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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스(Cardas) A8, 장엄한 이어 스피커의 표본
REVIEW   |   Posted on 2016-03-1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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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 luric.co.kr , @LuricKR )

 

 

하이파이 오디오를 쓰다가 이어폰을 찾는 사람들

 

이거 요즘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으나 또 언급을 해야겠습니다. 이어폰을 선택하는 사람도 일종의 '종류'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입니다. 어떤 이는 첫 음악 감상을 휴대용 재생기로 시작합니다. 오래 전에는 카세트 플레이어로 시작한 사람도 있겠고, 현재로 보면 10대 청소년 시절까지는 MP3 플레이어로 시작하여 20대가 되면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음악 감상을 시작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어폰이 곧 음악의 시작입니다. 그 후 헤드폰도 구입해서 사용해보고 직장인이 되면서 점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다가 이윽고 라우드 스피커를 사용하는 하이파이 오디오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에 따라서 이어폰 헤드폰이 고급화되자 원래 하이파이 오디오로 음악 감상을 시작했던 사람들은 반대 방향으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라우드 스피커로 음악을 즐겨오던 입장에서는 이어폰에 관심 가질 필요가 없었으나, 아무래도 집 안에서 여유롭고 큰 소리로 하이파이 오디오를 즐기는 기회는 많지 않으니 혼자 듣는 이어폰 헤드폰 쪽에도 돈을 투입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고해상도 파일을 재생하는 하이엔드급 DAP(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하이파이 오디오 사용자들이 두둑한(?) 자금을 가지고 이어폰 헤드폰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설명이 장황하니 각각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해봅시다.

 

1. 이어폰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결국 하이파이 오디오까지 가는 사람

2. 수백 수천 만원의 하이파이 오디오를 사용하다가 고급 이어폰 헤드폰에도 관심을 갖게 된 사람

 

즉, 제품 구입에 드는 비용의 규모가 정방향인가 역방향인가의 차이일 뿐, 음악 감상의 즐거운 경험을 위해 기기를 탐색하는 양상은 동일합니다. 다만 저는 여기에서 중요한 차이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어폰 헤드폰으로 음악 감상을 시작하면 '인이어 모니터(In-ear Monitor)' 중심의 소리를 인식하게 되며, 라우드 스피커로 음악 감상을 시작했다면 '이어 스피커(Ear Speaker)' 중심의 소리를 찾게 됩니다. 음상이 머리 속에 맺히는 이어폰 헤드폰들과 달리 라우드 스피커는 음악을 재생하는 실내 공간 속에서 여러 방향으로 음상을 맺게 되는데, 이것은 이어폰 헤드폰으로는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이어폰에서 라우드 스피커의 위치 표현, 현장감, 공간 묘사 등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어 스피커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어 스피커를 지향하는 이어폰은 필연적으로 하우징 내부의 소리 울림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이 '공기의 움직임'이 존재해야 청취자가 심리적으로 라우드 스피커 감상할 때의 감각을 얻기 때문입니다. 만약 소리의 해상도와 깊이 등을 추구한다면 인이어 모니터 쪽이 더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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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오디오를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는 이어폰, 즉, 이어 스피커를 찾고 있다면 위의 사항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인이어 모니터 제품들도 비싼 제품은 매우 비싸지만, 이어 스피커 제품들은 그 종류가 적은 데다가 기본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또, 라우드 스피커 청취 경험이 없다면, 그것도 대형 스피커를 써보지 않은 상태라면, 100만원 넘게 주고 구입한 이어 스피커의 소리가 그냥 혼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사람 듣는 소리 취향이 이렇게도 다른가!'하고 충격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이어 스피커라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제품

 

