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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1990년대에 바친 기념비 Focal Spectral 40th Speaker

페이지 정보

작성자 : goldmund | 19-09-08 16:39 | 조회 : 1,657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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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 LAB 으로부터

 

 

1980년대 CD의 출현과 함께 하드웨어 진영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미 시작된 일렉트로닉 악기들의 범람과 혁신적인 연주 및 녹음 기술의 변화는 하드웨어의 변화를 야기했다. 소니, 필립스가 디지털 포맷 혁명을 주도했고 앰프나 스피커에서도 더 높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해상도를 가진 오디오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프리앰프에서 포노단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앰프에서 이퀄라이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프랭크 매킨토시와 사울 마란츠에 이어 마크 레빈스과 댄 다고스티노의 크렐이 승승장구한다. 갈수록 더 낮은 능률과 제동이 쉽지 않은 진동판을 채용한 스피커들의 출현은 더 높은 힘과 선형성을 요구하며 하이엔드 앰프의 개발을 추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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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윌슨의 와트퍼피 5.1이나 이글스턴웍스의 안드라 같은 모델이 출현했고 이 외에도 미국에선 헤일스나 아발론 같은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줄줄이 출시되었다. 무엇보다 이 시기 미국의 스피커들은 마치 콘서트홀의 사운드를 옮겨온 듯 생생한 현장감을 그들만의 기술을 통해 재현하면서 홈 오디오의 혁신을 이루었다. 한편 하이엔드 오디오엔 걸맞지 않을 것 같은 진공관을 혁신적으로 활용한 하이브리드 진공관 앰프 메이커들이 새로운 가치를 내걸고 신흥 세력으로 떠올랐다. 오디오 리서치, BAT 그리고 오래가진 못했지만 하이브리드 앰프의 선두주자였던 카운터포인트도 이 당시 전성기를 누렸다.

 

미국뿐만 아니다. 영국의 B&W는 노틸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스피커를 개발해 기존의 전통적 스피커 디자인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케프의 이후 21세기 스피커 디자인의 초석이 되었던 레퍼런스 시리즈가 여러 형태로 출시되어 스피커 디자인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도 1990년대다. 영국 이외 유럽 여러 나라들도 축적된 기술과 그들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오디오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미셸 레바숑의 골드문트는 미메시스의 출범으로 영미권 중심의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파장을 몰고 왔고 이 외에 독일, 덴마크 등 하이엔드 오디오 강국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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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프랑스에서 대단히 독창적인 오디오 메이커가 등장했다. 1979년 설립 이후 주로 유닛을 제조하면서 닻을 올린 JM LAB은 1980년대 여러 스피커를 제작하며 기술을 쌓았다. 이후 1990년대 중반엔 그랜드 유토피아(Grande Utopia)를 출시하며 전 세계 하이엔드 스피커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설계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불모지라고 여겼던 프랑스에서 태동한 하이엔드 무브먼트의 선봉장 JM LAB은 유토피아 라인업으로 단숨에 영, 미권 중심의 오디오 산업에 대한 시선을 유럽으로 돌려놓았다. 자크 마욜의 JM LAB은 현재 포칼이 있게 만든 기술적 컨셉과 아이디어의 출발점이었다.

 

필자도 1990년대 JM LAB 제품을 여러 종 사용해보고 귀동냥을 해보며 포칼의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유토피아 라인업인 메조나 그랜드 유토피아 외에 알코르, 베가 같은 모델들 그리고 얼마 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마이크론 캐럿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꽤 오래전 내 기억의 서랍 하나를 여니 툭 하나 튀어나오는 모델이 있다. 다름 아닌 스펙트랄 라인업이다. 당시 908이나 909 그리고 913 같은 모델이 있었으며 그리 높지 않은 가격대에 상당히 박력 있는 중, 저역에 역돔 트위터의 선명하고 입체적인 사운드가 기억에 남는다. 이후 일렉트라 같은 라인업에 그 바통을 물려주었으나 알코르, 베가 같은 모델과 함께 스펙트랄은 JM LAB의 역사적 모델들로 각인되어 있다.

 

 


 

 

포칼 창립 40주년 기념 – 스펙트랄 4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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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주년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스펙트랄 라인업이 아니라 JM LAB으로 1979년 간판을 올린 이례 포칼로 브랜드를 통합한 이후 2019년인 올해 그들은 기어코 40주년을 맞이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JM LAB 시절의 여러 모델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포칼은 40주년 기념작은 내놓았는데 다름 아닌 스펙트랄을 기억 속에서 소환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스펙트랄이 21세기에 다시 환생한 것. 그들이 타겟으로 삼은 모델은 정확히는 1990년대 출시했던 스펙트랄 913.1이다.

