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베르방 패밀리의 우아한 케미 - Focal Sopra No.2 & Naim Uniti 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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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goldmund | 20-03-15 15:09 | 조회 : 2,26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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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방 패밀리의 우아한 케미
Focal Sopra No.2 & Naim Uniti Nova
영불 하이파이 빅딜
포칼과 네임오디오의 합병이 어느새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베르방(Vervent) 오디오 그룹의 쌍두마차가 된 이 초유의 영-불 연합팀의 빅딜을 놓고 화제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합병시점에서 서로를 다소 어색하게 했을 두 브랜드의 그간의 경로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하나로 합쳐지기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 포칼의 소프라, 네임의 유니티 이 두 라인업은 두 브랜드를 비로소 피를 섞은 패밀리가 되는 첫 시도였다. 빅딜이 드디어 케미를 발휘하기 시작한 지점이 되었다.
그 이전에 사운드로나 스토리로나 접합점이 없었던 두 브랜드는 교차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이 살아왔다. 프랑스의 포칼은 유닛 제조사로 쌓은 명성 만큼을 자체 스피커로 구현시켜나간 대표적인 첨단 R&D 기반 브랜드이다. 원래 회사명이 설립자의 이름을 따라 ‘자크 마훌의 연구소(J.M. Lab)’였던 것을 상기해보면 포칼의 정체성이 확인될 것이다. 티옥사이드와 같은 소재는 물론 샌드위치 콘이나 특유의 역돔 구성 드라이버, 그리고 우아한 디자인과 마감이 제품 전편에 흐르며 여타의 스피커 브랜드들과 차별화된다. 2016년 포칼은 최상위 유토피아와 엘렉트라 라인업 사이에 ‘소프라(Sopra)’ 시리즈를 런칭시켰다. 그 오랜 포트폴리오의 지각을 이동시켜 특유의 세련미를 갖춘 새로운 구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다른 라인업보다 좀더 드라마틱해 보인다.
영국의 네임은 신호경로와 부품을 최소화하고 작은 사이즈로 앰프를 구현시킨 선도적 브랜드였다. 전원부를 앰프 본체와 별도로 편성하고 각 컴포넌트간의 연결을 DIN 규격으로만 가능하게 해서 사실상 타 브랜드와 조합을 할 수 조차 없는 배타적 원 브랜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4년 프리-파워 앰프 조합으로 2억 5천만원에 달하는 ‘스테이트먼트’ 시스템을 출시하며 제왕적 면모를 과시하는 한편으로 ‘뮤조’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개발해서 네임오디오의 이름을 만인에게 전파시키기도 했다. 이런 광활한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포칼이 소프라를 개발할 무렵, 기능과 퍼포먼스를 달리 하는 세 가지 등급의 올인원 앰프 시리즈 ‘유니티’를 출시했다.
합병 이후 포칼과 네임의 최근 10년 히스토리를 보면 마치 정교하게 짜여진 퍼즐의 구간처럼, 기획된 이벤트마다 특정 지점에서 맞아떨어지게 치밀하게 준비되어 온 듯 하다. 그래서 그 내용이 필연적이고 조율이 잘 되어있으며 약 40년이 넘게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집안이 조화롭게 융화되기 시작했다.
포칼 소프라 No.2
소프라 라인업에 새로운 투 톤 마감이 추가되었다. 블랙 오크와 라이트 오크 두 종류인데, 시청한 라이트 오크는 아이보리 톤의 프론트 패널에 측면과 뒤쪽으로 메이플 톤의 무늬목 마감으로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기존의 화이트 블랙 오렌지 - 원색 톤의 칼라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 투 톤 버전은 개성이 가미되었으며 보다 격조높은 칼라 배합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소프라 2의 메커니즘에 대해 다시 소개할 필요는 많지 않아보이지만, 간략한 환기를 해보는 차원에서 요약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3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구성이며, 두 개의 7인치 구경 우퍼와 한 개의 6.5인치 미드레인지 사이에 1인치 트위터를 둔 구조로서 대역간 도달시간을 일치 - 코히어런트 소스 - 시키기 위해 트위터 부분을 중심으로 허리를 굽힌 형태를 하고 있다. 대역마다 설계원리가 다르다.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사용된 소위 ‘W’ 콘은 두 개의 얇은 광섬유 사출패널 사이에 폼(foam)을 채워넣은 샌드위치 구조로 되어있으며 가볍고 강도가 높아 빠르고 정확한 재생에 유리하다. 두 개의 우퍼에는 자계 안정화 회로인 NIC 를 기반으로 왜곡을 최소화하고 고해상도와 뛰어난 다이나믹스를 구사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미드레인지에는 NIC 모터와 더불어 6점 지지 댐핑방식의 TMD 서스펜션 설계로 제작되어 있는데 이 시스템은 경주용 자동차의 서스펜션이나 건축물의 지진 대비 설계에 사용되는 방식이다.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두 인클로저 사이에 마치 관절처럼 경사를 준 트위터 인클로저에는 무한배플 개념과 혼 스피커의 공명 - 두 가지 기술을 접합시켰다. 그래서 혼(horn) 구조로 된 인클로저의 뒷면을 개방시키고 그릴로 공기저항을 조절하는 방식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캐비닛에 발생한 에너지를 그라데이션을 주어 소멸시키듯 점진적으로 흡수시켜 압축된 다이나믹스를 완화시키는 동시에 체임버 내에 적정량의 공기를 유지시켜 높은 대역의 순도를 높이는 원리이다. 포칼에서는 이 방식을 IHL이라고 칭한다. 역돔형 베릴륨 콘 유닛은 소정의 어쿠스틱을 정확히 얻기 위해 중앙으로 오면서 눈이 커지는 디자인의 그릴로 덮여 있다. 베이스는 19mm 두께의 견고한 강화유리로 지지하고 있으며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스파이크로 닻을 내리고 있다.
