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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 luric.co.kr , @LuricKR )
스피릿 헤드폰과는 다른, 새로운 포칼 이어폰
하이엔드 라우드 스피커 '그랜드 유토피아(Grande Utopia)'의 Focal-JMlab은 잠시 묻어두고 헤드폰 제조사 포칼(Focal)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One, One S, Professional, Classic으로 총 4개가 출시된 포칼 스피릿(Spirit) 헤드폰들은 평탄한 음 형태와 뛰어난 고.중.저음 균형, 담백하고 중립적인 음색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피릿 시리즈를 모두 직접 구입하거나 장기간 빌려서 감상을 해본 저는 '자연스러운 소리의 헤드폰 없나요?'라는 질문에 자주 추천해드리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포칼에서 내놓은 이어폰(인이어 헤드폰)에는 다른 관점을 적용해야 할 듯 합니다. 스피릿 헤드폰들은 최대한 평탄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추구하지만 포칼의 이어폰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항목별로 보면 이렇게 됩니다.
1. 디자인이 아름답고 오래 착용해도 편안해야 한다.
2. 고해상도 오디오 파일과 고해상도 재생기에 대응한다.
3. 듣기에 더욱 재미있는 소리로 청취자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즉, 스피릿 헤드폰과는 별도의 노선에서 지극히 현대적인 외양과 선명한 소리를 추구하는 이어폰이 탄생했습니다. 그 이름은 포칼 스피어(Focal Sphear)로, 구체(Sphere)와 귀(Ear)를 조합해서 만든 듯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동그란 모양의 커널형 이어폰입니다. 이 제품은 스피릿 헤드폰과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지만 포칼이 스피릿 헤드폰에서 암시했던 주제는 그대로 지키고 있습니다. 바로 ‘소리의 정확도’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스피어는 주파수 응답 형태를 평탄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수치를 최소화했으며 고.저음과 함께 중음의 품질을 특히 중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음색이 밝고 상당히 드라이(Dry)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고려하여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편안히 착용할 수 있는 구체 디자인
포칼 스피어는 마치 구슬처럼 생겼습니다. 소재로 본다면 안쪽의 하우징은 유광 처리된 플라스틱이며 바깥쪽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커버를 씌운 구조입니다. 보도 사진을 보면 금속제 이어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손에 들어보면 매우 가볍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보석을 붙이지 않아도 보석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포칼 스피어는 귀에 끼우고 있을 때 외부의 스틸 데코레이션이 드러나면서 상당히 고급스러운 인상을 남깁니다. 케이블이 좌우로 나뉘는 Y-스플릿 부분도 원형의 플라스틱 부속에 스틸 버튼을 넣은 모습이고, 마이크와 3.5mm 플러그 부분에도 반짝이는 코팅을 해두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포칼에서 1,000달러 수준의 하이퍼급 이어폰을 만든다면 스피어의 하우징을 모두 316 스테인리스 스틸로 해도 좋으리라는 상상입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포칼 스피어는 소리의 정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하우징 소재를 고급으로 바꾸기만 해도 음악적으로 더욱 즐거운 소리가 될 듯 합니다. 스틸이 너무 평이하다면 세라믹, 황동, 구리 등의 다양한 소재를 고려해봐도 좋을 겁니다.
하우징 전체를 무거운 금속으로 만든다면 착용감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포칼 스피어의 구체 디자인이 그 걱정을 없애줍니다. 현재의 2 피스 구조 그대로 금속 하우징이 되어도 하우징의 모양이 귀에 조금도 걸리지 않으니 편안한 착용감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제 망상은 여기까지 하고, 플라스틱 하우징과 스틸 커버를 사용한 포칼 스피어는 귀에 끼웠을 때 참으로 편안한 이어폰입니다. 장시간 착용해도 압박이 거의 없으므로 일상 생활은 물론 장거리 여행 중에 쓰는 이어폰으로도 권할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위한 기능과 충분한 구성품
하우징 외부를 보다 자세히 살펴봅시다. 스틸 커버에 포칼 로고 모양으로 구멍을 뚫고 그 속으로 촘촘한 철망을 넣어두었습니다. 이 안에는 베이스 포트가 숨겨져 있으며 안쪽의 플라스틱 하우징 부분에도 베이스 포트 역할을 하는 구멍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로 저음 증폭을 하는데 매우 조용한 곳에서 음악을 들으면 조금씩 소리가 새어나오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제품 구조 상 귀를 강하게 틀어막는 구조는 아닌데요. 그래도 이어팁과 하우징이 모두 귀를 막아주기 때문에 소음 차단 효과가 제법 좋은 편입니다. 생긴 것은 세미커널형 같지만 카페나 지하철 안에서도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음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걸음을 내디딜 때의 진동이나 케이블이 옷에 닿을 때의 소음이 적어서 외출 중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포칼 스피어는 스마트폰 연결에 최적화된 이어폰입니다. Y-스플릿 부분이 음악의 재생 및 정지, 곡 넘기기, 음성 통화의 시작과 종료 등을 담당하는 버튼이며 케이블 왼쪽에는 음성 통화용 마이크가 달려있습니다.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음성 통화용 마이크 부속에 볼륨 조절 기능이 없다는 겁니다. 아마도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폰 등을 모두 지원하기 위해 볼륨 조절 버튼을 뺀 듯 한데, 음악 듣다가 볼륨 조정하려면 스마트폰을 꺼내야 합니다.
