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 [리뷰조선] '진짜' 소리를 찾는 사람을 위한 아웃도어용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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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16-01-27 10:44 | 조회 : 6,46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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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 많고 많은 브랜드가 있고 제품이 있다. 기술장벽이 낮은 분야일수록 그 정도가 심한데 오디오 관련 제품이 특히 그렇다. 오프라인 매장만 가봐도 벽면 가득 온갖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는 더하다. 서로 전문가라 주장하는 이들이 수많은 이유를 들어 제품을 평가하고 추천하는 모습이 저잣거리와 비슷하다.
너도나도 잘났다고 콧대를 세우는 사이로 새로운 브랜드가 명함을 내밀었다. 관련 업계 종사자나 자동차 오디오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 브랜드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바로 포칼(Focal)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디오 회사면서 자동차와 PA 오디오 시장에선 오랫동안 업계 선두자릴 지켜오고 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도 그 명성이 높다. 특히 프로 음악가가 사용하는 모니터링 스피커는 비싸지만, 값어치는 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SM, YG, JYP 등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작업실에 포칼 스피커가 놓여있다.
주로 BtoB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던 포칼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라이프 스타일용 하이파이 제품들을 필두로 헤드폰을 함께 출시했다. 그중 스피릿 원(Spirit One)은 야외에서 하이파이 수준의 음질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엔트리급 모델이다.
엔트리급이라곤 하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국내 공식 출시가는 38만원. 첫 데뷔작치곤 상당한 편이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 없이 이 정도 가격대에 출시하진 어려운 일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해할만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우선 디자인. 외모지상주의 사회이니 당연히 외모부터다. 파리에 유명 디자인 에이전시에 의뢰해 만든 제품의 외관은 기존 제품들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르다. 리뷰용 제품은 빨간색으로 알루미늄 재질의 은빛 헤드밴드와 검은색 패드 부분이 조화롭게 어울려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다.
전체적으로 흠잡을 곳이 없지만, 착용했을 땐 다르다. 헤드밴드의 힌지 부분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머리가 큰 편이라면 일명 텔레토비 효과가 발생한다. 머리가 더 납작하고 커 보이는 것이다. 머리와 얼굴 모양이 갸름한 편이라면 상관없는데, 아주 작거나, 그렇지 않다면 썩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다. 아무래도 프랑스 감성으로 만들어서 동양인 체형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엿보인다.
헤드밴드는 강성이 좋고 탄력 있게 휘어서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부서질 염려가 없다. 헤드밴드 탄력이 상당해서 온이어(On-Ear) 타입 하이징이 귀에 완전히 달라붙어 착용감은 약간 갑갑하지만 매우 안정적이다. 접어서 휴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 헤드밴드와 하우징 부분은 여러 단계로 움직인다.
케이블은 꼬임 방지 기능을 적용한 직물 소재로 마찰음도 없으며 분리까지 된다. 실은 두 종류의 케이블이 기본 제공되는데 하나는 리모콘이 없는 것, 다른 하나는 iOS 전용 리모콘이 달린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리모콘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안드로이폰 점유율이 70%를 넘어가는 한국 시장을 생각할 때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수 많은 헤드폰 중 왜 스피릿 원을 선택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음질이라고 말하겠다. 그만큼 포칼의 기술력은 정평이 나 있다. 소리를 내는 모든 기기에 들어가는 진동판과 드라이버에 대한 핵심 기술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으며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오디오 브랜드들이 포칼 드라이버를 사용해왔거나 기술 제휴를 했다.
포칼 기술의 핵심은 가볍고 강한 진동판이다. 타사 헤드폰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플라스틱 등 아주 저렴한 원가로 만든 진동판을 쓰는데 반해 포칼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재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진동판이 가벼워야 적은 힘으로도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또 강도가 높아야 가해지는 힘에 의해 휘거나 변형되지 않아 소리에 왜곡이 없다.
스피릿 원은 바로 그런 소리를 들려준다. 녹음된 상태 그대로, 보컬이 강조된 노래라면 보컬에 맞게, 현악기가 강조된 노래라면 그에 맞게 재생한다. 저 아래에서 위까지 다이나믹 레인지를 폭 넓게 재현하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뛰어난 응답성은 아이폰에 MP3 음질만으로 연주곡의 미묘한 크레센도를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지금껏 테스트해 본 모바일 헤드폰 중 아이폰의 볼륨을 60% 수준에 둔 것 만으로 충분히 강력한 뎀핑과 선명도를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피릿 원이 들려주는 소리는 그간 일상적으로 접해왔던 인기 있는 아웃도어 헤드폰과는 다르다. 소리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스나 닥터 드레같이 붕붕대는 저음과 확장된 공간감이 장기인 브랜드는 보컬이 무대 앞이 아니라 뒤로 물러난다. 어떻게 녹음이 되어 있던 말이다. 잠깐만 생각해 보면 이건 본래 녹음된 그대로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포칼은 보컬에 중심을 두고 녹음된 그대로를 재생하는데 집중한다.
