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2022 뮌헨 하이엔드 쇼|레퍼런스 시리즈로 도약하는 나그라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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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7-05 16:13 조회4,3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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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턴테이블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다. 인터뷰 준비를 위해 미리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하고 부스에 갔는데, 어디선가 환한 빛이 흘러나왔다. 뭔가에 홀린 듯 끌려가보니 나그라(Nagra)에서 만든 턴테이블이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고 있었다. 레퍼런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엄청난 팡파레가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세일즈&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오렐 도캥(Aurele Docquin)을 만나 나그라의 근황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편의상 그의 영문 이니셜인 AD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인터뷰어 : 이종학
인터뷰이 : 오렐 도캥
Lee : 일단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D : 저는 1987년 출생 프랑스 낭시(Nancy)에서 프랑스인이 부친과 이란인인 모친 사이에서 출생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다국적 환경에서 자란 덕분에 현재 6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Lee : 대단하군요. 어떤 언어를 말할 수 있는지요?
AD : 모국어인 불어는 기본이고, 영어, 일어, 만다린, 중국 본토어 들을 구사합니다. 현재 한국에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되면 꼭 배우려고 합니다.
Lee : 외국어 배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나그라와는 언제부터 일했는지요?
AD : 원래 포칼에서 근무했습니다. 세일즈&마케팅 쪽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나그라를 알게 되어, 2021년 5월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딱 1년 전이군요.
Lee : 세일즈&마케팅이라면 전세계 담당인가요?
AD : 아닙니다. 전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중동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Lee : 앞으로 한국에서 자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AD : 그럴 겁니다. 제게 있어서 음악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음악을 뺀 저의 삶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 제가 가진 목표가 있다면,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나그라 사운드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Lee : 정말 멋진 포부입니다.
AD : 나그라에 입사해서 새삼 깨달았지만, 확실히 나그라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디자인 컨셉이 유니크하고, 터치할 때의 촉감과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을 줍니다, 최고의 알루미늄을 동원한 하이엔드 제품으로, 마치 항공기와 같은 느낌도 줍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되는 기기라 생각합니다.
Lee : 젊은 분치고는 약간 복고적인 성향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AD : 요즘 오디오계를 보면 너무 라이프스타일 경향이 강합니다. 저는 정통 오디오파입니다. 그래서 나그라와 같은 브랜드가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창업 70주년을 맞이한 노포입니다. 처음엔 레코더로 시작했죠. 테이프 레코더로 정말 최고의 위치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소스로 시작해서, 진공관 및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 턴테이블... 제품 하나하나가 마치 악기를 보는 듯합니다. 진짜 살아있는 음악을 재생하려는 음향 철학에 매료될 수밖에 없답니다.
Lee : 나그라에 처음 취직했을 때의 느낌이 궁금합니다.
AD : 첫 번째는 패밀리 컴퍼니의 느낌이 들더군요. 직원 모두가 한 가족처럼 일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메이드 인 스위스라는 자부심. 정말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는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입사하고 나서 첫 2주간은 공장에서 직접 생산 과정에 들어가 보도록 하더군요. 어떤 공정으로 이뤄지고, 어떤 부품이 투입되고, 어떤 마무리를 거치는지. 또 R&D 파트에서도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인스톨에 대해 알게 되고, 고객을 직접 상담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나니까 나그라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Lee : 현재 본사에 근무하는 분들이 얼마나 됩니까?
AD : 총 30여 명이 근무합니다. 모두 자기 일에 자부심이 대단하고, 열정도 대단합니다. 정말 나그라와 같은 회사는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회사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직접 방문한다면 알 수 있을 겁니다.
Lee : 나그라 자랑이 상당하군요. 좋습니다. 그럼 턴테이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왜 갑자기 이런 거창한 머신을 개발하게 되었는지요?
AD : 사실 나그라는 스피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을 만듭니다. 단, 아직까지 턴테이블이 없었죠. 그래서 총 3년여에 걸쳐 각종 R&D를 하고, 테스트를 하면서 레퍼런스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음향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원했습니다. 올해 창업 70주년을 기념해서 오로지 70대만 한정 생산하는 쪽으로 런칭한 것이죠.