케이블은 좌우 대칭형이며 고탄성의 피복을 사용합니다. 케이블 자체도 튼튼하지만 케이블 연결 부위도 튼튼하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소재는 부드럽지만 통통 튈 정도로 탄력이 강하기 때문에 케이블을 둥글게 말아서 정리해두기는 어렵습니다. 3.5mm 플러그는 케이스를 씌운 스마트폰에도 쉽게 끼울 수 있도록 슬림하게 되어 있으며 45도 정도로 기울어진 형태입니다.
패키지 속에는 이어폰 본체와 캐링 케이스, 실리콘 이어팁, 폼팁, 항공기용 어댑터가 들어있습니다. 실리콘 이어팁과 검정색 폼팁은 모두 대.중.소 사이즈 3쌍이 포함되는데, 폼팁은 컴플라이 폼팁과 다르게 약간 쫀득한 소재입니다. 캐링 케이스는 깜찍할 정도로 작은 하드 케이스로, 내부에 이어팁 수납 공간이 있습니다. 이 케이스 속에 포칼 스피어를 보관하려면 케이블을 상당히 작게 말아야 할 것입니다.
SOUND
Driver : 10.8mm Mylar electro-dynamic
Frequency response : 20Hz - 20kHz
Impedance : 16 Ohms
Sensitivity (SPL 1mW 1 kHz) : 103dB
THD 1mW [50Hz - 10kHz] : <0.3%
Weight : 15g
이 제품의 소리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이어폰의 소리에서 음색 특징이나 음 균형 및 개인 취향을 배제하고, 구체적 수치에서 ‘정확한 소리’를 원한다면 포칼 스피어는 훌륭한 가격대 성능비의 고성능 장치가 될 것입니다. 별도의 헤드폰 앰프 없이 스마트폰과 고해상도 재생기에 바로 연결해서 깨끗한 소리를 듣기에는 더없이 좋은 이어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어폰 선택으로 고민 중이거나 다양한 이어폰을 사용 중인 분들과 실제로 교류해보면, 현재의 산업적 기준을 높은 점수로 클리어하는 이어폰도 음악적 즐거움과 맞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포칼 스피어는 유사한 가격대의 다른 이어폰들보다 소리의 정확도에서 앞서지만 음색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소리 취향을 따져봐야 하는 제품입니다.
능률이 좋은 스마트폰, DAP 직결용 이어폰
포칼 스피어는 소출력 기기에 바로 연결해서 들을 수 있도록 고안된 고능률 이어폰입니다. 16옴의 낮은 임피던스와 100dB를 넘는 감도로 스마트폰에 끼워도 볼륨을 많이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헤드폰 앰프는 없어도 되겠으며(더욱 선이 굵은 소리를 원한다면 앰프 연결을 말리지는 않겠음) 아이폰 6S의 경우는 45~50% 정도의 볼륨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포칼 스피어는 고음이 상당히 샤프하게 묘사되므로 원래 음색이 밝거나 고음이 자극적인 스마트폰 또는 DAP와 연결하는 것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원래 고음 특징이 별로 없거나 ‘양념’이 필요한 재생기에는 훌륭한 보완책이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스피어를 슈어 SHA900과 연결했을 때 고음이 무척 차갑게 느껴졌으며, 고음 해상도가 살짝 밀리는 소니 엑스페리아 C3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때는 더욱 선명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매치 업은 애플 iOS 기기들입니다. 원래부터 담백하고 평탄한 소리를 들려주는 재생기인데 포칼 스피어를 거치니 딱 알맞게 밝고 화사한 소리를 만들더군요.
