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골드문트 아날로그의 숲속으로 Goldmund Mimesis PH3.8 Next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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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goldmund | 19-09-08 17:07 | 조회 : 2,07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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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 아날로그의 시작
현재 골드문트는 초하이엔드 앰프와 소스기기 그리고 스피커까지 생산하는 종합 하이엔드 메이커로 성장했다. 미국이 하이엔드 오디오의 종주국으로 활약하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골드문트는 하이엔드 오디오가 향해야 할 이정표를 제시했고 그 깃발을 유럽으로 향하게 한 장본인이다. 때로 수학이나 공학박사까지 동원하며 여러 연구소화 협업, 기술적으로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가정용 음향기기가 나아갈 수 있는 극단적 이상을 추구했다. 단지 음악을 듣는 실용적 하드웨어 수준을 넘어 공학과 디자인 그리고 예술적 가공 기술 등 예술의 경지에 오디오를 올려놓았다.
그러나 현재의 골드문트만 아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그들을 봐왔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현재 골드문트가 아날로그 기기로부터 시작했다는 사실을. 현재도 골드문트의 수장으로 활약 중인 미셸 레바숑은 프랑스 출신 대학도가 만든 리니어 트래킹 톤암을 미국 시장에 소개하는 것으로 이 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그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의 꿈을 키웠다. 영민한 전략가이자 사업가로서 그는 기존 메이커의 제작방식과 음향적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파텍 필립 등 럭셔리 제품의 제작 공정위에 골드문트를 올렸고 여러 혁신적인 연구소와 일류 엔지니어들과 협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다음 세대를 향한 진화 ‘NextGen’
정상의 반열에 오른 그들은 더 닿을 수 있는 고지가 없을 듯했으나 우리가 모르는 사이 꾸준히 그리고 조심스레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넥스젠(NextGen)으로 상징되는 일련의 라인업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메시스 프리앰프는 1987년 미메시스 2를 시작으로 1997년 미메시스 22로 진화했고 이후 2000년대 들어 미메시스 22M 및 22S, 22H를 거친 후 가장 최근인 2017년 미메시스 22H 넥스젠으로 변신했다. 이 외에 텔로스 1000 넥스젠이나 텔로스 2500 넥스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진화 과정을 거쳤다.
넥스젠은 골드문트가 기존에 내세웠던 설계 이념을 기반으로 한층 강화된 회로에 대한 총체적 개념이다. 본래 매우 빠른 반응 속도와 지우개로 지워낸 듯 말끔한 배경 그리고 어떤 불필요한 잡음도 들을 수 없는 순백의 미음이 골드문트였다. 이번 넥스젠은 메커니컬 그라운딩 및 더욱 진화된 시간축 정합 등의 기치로 더욱 확고히 하고 이를 위해 전원부, 반응 속도 및 보호회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혁신을 꾀했다.
Mimesis PH3.8 NextGen
그리고 넥스젠의 물결은 돌고 돌아 결국 포노앰프에까지 그 손길을 뻗치고 있다. 골드문트를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골드문트에서 포노앰프가 나온 것에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골드문트는 턴테이블 톤암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골드문트는 미메시스 프리앰프에서 탁월한 성능을 포노단을 탑재한 것으로 시작으로 미메시스 2, 미메시스 3 등 일체형 포노앰프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 PH3.8 NextGen은 오랜만에 골드문트의 아날로그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간만의 기회다.