 

포칼 창립 40주년 기념작 스펙트랄 40th는 그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913.1의 디자인을 21세기 포칼의 테크놀리지 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 당시 케블라 미드/베이스 유닛과 티옥사이드 역돔 트위터는 이젠 포칼의 역사 속으로 잠 들었고 신기술로 무장하되 전체적으로 그 당시 스피커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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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펙트랄 40th는 3웨이 저음 반사형 타입으로 두 발의 베이스 우퍼와 한 발의 미드레인지 그리고 한 발의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다. 우선 노란색 진동판을 가진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가 스펙트랄 913.1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리지널의 케블라가 아니라 포칼 엔지니어링 팀이 새롭게 개발한 최신 K2 진동판이다. 스펙트랄 40th에서 최상단에 위치한 것은 싱글 스킨 K2 진동판을 채용한 6 1/2인치 미드레인지 유닛이며 베이스 우퍼는 K2 진동판을 두 겹을 덧대어 샌드위치 방식 진동판을 채용한 7인치 유닛으로 총 두 발을 투입하고 있다. 이로써 저역의 경우 34Hz, 즉 초저역과 중간 저역 사이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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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M 프로파일 역돔 트위터

 

 

트위터를 살펴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티옥사이드 역돔 트위터를 대신해 최신 M 프로파일 역돔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다. 이는 티옥사이드 이전의 케블라 돔 트위터를 연상케하는 역돔 트위터인데 그 모양이나 색상만으로도 무척 달콤하면서도 선명한 고역을 연상케한다. 이 트위터의 경우 역시 아라미드 섬유를 진동판 소재로 사용했고 +/-3dB 기준 30kHz 초고역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한편 저음 반사형 타입으로 포트를 전면 맨 하단에 마련해놓고 있는데 이른바 포칼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파워플로우(Powerflow™) 벤트 시스템을 적용해 저역 품질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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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로저엔 역시 포칼이 오랫동안 발전시켜온 감마 구조를 적용, 단단하며 높은 댐핑 처리가 잘 되어 있으며 전면은 블랙 하이 글로스 블랙 마감, 옆면은 월넛으로 마감했다. 포칼의 설명을 빌리자면 네오-레트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스펙트랄 40th은 1148mm의 훤칠한 키에 넓이 303mm, 깊이 424mm로서 보편적인 거실 한자리를 차지하면 당당한 풍채를 자랑할 듯하다. 더불어 34Hz에서 30kHz까지 광대역을 재생하며 공칭 임피던스 8옴에 91dB 능률을 가지므로 앰프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는 스피커다. 최저 임피던스가 3.1옴 정도지만 일반적인 청취 환경에서 매우 쉽게 제동이 가능해 초심자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대중적인 특성을 보인다.

 

 

20190712_165230153_87291_r.jpgRickie Lee Jones - Dat dare

Pop Pop

 

실제 청음에서도 스펙트랄 40th의 면모는 아주 쉽게 다가왔다. 소스 기기에 WNAS3와 브라이스턴 BDA3 그리고 웨이버사 V 프리앰프와 나그라 MSA 모노 블록 파워앰프로 듣는 나긋나긋한 포칼 사운드는 최근 유토피아나 소프라와 유사하면서도 무척 다른 사운드다. 예를 들어 리키 리 존스의 ‘Dat dare’나 ‘Chuck E’s in love’같은 보컬 레코딩에서 여타 포칼과 달리 매우 너그럽고 달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대역 밸런스 자체도 높지 않으며 자극적인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보컬 포커싱 능력은 매우 뛰어나 스피커 중앙에 핀 포인트처럼 맺힌다. 다만 자리를 조금만 틀어도 정위감이 헝클어질 만큼 스윗 스팟은 좁은 편. 대신 매우 정확한 위상 특성을 보여준다.

