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is 7호, 골드문트 궤도에 진입하다 Goldmund Metis 7 Integrated Amplfier
REVIEW
| Posted on
2016-08-19
관련링크
본문
Metis 7호, 골드문트 궤도에 진입하다
Goldmund Metis 7 Integrated Amplfier
글.사진 : 하이파이클럽
"럭셔리 하이엔드의 상징"
전세계 럭셔리 시장의 핵심 시장을 거느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 초정밀 시계 메이커는 물론 롤렉스 공장이 늘어서 있고 파텍 필립이 아무렇지 않게 눈앞에 펼쳐진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페라리, 마세라티가 번쩍거린다. 그 한 가운데 세계 초유의 하이엔드 메이커 골드문트가 자리 잡고 있다. 수십 년간 오디오파일은 물론 럭셔리 하이테크 오디오의 총본산이자 산파로 자리했던 골드문트는 그 자체로 으뜸가는 기술력과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감각적 파인 튜닝, 럭셔리 디자인의 총체였다.
미메시스를 거쳐 이후 텔로스 시리즈로 진화한 라인업은 여러 다양한 앰프, 소스기기 제품군을 낳았다. 이 외에도 로고스, 에필로그 등에 이어 몇 년 전엔 아폴로그 최상위 시스템이 소개되며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골드문트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최근 5년 이내다. 프리와 파워앰프 그리고 소스기기를 셋업한 후 스피커를 연결해 CD 나 LP를 듣던 패턴에서 벗어나 와이어리스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멀티 채널 시스템 셋업이 가능해졌고 모든 기기들은 훨씬 더 인간 중심적인 휴머니즘 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전 세계 단 1% 이하 소수 오디오 애호가 또는 음악 애호가를 위한 럭셔리 오디오 메이커 골드문트는 더욱 심플하고 편리한 오디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골드문트의 인티앰프"
최근 골드문트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인티앰프의 등장은 예견된 것이었다. 사실 골드문트는 자사의 새로운 변화 그리고 신진 라인업 구축에 있어 인티앰프를 그 증거로 내밀었다. 시작은 미메시스 시절부터다. SRI 1와 SRI 2 가 1990년대 골드문트 인티앰프 출시의 신호탄이었다.
당시 커다란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미메시스 330부터는 달랐다. 미메시스 27.3과 18.5 모노블럭 파워앰프의 설계 사상이 트리클 다운되어 등장한 미메시스 330은 2천년대 중반 하이엔드 인티앰프 러시에 불을 붙였다. 커다란 섀시에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분리되고 파워앰프조차 모노블럭이 최고의 미덕 또는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 미메시스 330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불씨를 붙였다.
그리고 이어 최고의 성공을 거둔 것은 텔로스 390 이었다. 미메시스를 뒤로 하고 새롭게 개발된 텔로스 서킷을 내장했으며 텔로스 150 파워앰프를 기반으로 설계된 텔로스 390은 이후 390.2까지 발매되며 커다란 성공을 이어나갔다. 이후 텔로스 390은 390.5라는, 기존 390과는 완벽히 다른 앰프로 제작되었다. 미메시스 27.8프리 그리고 텔로 280 파워를 하나로 담아냈으며 당연히 내부 회로와 전원부 규모, 출력 등 모든 것을 갈아엎는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통해 거듭 났다.
"메티스 7"
사실 메티스 이전까지 골드문트의 행보는 매우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하이엔드의 바로미터였다. 골드문트의 신제품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미래를 제시했고 시장에서 하이엔드 오디오의 방향을 예상 가능케 하는 기준이었다. 그리고 메티스부터 골드문트는 심플하고 편리하게 아름다운 음악을 골드문트로 즐길 수 있는 혁신을 가져왔다. 메티스 7은 바로 메티스 시리즈의 특성을 함축하고 있는 모델이며 그 형태는 인티앰프다.
메티스 7 은 상위 인티앰프인 텔로스 390.5 의 하위 기종으로 좀 더 슬림해진 몸체에 전면엔 볼륨 노브 한 개와 입력 선택을 위한 토글 스위치만 존재한다. 전원 및 입력 선택을 알리는 조그만 LED 인디게이터만이 앰프의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유일한 표식이다. 별도의 작은 리모콘이 제공되는데 애플 리모콘을 커스터마이징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통해 볼륨을 조정하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증폭은 플래그십 라인업에 적용되는 텔로스 서킷이 적용되었으며 8옴 기준 채널당 190와트 출력을 내준다. 후면을 보면 예의 그 플라스틱 하우징의 스피커 바인딩포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전원 인렛이 우측에 위치하며 그 옆으로 전원 ON/OFF 스위치가 마련되어 있다. 입력단은 매우 단순하다. 아날로그 입력이 RCA 단 한 조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동축 및 광 입력 그리고 USB 입력단이 보인다.