오늘 소개할 카다스(Cardas)의 A8은 인이어 모니터가 아니라 철저하게 이어 스피커를 추구하는 이어폰입니다. 오디오 매니아분들이라면 카다스를 아시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조지 카다스(George Cardas) 할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회사는 수많은 오디오 케이블을 만들어왔으며 고급 헤드폰의 커스텀 케이블도 그 품질을 인정 받은 곳입니다. 예를 들어 젠하이저(Sennheiser)의 HD600 시절부터 HD800까지 카다스 헤드폰 케이블을 연결하는 헤드파이 매니아가 꽤 많습니다. 이렇게 다른 회사의 헤드폰 케이블을 만들어 보던 조지 카다스는 자신이 원하는 소리의 이어폰을 만들어보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EM5813이라는 괴작(!) 이어폰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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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구조를 설계한 황동 하우징 속에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담고, 헤드폰용 커스텀 케이블을 그대로 이어폰에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는 위의 사진처럼 구릿빛 광택이 나는 이어폰에 굵은 케이블이 연결된 모습이었습니다. 이 제품을 직접 구입해서 사용해본 저는 두 가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인이어 모니터 사용자였기 때문에 충격을 받은 것인데요. 첫째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고음이고, 둘째는 너무도 무겁고 불편한 케이블입니다. 하지만 하우징 속의 그 독특한 소리 울림 효과는 다른 이어폰에서 찾을 수 없는 장점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상당히 많은 수의 하이파이 오디오를 경험하게 됐고 '이어 스피커'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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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스 A8은 EM5813의 기본 속성을 그대로 유지하되 두 가지 단점을 해결한 신제품입니다. 여전히 다른 인이어 모니터에 비하면 고음 강조가 적지만 분명히 고음 보강이 됐으며, 케이블이 훨씬 가볍고 사용하기 편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카다스의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이 추가됐군요. 가격이 EM5813보다 낮춰져서 국내 수입 가격이 40만원 초반에 불과합니다. 가볍게 100만원대를 뛰어넘는 타 이어 스피커 제품군과 비교한다면 무척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A8의 소리 분석을 마치고 글을 쓰고 있으니 저는 조지 카다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이어 스피커를 싸게 팔아줘서 정말 고맙소!!"

 

냉정하게 말씀 드리건대, 카다스 A8은 일반적 이어폰의 시선으로 보면 고음 자극이 거의 없고 중저음이 매우 강한 저음형 이어폰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오디오샵에 가서 대형 스피커의 소리를 몇 번 감상해보면 그 대형 스피커를 이어폰으로 축소해놓은 듯한 느낌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이 제품은 진정한 '이어 스피커의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 음악 장르 중에서도 클래식 악곡을 가장 멋지게 표현하는 이어 스피커라고 주장하겠습니다.

 

 

다른 이어폰에서는 찾기 힘든 특별함

 

다수의 이어폰을 사용 중이라면 '뭔가 특별한 이어폰'을 찾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아무리 소리가 좋은 이어폰이라도 남들이 다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그 점이 싫다! - 이런 생각 말입니다. 저는 카다스 A8에서 바로 그 특별함을 발견합니다. 이후 소리에서도 특별한 점을 설명하겠지만 일단 제품에 들어간 기술과 디자인부터 살펴봅시다.

 

A8은 10.85mm 지름의 싱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커널형 이어폰입니다. 하우징 후면에 베이스 포트가 하나 있어서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만 기본적으로는 소음 차단이 잘 되는 밀폐형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사항을 뺀 나머지 모든 점이 일반 이어폰들과 크게 다릅니다. 겉모습만 본다면 온통 파랑색의 이상한 이어폰이겠으나 직접 손에 들고 살펴보면 소재와 마감, 디자인이 모두 특별함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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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5mm Ultra Linear, Contour Field, Dual Magnet Driver - producing brilliant highs and deep bass - but most importantly, it sounds musical."

 

카다스 측의 기술 설명에 의하면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구조 상 자속(Magnetic Flux)의 흐름이 바뀌면서 왜곡이 발생합니다.(Flux Modulation Distortion) 이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A8의 드라이버는 두 개의 자석을 사용하는데, 중앙부 자석 끝에 휘감겨 폴(Pole) 역할을 하는 쇠 부품을 영구 자석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이 영구 자석이 자속을 보강하여 왜곡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A8의 드라이버가 재생하는 초저음부터 초고음까지 지속적이며 균등한 힘을 제공합니다. 그 결과 10.85mm 지름에 불과한 스피커 진동판으로 완성도 높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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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ardas.com/images/a8_driver_sheet.pdf )

 

"The Rubberized ABS coated body incorporates a Golden Spiral curve, as with the EM5813."