▲ IHL(Infinite Horn Loading)
네임 유니티 노바
유니티 시리즈는 포칼과의 합병 이후 기획된 네임오디오의 차세대 올인원 시리즈 포맷이다. 제품의 기능과 퍼포먼스에 따라 아래에서부터 아톰, 스타, 노바 세 모델과 전용 서버 코어가 있다. 본 유니티 시리즈의 플래그쉽인 노바는 스타와 동일한 투 바디 디자인의 섀시를 하고 있어 보이지만, 스타에서 CD 슬롯 역할을 하는 왼편 바디 전체를 전원부로 편성한 파워풀 퍼포먼스 기반 올인원 시스템이다. 전통의 컴팩트 블랙박스 포맷을 기반으로 모던한 네임 고유의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마감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까지 일관되어 있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대용량 전원부를 투입해서 확장된 스피커 선택폭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재생품질, 그리고 조금은 칼라를 달리한 음색 등 날렵하고 직관적인 고전적 네임의 스타일을 넘어 좀더 유니버설한 네임 스타일을 지향해서 제작되었다.
크롬캐스트가 내장되어 있고 애플 에어플레이와 룬, 코부즈, 스포티파이, 타이달 등 대부분의 네트워크 음악서비스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apt-X HD를 지원하는 최상급 블루투스 수신이 가능하고 UPnP를 기본 지원한다. 현존 대부분의 입력포맷을 지원하는 디지털 입력은 24/192 품질까지 전송하며, 동축단으로는 DSD64까지 지원한다. 기본사양인 DAC는 버브라운사의 칩을 탑재하고 있다. USB-A 는 앞 뒤 패널에 하나씩 두 개의 슬롯을 제공해서 편리하며 HDMI ARC 입력을 제공하고 있고 서브우퍼 출력과 프리아웃으로 외부 파워앰프로 출력이 가능해서 영상 기기를 통해 최상의 품질로 연계할 수도 있다. 제품의 우측 바디의 전면 패널을 장식하고 있는 자체 5인치 디스플레이 또한 뛰어난 시각적 품질과 가독성을 자랑한다. 스테이트먼트에 사용된 대구경 휠 콘트롤 시스템을 장착시켜 제품 상단에서 시각적으로도 기능적으로 뛰어난 위용을 발휘한다.
사운드 조합
본 조합의 시청은 수입사인 오디오갤러리 청담 스토어에서 진행했는데, 두 브랜드의 국내 딜러쉽이 일원화되면서 ‘포칼 파워드 바이 네임’(Focal Powered by Naim) 이란 타이틀로 새롭게 론칭했다. 참고로 이 타이틀은 전세계 포칼-네임 스토어에 공히 적용되는 스토어 브랜이다. 소프라 2 신형은 1층 매장에서 계단을 통해 절반쯤 올라가서 마련된, 일종의 메저닌 층에 배치되어 있어서 시청위치의 뒷쪽은 그대로 매장 쪽으로 개방된 공간이다. 방음이나 기타 시청환경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우대칭 배치나 인테리어가 훌륭해서 방음이 잘된 비대칭 공간에 비해 시청하기에 못하지 않았다. 다만 대형 디스플레이가 두 스피커 사이에 있어서 일부 반사음에 대해서는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긴 했다.