Lee : 본 제품의 특징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D : 우선 모터로 말하면, 두 개의 DC 모터가 투입되었습니다. 하나를 쓰는 것보다 두 개를 쓰는 것이 구동에 있어서 더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토크용이고, 또 하나는 턴테이블을 회전하는 용입니다. 플래터는 엑시움(Exium)이라는 신소재입니다. 이 소재는 프랑스판 NASA라 할 수 있는 CNES에서 발주한 것을 프랑스의 어떤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프랑스의 에콜 데 미네(Ecole des Mines)와 협력해서 플래터에 사용할 수 있게 다시 조정했죠. 정말 밀도가 높고, 퉁퉁 두드려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티타늄보다 60%나 밀도가 더 높은 정말 획기적인 소재입니다.
Lee : 역시 나그라가 손을 대니, 소재의 퀄리티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군요.
AD : 벨트는 우리가 예전에 만든 나그라 4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즉, 릴 데크에서 테이프를 연결해서 돌리는 방식을 응용한 겁니다. 서스펜션의 경우, HD 라인에 속한 프리앰프와 DAC의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턴테이블 자체는 새로운 제품이지만, 그 근간은 역시 우리가 개발한 많은 제품들에 담겨 있는 셈입니다. 그런 면에서 괜히 70년의 역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죠.
Lee : 톤암도 나그라에서 만들었나요?
AD : 당연하죠. 듀얼 콘센트릭 카본 파이버 튜브로 만들었습니다. 카트리지도 곧 출시할 계획입니다.
Lee : 본 턴테이블을 사용하려면, 나그라에서 만든 톤암이 필수인가요?
AD :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 턴테이블은 기본 구조가 뛰어나 어떤 톤암을 매칭해도 안티스케이팅이나 VTA 등에서 안정적인 동작을 자랑합니다.
Lee : 외관 또한 멋집니다. 한 눈에 봐도 나그라에서 만들었다고 알 수 있습니다.
AD : 제품 전면에 네임플레이트가 있고, 모두 넘버링이 매겨져 있습니다. 나중에 컬렉터스 아이템이 되어 분명 비싼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 봅니다.
Lee : 현재 이 제품을 들으려면 아무래도 전문 포노 앰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AD : 맞습니다. 현재 HD 라인에 속할 포노 앰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Lee : 그렇군요.
AD : 깜짝 놀랄 뉴스를 하나 알려드리죠. 실은 헤드폰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Lee : 나그라에서 헤드폰이라뇨?
AD : 오데즈(Audeze)라는 회사와 협력해서 저희가 주문한 내용이 반영된 시제품이 이미 20개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양산할 계획을 갖고 있답니다.
Lee : 대단합니다. 코비드 시대에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연구가 이뤄진 듯합니다.
AD :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정말 많은 제품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3~5년간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Lee : 그럼 혹시 스트리머 계통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AD : 당연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보다 젊은 층을 상대하려면 이런 제품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Lee : 요즘 영&리치 피플을 향한 마케팅이 치열한데, 나그라 입장은 어떤가요?
AD : 실은 저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헤드폰이나 스트리머를 통해 조금씩 소통의 창구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레퍼런스 라인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고객들을 상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Lee : 진공관 앰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나그라의 진공관 제품을 좋아하는 팬들이 한국에 적지 않거든요.
AD : 워낙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서 딱히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에 대한 수요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꼭 그에 걸맞는 제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Lee : 이번 전시엔 HD 라인의 앰프와 함께 윌슨 오디오(Wilson Audio)의 XVX를 연결했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그라의 전시엔 항상 윌슨의 제품이 쓰이더군요. 여기엔 이유가 있나요?
AD : 물론 저희와 윌슨의 매칭은 매우 추천할 만합니다. 그러나 꼭 윌슨을 쓰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군요. 애호가들의 취향이 다양한 만큼, 저희 역시 다양한 스피커와 매칭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Lee : 앞으로 흥미로운 제품이 많이 런칭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행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D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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