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하이파이, 작지만 강하다. Pro-Ject Audio Systems PRE BOX RS, AMP BOX RS MONO, POWER BOX RS 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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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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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하이파이, 작지만 강하다
Pro-Ject Audio Systems PRE BOX RS, AMP BOX RS MONO, POWER BOX RS AMP
글.사진 : 칼럼니스트 코난 | ||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다. 통계청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 9%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작년, 2015년 무려 26.5% 로 증가했다고 한다.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아마도 2~30년 후면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혼자 사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가구나 가전제품 또한 그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컴팩트 사이즈에 조립이 가능하며 1인 주택에 알맞게 세팅이 자유로운 가구가 인기다. 이케아족은 여전히 그 끝을 모르고 증가추세다. 원룸, 오피스텔 등이 인기인 것은 당연하며 주거환경에 맞추어진 슬림 스타일 냉장고와 미니 세탁기, 심지어 밥통까지 작아지는 추세다.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에서도 이런 추세는 진작부터 있어왔다. 올인원 제품은 예전부터 있어왔으며 이젠 집 안에 커다란 오디오가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지 않는다. 큼직한 하이엔드 오디오는 중, 장년층의 취미가 되어버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포터블 고음질 DAP 가 급속하게 대중화되고 있는 이유도 동일한 현상으로 설명된다. 프로젝트 오디오가 컴팩트 사이즈의 하이파이 오디오 전략을 내세우고 수많은 제품군을 모조리 손바닥보다 약간 더 큰 박스 안에 넣어 출시하고 있다. 앰프면 앰프, DAC 는 물론 CDT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DS, RS 등의 라인업을 통해 소형화시켰다. 그런데 다른 것이 있다. 모두 올인원 체제로 기능 통합을 외치는 지금, 프로젝트오디오는 철저한 분업화 전략을 내세웠다.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 또는 이케아족이 가구를 결합하듯 하나하나를 모으면 컴팩트, 슬림 사이즈의 마이크로 하이파이 시스템이 완성된다. 마치 그 옛날의 사이러스나 네임오디오 ‘도시락’ 앰프를 떠오른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단순히 미니 사이즈 인티앰프가 아니다. 작은 사이즈라고 해서 디자인과 편의성만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단정 지어서도 안 된다. 우선 분리형 앰프다. 즉,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분리되어 있으며 심지어 파워앰프는 모노블럭 디자인이다. "풀 밸런스 프리앰프 - Pre Box RS" 프리앰프, Pre Box RS부터 살펴보니 전체적인 구성이 웬만한 분리형 풀사이즈 하이파이 프리앰프와 대동소이한 설계가 빛난다. 우선 풀 밸런스 설계에 모노 디자인을 구현했다. 네거티브 피드백을 걸지 않고 오차가 적은 부품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노이즈를 최소화한 하이엔드 지향 프리앰프다. 내부 서킷 디자인 또한 음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퓨어 A클래스 설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낮은 ESR 의 커패시터 및 블루 알프스 볼륨 컨트롤 등 수준급 부품들의 사용 또한 이를 방증한다. 짐짓 가벼워보이므로 당연히 플라스틱 섀시가 아닐까 짐작할지도 모르지만 모두 금속 케이스로 마감해 전기/물리적 노이즈에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진공관의 사용이다. 아마도 프로젝트오디오 이름으로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제품이 진공관 포노앰프가 아닐까 하는데 Pre Box RS 에서도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다. 사용한 진공관은 ECC88(6922) 두 알이며 모두 출력단에 위치시켜놓고 있다. 시선을 프리앰프의 후방으로 돌리면 빼곡히 2열 횡대로 늘어선 단자들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풀 밸런스 회로답게 총 세 조의 XLR 입력단과 한 조의 XLR 출력단 그리고 RCA 입/출력단이 마련되어 있다. 다만 전원부는 어쩔 수 없이 외장 전원부로부터 18V DC를 공급받는다. 참고로 프로젝트 오디오는 여러 종류의 리니어 전원부를 옵션으로 마련해놓고 있으므로 이를 통해 전원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D클래스 증폭과 진공관의 조화 - Amp Box RS Mono" Pre Box RS 와 함께 짝을 지어 테스트한 앰프는 Amp Box RS 모노 버전이다. 스테레오 파워앰프도 있지만 포컬 디아블로 유토피아와 함께 테스트하기에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제격이었다. 대게 이 정도 사이즈의 파워앰프라면 어느 정도 예상했겠지만 아날로그 증폭 앰프는 아니다. 이 앰프는 PWM 증폭을 하는 D클래스 증폭을 구사하고 있다. 게다가 전원부는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외장 어댑터를 사용한다. 따라서 앰프의 무게는 개당 2kg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가볍다. 