BA 이어폰 같은 고해상도, 정밀한 느낌
첫 인상부터 확 와 닿는 특징이 있습니다. 포칼 스피어는 모든 음 영역의 해상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하나로 정확한 울림의 저음과 섬세한 고음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뜨뜻하게 강조된 저음만 빼면 밸런스드 아머처(BA) 이어폰처럼 느껴질 확률이 높겠습니다. 고해상도 파일이 전달하는 현장의 공기 느낌도 묘사할 수 있는데요. 캘릭스 M으로 DSD64 파일과 192kHz / 24bit FLAC 파일을 재생하면서 이어폰이 고스란히 디테일을 전달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소리 전체의 밀도가 크게 높아지며, 고해상도 파일이 지닌 소리의 정확한 타이밍과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전합니다. 반대로 보면 음반의 레코딩 품질이 안 좋을 경우 열화된 부분이 그대로 드러날 것입니다. 스마트폰에서 포칼 스피어의 본래 능력을 뽑아내고 싶다면 MP3 파일은 320kbps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것은 CD에서 리핑한 WAV 파일이나 ALAC, FLAC 등의 무손실 압축 파일입니다. 훌륭하게 마스터링된 고해상도 음반을 준비한다면 포칼 스피어의 진면목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문 속에서도 이것은 더욱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포칼 스피어의 소리를 처음 듣자마자 떠오르는 이어폰이 있었습니다. AKG의 K3003과 대단히 비슷한 인상을 줍니다. 곧바로 K3003을 꺼내어 비교 청취를 해보니, 베이스 부스트 필터를 끼우면 스피어와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군요. (단, K3003의 베이스 부스트 필터보다는 고음이 강조되고 레퍼런스 필터보다는 고음이 약함.) 감상문의 개요를 완성한 후 이너피델리티(Innerfidelity)에서 측정치를 봤는데 실제로 베이스 부스트 필터를 끼운 K3003과 주파수 응답 형태가 거의 동일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포칼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음의 강조된 영역까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짚고 넘어갑시다. 실제로 두 제품을 비교 청취해보면 음의 굵기, 입체감, 고.중.저음의 분리, 공간의 묘사 능력 등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 응답 그래프 모양이 같다고 해서 소리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님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음과 저음 모두 강조가 있는데 중음도 확보했다
이 제품의 소리는 플랫(Flat)이 아닙니다. 실외 감상에서 고.중.저음 균형이 잘 맞게 느껴지도록 고안된 소리이며, 음악 감상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중.저음 모두 조금씩 강조된 영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음 중에서도 높은 고음, 저음 중에서도 100Hz 이하의 초저음이 강조된 소리로 보입니다. 그런데 중음도 함께 강조되어 있습니다. 저의 청각은 화려한 고음과 웅장한 저음에 집중하지만 보컬, 현악기 파트가 나올 때마다 중음이 두텁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중음이 고.저음의 방해를 받지 않고 맑게 드러난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중음의 위치가 뒤로 밀려나는 V자 EQ 모양의 소리가 아니라 완만한 형태의 W자 소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담백한 음색’과는 거리가 멀어지지만 소리의 입체감과 충실한 중음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하우징 설계로 만든 넓은 공간 묘사
세미커널형에 가까운 구조이지만 어떤 음악을 들어도 연주되는 공간이 더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공간감이 좋다’고 표현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인데요. 하우징 속에서 저음 반사를 일으키도록 설계한 모양인데, 이것이 청취자로 하여금 확장된 공간의 이미지를 그리도록 유도합니다. 이 느낌은 라우드 스피커의 느낌과 제법 유사하나 본격적으로 이어 스피커(Ear Speaker)를 지향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제 생각에 포칼 스피어는 청취자의 머리 속에 음의 초점이 모이지만 심리적으로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인이어 모니터입니다.
