설립된 스피커 제작사. 그 전에 이미 독일 톤실(Tonsil)이나 APS 같은 유명 스피커 제작사에 인클로저를 OEM으로 납품했다. 그러다 2011년 바르샤바 오디오쇼에 첫 제품 Pearl(펄) 스피커를 출품하면서부터 본격 자사 브랜드 스피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덴마크 스캔스픽(Scanspeak), 노르웨이 시어스(Seas), 독일 비사토나(Vistona) 등 타 회사 드라이버 유닛을 썼지만, 최근 나온 모델들은 자사 유닛을 채택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28 국내 시연 당시 파일론 오디오의 CEO 마테우스 유츠카(Mateusz Jujka)씨를 인터뷰했는데,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Diamond 28 설계디자인
시청기인 다이아몬드 28은 2.5웨이 3유닛 베이스 리플렉스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90dB이며, 재생 주파수대역은 36Hz~20kHz를 보인다. 최대 허용입력은 250W, 높이는 1040m, 폭은 196mm, 안길이는 370mm, 무게는 25kg.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후면 가운데에 나 있으며 싱글 와이어링 전용 단자는 후면 하단에 마련됐다.
우선 캐비닛 외관을 보면 가격 대비 마감 품질이 꽤 높다. 스피커 인클로저 납품을 시작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 제작사답다. 인클로저 재질은 MDF. 내부 보강목으로 브레이싱 처리를 했으며 흡음을 위해 역청 매트와 양모를 투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마감은 오크 원목 베니어나 하이 글로스(블랙, 화이트), 래커 매트(화이트, 블랙)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시청 모델은 블랙 하이 글로스 마감이었다. 자석식 그릴도 마련됐다.
유닛은 옆에서 보면 뒤로 살짝 기울어진 배플에 가지런히 수납됐다. 위부터 스캔스픽의 1인치 텍스타일 돔 트위터(D2010/851300), 시어스의 6.5인치 셀룰로오스 콘 미드우퍼(CA18RLY) 2발이다. 즉, 다이아몬드 28은 2015년에 나온 모델이기 때문에, 자사 유닛을 채택한 오팔(2016년)이나 루비(2017년) 스피커와는 달리 스캔스픽과 시어스 유닛을 쓰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약간의 튜닝 작업이 이뤄진 탓에 트위터는 Pylon Audio PST 19.T, 미드우퍼는 Pylon Audio PSW 18.8CA라는 형번을 붙였다.
시어스 CA18RLY 우퍼는 알루미늄 포머에 CCAW(구리 도금 알루미늄) 보이스코일을 감아 와전류를 줄이고 파워핸들링 수치를 높인 점이 특징. 비교적 커다랗고 무거운 마그넷도 스피커 유닛의 Q값(0.47)을 낮춰 댐핑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커버 대역대는 35Hz~3kHz. 스캔스픽 D2010/851300 트위터는 음 확산이 좋은 텍스타일 돔 트위터. 공진주파수는 800Hz로 비교적 낮은 편이며, 자성유체(Ferro Fluid)를 통해 열을 식힌다.
설계디자인에서는 2.5웨이 구성이라는 점이 단연 눈길을 끈다. 이는 같은 직경의 우퍼 2발을 투입해 커버 대역을 서로 무 자르듯 나눌 경우 아무래도 저역대 에너지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기 때문에 많은 제작사들이 즐겨 채택하는 설계다. 다이아몬드 28의 경우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의 미드우퍼가 중저역대 전체를, 아래 우퍼가 저역대를 커버한다. 두 유닛이 모두 저역대 재생에 관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상위 모델 다이아몬드 30은 5인치 미드가 중역대, 6.5인치 우퍼 2발이 저역대를 커버하는 3웨이 구성이다.
한편 아래 모델 다이아몬드 25는 동일한 2.5웨이 3유닛 설계이지만 우퍼 2발의 직경이 5인치에 그친다. 즉, 다이아몬드 30에서 미드레인지를 커버하던 시어스 유닛을 2발 투입해 ‘.5’ 구성을 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라인의 유일한 스탠드마운트 타입인 다이아몬드 모니터(Diamond Monitor)는 1인치 스캔스픽 트위터, 6.5인치 시어스 미드우퍼를 투입한 2웨이 2유닛 구성을 보인다.
시청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진행된 시청에는 오렌더의 네트워크 뮤직서버 A30과 오디아플라이트의 인티앰프 FLS10을 동원했다. FLS10은 클래스AB 증폭, 패럴렐 푸쉬풀 구동, 풀 밸런스 구성의 인티앰프로 8옴에서 200W, 4옴에서 380W를 낸다. 참고로 지난 3월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매칭했던 네임의 올인원 플레이어 유니티 노바는 8옴에서 80W를 낸다.