그러나 D클래스 증폭 덕분에 매우 단순한 회로 안에서 무려 92% 출력의 고효율을 얻고 있다. 출력은 8옴 기준에서 채널당 125와트, 4옴에서 195와트로 선형적인 출력 수치를 보장하진 못한다. 그러나 최대 2옴 부하까지 대응이 가능할 만큼 임피던스 대응력이 뛰어나며 스피커 커버리지 또한 체구 치고는 넓은 편이다. 파워앰프 또한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내부에 진공관을 사용하며 채널당 1개의 ECC88(6922) 형번의 진공관이 투입되어 있다. 당연하겠지만 파워앰프에서는 입력단에 이 진공관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앰프 후면엔 우측으로 XLR, RCA 입력단이 각 한 개씩 마련되어 있으며 중앙엔 3핀 전원 입력 잭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은 리니어 전원부를 연결할 때 사용한다. 즉, 별도의 외장 리니어 전원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스피커 출력단은 말굽과 바나나 단자를 모두 지원한다. 다만 그 사이즈가 작고 앰프의 무게가 2kg 정도로 매우 가볍기 때문에 구렁이를 연상시키는 굵고 무거운 케이블은 금물이다. 또한 말굽의 경우 쇼트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바나나 단자로 마감된 케이블을 사용하길 추천한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Pre Box RS 와 Amp Box RS 모노 블록을 XLR 연결하고 소스기기로는 역시 프로젝트오디오의 CD Box RS 와 DAC Box Rs를 사용했다. 그리고 여기에 포컬 디아블로 유토피아 스피커를 매칭해 성능을 테스트했다. 참고로 파워앰프의 경우 작은 사이즈에 모노 디자인이므로 동일 앰프를 추가해 바이앰핑 또는 트라이앰핑 등을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 Diana Krall - Tem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두 앰프의 조합에서 디아블로 유토피아를 완벽히 제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기특하다고 할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에서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더블 베이스가 옹골차며 밀도가 높게 들린다. 보컬 다이애나의 목소리는 매우 담백하며 힘이 느껴진다. 토널 밸런스 측면에서는 매우 중립적인 편으로 어떤 대역에 치우치는 성향은 아니며 장르나 악기에 따른 소리 편차도 적다. 대신 단단한 골격이 돋보이며 배음보다는 기음 위주의 단단한 소릿결을 가졌다. 마치 또박또박 눌러쓴 질서정연한 글씨를 보는 듯하다. Freiburger Barockorchester - J.S. Bach Violin Concertos J.S. Bach Violin Concertos 프라이브루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들어보면 현의 울림이 반듯하게 스피커에 밀착되어 나온다. 매우 정갈하고 단단한 표면 질감은 해상도가 높고 정교하다. 진공관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뼈대가 곧고 반응이 빠르며 타이트한 진행을 보인다. 불규칙적으로 잔향을 흩뿌리기보다는 정확하고 밀도 높게 치고 나가며 완급 조절이 명쾌하다. Melody Gardot - Don't talk Currency of Man 멜로디 가르도의 신보 중 ‘Don't talk’에서 후방을 수놓는 스트링 세션이 폭넓은 공간 이미징을 만들어낸다. 무대는 후방으로 깊게 빠지지 않고 약간 전면으로 나와 호소력 짖게 노래한다. 역시 짜임새 좋게 직조된 각 악기와 인터플레이 위에 산뜻하고 강건한 소릿결 그리고 윤곽이 분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잠시 사이키델릭한 앰비언스가 공간을 휘감는다. Empire Brass Quintet - Sibley Sanctus Lydian Stereophile Test CD3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성능이었다. 그러나 옵션 리니어 전원부 Power Box RS Amp를 파워앰프에 연결한 후 음악을 재생하자 무척 큰 변화가 감지된다. 예를 들어 엠파이어 브라스 퀸텟의 ‘Sibley Sanctus Lydian’를 재생하자 전원부 적용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역 끝이 단단하며 해상력이 높아져 더욱 선명한 저역을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 대역의 텐션은 물론 해상력이 크게 상승한다. 아울러 무대 사이즈의 확장 및 스테레오 이미징 등 여러 부대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총평" Pre Box RS 는 Amp Box RS 모노를 알고 Amp Box RS 모노는 Pre Box RS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둘 모두 각자 주어진 임무를 정확히 알고 있다. 사이즈를 줄이고 효율를 높이기 위해 D클래스 증폭을 선택했다. 그리고 D클래스 증폭앰프의 건조하고 딱딱할 수 있는 특성을 진공관을 통해 중화시킨 설계에서 영민한 전략이 엿보인다. 한편 매칭에 있어서 잠시 연결해본 PMC DB1 Gold 북셀프 모니터보다는 포칼 디아블로 유토피아 쪽이 훨씬 더 매력적인 음색을 보여주었다. 물론 체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중립적인 모니터 타입보다는 포컬처럼 화려한 색채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결이 살아있는 스피커들과 뛰어난 매칭을 선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PRE BOX RS 와 AMP BOX RS MONO 그리고 POWER BOX RS AMP는 고효율과 에너지 절약 등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현재 젊은 층의 소구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오디오파일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킬만한 고품질 음질에 호소하고 있다. 지금 바로,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젊은 감각의 하이파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