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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영광, 디지털에서도 찬란하게!
REVIEW   |   Posted on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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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Audio Systems 
CD Box RS·DAC Box RS 
프로젝트의 영광, 디지털에서도 찬란하게!


글 | 이종학(Johnny Lee)

 

 

영롱하면서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피아노를 만날 수 있다. 간결하면서 우아한 터치가 그대로 이쪽에 전달된다. 베토벤의 카리스마나 고집 대신, 마치 쇼팽처럼 매끄럽고, 고급스런 분위기가 절묘하게 표현된다. 이런 각별한 맛도 그리모의 강점. 반응이 빠르고, 음색이 고우며, 전 대역의 움직임에 하등 흐트러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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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D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 흔한 게 CD인데 그게 무슨 말이냐 싶겠지만, 원하는 타이틀을 실제로 손에 넣기는 난망이다. 최근에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 몇 장을 사러 숍에 갔더니 하나도 없단다. 물론 이 그룹의 판권이 소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리마스터링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아무튼 언제나 살 수 있다는 CD가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CD를 ‘Digital Vinyl’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마도 파일 뮤직 재생이 대세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진영이 축소된 CD를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한데 이번에 만난 프로젝트 오디오 시스템즈의 CD 박스 RS를 보니, 그 바이닐(Vinyl)이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왜냐하면 그냥 오픈 버튼을 누르면 트레이가 튀어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위에서 뚜껑을 열고 또 작은 스태빌라이저까지 빼낸 다음, CD를 장착하고, 그 역의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척 번거롭기는 하지만, 정확한 구동과 안정적인 트래킹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이 갖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고 보면 프로젝트 오디오 시스템즈는 아날로그 플레이어에서 각을 뜬 회사다. 그 콘셉트를 그대로 CD에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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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990년, 처음 프로젝트 오디오 시스템즈가 세상에 나왔을 때엔, 사용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한 제품을 많이 보급했다. 덕분에 꺼져가던 아날로그의 불씨가 새롭게 살아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 노하우를 이제 디지털 영역에 발휘하자, 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확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시리즈 명이 바로 박스 디자인(Box Design)이다. 즉, 되도록 컴팩트한 사이즈에다 최상의 퀄러티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요즘처럼 주거 공간이 좁고, 와이프 눈치까지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작지만 알찬 내용을 지닌 제품 콘셉트는 의외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덕분에 다양한 제품군이 여기에 런칭된 바, 스피커를 제외한 모든 컴포넌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만난 것은 CD 트랜스포트와 DAC 조합으로, 각각 CD 박스 RS와 DAC 박스 RS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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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CD 박스 RS를 보면, 톱 로딩 방식의 메커니즘을 추구하면서, 알루미늄으로 된 커버 플레이트에 마그네틱 클램프를 더하는 내용을 갖고 있다. CD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SACD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I2S라는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바, 지터 저감에 있어서 획기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옵티컬, 코액셜, AES/EBU 등 다양한 디지털 출력단을 갖춘 것 또한 타사의 DAC와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사실 요즘 프리앰프를 포함한 멀티 기능의 DAC가 많지만, 반대로 제대로 된 CD 트랜스포트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제품 자체가 갖는 활용성이 무척 높다고 하겠다.


한편 DAC 박스 RS를 보자. 프런트 패널을 보면, 상단에 몇 개의 점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DSD의 경우, 64 및 128을 커버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 PCM 디지털 음원의 경우, 44.1kHz부터, 48·88.2·96·176.4·192kHz까지 되어 있다. 사실 뭐든지 그냥 192kHz로 높이는 게 좋지 않겠냐 싶겠지만, 음원의 형태에 따라 그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을 따로 선택하게 만든 것이 큰 장점인 것이다. 또 PC에 연결해서 소프트웨어의 설정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점도 큰 메리트라 하겠다. 당연히 USB 입력을 포함한 다양한 입력단이 있으며, 대부분 24비트/192kHz까지 커버한다. 만일 CD 박스 RS와 조합해서 사용한다면, 메이커에선 I2S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그간의 평이나 결과를 보면,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또한 전면 토글 스위치를 통해 출력 스테이지를 솔리드와 튜브로 선택할 수 있고, 필터도 선택할 수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취향의 사운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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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시청을 위해 하베스 모니터 30.1 스피커를 동원했다. 첫 곡은 엘렌 그리모 연주,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우선 영롱하면서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피아노를 만날 수 있다. 간결하면서 우아한 터치가 그대로 이쪽에 전달된다. 베토벤의 카리스마나 고집 대신, 마치 쇼팽처럼 매끄럽고, 고급스런 분위기가 절묘하게 표현된다. 이런 각별한 맛도 그리모의 강점. 반응이 빠르고, 음색이 고우며, 전 대역의 움직임에 하등 흐트러짐이 없다. 아직도 우리가 CD에서 듣지 못한 음이 많구나, 새삼 감탄한다.

 

게이코 리의 'Night & Day'는 익히 들은 곡이지만, 프로젝트 오디오 시스템즈로 걸어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약간 허스키한 음색인데, 좀 단정하다고 할까? 발음도 훨씬 명료하다. 전체적으로 악단의 짜임새가 좋고, 앙상블이 잘 어우러져 있다. 발장단이 저절로 나오는 리듬 섹션의 움직임은 특필할 만하다. 트럼펫 솔로에 이르면 강력한 에너지를 실감한다. 마치 LP를 듣는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s in Arms’. 마치 폭풍우처럼 신디사이저가 밀려오고, 다양한 이펙트가 춤추는 가운데, 독백을 하듯 간결한 기타 솔로가 나온다. 스튜디오에서 의도한 음향이 일체 손상되지 않고 재현되는 기분이다. 스피커까지 모니터 성향이라, 이런 곡에선 발군의 재현력을 보여준다. 겉보기엔 작지만, 안에 들어간 내용은 어지간한 하이엔드 못지않다는 동사의 발언이 결코 허황되지 않은 재생음이다. 아주 흥미로운 제품이 런칭되었다고 본다. 

 

CD BOX 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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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BOX 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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