일단 PH3.8 NextGen은 호화로운 구성으로 제작되었다. NextGen의 레퍼런스급 설계를 모두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보기 힘든 하이엔드 포노앰프의 출현이 반갑다. 일단 PH3.8 NextGen은 2단 구성이다. 제어부와 전원부를 완벽히 나누어 별도의 섀시에 회로를 담아냈다. 전원부와 신호 경로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신호 간섭과 왜곡 가능성을 완벽히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더불어 섀시는 골드문트의 진동 제어에 관한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메커니컬 그라운딩 기술을 적용한 설계를 적용했다. 매우 작은 신호를 오직 아날로그 도메인에서 매우 커다란 폭으로 증폭시키는 포노앰프 특성상 이런 설계 패턴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능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PH3.8 NextGen는 MM 및 MC 카트리지 모두에 대응한다. 이 정도 위치에 있는 제품치고는 MM 카트리지까지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우선 MM 입력은 두 가지 게인을 제공하는데 Low 모드에서 43dB, High 모드에서 50dB 게인으로 카트리지 출력 전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MC 입력단의 경우 Low 모드에서 63dB, High 모드에서 70dB로 극단적인 저출력을 갖는 일부 카트리지 외엔 모두 대응할 수 있다.
후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PH3.8 NextGen의 설계 특성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일단 입력단 좌/우로 완벽히 나누어 설계하고 각 채널에 MM 입력단과 MC 입력단을 나누어 설치해놓았다. MC 입력단의 경우 로딩 임피던스를 무려 아홉 가지 종류로 나누어놓아 MC 카트리지의 다양한 임피던스에 대응하고 있으며 MM단 또한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완벽히 듀얼 모도 설계에 MM단과 MC단을 분리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PH3.8 NextGen 테스트에는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하며 현재 전설적인 종합 오디오 메이커로 성장한 매킨토시의 C1100 프리앰프와 MC611 모노블럭을 사용했다. 또한, 아방가르드 Trio LE 26 스피커를 활용했다. 가장 중요한 카트리지는 다이나벡터의 저출력 MC 카트리지 DV20X2(출력 0.3mV)를 사용, 턴테이블은 웰 템퍼드의 Amadeus MKII에 장착 후 PH3.8 NextGen에 증폭을 맡기는 방식으로 셋업 했다. DV20X2의 로딩 임피던스 추천 값은 30옴이며 이를 참조해 PH3.8 NextGen의 후면 임피던스를 조정 후 시청에 들어갔다.
Martha Argerich Spielt
셋업을 마치고 일단 전체적인 음상의 위치나 음정 등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한 테스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무척 놀라울 정도로 골드문트의 사운드는 포노앰프에서조차 그대로 드러난다. PH3.8 NextGen를 통해 듣는 소리는 동일한 조건에서 다른 포노앰프로 들었을 때와 다르게 영락없는 골드문트 사운드로 화답한다. 예를 들어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쇼팽 피아노 소나타를 들어보면 음정은 약간 높은 편인데 해상력은 마치 그들의 소스 기기로 듣는 SACD 같은 음색을 가졌다. 피아노 타건의 어택은 숨죽일 틈도 없이 빠르고 정밀하게 치고 나오며 송곳처럼 치밀하게 귓전에 도달한다. LP 소릿골의 바닥까지 샅샅이 읽어내 증폭한 소리다. 약간 얇은 음색에 아날로그 사운드지만 강건하고 투명하며 약간 서늘한 톤으로 재생된다. 매킨토시 앰프와 아방가르드 스피커를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골드문트의 지배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Lento
배경은 숨죽인 듯 조용하다. 메카니컬 그라운딩 및 전원부 분리는 마치 과거 ASR이나 PHD 등 배터리 전원부를 채용한 포노앰프만큼이나 높은 SN비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나윤선의 ‘아리랑’을 들어보면 마치 화선지에 빠르게 치는 난초처럼 정갈하면서도 약간 가늘지만, 밀도가 높은 소리다. 풍부한 잔향으로 부드럽고 따스하게 잔향을 뿌리기보단 깔끔을 떨면서 명징하게 고결한 소리를 풀어낸다. 참고로 임피던스 조정에 따라 음조의 균형이나 전후 거리에 따라 심도 표현의 차이가 크므로 카트리지 제조사의 추천 로딩 임피던스를 기준으로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Greatest Hits
PH3.8 NextGen는 한겨울 산에 올라 살얼음을 깨고 먹는 물 한잔이 생각날 만큼 상쾌하고 또렷하며 치밀한 촉감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퀸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같은 록음악에서 시종일관 빠르고 냉철한 해상력을 중심으로 강단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요컨대 기골이 뚜렷하고 출발할 때와 멈추어야 할 때를 정확히 짚어나가며 추진력이 좋아 정적이지 않고 동적인 다이내믹이 충분히 잘 살아난다. 번뜩이는 어택, 단단하고 선명한 중, 저역과 펀치력이 강도 높게 느껴져 녹음 현장의 역동적인 모습이 눈에 그려질 듯하다. 때로 아주 작은 LP 표면의 먼지로 인한 잡음까지도 무척 정확하게 들려준다.
