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디자인과 테크놀로지 그리고 장인의 조화 - Davone Moxie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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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goldmund | 19-09-08 14:02 | 조회 : 1,46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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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본 디자인의 독특함
▲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개인적으로 코펜하겐은 두 번 방문했다. 오디오, 특히 스피커 부문에서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나라라, 당연히 취재해야 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회사 자체는 코펜하겐이 아닌 지방에 소재한 지라, 코펜하겐은 순전한 스톱 오버 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 기회를 이용해서 며칠간 관광을 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그러므로 꽤 이 도시를 안다고 생각한다.
코펜하겐의 특징 중 하나는, 디자인에 관련된 업체나 전시장이 많다는 점이다. 일단 수많은 가구점이 눈에 띄고, 인테리어 소품 전문점도 많다. 우리에게 친숙한 B&O가 덴마크 출신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사실 20세기 들어와 디자인에 일대 혁명이 일어난 바, 그 스타트는 독일의 바우하우스가 끊었지만, 북구쪽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의 핵심이 바로 북구 디자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체의 장식을 배제한 심플한 디자인. 오로지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라인 자체의 수려함과 과감함으로 모든 것을 상쇄한다. 따라서 이번에 만난 다본(Davone)의 맥시(Moxie)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목시를 위시한 다본 전 제품의 특징이 오로지 북구 디자인이나 미니멀리즘으로만 요약될 수는 없다. 같은 길을 걷는 것같으면서도 좀 다르다. 이 부분은 가끔씩 다본을 만날 때마다 내가 느끼는 의문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리뷰를 위해 몇 가지 조사를 하면서, 그 의문을 지울 수 있었다.
다본 자체는 그리 큰 회사가 아니다. 소재지는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온다. 쇤데르쇠 호수 부근에 있다. 지척지간에 스웨덴이 있으므로, 북구 전체를 놓고 보면 중심 지역에 있다고 해도 좋다. 동사는 2007년에 창업했는데, 주재자는 폴 쉔켈(Paul Schenkel)씨.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당연히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다. 그의 최대 관심사는 스피커에서 음질과 디자인을 어떻게 양립시키냐다. 개인적으로는 중세의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중세? 그렇다.
순간 나는 다본에 흐르는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렇다. 한편으로 심플하고, 세련되며, 진보적이지만, 그 배후에는 중세가 놓여 있는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가 있는 것이다. 결코 만만한 물건이 아닌 셈이다.
폴 쉔켈이 스피커 디자인을 할 때, 좌우명으로 삼는 말이 있다. 전설적인 이태리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의 신념인 것이다. 비넬리는 얼마 전 타계한 분으로, 그간 IBM, Knoll, 블루밍데일,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의 디자인을 도맡아 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디자이너의 삶은 수많은 투쟁의 연속이다. 바로 어글리(추함)과의 투쟁 말이다.”
분명 다본의 제품을 보면 디자인적인 면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과연 그뿐일까?
다본의 음향 철학
리뷰를 위해 이번에 다본의 목시를 만났지만, 다본 자체는 내게 구면이다. 창업 당시 빠르게 한국에 소개된 덕분에 그 실력을 일찍부터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시의 경우, 단순한 디자인에만 그치지 않고, 그 내실도 튼실하다. 일체 선입견 없이 이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 참고로 목시(Moxie)는 어떤 사람의 용기나 결단력을 뜻한다. 왜 이런 단어를 모델명에 썼을까?
사실 하나의 스피커를 디자인한다고 할 때, 수많은 난제와 맞닥트리게 된다. 결코 용기나 결단력이 없으면 제대로 된 제품을 설계할 수 없다. 바로 이 부분에 착안해서 제품명에 쓰지 않았을까 판단이 된다.