 

카다스는 제품 설계에서 황금 나선(Golden Spiral)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황금 나선이 뭔지 모르겠다면 '앵무조개(Nautilus)'를 검색해보세요.) 전작 EM5813은 하우징 내부 설계를 황금 나선에 맞춰서 했는데 A8도 그렇습니다. 단, A8은 케이블 디자인에도 황금 나선이 적용된 모양입니다. Y-스플릿 아래의 파랑색 케이블을 보면 직조물로 덮인 중앙의 선을 꽈배기 모양의 선이 휘감고 있는데요. 이것은 보기에도 뭔가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케이블이 아무리 늘어나고 구부려져도 케이블 속 컨덕터(Conductors)가 압박 받지 않는다는 실용적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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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인클로저)의 소재도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EM5813과 동일하게 황동(Brass)을 사용했는데 흠집 방지와 색상의 통일을 위해 고무 ABS 코팅을 해놓았습니다. 하우징 후면의 카다스 로고를 보면 아주 작은 구멍이 하나 보이는데, 이것이 A8의 소리에서 느껴지는 드넓은 공간감을 완성합니다. 혹시 A8을 착용하고 푹신한 베개 위에 머리를 묻으면 이 구멍이 막혀서 공간감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The lightweight, flexible cable has separate conductors for each channel. The cable disconnects at the joiner, so you can switch from a single-ended cable, to balanced."

 

A8의 케이블은 EM5813에 비해 무척 가벼워졌으며 Y-스플릿 부분이 분리되는 구조입니다. 4극의 3.5mm 플러그를 기점으로 다른 종류의 케이블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별도 판매) 이는 일반적인 3.5mm 언밸런스 연결 뿐만 아니라 3.5mm TRS 한 쌍 구성의 밸런스 연결이나 아스텔앤컨 기기에서 사용하는 2.5mm TRRS 밸런스 연결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A8이 잘 팔려나간다면 카다스 본사에서 계속 새로운 케이블을 제작할 것이며 다른 기업에서도 A8용 커스텀 케이블을 제작하지 않을까요. 밸런스 연결된 카다스 A8의 소리는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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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패키지에 포함되는 기본 케이블의 길이는 직접 줄자로 재어보니 78~79cm 정도이며 이어폰 하우징부터 Y-스플릿까지는 25~26cm 정도입니다. 플러그의 길이까지 모두 포함하면 A8 케이블의 총 길이는 약 109cm 정도가 됩니다. 일반적인 이어폰의 케이블 길이는 120cm 정도인데, 혹시 자신의 키가 큰 편이며 재생기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면 A8의 케이블이 짧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재생기를 재킷이나 셔츠 주머니에 넣는 경우는 문제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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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방법

 

이렇게 특별하게 생긴 이어폰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몇 가지 확인해둘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어팁의 선택입니다. 제품 패키지 속에는 대.중.소 사이즈의 더블 플랜지팁이 들어있는데 처음에는 소형 이어팁이 끼워져 있습니다. 귀에 끼웠을 때 가득 차는 느낌이 들고 주변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면 사이즈가 맞는 겁니다. 그러나 혹시 이어폰 하우징이 귀에서 빠지려고 하거나 소음 차단이 안 된다면 중형 이어팁으로 교체하시기 바랍니다. 카다스 A8은 기본적으로 소음 차단이 잘 되는 커널형 이어폰입니다. 또한, 중저음이 무척 웅장한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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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제품 패키지에는 들어 있지 않으나 카다스는 컴플라이(Comply)의 T400 폼팁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저도 구입해둔 T400 폼팁을 끼워봤는데, A8의 노즐과 사이즈가 딱 맞으며 소리도 중형 이어팁을 끼웠을 때와 유사합니다. (자극 없이 부드럽고 선명한 고음과 웅장한 중저음) 그 대신 기본 이어팁보다 착용감이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 하나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EM5813에 비하면 굉장히 편리해졌으나 A8 역시 케이블이 굵은 편입니다. 무게는 가볍지만 피복이 모두 패브릭 소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케이블이 옷깃에 스칠 때 들리는 잡음이 있습니다. 게다가 소음 차단이 잘 되기 때문에 그만큼 케이블의 터치 노이즈가 잘 들리기도 합니다. 걸으면서 듣기 보다는 서있거나 앉아서 움직임이 없을 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화려한 외관의 커스텀 케이블이 장착된 이어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케이블 터치 노이즈를 견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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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은 그리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오디오 애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부분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카다스는 A8의 사용에 대해 50시간의 번인(Burn-in)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A8의 경우는 드라이버 진동판 뿐만 아니라 케이블의 숙성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냥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알아서 번인이 될 것이므로 별도의 시간을 투자하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카다스 홈페이지의 매뉴얼에서는 A8을 자주 사용하되, 밤 중에 음악 반복 재생을 시켜두는 방식으로 번인하라고 권합니다. 저는 이 제품을 20일 정도 사용했는데 처음 들었던 소리보다는 고음이 선명해지고 저음의 울림이 명확해진 듯 합니다. 듀얼 헤드폰 출력이 있는 기기에 두 대의 A8(새것과 헌것)을 연결해서 비교 청취한다면 확실히 결론을 내리겠으나 그렇게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듣기 좋은 음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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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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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 좋은 고감도 이어폰, 거치형은 피하고 휴대용 기기에 바로 연결하자