무엇보다 필자에게 이 조합은 매장에서 그리고 사용자 공간에서 익숙한 관계로, 이 조합의 기본 특성에 더해서 이 공간에서의 사운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기본적으로 이 곳에서의 본 조합의 장점으로서 비주얼을 빼놓을 수가 없다. 피노 & 르 포르세(Pineau & Le Porcher)에서 디자인한 소프라의 우아한 라인과 뛰어난 색감, 그리고 섬세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반짝이는 컴팩트 블랙톤 올인원 네임 유니티의 인테리어적 케미가 돋보인다. 이 조합은 디자인차원에서 배치공간에 대한 선택이 꽤 자유로우며, 네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스피커 선택의 폭 또한 넓다.
이 조합이 들려주는 사운드의 특징은 우선 매력적인 질감이다. 스피커와 앰프의 성향이 유사하다. 유니티 노바의 살짝 도톰하고 살집이 잡히는 음색이 우선 그렇고 소프라의 후면개방형 어쿠스틱 방식이 그렇다. 그래서 중역대 이상에서의 감촉이 좋으며 시청자를 포근히 감싸오는 두터움이 나긋한 어조로 어필한다. 하지만 중역대 이하에서의 파워풀한 다이나믹스와 정확한 타임 도메인은 음악에 도취되기 보다는 음원속 상황속으로 쉽게 빠져들어가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시청자를 압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체화시킨다. 음원들은 유니티 노바내의 임베딩 프로그램 중에서 룬(Roon)을 통해 주로 듣는 무손실 음원들을 시청해 보았다.
포칼-네임 커플의 데모 음악들을 우선 들어봤는데 가빈 그린웨이가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영화 ‘인셉션’ 삽입곡 ‘Mombasa’는 최고조의 다이나믹스를 들려준다. 이 곡을 이렇게 하이파이적으로 녹음한 방식은 참 신선하고 뛰어나다. 2개의 첼로가 주도해서 다이나믹하고 채널분리가 선명하게 경계를 나누는 사운드품질를 구사한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은 연주를 여유있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박진감 넘치게 들려준다. 유니티 노바가 다이나믹스를 부족함이 없이 잘 드라이브하기도 하지만 자극을 하거나 애매한 구석을 넘기지 않는다. 스피커를 뒤쪽으로 그리 많은 공간을 두지 않았는데 특히 이 곡을 시청하는 동안 뒤쪽을 개방시킨 소프라 특유의 어쿠스틱을 잘 살려 배치한 듯 싶다. 대음량이나 슬램의 순간에도 부스팅이 거의 없이 양감의 증감만 존재한다.
텔락 시리즈 중 에릭 쿤젤이 신시내티 팝스 오케스트라의 윌리암 텔 서곡은 오래 전부터 귀에 익숙한 휘몰아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정확한 템포와 정교한 다이나믹스를 기반으로 해서 연주가 빨라지고 짧은 음이 잇따라 반복되는 순간에서도 매끈한 음색과 질감이 듣기 좋은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관악기와 현악기가 높은 피치로 치고 올라가는 투티에서도 귀를 자극하는 경우가 없이 편안하고 하이파이적으로도 듣기 좋은 음이다. 90년대에 이 곡을 가장 강렬하게 시청했던 마크레빈슨과 B&W의 조합과 비교하면 시간의 경과와 무관하게 거의 반대편에 있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찔한 느낌을 고조시키는 스타일이 아니라 견고한 구조 속에 세련되고 정제된 음의 입자들이 유연하게 동작하고 있다.
- Mariss Jansons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Symphony No. 2 in D Major, Op. 43: I. Allegretto (Live)
마리스 얀손스가 로얄 컨서트허바우를 지휘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1악장은 좌우펼침이 좋은 스테이징이 돋보인다. 깊이에 대한 인상은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이와 같이 스테이징 특성이 좋은 녹음의 경우 종종 스테이징의 폭이 스피커의 좌우 폭을 넘어서서 펼쳐진다. 현악합주의 촘촘한 질감과 감촉은 바이에른 방송악단 버전이 좀더 우세하지만 스테이징과 무대 정보를 놓고서는 본가라 할 수 있는 RCO쪽의 장점이 잘 살아난다. 또한 촘촘하지만 자극성 없는 세부묘사로 채워진 오케스트라 합주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잘 떠오른다. 낮게 쿠르릉 대는 팀파니가 그리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마이크로 다이나믹스의 구사가 훌륭해서 생동감이 넘치고 현악합주의 찰랑거리는 세세한 표현이 잘 살아난다. 어느 순간에서도 흐릿해지지 않는 음의 입자감이 좋다.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 관현악단을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안단테에서는 중역대를 가득 채우는 촘촘한 현악합주의 질감이 연주자가 표현하려는 미세한 표정변화를 잘 느껴지게 한다. 마이크로 다이나믹스의 굴곡이 잘 살아나며 베이스의 양감이 순간 늘어나도 불필요한 울림을 남기지 않는다. 짧은 순간 치솟았다가 사라지는 다이나믹스가 단정하고 깔끔하게 처리되어 연주현장에서의 스케일이라고 느껴진다. 한편, 투티에서의 한없이 치고 오르는 느낌은 다소 약해서 높은 대역에서 좀더 트여있는 느낌을 살려주었으면 좋을 듯 싶었다. 하지만 역시 질감표현은 이 곡에서도 매력적이어서 목관악기의 음색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으로 잘 느껴진다. 이 조합의 음색이 들려주는 매끈하고 나긋한 질감은 특히 매력적이다.