쉔켈씨는 물리학자 출신이다. 따라서 스피커를 단순하게 판단할 리가 없다. 여기서 대략 나는 스피커쪽에 세 가지 흐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1) 첨단 과학의 산물
2) 악기와 같은 예술품
3)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아마도 본 기는 세 번째 항목에 포함될 것이다. 또 그렇게 홍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보면 오히려 첫 번째 항목에 가깝다. 말하자면 철저한 음향학적 배려를 통해 완성된 것이다. 일단 제품 외관을 보면, 일체의 직선이 없다. 곡선으로 교묘하게 만곡을 그리며 마무리되어 있다. 이것은 스피커 주변의 정재파나 반사파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바닥 부분에 안정적인 받침대를 대고 있는데, 이것은 본체의 진동을 억제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즉, 외관에 멋과 기교를 더해서 과감한 레이 아웃을 이루고 있지만, 그 배경엔 음향학적인 고려가 적극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Moxie 의 스펙과 내용
▲ 다보네 오디오의 라인업. (좌측부터) Ray, Twist, Studio, Mojo, Moxie, Solo
그럼 여기서 차근차근 본 기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현행 다본의 제품군은 총 여섯 종에 이른다. 그중 세 종이 북셀프고, 나머지 세 종이 톨보이다. 당연히 목시는 후자에 해당한다. 톨보이라고는 하지만 2웨이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무리하게 사이즈를 키워 저역을 보강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해당 주파수 대역의 표현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내실을 키우는 쪽인 셈이다.
이래서 담당 주파수 대역이 45Hz~22KHz에 이른다. 톨보이라고는 하나 슬림하면서 부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용적이나 사이즈를 생각하면 양호한 내용이다. 감도는 4오옴에 88dB. 88dB 자체는 좀 부담스럽지만, 어떤 경우에도 3.4오옴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어서 앰프에 요구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 대략 50W의 출력이면 충분히 구동이 된다. 그런 면에서 통상의 인티 앰프를 매칭하면 사용상 큰 무리는 없다.
한편 2웨이 방식으로 구성된 바, 우선 미드베이스부터 살펴보자. 구경은 150mm로 약 6인치에 해당한다. 진동판은 파이버 계통을 블랜딩한 콘으로, 무척 가볍고 단단하면서 밀도가 높다. 여기에 통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 바스켓을 더해서, 드라이버 자체의 성능은 여타 하이엔드 메이커 못지 않다.
트위터는 1인치 구경. 아노다이즈 처리가 된 알루미늄 진동판을 채용했고, 별도의 챔버에 담아 성능 자체를 최적화시켰다.
인클로저는 참 가공에 많은 시간을 들였음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무려 7겹으로 쌓은 비치우드를 프레스 가공했는데, 단순히 압착한 데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멋진 형상으로 구부렸다. 그 과정에 지난한 시간이 소요된다. 덕분에 강도도 높고, 음향학적인 이점도 갖추게 된다.
프런트 패널은 10겹으로 된 HDF를 동원했다. 드라이버, 크로스오버, 덕트 등을 다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강도와 댐핑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프런트 패널에 쏟은 정성은 인클로저 못지 않다고 봐도 된다.
여기에 스테인레스 바를 구부려서 받침대를 덧대고 있다. 의외로 성능이 우수해서 스피커 본체를 제대로 지탱하고 있다. 또 심플하게 마무리해서 디자인적인 측면도 괜찮다.
본격 시청
다본의 특징 중 하나는 오로지 스피커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종수도 넓히지 않고, 제품 하나하나를 덴마크 장인들의 손에 의해 세심하게 제작된다. 그러므로 생산량도 그리 많지 않다. 꽤 성공적으로 부각되는 메이커임에도 전혀 회사를 확장할 계획은 없는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골목길 어딘가에 숨어있는 작은 맛집 정도로 판단해도 좋다. 개인적으로 이런 정책을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오디오 플라이트 FLS10 인티, 소스기는 오렌더 A30을 각각 동원했다. 타이달과 NAS 등을 이용해 다양한 트랙을 들었는데, 지금부터 차근차근 소개하도록 하겠다.