 

A8을 사용하는 동안 주로 연결했던 기기는 아이폰 6S였습니다. 이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집에 하이파이 오디오가 있으면서도 외출 상태에서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클래식 악곡을 감상한다는 가정을 했기 때문입니다. 고해상도 재생기에 연결해도 좋지만, 아이폰 6S의 소리가 상당히 아날로그스럽고 편안하며 애플 뮤직을 통해 수많은 클래식 음반을 준수한 음질로 감상할 수 있어서 자주 사용 중입니다. 하지만 제가 A8에 헤드폰 앰프나 고출력 기기를 연결하지 않은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감도가 매우 높습니다. 능률이 좋다고 표현해도 좋겠습니다. 아이폰 6S에 연결한 상태에서도 볼륨 40%를 넘길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원래부터 게인(Gain)을 낮춰 녹음된 클래식 음반을 듣는 경우에도 볼륨을 50~60%까지 올리면 별도의 고출력 헤드폰 앰프라도 연결한 것처럼 굵고 강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스마트폰이나 DAP에 직접 연결하되, 기기에 게인 옵션이 있다면 Low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또, 기기에 노이즈가 있다면 A8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집 안의 전원이 접지되지 않은 상태라면 거치형 기기에 A8을 연결하는 것은 괴로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사는 곳의 건물 자체가 접지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이사를 계획 중인데요. 접지가 되지 않은 헤드폰 앰프에 A8을 연결하면 ‘부웅~’하는 노이즈가 생생하게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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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이나 DAP의 음색이 마음에 들지만 선이 가늘게 느껴지거나 출력이 약한 것 같아서 불만이 있는지요? 카다스 A8은 그러한 기기와 아주 좋은 조합이 될 것입니다. 이어폰 쪽에서 출력의 갈증을 해결해주기 때문입니다.

 

클래식 악곡 전용, 대규모 오케스트라에 최적화된 소리

 

이어 스피커(Ear Speaker)라는 것은 하이파이 오디오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발됩니다. 그리고 높은 비용을 들여 하이파이 오디오를 갖추는 사람은 대부분 클래식 악곡의 감상을 목적으로 합니다. 물론 하이파이 오디오로 재즈만 감상하거나 락앤롤을 들으며 실컷 머리를 흔드는 사람도 있고 레코드 플레이어에 포노 앰프를 연결해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며 마음을 적시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 악곡을 만족스럽게 감상하려면 실내 공간을 채우는 라우드 스피커가 필요하며 그 스피커들을 연결하고 울려줄 기기와 케이블이 잔뜩 필요합니다. 더불어 매우 중요한 룸 튜닝까지 신경 써야 하니 갈 길이 정말 멀어 보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를 마음 놓고 감상할 수 있는 집을 구하는 일은 기본으로 쳐둡시다.

 

이어폰의 세계에서도 클래식 악곡의 소리를 정확하거나 생생하게 들려주는 제품은 많지만 오케스트라의 규모와 콘서트 홀의 현장감을 소프트웨어 이퀄라이저나 이펙트의 도움 없이 ‘아날로그’로 생성해주는 제품은 드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를 듣다가 이어폰을 찾기 시작할 때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이것입니다. 카다스는 EM5813에서 이 부분을 달성했고 A8에서 더욱 만족스럽게 다듬었습니다. 이 제품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커버하지만 그 중에서도 클래식 악곡을 감상할 때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또한 챔버 뮤직보다도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깊은 감동을 주는 이어폰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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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莊嚴)하다

 

카다스 A8이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의 클래식 악곡에 최적화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핵심적인 두 가지만 제시해보겠습니다.