증폭단과 전원부는 전통적인 리니어 방식을 적용하되 입력단은 PC 또는 네트워크 스트리머, 뮤직 서버 등과의 연계를 고려한 인터페이스로 보인다. USB 입력단은 2.0 Class를 지원하는데 PCM 포맷에 대해 32bit/384kHz 까지 그리고 DSD 포맷에는 DoP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날로그 입력단의 경우 특이하다. 이는 단지 아날로그 증폭단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AD 컨버전을 거친다. 앰프 내부에는 이를 위한 골드문트의 독자적인 DSP 코렉션 회로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골드문트 메티스 7 과 매칭할 스피커로는 포컬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낙점했다. 그리고 오렌더 N10을 네트워크 스트리머로 활용했으며 DAC 로는 코드 DAVE DAC 그리고 메티스 7 의 내장 DAC를 교차 비교해가면서 테스트했다. 오렌더 N10 과 DAC 연결은 블랙 캣 케이블의 동축 및 USB 케이블을 사용했음을 밝힌다.
Patricia Barber - Black Magic Women
Patricia Barber - Companion
포컬 디아블로를 리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덕분에 메티스 7의 성향과 특질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선 토널 밸런스 측면에서 중, 저역보다는 고역에서 매력적인 특성을 다수 포착할 수 있다. 파트리샤 바버의 ‘Black magic woman’ 같은 레코딩을 들어보면 첫 음부터 한여름 더위를 날려버릴 듯 탁 트인 개방감이 상쾌하다.
마치 음표 하나하나가 시원한 가을바람에 실려 오듯 살랑거리며 피어올랐다가 금세 말끔하게 사라진다. 오래 입은 듯한 구김살이 없고 마치 새 옷을 처음 걸쳤을 때의 산뜻한 감촉처럼 기분 좋다. 파트리샤 바버의 곡에서 타악과 그 위 고역대 디테일은 극도의 디테일과 활짝 열린 개방감과 함께 마술 같은 홀 톤의 현장감이 일품이다.
Corea, Clarke & White - Waltz for Debby
Forever
Fabio Biondi - Vivaldi The Four Seasons
The Four Seasons
Opus 111 레코딩 중 파비오 비온디의 비발디 사계에서는 순식간에 번개처럼 홀연히 나타난 바이올린이 엄청난 초고속 연주에 천착되어 섬광처럼 빛난다. 초절기교 연주에서 순간순간의 피치, 빠른 연주 사이에서의 완급 조절과 세부 묘사가 관건.
메티스 7과 디아블로 유토피아의 조합에선 절대 공격적이지 않는 한도 내에서 현의 표면 텍스처를 민낯으로 잡아낸다. 높은 해상도와 선연한 홀톤과 반대로 온화한 소리는 아니므로 매칭에 따른 호불호는 명확히 갈릴 듯하다.
Roel Dieltiens - Rossini Une larme
Ensemble Explorations
로시니의 눈물에서 피아노 타건은 마치 시린 약수를 한 입에 삼키듯 뜨거운 여름날 청감에 서늘한 쾌감을 한 모금 짜릿하게 쏟아 넣는다. 굵고 묵직한 톤이 아닌 깨끗하고 시원한 쾌감을 선사하는 소리다.
스피커 통제가 안 되어 발생하는 저역이나 중역대의 뭉침이나 혼잡한 배경은 어떤 구간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소리는 공간을 예리하게 가르며 얼음송곳처럼 명쾌하게 입체적인 스테이징을 만들어낸다.
Valery Gergiev - Tchaikovsky Symphony No.5 Finale
Wiener Philharmoniker
메티스 7 의 가장 큰 매력은 물론 전체적으로 극도의 디테일과 선명도다. 또한 어떤 스피커든 질척이거나 미끌거리는 표면 질감 없이 무척 상쾌하고 민첩하게 제동해 만드는 산뜻한 개방감과 홀톤이다. 반대로 이런 민첩한 특성 때문에 무게감이나 진중한 저역이 아니라 매우 분석적이며 강, 약 조절이 명확한 저역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게르기에프가 지휘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피날레에서 순식간에 무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넓고 입체적인 스테이징을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통해 확장시켜 펼쳐낸다. 늘어지거나 뭉개지지 않으며 빠른 페시지를 정교하게 그려나가는 장면에서 탁월한 트랜지언트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총평"
하이엔드의 심장 골드문트 메티스 7 의 과거부터 내려온 골드문트 인티앰프의 품격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넓은 밴드위스와 능수능란한 완급조절 그리고 높은 매크로 다이내믹스 표현 등, 한시도 다른 곳으로 주위를 분산시킬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응집력과 힘찬 추진력은 음악에 생동감을 한껏 불어넣어 준다. 묵은 체증을 시원하게 가시게 만드는 쾌감은 다른 메이커와 골드문트를 확연히 구분짓게 만든다. 광대역과 초스피드, 특히 고역대 디테일과 입체적인 무대 재현 능력 등은 스피커에 따라서는 때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지만 포컬의 경우 메티스 7의 트랜지언트 능력을 확연히 노출해주었다. 참고로 디지털 입력단을 활용해 재생음을 관찰해보면 메티스 7의 이런한 특질이 더욱 가열하게 드러난다. 이것은 시스템에 따라 시너지가 될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으나 내장 DAC 의 성능이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퀄리티를 가졌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기 어려울 것이다. 골드문트가 야심차게 쏘아올린 새로운 위성 메티스 7호가 안전하게 궤도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