- Mozart - Requiem (two reference recordings : Karl Böhm 1971 & 1956)
첫 곡은 칼 뵘 지휘, 모차르트의 < 레퀴엠 > 첫 부분. 서서히 악단이 기지개를 켜고,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대목이 절묘하다. 이윽고 비장한 테마가 연주되고, 코러스가 하나 둘씩 얹힌다. 그 과정이 일목요연하다. 확실히 중역대에 찰기가 있으면서, 개방적인 고역도 일품이다. 저역에 대해선 일체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간에 소프라노가 나올 땐, 강력한 레이저 빔을 쏘듯 이쪽으로 노래가 여축없이 전달된다. 혼 스피커를 듣는 듯하다. 홀 톤까지 풍부하게 재생하는 대목에서 정말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임을 확인한다.
- Vadim Repin - Beethoven : Violin Concerto In D, Op.61
바딤 레핀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 일단 매우 투명하고, 유려한 음이 반긴다. 전체적인 무대 연출도 큰 편이다. 그러나 음색 자체는 차갑지 않다. 약간 온기가 있고, 사람의 체취가 느껴진다. 긴장된 인트로 이후, 자유롭게 노래하는 바이올린의 등장. 다양한 기교가 술술 펼쳐지는데, 정말 하이 스피드로 커버한다. 중간중간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저역이 흥미롭다. 결코 양으로 덤비는 것이 아니라, 스피드로 해결하고 있다. 이탈감이 좋고, 쉽게 쉽게 음을 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 Oscar Peterson - Everytime We Say Goodbye
이어서 오스카 피터슨의 < Every Time We Say Goodbye >. 오른쪽 채널에 피아노, 왼쪽 채널에 더블 베이스라는 달랑 두 개의 악기 편성이다. 그러나 풍부하게 공간을 메꾼다. 오히려 이 기회에 더블 베이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스럽게 밑으로 뚝 떨어지는 베이스 음은 절묘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영롱하면서 수려한 피아노 연주는 적절한 스윙감을 동반,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대가 둘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완벽하게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 Diana Krall - Isn't It Romantic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 Isn’t It Romantic >. 이제는 나이를 먹고 보다 노련해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녹음 자체는 1950~60년대 풍의, 보컬의 존재감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면서, 악단의 뒤쪽에 절묘하게 배치시킨 형상이다. 덕분에 숨을 쉬거나, 침을 삼키거나, 속삭이거나, 샤우트 하는 모습이 정밀하게 포착된다. 극한의 해상도를 만끽할 수 있다. 크롤의 노래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수준이다. 확실히 본 기는 중역대에 마력이 있다. 중간에 나오는 피아노 솔로도 각별하다. 일체 잔 기교를 부리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다가온다. 곱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
다본의 제품들은 일단 눈길을 끈다. 종래에 없던 디자인을 과감하게 채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려한 목공예 가공은 가벼운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 그래서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로 오인받을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음을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음질을 추구하는 정상적인 스피커 회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기를 포함한 다본의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음을 듣고 나서, 음질 먼저 체크하고 나중에 전체적인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사이즈, 내용, 디자인 등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은 본 기는 매우 특필할 만한 존재라 하겠다.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Frequency response | 45-22.000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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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edance | 4 ohm, 3.4 ohm minimum at 240Hz |
Sensitivity | 88 dB/2,83V/m |
Max power | 50 W (IEC 268-5) |
Mid woofer | 150mm, low distortion driver with a special fibre blend cone with optimal balance of stiffness, damping and density. Symmetric motor structure for optimal drive force symmetry. Designed in Denmark |
Tweeter | 1", Anodised aluminium dome, flow optimized vented pole piece with non-reflective chamber, saturation controlled motor system. Designed in Denmark |
Cross over | 2.4kHz, 24dB/Oct Linkwitz Riley |
System | Bass reflex port in front |
Cabinet | The back panel is made from 7 layer beech wood form pressed veneer for increased stiffness and a unique appearance from all viewing angels. The form pressed baffle is made from 10 layers HDF |
Weight | 8 kg / piece |
Height / Width / Depth | 80 / 24 / 23 cm |
Current version | HR |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 오디오 갤러리 (02 - 926 - 9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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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34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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