 

1. 하우징 설계로 인한 공간감 생성

: A8은 두툼한 황동으로 된 투 피스(Two piece) 구조의 하우징을 사용하는데 다이내믹 드라이버에서 나온 에너지가 내부에서 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음의 왜곡을 만드는 공진이 아니라 청취자가 ‘내 머리 주변에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소리의 울림’을 만듭니다. 이 제품으로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노즐을 통해 귀 속으로 들어올 뿐만 아니라 머리 바깥쪽에서도 들려옵니다. 그래서 어떤 음악을 들어도 연주되는 공간의 면적이 확장되며 주변의 공기를 인식하게 됩니다.

 

2. 오케스트라 연주의 클래식 악곡에 맞춰진 고.중.저음 비중

: 고.중.저음의 비중 조절도 클래식 악곡에 맞춰져 있습니다. 인이어 모니터가 아니라 라우드 스피커로 공간 속에서 감상한다는 가정을 하면 클래식 악곡을 위한 고.중.저음의 비중은 우리가 늘 상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르게 됩니다. 고음은 충분히 드러나되 사람의 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낮은 고음을 억제하고 현장감을 만드는 초고음은 살립니다. 하지만 10kHz를 초과하는 영역은 콘서트 홀의 산만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억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음은 플랫보다는 약간 강조됩니다. 수많은 현악기의 음을 살려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합창단이 포함된 연주에서는 중음이 무척 중요합니다. 저음은 플랫하지 않으며 120Hz부터 초저음까지 점점 상승하게 맞춥니다. 그래서 주파수 응답 그래프로 보면 음 밸런스가 중저음 쪽으로 쏠려 있고 고음은 낮은 영역이 손실된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어폰에 훌륭한 하우징 설계가 더해지면 인이어 모니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웅장함이 탄생합니다.

 

이 두 가지의 속성은 A8의 소리가 밝거나 화려하지 않게 만들며 음악의 규모를 매우 크게 확장합니다. 그래서 클래식 악곡 중에서도 장엄한 분위기가 있는 곡에 매우 잘 어울립니다. 제 생각이지만 말러의 엄숙한 교향곡이나 바흐의 합창단이 포함된 교향곡을 감상할 때 아이폰 6S와 A8만 사용해도 잠시 공연 현장에 다녀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웅장한 현장감이 있으며 음색도 약간 따뜻하고 매우 차분하므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노래한다면 A8은 바로 그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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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듣는 바이닐 레코드, 마스터 테이프의 소리

 

오디오 시장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밀한 디지털 오디오를 추구하는 사람의 목적은 최종적으로는 ‘원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오디오를 쓰지 말고 아예 원본의 아날로그 오디오를 쓰자는 생각이 점점 퍼지고 있습니다. 해외 소식을 들어보면, 바이닐 레코드 플레이어가 새롭게 출시되며 마스터 테이프를 Reel-to-Reel 플레이어로 감상하는 오디오 애호가도 늘어나고 있답니다. 이러한 흐름은 여러분을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된 이유가 노이즈 없는 깨끗한 소리를 찾기 위해서라면, 왜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가는가?’ - 이러한 의문을 예로 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의 귀로 듣기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리는 결국 사람이 판단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A8의 소리에 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약 20일 동안 저는 이 제품의 소리를 들으며 늘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원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이어폰조차도 A8과 비교 청취를 해보면 디지털 오디오처럼 느껴집니다. A8의 소리는 사람의 귀로 듣기에 대단히 자연스러우며 긴장감이나 거부감을 조금도 만들지 않습니다. 약간 느린 흐름으로 완만하게 움직이는 듯한 그 음이 듣는 이의 청각에 흡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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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저는 손에 스마트폰을 하나 들고 있을 뿐입니다. 그 스마트폰의 헤드폰 포트에는 파랑색 이어폰 하나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아날로그 오디오의 자연스러움과 일체화되었는데, 눈을 떠보니 스마트폰과 이어폰 하나만 들고 있다는 겁니다. 