아델의 ‘Hello’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얼굴의 이미징이 선열하게 떠오른다. 외곽선이 예리하거나 정교하다는 느낌을 따질 여유가 없이 얼굴의 곡면이 잘 느껴지는 다소 큰 이미징인데, 아마 스피커 사이에 디스플레이가 없다면 이 모습이 좀더 컴팩트하게 떠오르지 않을까 싶었다. 딕션이 선명하지만 날카롭거나 건조해지는 경우 없이 조금씩 변화하는 표정을 잘 표현한다. 한편, 첫 소절이 끝나며 쿵 하고 내리치는 베이스 슬램이 단호하고 강력하다. 밀도가 높고 응집력이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고 자연스럽고 탄력이 느껴지는 슬램이다. 이쪽을 더 강력하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을 듯 싶은 만큼 양감이 충분하다. 아울러 하모닉스 표현이 좋아서 그런지 공간의 사이즈가 평소보다 넓게 느껴진다. 스테이징이 좌우로 넓고 크게 잡힌다.
드레이크의 ‘One Dance’는 동글동글하고 매력적인 베이스 비트를 들려준다. 역시 밀도감이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면서도 강렬한 슬램이다. 스케일이 크게 시청공간의 공기를 밀어내며 휘저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배경이나 마누리가 깔끔 단정하다. 이 곡에서도 스테이징이 넓게 잘 떠오르는데, 전후간 레이어링이 좀더 깊게 뿌려졌으면 좋겠지만 좌우펼침 만큼은 아니다. 메인 보컬과 피쳐링, 백코러스의 위치가 정확하게 잘 자리잡고 있어서 입체감있는 무대가 떠오른다. 하모닉스의 표현이 훌륭하다. 약간 연마된 듯한 마감이지만 음색이 정확하고 훌륭한 해상도를 보여주면서도 자극을 하는 순간이 없이 시종 매끄러운 감촉을 준다.
김윤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호소력이 짙게 표현되는 곡이다. 간결하고 청량하게 표현하는 시스템과 비교하면 이 곡의 메시지와 어조는 본 조합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다. 어쿠스틱이 감싸오는 느낌이 독특한 매력을 주는데, 보컬의 딕션이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그림자처럼 하모닉스가 피어오르고 사라지면서 보컬과 곡 특유의 운치를 더해준다. 미세한 표정묘사와 매끈한 마감의 음색의 매력적인 표현이 장점이 될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 시청자를 릴랙스시키지만 해상도가 높은 고급의 편안함으로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엘렌 그리모가 연주하는 실베스트로프의 Bagatelles I 처럼 충분한 잔향정보를 가진 녹음은 이 시스템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곡의 하모닉스는 깨끗한 공기 뿐만 아니라 연주하는 곳의 따스함과 맑은 전망까지 느끼게 해준다. 매끈하게 코팅된 건반의 표면감촉이 그대로 느껴지는 음색이다. 까만 배경과 한줄기 밝은 빛을 받아 빛나는 블랙 앤 화이트 톤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브람스 협주곡 2번의 중후함의 연출 또한 이 시스템과 적절히 맞아 떨어진다. 중후하고 가득 메운 공기의 포만감이 편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공존하게 한다. 피아노의 하모닉스가 딱 사실적인 느낌을 줄 만큼만 맴돌면서 스테이징과 조화로운 사운드의 매력을 선사한다. 드라마틱한 다이나믹스와 슬램의 순간을 여유있게 마감하는 스타일은 하이파이적인 재미 또한 크다. 피아노 솔로가 끝나자마자 뒷벽을 가득 채우는 오케스트라 합주의 보풀거리는 촉감이 아주 좋다. 호쾌하면서도 미세한 표현에 이르기까지 전 다이나믹 레인지 구간의 소리를 여유있게 들려준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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