밝고 샤프하며 화려한 음색의 고음
이 물건을 제대로 착용했다면 저음이 꽤 강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포칼 스피어를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해보면 더욱 강한 특징은 고음에서 나옵니다. 선이 가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고음으로, 귀 속에서 파랑색 물감이 묻어나올 듯한 밝은 음색을 냅니다. 저음보다는 비중이 조금 낮은 고음이지만 일부 영역이 명확히 강조되어 있어서 고음이 강하게 녹음된 음악에서는 치찰음 강조가 생길 수 있겠습니다. 밝고 샤프한 고음을 선호하는 취향이라면 잘 맞을 것입니다. 여성 보컬 중에서도 비음(코맹맹이 소리)이 강한 가수의 기교를 증폭하는 이어폰입니다. 드럼 연주를 들으면 하이햇과 심벌즈 쇳소리가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며 클래식 악곡을 감상할 때는 고음이 포함된 악기들 모두가 화려해집니다.
매우 낮은 THD 수치가 트레이드 마크
포칼 스피어는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수치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것은 저의 주관적 감상평 뿐만 아니라 하나의 팩트(Fact)로써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도 될 듯 합니다. 일반적인 이어폰 헤드폰은 1kHz를 기준으로 THD 측정을 하는데 포칼 스피어는 50Hz에서 10kHz까지의 넓은 영역에서 THD 측정을 하고 평균을 낸 모양입니다. 이는 ‘이 제품에서는 배음이 발생하지 않음!’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훨씬 넓은 영역에 걸쳐 측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THD 수치가 0.3% 미만입니다. 포칼 스피어가 고해상도 재생기와 잘 맞는 이유는 주파수 응답 범위가 아니라 극도로 낮은 THD 수치에 있습니다. 감성적인 잔향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나 고품질로 녹음된 음악을 깨끗하게 전달하기에는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저음에 대해
이 제품의 저음 강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겠습니다. 주변 소음이 많은 실외 환경에서 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어폰이므로 의도적인 저음 강조를 넣었는데, 이것이 실내 감상에서는 너무 강한 저음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울림의 저음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특징이겠으나 실내에서는 정밀하고 샤프한 고.중음이 크게 부풀어오른 저음보다 약하게 들립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저음이 주로 초저음 중심으로 강조됐다는 것입니다. 근육질의 강하게 때리는 저음이 아니라, 넓게 바탕으로 깔리며 부드러운 탄력으로 고막을 누르는 저음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음은 재생 기기에 따라 밝거나 차갑게 들리는데 저음은 어느 환경에서든 일관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화사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음악, 디지털 레코딩 음반에 잘 어울린다
포칼 스피어는 음색 특징이 명확해서 음악 장르의 구별도 뚜렷한 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밝고 선명한 고음과 따뜻한 저음이 혼합된 이어폰이므로 ‘디지털 레코딩의 깨끗함을 추구하는 음반’일수록 잘 어울릴 것입니다. 반대로 약간 어둡거나 무색무취의 음색이 필요한 음악이라면 어색한 느낌이 들 수 있겠습니다. 클래식 악곡으로 치면 하프치코드의 소리가 대단히 또랑또랑하게 되어서 바로크 시대 음악이 즐겁게 들리며, 재즈를 본다면 퓨전 재즈에 훨씬 어울리는 소리입니다. 경쾌한 팝이나 말랑하고 달콤한 분위기의 알앤비, 발라드에 잘 어울리며 깊은 성찰을 제시하거나 슬픈 분위기를 내는 곡에서는 마이너스 매칭이 되겠습니다. 보컬의 표현 방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칼 스피어는 기본적으로 중음이 튼실하여 보컬을 보다 가깝고 뚜렷하게 만드는데, 화려한 색채의 고음이 여성 보컬을 매력적으로 꾸며주며 포근한 울림의 저음이 남성 보컬을 듬직하게 보강해줍니다.
[요약]
디지털 레코딩의 사운드를 정밀하게 전달하는 고성능 장비
밝고 화려한 고음과 풍만하고 따뜻한 저음의 조합
싱글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인데 BA 이어폰 같은 느낌
넓은 영역에 걸쳐 측정된 낮은 THD 수치가 트레이드 마크
저음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고음과 중음 모두 강조된 부분이 있음
음악의 공간감을 증폭하는 하우징 설계
파랑색에 가까운 밝은 음색
초저음 중심으로 강조된 부드럽고 탄력 있는 저음
무게가 가볍고 동그란 모양이라서 오랫동안 편안히 착용 가능
리모트와 마이크를 갖춘 스마트폰용 이어폰인데 볼륨 조정 기능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