 

자극적인 곳은 낮추고 공기 느낌을 내는 곳은 끌어올린 고음 튜닝

 

앞서 언급한대로 카다스 A8은 사용을 많이 할수록 소리가 좋아지는 이어폰이라고 제조사측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애호가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에 불과하나 A8을 구매 리스트에 넣은 분에게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A8의 소리가 점차 좋아지는 현상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부분은 고음이라고 봅니다. 이 제품은 고음 중에서 자극적으로 느껴지거나 음을 밝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을 잘라낸 듯 한데, 대충 짚어보면 6~9kHz를 낮췄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진동판과 케이블의 번인이 진행될수록 10kHz 및 그 이상의 초고음 영역이 깨끗하게 살아납니다. 중저음의 규모가 커서 그 쪽으로 귀가 집중되지 않을 뿐, 음악이 연주되는 곳의 공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고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번인이 다 될 때 즈음에는 A8로 드럼의 하이햇이나 여성 보컬 속 고음을 들으며 ‘이 물건의 고음이 이렇게 좋았나?’라고 놀라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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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톨보이 스피커의 초저음을 귀 속에서 경험하다

 

초저음이 굉장히 깊게 내려갑니다. 이것은 제가 오디오샵의 중대형급 청음실에서 덩치 큰 톨보이 스피커 한 조의 음을 들으며 느꼈던 그 감각입니다. 슬림 디자인의 중형급 톨보이가 아니라 어지간히 넓은 곳이 아니면 설치할 수도 없는 대형급 톨보이 스피커를 말하는 것입니다. 저음이 울릴 때마다 귀 속에서 하우징이 울리는 게 느껴지며, 동시에 귀의 주변으로 초저음이 깔리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케스트라의 관악기 파트나 팀파니 연주 뿐만 아니라 재즈 연주에서도 대단히 즐거운 경험이 됩니다. 예를 들어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리드를 맡고 피아노가 보조하는 곡을 들어보면 그 굵은 현의 튕김이 외이도 속에서 쿵쿵거립니다. 또한 현의 기민한 움직임과 문질러질 때의 감촉까지 그대로 묘사되니 계속 듣고 싶어지는 겁니다. 그러나! 확실히 저음이 강한 이어폰이므로 저음 울림에 두통을 느끼는 분들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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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양감이 강조되는 중음, 감동적인 피아노 독주

 

중음이 대단히 투명하게 드러납니다. 남녀에 관계없이 보컬이 두텁고 가깝게 들리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A8로 피아노 독주를 듣는 경험은 실로 각별합니다. 저음 울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아노 연주가 이렇게 맑게 느껴진단 말인가! – 이렇게 감탄했습니다. 고음에 청각이 쏠리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 이 제품에서는 고음이 음악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적 요소로 사용됩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의 쇼팽 녹턴 Op.9 세 곡을 들어봅니다. 그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그 공간에 제가 의자를 놓고 앉아 있는 듯 합니다. 타건음이 공간 속에서 울리는 감각이 있으며, 건반을 눌러 음을 발생시키고 댐퍼 페달이나 소스테누토 페달을 밟은 후 발을 떼어 음을 마칠 때의 느낌까지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중음의 투명도 뿐만 아니라 둥글고 포근한 양감도 있습니다. 그래서 A8로 피아노 연주를 듣다가 다른 이어폰으로 바꾸면 중음이 너무도 빈약하고 건조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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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이어 모니터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이어폰 감상문 한 편에 이렇게 많은 글귀를 넣어보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그 정도로 A8은 저에게 많은 생각과 경험을 남겼습니다. 다만,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한 번 이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겠습니다. 혹시 음악 감상을 이어폰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수십만원 이상의 고급 커널형 이어폰(인이어 모니터)를 사용 중이라면 카다스 A8은 그저 고음이 약하고 중저음만 강한 이어폰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음악을 분석하는 용도로 쓰기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특히 ‘음을 세밀하게 나누는 능력’은 이어 스피커 분야에서는 논외나 다름없습니다.

 

반대로 라우드 스피커를 계속 사용해왔으며 라우드 스피커 느낌을 내는 이어폰을 찾고 있다면 이 제품은 반드시 청취해보아야 할 품목입니다. 또, 오디오 중에서도 아날로그 오디오 취향을 갖고 있다면 A8 만큼 자연스러운 음을 들려주는 물건도 드물겠습니다. 그리고 장엄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합창단의 목소리 속에서 지그시 눈을 감게 해주는 이어폰도 A8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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