다시 한 번, 어떤 아웃도어 헤드폰이 좋으냐?고 질문한다면 음질면에서 포칼 스피릿 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30만 원대 후반이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척 많은 건 사실이다.
구매지수 : 85점
Good : 아웃도어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음질이 뛰어난 헤드폰
Bad :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너도나도 잘났다고 콧대를 세우는 사이로 새로운 브랜드가 명함을 내밀었다. 관련 업계 종사자나 자동차 오디오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 브랜드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바로 포칼(Focal)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디오 회사면서 자동차와 PA 오디오 시장에선 오랫동안 업계 선두자릴 지켜오고 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도 그 명성이 높다. 특히 프로 음악가가 사용하는 모니터링 스피커는 비싸지만, 값어치는 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SM, YG, JYP 등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작업실에 포칼 스피커가 놓여있다.
주로 BtoB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던 포칼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라이프 스타일용 하이파이 제품들을 필두로 헤드폰을 함께 출시했다. 그중 스피릿 원(Spirit One)은 야외에서 하이파이 수준의 음질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엔트리급 모델이다.
엔트리급이라곤 하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국내 공식 출시가는 38만원. 첫 데뷔작치곤 상당한 편이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 없이 이 정도 가격대에 출시하진 어려운 일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해할만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우선 디자인. 외모지상주의 사회이니 당연히 외모부터다. 파리에 유명 디자인 에이전시에 의뢰해 만든 제품의 외관은 기존 제품들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르다. 리뷰용 제품은 빨간색으로 알루미늄 재질의 은빛 헤드밴드와 검은색 패드 부분이 조화롭게 어울려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다.
전체적으로 흠잡을 곳이 없지만, 착용했을 땐 다르다. 헤드밴드의 힌지 부분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머리가 큰 편이라면 일명 텔레토비 효과가 발생한다. 머리가 더 납작하고 커 보이는 것이다. 머리와 얼굴 모양이 갸름한 편이라면 상관없는데, 아주 작거나, 그렇지 않다면 썩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다. 아무래도 프랑스 감성으로 만들어서 동양인 체형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엿보인다.
헤드밴드는 강성이 좋고 탄력 있게 휘어서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부서질 염려가 없다. 헤드밴드 탄력이 상당해서 온이어(On-Ear) 타입 하이징이 귀에 완전히 달라붙어 착용감은 약간 갑갑하지만 매우 안정적이다. 접어서 휴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 헤드밴드와 하우징 부분은 여러 단계로 움직인다.
케이블은 꼬임 방지 기능을 적용한 직물 소재로 마찰음도 없으며 분리까지 된다. 실은 두 종류의 케이블이 기본 제공되는데 하나는 리모콘이 없는 것, 다른 하나는 iOS 전용 리모콘이 달린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리모콘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안드로이폰 점유율이 70%를 넘어가는 한국 시장을 생각할 때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수 많은 헤드폰 중 왜 스피릿 원을 선택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음질이라고 말하겠다. 그만큼 포칼의 기술력은 정평이 나 있다. 소리를 내는 모든 기기에 들어가는 진동판과 드라이버에 대한 핵심 기술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으며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오디오 브랜드들이 포칼 드라이버를 사용해왔거나 기술 제휴를 했다.
포칼 기술의 핵심은 가볍고 강한 진동판이다. 타사 헤드폰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플라스틱 등 아주 저렴한 원가로 만든 진동판을 쓰는데 반해 포칼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재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진동판이 가벼워야 적은 힘으로도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또 강도가 높아야 가해지는 힘에 의해 휘거나 변형되지 않아 소리에 왜곡이 없다.
스피릿 원은 바로 그런 소리를 들려준다. 녹음된 상태 그대로, 보컬이 강조된 노래라면 보컬에 맞게, 현악기가 강조된 노래라면 그에 맞게 재생한다. 저 아래에서 위까지 다이나믹 레인지를 폭 넓게 재현하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뛰어난 응답성은 아이폰에 MP3 음질만으로 연주곡의 미묘한 크레센도를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지금껏 테스트해 본 모바일 헤드폰 중 아이폰의 볼륨을 60% 수준에 둔 것 만으로 충분히 강력한 뎀핑과 선명도를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피릿 원이 들려주는 소리는 그간 일상적으로 접해왔던 인기 있는 아웃도어 헤드폰과는 다르다. 소리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스나 닥터 드레같이 붕붕대는 저음과 확장된 공간감이 장기인 브랜드는 보컬이 무대 앞이 아니라 뒤로 물러난다. 어떻게 녹음이 되어 있던 말이다. 잠깐만 생각해 보면 이건 본래 녹음된 그대로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포칼은 보컬에 중심을 두고 녹음된 그대로를 재생하는데 집중한다.
다시 한 번, 어떤 아웃도어 헤드폰이 좋으냐?고 질문한다면 음질면에서 포칼 스피릿 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30만 원대 후반이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척 많은 건 사실이다.
구매지수 : 85점
Good : 아웃도어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음질이 뛰어난 헤드폰
Bad :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