다이아몬드 28이 이날 들려준 소리는 한마디로 스캔스픽과 시어스 유닛을 쓴 3웨이 스피커, 그것도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었다. 파일론 오디오에서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소개하지만, 직접 테스트를 해보니 클래식 대편성보다는 재즈와 팝, 그 중에서도 에너지감과 비트감이 강한 음악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물론 이는 앰프와의 상성문제, 시청공간의 넓이 등과도 큰 관련이 있을 것이다. 제작사에서는 25~45 평방미터 공간을 추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이날 다이아몬드 28이 처음으로 포텐을 터트린 곡이었다. 사실 이 곡에 앞서 들었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에서는 좀더 무시무시한 저역과 강력한 팀파니의 타격감감을 기대했는데 이것이 기대에 못미쳐 다소 아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합창곡이 나오는 순간, 너무나 싱싱하고 선도 높은 음들이 쑥쑥 유닛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보고 거의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역시 스피커 재생음은 누가 뭐라 해도 이처럼 시원시원하게 음들을 뱉어내야 하는 것이다. 단원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도 잘 파악됐고 무대의 위아래 좌우 앞뒤 크기도 만족스러웠다. 윤곽선이 선명하고 깨끗한 음, 가닥이 무척 많은 음수도 마음에 들었다.
웅장하고 묵직하게, 그리고 응집력이 있게 치고 나오는 타악기 저역에 크게 놀랐다. 가슴을 때리고 머리가 흔들릴 정도의 타격감을 원한다면 6.5인치 우퍼 2발이면 충분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28이 내부용적이 그렇게 넓은 스피커가 아닌데도 이처럼 저역의 양감과 타격감은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 고음이 깨끗한 점도 특징. 확실히 다이아몬드 28은 굼뜬 스피커도 아니고, 위아래 대역을 심하게 잘라먹는 스피커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역대가 휑하니 비는 스피커도 아니다. 스틸리 댄(Steely Dan)의 ‘Aja’ 앨범 중 ‘Deacon Blues’를 들어보면, 드럼의 묵직한 비트감과 보컬의 촉촉한 음색이 잘 직조된 모습이었다. 좀더 소프트한 음의 감촉이 있었으면 싶었지만, 전체적으로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흡인력이 높은 음이었다.
스피커는 음만을 들려주는 트랜스듀서가 아니다. 곡의 기세와 분위기, 디테일을 제대로 맛보게 해줄 수 있어야 비로소 ‘웰메이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제시 쿡의 박력 있고 스피드한 기타 연주가 일품인 이 곡은 계속해서 듣고 싶을 만큼 곡에 담긴 비장미와 선연한 분위기를 거의 완벽히 전해줬다. 음들이 재빨리 등장했다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모습, 노이즈가 한 방울도 남지 않고 사라진 무대가 쑤욱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메모를 중단했을 정도로 크게 감탄했다. 커티스 풀러(Curtis Fuller)의 ‘The Opener’ 앨범 중 ‘Oscalypso’에서도 이 스피커의 됨됨이가 괜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뮤지션이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 연주한 드럼 연주에서는 필자 역시 턱 숨이 막혀왔다.
다이아몬드 28은 플라시도 도밍고와 일레나 코트루바스의 이중창 ‘축배의 노래'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두 남녀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잡티나 잡내가 없었고 무대는 진공청소기가 한번 훑고 지나간 것처럼 깨끗하고 정숙했다.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느껴지는 완전 나긋나긋한 음은 아니지만, 음이 퍼석하다거나 거칠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시청의 백미는 필자의 애청곡인 ‘Baby Plays Around’였다. 대역 밸런스, 해상력, 사운드스테이지, 음상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 오터의 목소리에서는 기대했던 그대로 온기가 느껴졌고, 그녀의 기척이나 호흡도 모조리 귀에 쏙쏙 들어왔다. 어찌나 음악에 푹 빠져 들었는지 그녀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 향이 훅 스쳐 간다고 느껴졌을 정도다. 최소 이 곡에서는 100점 만점에 99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리뷰의 어려움은 역시 매칭과 공간이라는 변수가 너무나 크다는 데 있다. 이번 파일론 오디오의 다이아몬드 28도 보다 작은 공간이나 전혀 다른 성향의 앰프에 물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5’ 방식의 6.5인치 시어스 우퍼 2발이 선사한 저역대의 에너지감과 비트감, 스캔스픽 트위터가 선사한 기대 이상의 투명하고 깨끗한 고음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전체적으로 풋워크가 경쾌하고 몸놀림이 빠릿빠릿한 점도 이 스피커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 특히 재즈 곡에서 음들이 시원시원하게 유닛에서 빠져나오는 모습, 여성 보컬곡에서 포근하고 따뜻한 온기가 제대로 느껴진 점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한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Impedance | 4 Oh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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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width | 36 Hz - 20 kHz |
Nominal power | 120 W |
Maximum power | 250 W |
Efficiency | 90 dB |
Woofer | 2 x Pylon Audio PSW 18.8.CA (2xSeas CA18RLY) |
Tweeter | Pylon Audio PST 19.T (Scan Speak D2010/851300) |
Spikes + stand | Yes |
Speaker grille | Yes, magnetic |
Warranty | 4 years Natural veneer OAK, ennobled with the oil-wax - 11 decors. Natural veneer OAK, colourless lacquer: wenge |
Available colours | black, walnut, cherry, natural. High Gloss: white HG, black HG. Lacquer Mat - white, black. We can realize individual orders with RAL colours. |
Dimensions (W x H x D) | 196 x 1040 x 370 mm |
Weight | 25 kg / piece |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 오디오 갤러리 (02 - 926 - 9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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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9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