 

 

20190712_16545359_99270_r.jpgManfred Honeck

Pittsburgh Symphony Orchestra

Shostakovich: Symphony No. 5

 

음색 면에서 스펙트랄 40th은 마치 햇볕에 바싹 말린 옷감처럼 뽀송뽀송한 감촉을 준다. 무척 밝고 화사한 타입이지만 촉촉한 면보다는 상쾌한 음색에 바삭바삭한 물리적 촉감을 주어 어떤 음악을 들어도 명랑한 기분을 준다. 카잘스 사중주단의 베토벤 현악 사중주 또는 맨프레드 호넥 지휘,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바버 ‘현의 위한 아다지오’에서 이런 음색을 또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한편 그림으로 치면 채도가 높은 스타일로서 다이내믹 컨트라스트가 넓으며 색조가 다채롭게 구분되며 화려한 느낌이 다분하다. 차분한 대역 밸런스를 기반으로 포칼의 화사한 소릿결은 그대로다.

 

 

20190712_165607465_16279_r.jpgRage Against The Machine - Take the power back

 

노란색 미드레인지와 우퍼 유닛은 겉으로 보기엔 조금 느리고 엣지가 불분명할 듯 보이지만 실제 들어보면 매우 민첩한 반응 속도를 보인다. 앰프로 치면 코드나 골드문트에 비유할 수 있는데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듯 포칼의 날렵한 속도감이 음악 속에서 꿈틀댄다. 예를 들어 RATM의 ‘Take the power back’에서 초반 드럼, 일렉트릭 베이스의 어택이 솟구치듯 빠르게 전진한다. 각 악기들의 분리도도 훌륭한 편이나 아주 육중한 타입은 아니다. 대신 힘없이 늘어지지 않고 힘 있게 튕겨나가며 흥을 돋운다. 마치 스포츠카 같은 순간적 추진력과 리듬감이 일품이다.

 

 

20190712_16573145_53038_r.jpgMarianne Thorsen, Trondheim Solistene

Mozart: Violin Concertos No. 4

 

사운드 스테이징 측면에서는 무척 넓고 입체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뽐낸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 중 윌슨과 함께 가장 뛰어난 정위감을 보여주는 포칼답다. 예를 들어 마리엔 토르센과 트론트하임 솔리스텐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들어보면 중역이 약간 얇은 편으로 바이올린은 얇게 들리며 무대는 중앙 뒤편으로 깊게 빠지는 편이다. 반대급부로 너무 공격적으로 튀어나오지 않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다소 차갑고 날카롭게 들릴 수 있는 아큐톤이나 베릴륨에 비하면 상당히 순하고 달콤하게 들리는 스펙트랄 40th은 기존의 여타 라인업과 상당 부분 선을 긋고 있다.

 

 


 

 

총평

 

 

이번 시청에선 며칠 간격을 두고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채널당 네 발씩 사용한 심오디오 340iX 그리고 채널당 MOFET 두발만 채용한 나그라 MSA 모노 블록으로 들어보았다. 빠르고 골격이 뚜렷한 심오디오 그리고 배음이 풍부하며 완급조절이 부드럽고 나긋나긋하며 다소 따스한 나그라 등 앰프에 따라 스펙트랄 40th은 무척 다채롭게 변화했다. 고능률에 고가의 포칼 하이엔드 라인업에 비교하면 좀 더 긴장감이 덜하며 반대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짜릿한 쾌감은 낮추었지만 장르에 대한 대응은 매우 넓은 편으로 마치 기존에 들어보았던 칸타(Kanta)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부분 자주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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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이 40주년을 빌미로 스펙트랄을 소환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칸타 시리즈 출시 때부터 포칼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더 대중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칸타에 이어 40주년을 맞이한 포칼은 그들의 아카이브에서 먼지를 털고 스펙트랄을 꺼내들며 대중에게 속삭이고 있다. 스펙트랄 913.1이 출시되었던 1990년대, 그때처럼 다시 음악을 듣고 즐기자고. 스펙트랄 40th는 그 찬란했던 1990대에 바친 기념비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

Type

3-way bass-reflex floorstanding speaker

Drivers

2 x 71/16" (18cm) K2 woofer

61/2" (16.5cm) K2 midrange

111/32" (34mm) K2 'M'-shaped dome

Sensitivity (2.83V/1m)

91dB

Frequency Response (+/-3dB)

34Hz - 30kHz

Low Frequency Point (-6dB)

28Hz

Nominal Impedance

8 Ohms

Minimum impedance

3.1 Ohms

Recommended Amplifier Power

40 - 300W

Crossover Frequency

280Hz - 2,700Hz

Dimensions (WxDxH)

303 x 424 x 1,148 mm

Net Weight (with font grille)

101.41lbs

 

 

Focal Spectral 40th Spe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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