Jacqueline du Pre - Elgar Cello Concerto & Sea Pictures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아날로그 사운드의 풍부한 잔향과 따스한 음결 그리고 유연한 촉감 등은 PH3.8 NextGen에서는 예외다. 이 포노앰프는 카트리지에서 뽑아낸 시그널 정보를 매우 정교하게 모두 분해, 재조립한 듯한 인상으로 약간 정제된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악기들의 분리도는 물론 뛰어나면 각 악기들을 고간 안에서 정확한 위치에 펼쳐놓는다. 제법 오래된 녹음에서도 이런 능력은 기막힐 정도인데 예를 들어 자클리 뒤 프레의 엘가 첼로 협주곡을 들어보면 칼날처럼 가슴을 도려내는 듯 첼로 사운드도 예외 없이 일사분란하게 박력 넘치며 정확한 악센트로 또렷하게 재생한다.
총평
최근 아날로그 붐의 뒤에는 현재 디지털 스트리밍에 대한 전복적 사고와 감성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가볍게 듣고 쉽게 잊기보단 형상이 있는 피지컬 매체를 통해 소릿골을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길게 기억하고자 한다. 때론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타인과 구분 지으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좀 더 포근하고 좀 더 인간적이며 따스한 소리를 찾는다고 일반화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골드문트 PH3.8 NextGen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느림의 미학과 온도감 등 일반화된 아날로그의 인식을 산산조각내고 있다. 오히려 냉철하고 이지적이며 예외 없이 전광석화처럼 빠르며 정확하다. 실제로 PH3.8 NextGen의 RIAA 커브 오차는 –0.03 dB / +0.06 dB에 불과하며 슬루레이트(slew rate)는 >80V/us, 라이즈 타임(rise time)은 <400ns 정도에 그치고 왜율(distortion)은 <0.007 % (20Hz-20kHz, 4Vrms 기준)이라고 한다. 풍부한 잔향과 따스한 온도감을 통해 단순히 추억으로서 아날로그에 접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제품은 피하라. 하지만 정말 LP에 담긴 아날로그 신호를 남김없이 흡착해 정밀하게 듣고 싶다면 PH3.8 NextGen는 당신의 생애 마지막 포노앰프가 될 수도 있다. 요컨대 PH3.8 NextGen는 골드문트 아날로그 숲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출구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하이파이클럽)
Specification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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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n MM Input | 43 dB (low) and 50 dB (high) |
Gain MC Input | 63 dB (low) and 70 dB (high) |
RIAA Curve | -0.03 dB / +0.06 dB max derivation from RIAA curve |
Gain Stage Response | -3 dB 0.12 Hz ~ 760 kHz at 70 dB gain (without RIAA correction) |
Slew Rate | > 80 V/us |
Rise Time | < 400 ns |
Distortion | < 0.007 % (20 Hz ~ 20 kHz at 4 Vrms output) |
Output Impedance | 50 Ohms |
Size & Weight | Preamplifier - 440 W x 365 D x 130 H (mm) - 11 kg Power Supply - 440 W x 380 D x 130 H (mm) - 9 kg |
Goldmund Mimesis PH3.8 NextGe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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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오디오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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